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관하여
베레나 카스트 지음, 최호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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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 사회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만연한 시대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직장,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 여러 요소들이 우리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신 건강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걱정과 불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과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감정들은 우리의 삶을 힘들게 만들고, 때로는 우리를 압도하기도 한다. 베레나 카스트의 <불안에 관하여>는 바로 이러한 현대인의 불안과 걱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불안에 대해서 직시하고 진짜 불안의 기원과 철학적 의미들 그리고 그 영향과 극복에 대하여 상세하게 이야기 한다. 불안을 부정적인 감정으로 보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함으로써 우 리 삶을 더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사례를 바탕으로 불안과 걱정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며, 우리가 불안과 걱정 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주고 있다.

불안(독일어 Angst)은 인도유럽어 어근 '(angi) 에서 유래했으며, '좁음', '죄임'과 관련이 있다. 불안할 때 우리는 종종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느낌을 경험하며, 이것이 불안의 핵심 특징이다. 불안은 인간 존재의 필수적인 요소로, 우리의 실존과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는 현상이다. 키르케고르가 말했듯 불안은 '무한자가 유한한 인간을 부르는 소리'로, 인간 이 자신의 유한성과 무한한 가능성 사이에서 경험하는 실존적 조건이다. 현대 사회에서 불안은 더욱 만연하게 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이를 피하려 하거나 억압하려 한다. 그러나 불안을 제거해야 할 부정적 감정으로만 보는 관점은 불안이 가진 더 깊은 의미와 성장 가능성을 간과하게 만든다. 불안은 우리의 실존적 상황을 일깨우고, 자기 인식과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실존철학자들, 특히 키르케고르는 불안을 인간 실존의 핵심 요소로 보았다. 키르케고르에게 불안은 '허무를 마주하는 자의 불안'으로 정의되며,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무한한 가능성을 마주할 때 발생하는 필연적 현상으로 이해된다. 불안을 통해 인간은 자신이 영적 존재임을 깨닫게 되며, 인간의 고유한 특성을 드러낸다. 키르케고르는 불안을 원죄와 연관시키며, 원조에 대한 불안을 통해 인간은 집단적 존재가 아닌 개별자로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자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믿음의 도약'을 통해 하나님을 향해 결단할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이름 없는 기쁨'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그러나 키르케고르의 접근은 현세에서 불안에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후 하이데거를 비롯한 실존철학자들은 키르케고르의 불안 분석을 발전시켰다. 하이데거는 불안을 통해 인간이 일상적인 존재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정한 실존 가능성을 직면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의 '불안한 기분'이란 개념 은 인간이 세계 내에서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불안은 우리의 정체성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불안은 크게 불안 특성(Trait-Anxiety)과 불안 상태 (State-Anxiety)로 구분할 수 있다. 불안 특성은 성격적 특성으로서의 불안으로, 이런 특성이 강한 사람은 주변 환경에서 위험을 더 민감하게 감지하고 자신을 방어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반면 불안 상태는 이별, 상실, 질병, 시험 등 특정 상황에서 유발되는 일시적 불안을 의미한다. 불안 특성이 강한 사람은 이러한 불안 상태를 더 강하게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불안 에 대한 가장 흔한 첫 반응은 도피다. 도피는 진정한 위험 상황에서는 생존을 위해 중요한 반응일 수 있지만, 습관적으로 도피하게 되면 자신감을 키울 수 없고 같은 상황에 다시 직면했을 때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지속적인 회피 전략은 불안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차단한다. 회피의 또 다른 형태로 '역공포 행동‘이 있다. 이는 겉으로는 매우 용감하게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깊은 불안을 느끼고 있는 상태로, 자신의 불안을 부정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어 기제는 일시적으로 불안을 줄일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리치료에서는 불안을 극복하고 삶의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행동 치료는 단계적으로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행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심층심리학은 불안과 결부된 공격성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중요한 것은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 용기 내어 맞서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얻는 수정 경험은 자신감과 역량 개발의 기회가 된다.

