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카드 잘먹고 잘사는 법 82
임동욱 지음 / 김영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김영사의 실용서
잘먹고 잘사는 법 시리즈 중 82번째 책인 타로카드.


중고로 구입하게 되었다.(구입이라기보단 끼워받았다)


사실 이 책을
포기 혹은 거부 카테고리에 넣을까, tarot 에 넣을까 고민했다.
초보인 내가 보기에도 뭔가 엉터리같은 점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가격에 비해 괜찮고 깔끔하게 정리된 점도 있고...


도움 받은 부분이 있기에 일단은 tarot에 넣기로 했다.
하지만 서평 내내 투덜투덜 할 것 같다.



일단 좋은 점 부터 얘기하자면!

정가 5,900원의 책치곤 질도 좋고 내용도 들어있을 거 다 들어있는 편이다.
생초보들이 시작하면서 궁금할 모든 것들에 대해 잘 설명되어 있다.
구입에서 부터 보관, 점치는 법, 섞는 법 등등에 대해 깔끔하게 설명되어 있다.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구입처는 홈페이지까지 나와있고, 타로카드의 기원처럼 초보자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부분은 조금만 나와있고.

각 장이 끝날 때 마다 나와있는 Q&A도 정말 궁금해 할 만한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가장 도움 받은 점은 카드가 역방향으로 나올 경우의 뜻의 변화!
어떤 카드가 의미가 강화가 되는지, 약화가 되는지 아주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물론, 이 책의 여러가지 의심스러운 점들로 미루어볼 때 함부로 믿어선 안 될 것도 같지만...



좋은 점도 꽤 많은데
이 책 저자가
타로카드 전문가는 아닌거다.

임동욱
한국외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외대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에 재학중이다. 방송작가로 활동하면서
국내 여러 잡지와 사이트에 별자리에 따른 성격과 운세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이게 저자 소개다. 타로카드 마스터라든지, 전문가라는 말은 없다.


저자는 타로카드를 분명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지만 타로카드에 대해서 심각한 고찰을 해 본 것 같지는 않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지리딩을 시작으로 타로에 익숙해지라고 말 하는데, 저자는 그 말을 부정하며 키워드 하나만 가지고 읽어내는 '심플리딩(이 책 저자만 사용하는 것 같은 용어)'부터 하라고 한다. 그것이 타로에 더 빨리 친해지는 방법이라면서.


심플리딩이란 것이 뭐냐면
카드를 뽑고 카드의 키워드를 보고 뜻을 말하는 거다.
카드와 키워드의 단순한 일대일 대응을 말한다.


여기서 많은 오류와 문제점들이 발생한다. 


많은 사람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심플리딩'이라는 것을 한다. 
카드를 사게 되면 카드의 뜻을 다 알기 전에도 여러가지를 묻고 싶은데, 각 카드의 뜻을 모르니 해설서에 나온 키워드를 보면서 점을 칠 수 밖에 없다.
심플리딩을 해라, 하고 꼭 말해 줄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저자가 하라는 심플리딩, 상당히 왜곡된 부분이 많다.
만약에 애정운에 대해서 물어보았고 연인카드가 나왔다, 그럼 책 뒤에 수록된 해석표에서 '애정운'에 해당하는 뜻인 '서로 사랑하는 상태/ 매력적인 상태'를 찾아 해석하면 된다고 한다.
만약 직장운에 대해 물어보았다면 '만족스러운 연봉과 이직 제안/ 매력적인 상대'겠지.

여기서 많은 문제가 생긴다.
이 책 뒤에 실린 해석표라는 건 대체 어떤 카드의 해석표인가?

이 세상에 똑같은 뜻을 가진 카드는 단 하나도 없다. 
똑같은 그림체를 바탕으로 색감만 다를 뿐인 라이더웨이트와 유니버셜웨이트만해도 키워드가 조금씩 다르다. 어쩔 수 없다, 유니버셜웨이트를 그린 '매리 핸슨 로버츠'가 의도적으로 색을 선택하여 카드의 분위기를 만들어 냈으니까.

