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 할인행사
스탠리 도넌 감독, 리차드 카일리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1974년 작, The Little Prince, 뮤지컬 영화.



난 영화도, 책도, 만화책도, 음악도 다 조금씩 좋아한다. 어설프게 조금씩.
그 중에서도 음악 시디는 돈 없어도 산다. (요새는 삶이 너무 팍팍해서 그런지, 재미가 없어서 그런지 감성이 예전 같지 않아서 잘 안사게 된다만.)
책의 경우, 대부분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지만 사고 싶은 책은 사버린다.
그런데 유독 DVD는 말야, 사려고 해도 힘들다. 책이나 시디 값의 두세배가 되니까 마음 단단히 먹지 않고선 못 지르겠다. 그게 이상하지? 책 다서여섯권은 사면서 DVD 한 장은 손 떨리니 말야. 마음 속의 위시리스트만 계속 늘어가고 있던 중이었다.  



북피니언 이벤트 중 DVD 엠디님과의 대화 (뭐 이게 정식 명칙은 아닐지라도, 그 비슷한 무언가!!) 암튼 그...그런게 있었다.

그걸 읽던 도중에 DVD 지름신님이 오셨다.

왠지,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어 인터파크 검색창에 ’어린 왕자’를 쳐 보았다.

그런데, 있다 있어+_+ 몇 해 전부터 사고 싶어서 이리저리 헤매어도 못 찾았던, ’어린 왕자’ DVD가 판매 예정으로 떠 있었다. 이게 왠 떡이람!



어린 왕자 이 녀석은 말야,
모든 어린이들이 한 번씩은 다 읽어보는 책일 것이다. 
어렸을 때 읽어도 참 신비롭고 흥미로운 책이다. 
그러나 어린 왕자, 이 녀석의 진가를 알기엔 
"난 그땐 너무 어려서 사랑하는 법을 몰랐어"

즉, 어른이 읽어야 할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책, 읽을 때 마다 느낌이 다른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져 있을 줄이야!
고등학교 때, EBS에서 일요일 한 낮에 방송해주는 명화특급(이것도 이 이름은 아닐거야, 하지만 비슷한 무언가)을 우연히 보았다. 아주아주 귀여운 꼬마아이가 나오는, 어린 왕자.


복잡 미묘한 기분으로 일요일 한 낮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그 복잡 미묘한 책을, 복잡 미묘하게 영화로 만들었구나, 그것도 1970년대에.


너무~ 귀여운 그 꼬마 왕자가 생각이 나서 어린 왕자 DVD를 찾으려고 이리 뒤지고 저리 뒤졌었지. 그렇지만 이 녀석은 희귀품이었다. 그러고나서 한 동안 잊고 지낸거지.



요새 아주 바빴다. 이 영화를 손에 넣고서도 한참을 못 보다가 며칠 전에 겨우 짬내어 보았다.

몇 년 전에 보았던 것과 비슷한 그런 복잡 미묘한 기분, 다시금 느꼈다.
하지만 역시 어린 왕자는 어른의 동화! 
그 때 보다 조금 더 느꼈고, 조금 더 이해했다.



이 영화는 70년대에 만들어진거라 조금은 유치하다. 
’내’가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은 아무리 봐도 비행기는 가만히 있고 카메라만 뱅뱅 돌고 있다 ㅋㅋ 하지만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면서 하늘로 날아가니까 말야, 아름다워, 그래.

어린 왕자가 별을 떠나는 CG도 조금은 어색하고, 사막을 뛰어당기는 배우들도 조금은 어색하다. 하지만 역시 그것도 매력이지!


이 영화는 ’나’와 어린 왕자의 만남, 메인 케릭터라고 할 수 있는 뱀, 여우, 장미의 춤 등이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어린 왕자가 별을 탐방하는 과정은 비교적 짧고 설명없이 그려져 있어서 조금 아쉽다. 여러 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말에도 메시지가 있는데 말야. 특히, 가로등지기 아저씨의 별이 나오지 않는 점이 가장 아쉬워.

하지만 별들 각각의 장치와 촬영기법은 참 흥미롭다. 영상도 아름답다.


뱀, 여우, 장미의 춤은 정말 아름답다. 특수 영상에 의존할 수 없던 시기여서 그런지, 뮤지컬 영화라서 그런지 배우들이 동물의 특색을 정말 잘 표현했다. 특히 뱀은 감탄감탄! 어릴 적에 보면서도 비얌 아저씨 능글능글 느끼하다 생각했었는데 ㅋㅋ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없었기 때문일지, 이 영화는 어린 왕자의 모든 것을 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어린 왕자’ 원작의 해석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며, 
원작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담고 있다.


어린 왕자가 떠난 이후 남겨진 ’나’의 노래는
영화 제작자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감독은 ’어린 왕자’를 나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찾게 해 준 계기, 친구로 본 거야.
(사실 난 ’어린 왕자’ 원작을 엄청난 연애소설로 인식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덩달아 나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너무 ’어른’ 같아진 것은 아닐까? 


중요하다고? 아저씨는 참 어른 같은 말을 하는 군. 비행기를 고치는 일이 내 장미보다 중요하단 말이야?
(제 맘대로 썼답니다, 대~강)
페이지 : 책이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영국식 영어로 어물거리는 (너무 어려서)
귀여운 어린 왕자의
꺄르륵 거리는 환한 웃음 소리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영화.


나도 밤하늘 전체에서 너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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