불안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동시에, 그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양면성은 우리의 삶이 끊임없는 선택과 책임의 연속임을 일깨우며, 우리로 하여금 더 의식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촉구한다.우리가 불안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과정은 더 진정한 자아와 의미 있는 삶을 향한 여정이다. 이 여정에서 불안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동반자이자 안내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 눈을 뜨게 하는 불안 "을 통해 우리는 더 깊은 자기 인식과 성장, 그리고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불안에 관한 흥미로운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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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 -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 타고르 평전 ㅣ 아티스트웨이 1
하진희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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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에 아시아 최초의 노벨문학상으로 널리 알려진 타르고의 평전이 신간으로 출간되어 읽을 기회를 얻었다. 하진희님의 <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였다. 타르고에 대해서는 예전 대학 때, 인도 배낭 여행 때 그의 문학적 영감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었기는 했는데, 타르고의 인생전체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었다. 좋은 기회가 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인간의 언어는 때로 무력하다. 가장 심오한 고통, 가장 격렬한 기쁨, 그리고 가장 깊은 깨달음 앞에서 우리의 말은 한계에 부딪힌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이 한계를 알았고, 그래서 그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 그의 삶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표현의 여정이었다. 타고르의 삶에는 설명할 수 없는 고통들이 가득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 형수 카담바리의 갑작스러운 자살,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의 연이은 죽음. 이러한 상실의 고통 을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평생 눈물로 역은 목걸이를 걸고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그러나 이 짧은 한 문장으로 그가 느꼈던 끝없는 아픔의 깊이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그의 고통은 설명될 수 없었지만, 표현될 수는 있었다.

​17년이라는 긴 침묵 끝에 발표한 소설 <부서진 둥지>는 그의 고해성사와도 같았다.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을 소설이라는 형태로 표현함으로써, 타고르는 자신의 고통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이것이 바로 설명하지 않고 표현하는 예술의 힘이다.고통을 설명하려 들면 그것은 분석되고, 범주화되고, 결국 축소된다. 그러나 고통을 표현할 때, 우리는 그 고통이 가진 복잡하고 모순적인 성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타고르의 작품들은 이러한 표현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의 시와 소설 속에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타고르의 낙서는 그의 창작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인 것 같다. 낙서들은 타고르의 내면에서 스스로 표현되기를 원하는 무언가였다. 어떤 의미인지 설명할 수 없지만, 그 선들은 분명 살아있었고 고유한 언어로 말하고 있었다. 타고르의 회화 작품보다 초기 낙서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설명할 수 없는 무의식적 표현의 힘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내면에는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타고르는 이러한 내면의 풍경을 낙서라는 형태로 드러냄으로써, 설명의 영역을 넘어선 표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그의 문학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직관을 표현하는 살아있는 언어였다. 타고르의 창작 과정은 또 다른 측면에서 '표현됨'과 '설명됨' 사이의 긴장을 보여준다. 그는 먼저 편지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이것은 가장 원초적인 표현의 형태였다. 그 후 수필 단계에서는 일종의 정련 과정을 거쳤고, 마지막으로 시의 단계에서는 본질만을 남기는 극도의 정제가 이루어졌다. 타고르의 창작 방식은 그의 작품만큼이나 독특했다. 끊임없이 공간을 바꾸며 글을 썼던 그의 습관은 어쩌면 하나의 관점, 하 나의 설명에 갇히지 않으려는 노력이었을지도 모른다. 다양한 공간에서 바라본 세상은 서로 다른 표현을 낳고, 이러한 다층적 표현들이 모여 설명할 수 없는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다. 타고르의 삶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그는 자신의 일상에서도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산티니케탄에 다섯 채의 작은 집을 짓고 옮겨 다니며 글을 썼던 것도,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을 표현하기 위한 시도였을 것이다. 예술가로서의 타고르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끊임없이 표현하며 살았다. 그에게 예술은 세상을 설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설명할 수 없는 세상의 신비를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태도는 그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의 삶 전체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는 끊임없는 상실과 고통 속에서도 그것을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 대신, 그는 그 고통을 예술로 표현함으로써 자신과 타인을 치유했다. 설명은 우리를 고통으로부터 거리두게 만든다. 그러나 표현은 우리가 고통과 함께 춤추도록 한다. 타고르는 자신의 고통을 설명하려 했다면 아마도 그것에 압도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고통을 표현함으로써 그것을 넘어설 수 있었다. 그의 예술은 고통의 설명이 아니라, 고통 너머의 표현이었다.

