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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아니야 완전판 1~4(완결) 세트
야자와 아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야자와 아이 걸작선에 대한 리뷰를 얼마 전에 썼는데
또 야자와 아이 리뷰다.
요새는 야자와의 작품에 흠뻑 빠져 사는 것 같다.
사실 걸작선을 읽고 ’천사가 아니야’를 읽기 전에
’마린블루의 바람에 안겨’를 보았다.
그런데 솔직히 마린블루는 별로 였다.
초기작이라 그런걸까?
등장인물이 모두 살아숨쉬지 않고
주인공 하루카는 울기만 했다. 예쁘고 울기만 하는 컨셉!
남자 주인공들은 멋있었지만
둘의 감정싸움은 솔직히 유치한 면도 많았다.
그래서 참 피곤하다 생각하며 보았다.
마린블루 직후에 쓴 이야기인(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천사가 아니야’는 이전에 본 적이 있다.
그 때 기억에 꽤나 담백했던것 같았다.
마린블루를 읽은 직후라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왠일?
몇 페이지 넘어가기도 전에 쏙 빠져들어 버린 나를 발견했다.
주인공 미도리가 밝고 활기찬, 작가의 말대로 건강한 아이여서 그럴까?
모든 캐릭터들이 개성이 넘쳤고
미도리의 여러가지 고민이 밉지 않았다.
(반면 ’마린블루’의 하루카는 이리저리 휘둘리는 약해 빠진 여성이었음. 매력 제로)
나는 어느새 미도리의 편에 서서
웃고 울고 하고 있었다.
아키라와 헤어지고 켄에게 의지하는
학교 아이들이 다 ’양다리’라고 말하는 상황에서도
나는 미도리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그림도 어느새 농익어
야자와 아이 걸작선, 마린블루의 느낌이 아닌
야자와 아이만의 느낌이 물씬 나고 있었다.
(물론 최근작에 비해서는 옛날틱하다)
아주 세세한 설정에도 신경을 쓰고
작은 부분들 하나 하나가 살아움직이는
바로 그런 야자와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화가
’천사가 아니야’이지 싶다.
천사가 아니야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소설으로도 만들어질 만큼
인기를 얻었다.
야자와는 그 이후로 승승장구한다.
더 멋진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지금의 화려함에 비하면 담백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심리묘사며 밝고 매력적인 이야기 흐름은 그냥 무시해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소장하기를 잘 했다.
’천사가 아니야’와 함께 보낸 주말이 너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