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집
가토 유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아우름(Aurum)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일본소설을 꽤 읽었지만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옆에 있는 나라고
만화, 드라마, 심지어는 TV 오락 프로그램까지도 일본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문학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점에 가면 베스트 셀러 중에 일본 소설이 꽤 많다.


때때로 일본소설 매니아를 자청하는 여성들(이상하게 여자들이 많다)도 있더라.



나도 넘쳐나는 일본소설 중 몇 권을 읽었지만
그 때마다 비슷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뭔가 밍숭맹숭한 느낌이랄까?
어떻게 보면 아주 정갈하고 맑은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뭔가가 빠진 것 같은 느낌.



내가 본 일본 소설들만이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극단적인 설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요시모토 바나나의 경우 여고생과 아저씨의 사랑이라던지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에서의 게이와 결혼한 여인이라던지.



설정이 극단적인데도 이상하게
밍밍한 느낌이 나는게 일본소설이다. 
문체에 있어서는 역자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하겠지만
이상하게 그런 느낌이 많이 난다.



꿀벌의 집, 이것도 싱겁다. 
역시나 가독성이 좋다.
잡은지 두 시간 정도면 끝을 본다. 물론 짧은 소설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역시나! (나의 편견 같지만서도)
설정들이 극단적이다.
엄마와 싸우고 동거하던 남자친구와도 이별한 리에,
자살시도도 했고 선생님을 하다가 양봉장을 운영하는 싱글맘 여사장,
혼혈인 조지, 폭주족 출신 겐타, 거식증과 약간의 사회부적응 경향이 있는 아케미

인물들이 하나같이 극단적이다.
그렇지만 뭔가 흔하달까
참신하지는 않다.


티비를 틀면 막장드라마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냥 그런 막장 설정이다.



심지어 동거하던 남자친구는
주인공의 가장 친한 친구와 사귄다=ㅁ= 뭥미 이거 아내의 유혹 ㅋㅋㅋㅋ?




그런데 이런 뻔하디 뻔한 사람들과
뻔하디 뻔하게 흘러가는 전개에서도
꿀벌이란 녀석은 생명력이 넘친다.


다른 설정들이 그냥 그런데도 꿀벌, 양봉이라는 소재 덕에 소설이 숨을 쉰다.


뭐 결말도 어떻게 보면 뻔하다.


자연과 호흡하며 리에는 마음의 헛헛함을 치유하고
엄마와도 좋아지고 
건강해지고, 
좋아하는 사람도 생기고 간질간질한 연애 기분도 느끼고.



너무나 뻔한 결말이다.



하지만 벌과 함께 살아가며 치유되는 리에와 함께
이상하게 나도 기운이 난다.
’꿀벌의 집’이 있는 산의 아름다운 풍광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자연의 생명력을 함께 느낀다.



그래서 괜찮은 소설.
뻔하지만, 싱겁고 밍밍하지만 그래도 자연은 아름다워.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한자리에 계속 앉아 있다.
이런 생활이 지속되면 마음의 여유도 사라지고 신기하고 재미있던 세상도 덤덤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반면 흙을 만지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위대한 힘을 가진 자연이 소재라
괜찮았던 소설 꿀벌의 집! 최고라고는 말 못하지만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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