타고르는 인도의 지혜를 세계에 알리고, 세계의 젊은이들이 만나는 학교를 세우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겼다. 그는 설명 할 수 없는 인도의 영혼을 예술로 표현함으로써,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감성에 호소하고자 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은 이러한 그의 노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그의 시집 《기탄잘리》가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그 시들이 인도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인간 보편의 영혼에 대한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타고르는 자신의 고유한 경험과 문화를 표현함으로써 오히려 더 보편적인 인류의 진실에 다가갔다. 타고르가 카담바리의 죽음 후 17년 동안 그 이야기를 소설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은, 그 고통이 너무 깊어 언어로 표현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침묵의 기간은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이 표현될 수 있는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설명할 수 없는 것들 앞에서 우리는 때로 침묵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타고르는 그 침묵마저도 하나의 표현으로 승화시켰다. 그의 작품에는 말해진 것만큼이나 말해지지 않은 것들의 힘이 느껴진다. 그것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경외와 존중의 표현이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동방의 등불)

현대 인도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1929년 일제의 식민지였던 조선을 위해 쓴 시다. 다시 한번 그의 인생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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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트럼프 이펙트: 대격변 예고
콜리 황 지음, 이철 옮김 / 경이로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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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강세다. 투자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고, AI 고부가가치 제품인 DDR5와 HBM 등의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인해 주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하이닉스의 이러한 부상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반도체 기술의 변화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기업들이 AI 산업에 참여하게 만드는 선순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 제품은 AI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이는 AI 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트럼프 2.0 정부의 집권에 따른 전세계 경제 불확실성 증대와 함께 AI 신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대만의 TSMC의 미래 대응 전략을 분석하는 것을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와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이러한 AI 반도체의 활황 시기와 트럼프 2.0 시대에 전세계의 AI 반도체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분석한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콜리 황의 <TSMC와 트럼프 이펙트>다. 3차 반도체 전쟁의 시작인 시점에,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책을 읽으면서 미래를 생각해 본다.

TSMC의 성공 스토리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시작되었다. 1987년 모리스 창에 의해 설립된 TSMC는 세계 최초의 '순수 파운드리' 기업으로 출발했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의 설계도를 받아 위탁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TSMC가 등장하기 전에는 인텔, 삼성전자와 같은 종합 반도체 기업이 시장을 지배했다. 이들은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수직 통합한 형태로 운영했다. TSMC는 이와 달리 오직 생산에만 집중하며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 웠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TSMC는 애플, 퀄컴, 엔비디아, AMD와 같은 세계적인 팹리스 기업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들 기업들은 자신들의 최첨단 설계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파트너로 TSMC를 선택했다. 특히 TSMC는 모든 고객에게 공정하고 투명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모든 이를 위한 파운드리'라는 모토를 실천해왔다. TSMC는생산 능력만 확대 뿐 만 아니라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엄청난 규모의 자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3나노미터, 2나 노미터 등 더 미세한 공정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이를 통해 더 작고 더 효율적인 반도체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TSMC가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60% 이상)을 차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2025년까지 TSMC 는 전 세계에 20개 이상의 생산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500개 이상의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미 TSMC는 단순한 제조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술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애플의 아이폰, 엔비디아의 AI 칩, 퀄컴의 모바일 프로세서 등 현대 기술의 핵심 제품들이 모두 TSMC의 생산 라인에서 탄생한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적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 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시기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화웨이, ZTE 등 중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고, 특히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와 기술의 대중국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제재는 TSMC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거래하는데 심각한 제약을 가져왔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기술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미국은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6G 통신 등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급속한 성장을 견제하고자 했다. 이러한 기술들은 모두 첨단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반도체 공급망을 통제함으로써 중국의 기술 발전을 저지하려는 의도가 명확했다. 중국 역시 이에 대응해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중국제조 2025'와 같은 국가 전략을 통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SMIC와 같은 자국 파운드리 기업을 적극 지원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로 인해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와 같은 핵심 제조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첨단 공정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러한 미중 갈등 속에서 TSMC는 매우 미묘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미국 시장과 기술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중국 시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TSMC는 양국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특히 중국이 대만을 자국 영토로 주장하는 상황에서, TSMC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중심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도체는 이제 국가의 운명과 세계 질서를 좌우하는 전략적 자산이 되었다. TSMC로 대표되는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이러 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으며,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은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의 도래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국 우선주의'와 '달러 무기화'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겨줄 것이며, 국가들은 자국의 기술 주권과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AI 시대의 도래는 반도체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AI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처럼, 첨단 AI 칩의 설계와 생산 능력은 미래 기술 패권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TSMC와 같은 첨단 파운드리 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저자의 분석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미래 전략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반도체업체 종사자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화두를 던지는 좋은 책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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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시대 - 미래 화폐의 승자가 만들어낼 거대한 부의 물결
김창익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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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역사와 현재의 비트코인의 의미 그리고 그 미래 등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 해 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김창익님의 <비트코인의 시대>였다. 저자는 비트코인의 역사와 그 의미, 그리고 현재의 시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해 준다.

