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디 - 1집 Chapter 1: 어머님께
god (지오디) 노래 / 신나라뮤직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부끄럽고도 뿌듯하며
  숨기고 싶다가도 그래도 어린 날의 아름다운 추억이었던
  빠순이 시절의 전부였던 앨범 ㅋㅋㅋ



  한 참 판 잘 팔리던 시절에 백만장도 팔고 삼백만장도 팔던 
  한때의 국민그룹 god다.



  지금 1집의 리뷰를 쓰고 있지만
  실은 난 1집 땐 이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머님께를 부르는 이 사람들을 보며 '와 노래 좋구나'라고 생각했었고,
  IMF를 갓 벗어날락 말락 하던 그 때 다른 사람들도 그저 나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고
  god는 특출나게 잘 생기지도 않고 특출나게 뛰어나지도 않고
  노래는 명곡이나 인기는 없고
  

  이 사람들은 2집을 낼 수 있을까, 과연 우리는 1집 내고 사라져간 가수가 되는가 마는가 
  했었다고 한다.



  내가 god를 좋아하게 된건 사실
  내 정말 친한친구가 이 들을 좋아했고, 이 사람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너무너무 재밌다며 보라고 추천했기 때문이다. 그 프로그램이 당연히 'god의 육아일기'였고, 원래는 HOT가 출연할거였다는 그 프로그램이 대박을 치면서 이들은 급 인기스타가 되었고, 처음엔 이 사람들이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도 몰랐으면서 사람들 부터 좋아하게 되었고, 그러다가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노래 중간 중간에 뭐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응원을 해야 되는지 까지 외우고 있더라니까.


  god가 그 프로그램을 찍은게 2집 활동 부터였고
  난 그 프로를 중간부터 보다가 궁금해서 2집 테잎 하나 사서 들었고,
  그런데 그 테잎이 내가 내 돈주고 산 첫 테잎이었고 뭐 그랬었다.


  충실한 빠순이 답게 당연히 3집 나오면 사고 4집 나오면 사고 했지만
  1집은 정작 늦게 샀었다.



  god의 인기도 3집, 4집, 5집 이 때가 절정이었고
  1집은 사실 어머님께를 제외하고는 그닥 알려져 있지 않다.
  (간혹가다 활동곡 '관찰'을 아는 사람 있음 ㅋ)

  

  음악보다 사람이 좋아 팬이 되었던 나지만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자극하는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 들이 인기가 많았던 것 같기도 한데.


  3집의 분위기는 온통 사랑노래, 발라드다.
  그런 노래가 잘 팔렸기 때문일까나
  갈수록 앨범전체가 신파조로 채워졌다.


  뭐 그런 울고짜는 사랑노래가 싫었다기 보단
  꽤 좋긴했지만서도
  가끔 오바해서 유치한 노래도 있었고
  앨범전체의 랩이 나레이션 스타일이라 질리기도 했었고.
  (거짓말의 랩 같은 스타일)



  그런데 1집은 다르다.

  어린 목소리들과 (이 때도 쭌형은 서른이었다고 했으나...) 통통튀는 리듬과 박자감.
  발라드 느낌의 노래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곡들이 완전 톡톡튀는 댄스다.
  
  박진영이 프로듀싱한 가수 스타일로 꼽아보자면
  후반에는 2pm이나 원더걸스 노바디 같은 느낌인데
  1집은 원투랄까.

  


  이상하게 지금보다도 그 때 더 랩을 잘하는 안데니와
  태우의 못하는 노래와
  윤계상이랑 손호영의 애기 목소리와
  굵직한 저음으로 박자를 타는 쭌형아의 목소리
  

  쭌형아는 나중엔 너무 나레이션만 해서 힘 없고 느끼하지만
  원래는 파워풀한 목소리로 그루브한(아놔 이게 한국말이야 영어야ㅋㅋㅋ근데 한국말로 못 쓰겠다ㅠㅠ) 랩을 했었당
  황금어장 주제가 modern talking을 들으면서 박준형이 제대로 발전했으면 딱 저렇게 됐으리라 언제나 안타까워한다. 1,2집에선 그런 느낌 충만한데.

  이 때의 데니의 랩도 겉멋이 잔뜩들고 리듬감이 넘쳐서 재미있다. 
  앨범이 계속 나올 때 마다 데니의 랩에 힘이 빠졌었다. 
  (파트도 갈수록 줄었지...)
 

  그리고 태우는 노래를 못 했었기에 더 귀여운거라
  개인적으로는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너무 쉽게 불러버리는 노래보다는
  발전하는 단계에 있는 사람이 기를 쓰고 부르는 노래에 더 감동하기 때문에 이 때의 태우가 좋다.


  손호영과 윤계상은 뭐
  그냥 어린 목소리로 랩을 하든 노래를 하든 내지르기만 하는 느낌인데
  완전 소년다운 목소리고 초짜라는 게 느껴져서 신선하다.
  다시는 들을 수 없는 옛날 그 시절만의 목소리 아니겠는가.




  그냥 딱 들어도 
  젊디 젊다못해 어리던 그 들이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로 패기와 젊음으로 부른 노래라는 게 느껴지는 앨범이다.

  못하고 서툴러서 더 귀엽고
  곡도 목소리도 통통튀고 지금들어도 신선하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절이기에 
  참을수 없이 신선한 것일까.


  1집이 가장 안 팔렸더라도
  나는 1집이 좋다. 


  풋풋함과 신선함, 박자감, 흥겨움, 서툰 모습
  이와 비슷한 이유로 2집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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