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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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2023년 초판)

저자 - 이사카 고타로

역자 - 강영혜

출판사 - 내친구의서재

정가 - 16700원

페이지 - 276p

모두가 연결되는 마법 같은 이야기

우선 음악소설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일었다. 음악 소설이라 하면 클래식을 소재로 하는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이나 '나카야마 시치리'의 클래식 미스터리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같은류의 클래식 작품인가? 라는 생각으로 책을 들췄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클래식은 언제 나오는 거지?

[실언한 남자]

회사원의 나는 술자리에서 여직원을 험담하는 농담을 하고 나서 그 말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우연히 업무차 여직원과 함께 이나와시로 호수에 들른 나는 용기를 내어 여직원에게 사과의 말을 건네려 한다. 그때 여직원은 목걸이 펜던트를 잊어버렸다고 말하고. 나는 여직원과 함께 호수 주변을 뒤지기 시작한다.

[임무가 있는 남자]

스파이로 활동중인 나는 적의 추적을 피해 도망친다. 적에게 포위되 사로잡힐 위기에 처한 찰나. 어디선가 눈이 멀듯한 빛이 모두를 감싸는데....

1년 부터 7년. 그리고 7년째 반년 후와 이십오년이 지나서까지.... 각각의 챕터에서 평범한 회사원인 남자와 스파이인 남자, 두 남자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전혀 다른, 도저히 접점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두 남자의 세계가 교차되는 순간. 이 작품 속 모든 인물들과 이야기들이 아름다운 화음이 되어 앙상블을 이루게 된다.

챕터의 끝과 시작. 그 교차점이 작품을 즐기는 묘미이므로 더이상의 줄거리는 생략하고, 작품의 배경을 이야기 하련다. 집필 배경을 알고 보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단, 작품을 수식하는 음악소설에 여러 의미가 담긴다. 각 챕터마다 실존하는 노래의 구절이 인용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집필 자체가 작품의 주된 배경인 이나와시로 호수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을 위해 쓰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첫번째 음악 페스티벌을 위해 쓰인 작품이 '열 년째'이고 '이 년째', '삼 년째'... 그렇게 장장 칠 년에 걸쳐 모인 두 남자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묶인 것이다. 음악을 위해 태어나 음악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니 이보다 더 음악소설이란 수식이 어울리는 작품이 있을까. 이나와시로 호수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캐릭터들과 세계가 절묘하게 교차되었다 멀어진다. '이사카 고타로' 작가 특유의 유머와 따스한 감성이 묻어있는 잔잔한 작품이다. 가볍게 읽기에 좋은 뮤직 코지물이랄까. 작품에 수록된 노래들을 전혀 모른다는 게 아쉽다면 아쉽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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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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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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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아이와 가볼 만한 곳 1193 - 유아, 초등 교과 추천 여행지를 담은 국내여행 가이드북, 2023-2024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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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권이면 아이와 함께 하는 국내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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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아무도 없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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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아무도 없었다 (2023년 초판)

저자 - 아리스가와 아리스

역자 - 김선영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6800원

페이지 - 488p

30년 작가의 생활의 집대성

'아야츠지 유키토'와 함께 신본격을 이끌었다고 평가되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30년 넘는 작가생활을 집대성하는 14편의 단편이 담긴 작품집이 출간됐다. 장편보다는 단편을 더 선호하는 단편파이며, 평소 작가의 장편인 [자물쇠 잠긴 남자]보다 단편집 [작가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읽었던 탓에 구미가 당겼다. 89년에 대뷔하여 쉼없이 달려온 작가 '아리스가와 아리스'를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작품집이 아닌가란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한 두페이지의 엽편 부터 분량 두둑한 중편까지. 판타지, 호러, 공포, 미스터리를 아우르는 무경계 장르까지 이른바 장르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라 정의하고 싶다.

물론 모든 단편의 퀄리티가 뛰어나다는 말은 아니다. 어떤 작품은 장편에 들어가기에 앞선 프롤로그 같은, 어떤 작품은 아이디어 하나로 무리수를 두는, 어떤 작품은 쓰다가 만 것같은 미완성의 작품도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그런 작품에서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숨길 수 없는 재치가 흘러나온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수록작품 후기를 읽기 전까지는 작가의 하드디스크 속에 숨어있던 미수록작(B컷 원고) 원고들을 수록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했더랬다. 써내리는 모든 글들이 지면에 실리는 것이 아니란 것을 본인이 제일 잘 알기 때문이다. 허나 후기를 보며 실소를 터트렸다. B컷은 커녕 14편 전부 지면에 실렸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도중에 끊어 버린듯한 느낌의 이유가 의뢰사에서 터무니 없이 짧은 분량(800자로 맞춰 달라는 원고도 있었다고 한다.)을 규정했거나 소재나 방향성을 정해놓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단편들의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단편을 들자면, 철도 덕후 세계로 빠져버린 앨리스의 정신없는 모험을 그린 [선로 나라의 앨리스], 자살 카페에서 만난 미스터리한 여성과의 조우를 그리는 [극적인 폐막], 영화 [큐브]를 연상케 하며 끝없는 미로속을 해매는 [출구를 찾아서], '에도가와 란포'의 고코로 시리즈의 오마쥬에 메타픽션을 가미한 [미래인 F], 서점 직원이었던 경험을 살려 쓴 비브리오 일상 미스터리 [책과 수수께끼의 나날] 그리고 대망의 표제작이자 '아가사 크리스티'에게 바치는 헌사이며 '니시무라 교타로'의 [살인의 쌍곡선]에 도전장을 던지는 클로즈드 서클 [이리하여 아무도 없었다] 까지!!!!

