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마운자로. 이름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주사 한 방이면 식욕이 줄고, 저절로 살이 빠진다는 이야기들. 솔직히 말하면,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평생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쉬운 방법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책은 이 부분에서 냉정하게 말한다. 약이 만들어주는 식욕 감소를 제대로 된 생활 변화 없이 그냥 굶기로 소진하면, 결국 근육을 잃고 요요만 남는다고. GLP-1 계열 약물이 열어준 가능성은 분명히 있지만, 그것이 마법은 아니다. 약은 도구이고, 도구를 어떻게 쓰느냐가 결과를 결정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3M 즉 식사, 활동, 마음 관리라는 세 축은 사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잘 먹고, 잘 움직이고, 마음을 잘 돌봐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안다. 문제는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의지로,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려 한다는 것이다. 책이 말하는 핵심은 다르다. 지금 가장 무너진 축이 어디인지 진단하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나에게는 마음 관리가 가장 먼저였다.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먹는 것으로 감정을 처리하는 습관이 문제였으니까. 식후에 10분 산책하는 것, 천천히 먹는 것, 수면 전 스마트폰을 줄이는 것.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 이미 있는 생활의 리듬에 아주 작은 것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한 번 빠져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붙잡고 싶었던 문장이다. 습관은 완벽하게 지켜야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돌아올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