현재 우리는 비트코인이 투기 자산이나 기술적 실험에서 벗어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 2025년 현재, 비트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를 넘어 국가 간 경제 패권 전쟁의 중심에 서 있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화폐의 발전 과정에서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 상품화폐(금, 은)에서 가치 표상만 있는 법정화폐로 이동했다. 그러나 법정화폐 시스템의 근본적인 약점은 정부가 무제한으로 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이 화폐 발행량의 한정성이었다. 2100만 개로 한정된 비트코인의 총량은 금의 희소성과 유사하다. 더욱이 약 4년마다 신규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시스템은 시간이 갈수록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높이도록 설계되었다. 금이 내구성, 휴대성, 분할 가능성, 동일성, 희소성, 인식 가능성 등 화폐의 기본 요건을 충족한 것처럼, 비트코인은 이러한 특성을 디지털 세계에서 구현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와 전력이 필요하며, 이는 금을 채굴하는 데 소요되는 물리적 자원과 유사한 '생산 원가'를 형성한다.

현재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중심에는 미국 달러가 있다. 국제 거래의 88%, 무역 송장의 55%, 국제 송금의 42%가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의 60%가 달러다. 그러나 이 시스템에는 근본적인 모순이 존재한다. 벨기에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이 제시한 '트리핀의 딜레마'는 기축통화 발행국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설명한다. 미국이 글로벌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감수하면 달러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반대로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제한하면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정된 발행량, 정부나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탈중앙화된 특성,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은 기존 법정화폐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024년 대선에서 재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을 '비트코인 대통령'으로 표방하며 암호화폐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보여주었다. 이는 정치적 수사만이 아니라 미국의 경제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살펴보면, 중국과 EU 등을 대상으로 한 고율 관세 부과는 환율 조정을 위한 협상 카드로 보인다. 이른바 '마러라고 협정'이라 불리는 제2의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동시에 미국은 안보 패키지를 미끼로 동맹국들에게 장기 국채를 판매함으로써 국채 시장의 안정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트코인은 미국이 달러 시스템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트럼프가 비트코인을 지지함으로써 얻는 이점은 여러가지가 있다. 즉, 비트코인을 통한 미국 금융 시스템의 혁신 가속화, 달러 시스템을 보완하는 새로운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구축, 중국 등 경쟁국에 대한 경제적 레버리지 확보, 트리핀 딜레마를 우회하는 새로운 금융 아키텍처 모색, 글로벌 비트코인 쟁탈전 등이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엘살바도르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으며, 스위스 같은 국가들은 일부 지역에서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고 있다. 부탄은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통해 국가 재정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금융 주권을 회복하려는 국가들의 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달러 시스템에 종속된 개발도상국들은 비트코인을 통해 독자적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경쟁은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비트코인을 포용하는 정책을 펼치는 동안, 중국은 자국 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금지하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개발하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두 접근법의 충돌은 향후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진화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비트코인은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했다. 그것은 디지털 자산만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질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지금 우리는 비트코인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다는 것 만의 의미가 아니라, 화폐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기본 가정이 근본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다. 비트코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보다 화폐의 역사와 경제의 작동 방식을 먼저 공부해야 한다. 비트코인이 왜 등장했으며,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국가와 개인의 경제적 자유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등장과 성장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화폐 시스템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한 현상인 것이다. 앞으로 10년, 그리고 그 이후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은 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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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더 재밌는 암호의 세계 - 고대에서 현대까지 역사를 뒤흔든 암호의 모든 것 ㅣ 지식 벽돌
박영수 지음 / 초봄책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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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하고,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에 로그인하고, 현관문을 열 때까지. 우리의 일상은 암호로 가득 차 있다. 끊임없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암호는 이제 너무나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 '숨겨진 언어'의 역사는 오래되었으며, 그 이야기는 인류 문명의 중요한 순간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암호는 인류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해왔다.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고, 국가의 운명을 바꾸고, 때로는 한 개인의 생사를 결정했다. 이번에 암호의 세계와 관련한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박영수님의 <알면 더 재밌는 암호의 서계>였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단순한 막대기에서부터 현대의 복잡한 암호 시스템까지, 암호의 진화 과정과 그것이 역사에 미친 영향까지 상세히 이야기 한다. ^.^

