쿠니미츠의 정치 4
안도 유마 글, 아사키 마사시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남친님의 권유로
  권유라기보단 무작정 만화책을 안겨주는 강권으로;
  읽기 시작했다.


  얼마나 재미있으면 사서 비닐도 뜯지 않은 걸 나에게 보라고 할까 ㅋㅋ
  자기는 봤다고 나도 어서 봐야한다고 했다.



  1권을 볼 때만 해도 흐음
  이었고, 2권을 보고 나서도 음 이었다.


  재미없지 않고 꽤 볼만했지만 열광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장기 연재물이란건 갈수록 재미있는 거니까
  실망도 않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원피스도 10권 지나야 재밌어졌으니까 말야.


  1권이야 도입이니 그리 재미있을 수 없었고
  2권에선 쿠니미츠 이 녀석이 스모대회에서 일등을 하지 뭐야?
  흥미롭긴 했지만 ; 
  일본을 바꿀 사나이라고, 썩은 정치를 뒤엎어 주겠다는 녀석이 역시 특별한 사람이라 힘이 빠졌다.


  프로 스모선수도 이겨버릴 정도의 괴력을 지닌 사나이니까
  그 만큼의 힘이 있으니 자신감과 용기가 있지 않을까.
  중학교만 나왔을 정도로 아는 건 없다고 해도,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힘과 싸움기술이 이미 있는 걸! 
  공부를 못했지만 타고난 동물적 감각으로 정치를 꿰뚫는 걸.

  역시 주인공은 뭔가를 타고 나야 하는 걸까? 쿠니미츠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당당하게 일본을 바꾸겠다고 큰 소리 칠 수 있을까?


  역시 비리비리한 나 같은 사람은 뭔가를 해 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아니, 그렇게까지 비관적이지는 않더라도
  어떤 뛰어난 사람이 아니고서는 사회를 바꾸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사회에 공헌을 할 수야 있겠으나 
  내 자신에게 큰 기대는 할 수 없다고나 할까.


 


  그런데 3권 부터 등장한
  어리버리하고 비리비리한 학생회장 후보 미라타이! (애칭 미달이)
  요 녀석이 너무 사랑스러운거다. 요 녀석이 해낸거다!


  미달이는 뱅글이 안경을 쓰고 오대오 가르마를 한 숙맥같은 녀석이지만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 학교 앞 상인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
  

  외양으로 보거나 가지고 있는 세력, 능력으로 보거나
  현 학생회 회장(현 시장, 즉 썩은 정치인의 아들)이 밀고 있는 후보인 키도에 한참 밀렸다.


  그렇지만 정말로 옳은 것, 따뜻한 것을 추구하는 미달이의 진심이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뿐만 아니라 내 마음도 움직였다.


  미달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말 하나하나에 가슴 뭉클해 하며
  그 못나고 귀여운 얼굴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이기 시작한 거다.
  바보같고 어리숙하지만 
  그래서 더 이득을 따지기보다 자신이 믿는 바 대로 행동하는 미달이를 보며
  왠지 나의 미래도, 우리나라의 미래도 아름다울 것 같았다.



  일본 만화를 보며 우리나라 정치판에 희망을 가지는게 역설적이긴 하지만
  미달이는 분명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우리나라에도 미달이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가진 것 없고 못 생기고 공부도 못 해도 
  옳은 것을 알고 옳게 만들기 위해 용기를 내는 사람!



  물론 미달이의 곁에 괴력의 사나이 쿠니미츠가 있었기에 학생회장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쿠니미츠가 없었더라면 볼품없는 미달이는 엄청난 표 차로 떨어지고야 말았을지도 몰라.


  하지만 미달이가 해낸건
  진심이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게 아닐까나?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착하고 여린 어떤 사람이 정치가가 된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너무 감동하여 책장을 덮자마자 다시펴서 또 보고 또 보고 했다.
  앞으로 미달이가 다시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아쉬워서 어쩌나.
  

  그렇지만 힘쎈 남자 쿠니미츠가 가는 길에
  미달이 같은 사람이 많이 많이 나오겠지?
  그걸 기대하며 다음 권 읽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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