한바탕 요란한 꿈을 꾼듯 하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팬에겐 선물같은 책이며 작가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겐 한층 손쉽게 다가가도록 손을 내밀어 주는 작품집이랄까. 비범하고 괴괴한 중단편집. 이 책의 수식어로서 이보다 어울리는 말이 있으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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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장세아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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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2023년 초판)

저자 - 장세아

출판사 - 아프로스미디어

정가 - 17000원

페이지 - 491p

지친 당신이여 떠나라!

아니, 데이트 폭력에 지친 당신이여 떠나라... 아니, 데이트 폭력에 지친 당신이여 재벌집 저택으로 떠나라. 인가?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이 살을 붙여 장편으로 출간됐다. 비밀 가득한 재벌집 저택에 당도한 비밀 가득한 한 여성의 재벌집 적응기. K 고딕 도메스틱 스릴러 [런어웨이]이다.

'인생을 리셋 할 수 있을까?' by 8page

정처 없이 기차에 몸을 실은 나는 우연히 아기를 앉은 애엄마와 합석한다. 심란하던 차에 또래 여성과 만난 나는 잠깐 애엄마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 태어난지 3개월, 12월 12일 생이라는 아기는 통잠을 잘 정도로 순하단다. 어느정도 마음이 놓인 애엄마는 내게 아이를 맡기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단다. 그래. 잠깐동안 무슨 일이 생기겠어? 흔쾌히 조막만한 아기를 안아 들었다.

뭔가 잘못됐다!

금방 다녀온다던 애엄마는 흔적없이 사라졌다. 아기를 싸맨 포대기를 들춰보니 주소 하나가 달랑 적힌 쪽지가 들어있었다. 잠시 갈등했으나 차마 아기를 버릴 순 없었다. 아기를 안고 찾아간 곳은 생전 처음으로 본 거대한 대저택이었다. 아기를 들고 온 나를 본 사람들은 집나간 첫째의 며느리와 자식이라며 다짜고짜 나를 집안으로 끌고 들어가버렸다.

한 순간 본적도 없는 남자의 며느라가 되버린 나. 친엄마는 대체 왜 아기를 버리고 떠난 것인가. 아니, 당장 이 아기가 이 집안의 핏줄이긴 한 건가. 하지만.... 이 저택을 나와도 갈 곳이 없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며느리던, 아기엄마던 뭐라도 해야 한다!

눈 감고 3년, 귀 막고 3년, 입 막고 3년, 알아도 모른 척 모르면 모른 채 사는 것시집살이라던가. 그런의미에서 표지의 여성은 극한의 시집살이를 겪게되는 주인공의 모습과 딱 맞아 떨어진다. ㅎㅎㅎ

K고딕이라는 출판사의 설명이 붙어있지만 여전히 고딕의 정의가 뭔지 잘 모르겠다. 작품에서 그려지는 대저택과 의뭉스러운 가족들의 낯낯은 그동안 K드라마에서 봐오던 익숙한 장면과 설정들이기 때문이다. K드라마를 예로 들어서인지 모르지만 출생의 비밀, 가족의 내력, 비밀 가득한 구성원들 등등 막장 드라마스러운 비밀들이 양파 껍질 벗겨지듯 벗겨지면서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중독적인 작품이다.

이 무리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사뭇 궁금했는데, 사실 결말의 진실? 반전 보다 초반부 드러나는 우연에 가까운 나와 집나간 첫째의 반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대저택이라지만 한정된 공간, 그리 많지 않은 인물들간의 심리적 갈등으로 이끌어가는 심리 스릴러로 약에 쩔은 화자의 어지러운 정신상태를 클리셰처럼 따라가지만 나름 막판의 전복으로 새로움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이 점이 그동안 봐오던 여성 화자의 심리 스릴러들과 달라 좋았달까.

적지 않은 분량이나 익숙해서인지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출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중쇄를 찍고 순식간에 영상화 판권이 팔리는 것을 보면 한국형(K)이라는 수식이 충분히 붙을만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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