암호의 역사는 의외로 오래되었다. 기원전 400년경, 고대 그리스에서는 '스키테일(Scytale)'이라는 암호 장치를 사용했다. 이는 길이와 굵기가 동일한 나무봉 두 개를 만들어 하나는 본부에, 다른 하나는 파견 장군에게 주는 방식이었다. 통신문을 기록한 양피지를 이 막대기에 나선형으로 감아야만 내용을 읽을 수 있었고, 풀어서 보면 알아볼 수 없는 글자들뿐이었다. 이러한 스키테일 암호는 본질적으로 '전자(轉字) 암호'의 시초가 되었다. 전자 암호란 문장의 글자 순서를 바꾸는 암호 방식을 말한다. 이 단순한 방식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스파르타의 라이산더 장군은 이 스키테일 암호를 통해 페르시아의 음모를 알아내고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이는 암호가 처음으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처럼 단순한 형태의 암호도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비밀 통신 수단이었고, 그것이 가져온 정보의 우위는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암호의 역사는 권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6세기 후반,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 스튜어트는 암호를 통해 에스파냐에 무력 원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 암호문이 영국 정보원에게 발각되어 해독됨으로써 메리는 끝내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참수형을 당하게 된다. 하나의 암호문이 한 국가의 여왕의 생명을 앗아간 역사적 사건이다. 17세기 프랑스에서는 암호 해독에 능한 앙투안 롯시뇰이 루이 13세와 14세로부터 신임을 받았다. 그는 평민 출신임에도 암호 해독 능력 덕분에 귀족 지위와 부를 얻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세계 최초의 중앙정보국인 '캐비넛 노이르(Black Chamber)'를 설립했다는 점이다. 이는 암호가 국가 정보 체계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된 역사적 순간이었다. 18세기 오스트리아의 비밀기관은 유럽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명성을 떨쳤다. 빈에 도착하는 모든 외국 대사관의 우편물은 블랙 챔버를 거쳐 갔으며, 이들은 촛불로 봉인을 녹여 내용을 훔쳐본 뒤 다시 완벽하게 봉인하는 놀라운 기술을 보유했다. 이처럼 암호와 그 해독은 점차 국가 권력의 핵심 도구가 되어갔다.

암호학은 고대 문명의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샹폴리옹은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토토메스'라는 파라오의 이름을 발견했을 때,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풀었어요!"라고 외치고 실신했다고 한다. 이는 수천 년간 숨겨져 있던 고대 이집트 문명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암호학은 비밀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술을 넘어, 잊혀진 언어와 문자를 해독하고 고대 문명의 비밀을 밝히는 중요한 학문으로 발전했다.

암호의 구성 원리는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특정 대상과 행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누구를 죽이라'는 명령을 '인사에 성공했다'로 표현하거나, '원자폭탄 제조 성공'을 '아기 순산'으로 표현하는 식이다. 또 다른 방식은 알파벳이나 한글을 다른 문자로 치환하는 방식이다. 알파벳을 한글로 바꾸거나, 컴퓨터 키보드를 이용해 한글을 영어로, 영어를 한글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암호문을 만들 수 있다. '에니그마(enigma)'는 문장의 글자 순서를 바꾸는 전자 기법이다. 알파벳을 순서대로 써놓고 앞이나 뒤로 일정한 칸수만큼 이동시켜 문장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로마의 카이사르는 뒤로 세 글자씩 밀어 읽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한다. 악보를 이용한 암호도 있다. 마타 하리는 각 알파벳에 특정 음표를 대응시킨 암호를 사용했다. 이 방식은 음악에 무지한 사람은 쉽게 속일 수 있지만, 음악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어색한 박자와 곡조로 인해 쉽게 발각될 수 있는 단점이 있었다.

인류 역사 속에서 암호는 숨기는 자와 찾는 자 사이의 끝없는 두뇌 싸움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단순한 스키테일에서 시작하여 현대의 복잡한 암호화 알고리즘에 이르기까지, 암호는 인간의 지적 도전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분야였다. 이제 암호는 양자 컴퓨팅과 같은 첨단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복잡하고 안전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본질은 여전히 같다. 비밀을 지키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와 그것을 밝혀내고자 하는 호기심 사이의 끝없는 게임인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너무나 당연해져 버린 암호이지만, 그 역사를 돌아보면 인류 문명의 중요한 순간들과 함께해 온 숨겨진 언어임을 알 수 있다. 암호는 인간의 지성과 창의성의 결정체이자 역사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요소였다. 암호의 세계에 대해 깊이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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