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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S 토플 X 시원스쿨 공식파트너] Updated TOEFL 실전모의고사 - 시원스쿨 토플 실전서 ㅣ Updated TOEFL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12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표지의 'Updated TOEFL'라는 글자가 유난히 크게 보였고, 그 아래 '완벽 반영'라는 문구가 마치 나에게 건네는 약속처럼 느껴졌습니다. 개편된 시험이라는 말에 가슴 한편이 먹먹해졌습니다. 이미 토플이라는 산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그 산의 지형마저 바뀌어 버렸다는 사실이 막막하게 다가왔습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개편 내용을 읽을 때, 저는 숨을 참고 있었습니다. 마치 중요한 편지를 뜯어보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한 글자 한 글자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읽었습니다. '더미 문제가 다시 추가되었다'는 부분에서는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어떤 문제가 진짜이고 어떤 것이 가짜인지도 모른 채 모든 문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그것은 마치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것과 같은 불안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상한 안도감도 느꼈습니다. 적어도 이 책은 나를 속이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ETS 공식 파트너라는 이름, 3회분의 완전한 모의고사, 그리고 실제 시험 화면을 재현했다는 설명들이 마치 "우리가 함께 있으니 괜찮을 거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습니다.
첫 번째 모의고사를 풀어 본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토요일 아침 9시,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창문을 닫아 조용한 환경을 만들고, 타이머를 설정했습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습니다. 아직 실제 시험장도 아닌데 말입니다. 리딩 첫 지문을 읽기 시작했을 때, 글자들이 눈앞에서 춤을 추는 것 같았습니다. 문장은 읽히는데 의미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시간은 무정하게 흘러갔습니다. 첫 번째 지문을 끝내고 나니 이미 예상보다 5분이나 더 걸려 있었습니다.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렀습니다. 리스닝에서는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노트를 열심히 적었지만, 정작 문제를 풀 때 보니 정말 필요한 정보는 하나도 적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교수의 말이 귓가를 스쳐 지나가고, 학생들의 질문이 공중에 흩어지고, 저는 그저 멍하니 헤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를 쫓아가기에만 급급했습니다. 라이팅 섹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정신적으로 지쳐 있었습니다. 통합형 문제에서 리스닝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당황했고, 독립형 문제에서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한참을 빈 화면만 바라보았습니다. 결국 시간에 쫓겨 급하게 마무리했고, 제출 버튼을 누를 때 손가락이 떨렸습니다. 스피킹은 차라리 악몽이었습니다. 준비 시간 15초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답변 시간 45초는 영원처럼 느껴졌습니다. 말을 더듬고, 침묵이 흐르고, 의미 없는 단어들만 입 밖으로 나왔습니다. 녹음된 제 목소리를 들었을 때,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3시간의 마라톤이 끝났을 때, 저는 그저 책상에 고개를 묻고 싶었습니다.
며칠 동안 채점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책은 책상 위에 놓여 있었지만, 마치 저를 심판하는 판사처럼 느껴져 쳐다보기도 싫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도망칠 수 없다면 직면해야 합니다. 정답을 확인하면서 예상했던 대로 많이 틀렸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예상만큼 좌절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각 문제의 해설을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왜 틀렸는지, 어떤 함정에 빠졌는지, 무엇을 놓쳤는지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라이팅과 스피킹의 모범 답안을 읽을 때는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원어민 선생님들의 답안은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정확하게,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답안들을 소리 내어 읽고, 다시 읽고, 또 읽었습니다. 마치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를 외우듯이 자연스럽게 입에 붙을 때까지 반복했습니다. 해설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제가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시험을 대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것이었습니다. 리딩에서는 세부 사항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전체 구조를 놓쳤고, 리스닝에서는 모든 것을 적으려다 정작 중요한 포인트를 놓쳤습니다. 라이팅에서는 완벽한 문장을 만들려다 시간을 낭비했고, 스피킹에서는 문법을 신경 쓰느라 유창성을 잃었습니다.
세 번째 모의고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30분씩 리딩 연습을 했고, 출퇴근길에는 어김없이 리스닝을 했습니다. 주말에는 라이팅과 스피킹에 집중했습니다. 책의 모범 답안들은 이제 제 일부가 되어 있었습니다. 특정 표현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 답안이 떠올랐고, 문제 유형을 보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보다 향상된 나의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 이 책을 다시 보면 여백에 적힌 제 메모들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좌절과 혼란의 흔적이었던 것들이, 점점 깨달음과 전략의 기록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구겨진 페이지, 형광펜으로 그어진 줄들, 여기저기 붙은 포스트잇들. 이 모든 것이 제가 걸어온 길의 증거입니다. 토플이라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과 함께라면, 그 험난한 길도 조금은 덜 외롭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