이 책에선 연인 카드의 애정운 해석이 '서로 사랑하는 상태'이다. 그러나 '시크릿'카드의 연인카드 해석은 삼각관계, 사랑을 방해하는 누군가의 등장 쪽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기본으로 인식하는 라이더 웨이트의 연인카드는 서로 사랑하는 상태를 의미하긴 하지만, 그 속에 도가 지나친 열정이나 육체관계를 함축하고 있기까지 하다. 

이 책 뒤의 해석표는 어느 카드에 써먹어야 하는가? 
보통 해석표가 실린 타로 서적은 '라이더 웨이트 기준' 등의 말을 표기해 놓는데
이 책은 그런 말 조차 없다.

시크릿카드를 가진 사람이 이 해석표를 기준으로 해석하면 대체 점이 맞겠는가?

그리고 해석표의 해석이
키워드/전체운/금전운/애정운/건강운/학업운/직장운/여행운 으로 나뉘어 있는데
다른 어떤 카드의 해설서에도 이런 식으로 나와있지는 않다=_=
(타로로 건강운을 보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이 책은 메이저알카나만 설명했는데 그 설명 또한 읽을 가치가 별로 없다.
어떤 카드를 예시로 설명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그린 그림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을 처음 읽은 사람들은 왠만한 카드를 다 그렇게 해석하면 되는 줄 알겠지, 하지만 내가 보기엔 라이더 웨이트하고도 무지 다르다. 오류가 많은 해석이다.


타로의 해석을
심플리딩, 리버스트 리딩, 컨텍스트 리딩, 이미지 리딩, 컨티뉴 리딩으로 나누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 모든게 결국 하나다. 이렇게 쓰잘데기 없이 세세하게 설명하느니 마이너알카나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나을 뻔 했다.



타로 리딩의 예를 읽어보면 너무 사소한 것들이 많아서 어이가 없기도 하다.
'오늘 시험을 잘 볼까요?'  
원래 시험 결과 같이 코 앞에 놓였으며 개인의 역량에 백퍼센트 달린 일은 물어보는 게 아니다. 시험을 잘 볼 수 있었는데 결과가 나쁘게 나와서 신경쓰여서 시험 못 보면 어쩔려고 그래.
'회사에 지각했는데 버스 탈까, 택시 탈까?'
......... 지각했는데 타로카드 보고 앉아있을 정신은 있단 말이냐!!!
'A제품과 B제품 중 품질이 더 좋은 것은?'
이건 카드에 물어보느니 제품 설명서 놓고 비교하는 게 백번 낫겠다=_=


분명 책 서두에 타로는 카운슬링의 도구며, 직관을 키우는 도구이며 이랬으면서
본문을 보니 타로를 무슨 장난감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_-;
타로가 고작 종이조각일 뿐이라해도 요런 취급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 점,
이미지리딩에 대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미지리딩이 아주 어려운 경지이며, 해석표에 나와있지 않은 점을 읽어내는 그런 것으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절대 아니다.

카드 그림을 보고 뭐하고 있는 것 같은지 생각해보는 거다. 분위기가 어떤지, 왜 그런 것 같은지. 

나는 오히려 카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만이 온전히 이미지리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카드의 뜻에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으면 카드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풀어 내기 이전에 선입견에 갖혀버릴 텐데.

카드의 색, 느낌, 인물의 표정, 상황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그걸 키워드와 맞춰보면서 내가 틀렸던 점을 깨닫고, 미처 찾지 못한 점도 찾아보는 게 
이미지리딩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타로를 잘 다루긴 하지만 타로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도구적, 방법적 측면을 다룬 부분은 깔끔하고 좋지만
리딩에 대한 부분은 전혀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것만 같다.


공짜로 받은 책에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해서 미안하기도 하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이 책에 찬성할 수도 있겠지만,
타로에 대해 눈꼽만큼 아는 나는 이 책이 
그냥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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