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 (2020년 가제본)

저자 - 아키요시 리카코

역자 - 김현화

출판사 - 마시멜로

정가 - 비매품

페이지 - 302p



남김 없이 태워버린다




'철천지 원수와의 결혼생활.' 그것이 출판사에서 공개한 이 작품의 유일한 정보였다. 아. 제목도 공개했구나.... 좌우간, 출판사에서 저자를 숨기며 블라인드 서평단을 모집했고 단순히 이 한마디에 흥미가 동하여 응모했다. 이윽고 며칠 뒤에 책이 왔다. 가제본 표지에 박힌 저자의 이름을 본 순간 응모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모][절대정의]의 작가 '아키요시 리카코'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놀라운 서술트릭 [성모]와 본인에게 이야미스의 대표로 각인 된 [절대정의]에 이어 이번 작품은 과연 어떤 트릭으로 놀라움을 선사할지 기대감이 앞섰다. 



미모의 에리와 명망 높은 출장의사 히데오는 결혼한지 얼마 안된 신혼부부이다. 온화하고 차분한 성품의 히데오는 아내 에리를 더 없이 사랑하고, 에리는 매일 출근하는 히데오를 위해 한번도 빠짐없이 직접 아침을 차려준다. 다툼 한 번 없이 평온한 이상적인 부부. 그러나 한꺼풀 벗겨내면 더 없는 증오와 의심으로 점철된 이상한 부부였다.


사키코는 야간 고등학교에서 만난 다다토키와 결혼 후 수년 동안 행복한 부부생활을 해온다. 그러던 어느날 경찰로부터 비보를 듣는다. 출근한 남편 다다토키가 근교 아파트에서 추락사 했다는 것. 도저히 믿을 수 없던 사키코는 남편의 시신을 보고서야 남편이 죽었음을 납득한다. 그러나 남편의 죽음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이어지는 경찰의 말은 더욱 사키코를 충격으로 몰아 넣는다. 남편이 사기로 사람들의 돈을 취득했으며 남편의 사고 현장에 사기 피해자로 보이는 자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복수를 위해 사랑을 위장하는 여성의 이야기는 여타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본듯한 익숙한 설정이다. 복수에 눈이 먼 사키코가 새로운 신분을 얻게 되는 과정 역시 다른 미스터리에서 봤음직한 장면이기도 하여 참신한 새로움을 주진 못했다. 하지만 그런 익숙함으로 승부한다면 '아키요시 리카코'의 이름값이 아깝지 않겠는가. -_- 



본인이 이 작품을 표현하자면 이렇다. '일본 미스터리가 한국식 막장을 만났을때.' 설령 도입부와 전개 과정이 클리셰일지언정 주인공 사키코의 내면의 변화와 심리는 몸서리 처질 정도로 와닿는다. 막장인줄 알면서 그것을 즐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이랄까. 의심과 의혹, 증오와 살의....그리고 서서히 변해가는 마음......아...그 변화를 독자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작가는 그렇게 사키코라는 캐릭터에 공을 들인건지도 모르겠다. 



앞서 예상되는 전개는 결국 예상치 못한 결말을 위한 복선이자 맥거핀으로 봐야 할것 같다. 마지막 결말의 반전만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인물들의 갈등이 끝도 없이 고조되고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가 끊어지는 순간. 난데없이 폭로되는 진실은 아무리 막장이지만 이 작품이 미스터리임을 외치고 있는듯 했다. 사실 예상가능했다고 큰소리 뻥뻥 쳐댔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독파해버렸다. 어제 백페이지 가량 읽고 오늘 이어서 잡고 그대로 끝까지 다 읽어 버렸으니 이정도 가독성과 몰입감이면 근래 읽었던 작품중 거의 손에 꼽을 정도의 작품인듯. 



원래 작가의 성향이 본인의 취향과 잘맞는 부분도 있겠지만 뭣보다 캐릭터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드라마성이 좋았던 작품같다. 뜨겁게 내리쬐는 작열하는 태양처럼 부글부글 타오르는 한 여성의 비극적 복수. 이제 찬바람이 불어오는 초겨울을 잊게 만들 정도로 독자들을 달궈주기에 충분하다.



아직 책이 등록되지 않았지만 별 다섯개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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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스튜어트 터튼 지음, 최필원 옮김 / 책세상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2020년 초판)

저자 - 스튜어트 터튼

역자 - 최필원

출판사 - 책세상

정가 - 17800원

페이지 - 654p



한순간도 놓치지 마라. 쉴틈없이 반전이 펼쳐진다.




평소 벽돌책은 선호하지 않는다. 읽기도 전에 육중한 두깨에 짓눌려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달랐다. 


'애거서 크리스티와 인셉션이 만났다'

'장르를 오가는 블록버스터급 SF 미스터리'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고문구에 혹하는 경우는 수없이 경험했음에도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었다. 깨어날때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미스터리한 살인범을 찾아가는 과정. 그래. 여덟명의 시선에서 사건을 봐야 한다면 이,삼백페이지로는 담아낼 수 없지 않겠는가.....



규칙1. 에블린 하드캐슬을 죽인 살인마의 정체를 밝혀라.

규칙2. 기회는 여덟번. 8일의 시간. 한 명의 호스트를 하루동안 빙의할 수 있다.

규칙3. 살인마를 찾아 내려는 두 명의 경쟁자도 잊지 말도록.

규칙4. 8일 내에 살인마를 찾아내지 못하면 모든 것은 리셋된다. 기억과 시간 모두가....


몰락한 귀족가문 하드캐슬 가족은 블랙히스에서 가장무도회를 연다. 무도회에 초대된 여러 게스트들과 하인들은 무도회 준비로 여념이 없다. 이윽고 무도회가 열리고 하드캐슬가의 장자 마이클 하드캐슬은 초대된 손님들에게 깜짝 발표를 한다. 마이클의 누이 에블린 하드캐슬과 부유한 은행가 레이븐코트 경의 결혼발표를 말이다. 시간은 흘러 11시가 되고, 홀로 자리를 비운 에블린은 연못가에서 자신의 복부에 권총 총구를 들이박고 스스로 방아쇠를 당긴다.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에블린. 충격을 받고 에블린을 향해 달려가는 동생 마이클. 그리고 그 장면을 목격하는 게스트들......


자 게임은 시작됐다.

에블린의 살인마를 찾기 위해 게스트의 몸에서 여덟번의 하루를 시작하는 에이든 비숍은 과연 끝없는 루프의 연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끝없이 하루가 반복된느 코믹SF영화 [사랑의 블랙홀]에 미스터리를 섞어내면 이런 작품이 되는 걸까. 거기에 타인의 몸을 빌리는 빙의를 끼얹으니 한번도 접해본적 없는 하이브리드 SF 미스터리가 탄생한다. 원래의 몸주 호스트의 기억과 신체적 특성을 이어받으면서 살인마를 찾아야 하는 혼령(?) 에이든 비숍의 동거는 예상치 못한 장면들을 도출한다. 육중한 몸집을 가진 자에게선 숨이 차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신체적 리스크가 벌어지고, 노쇄한 노인의 몸에서는 머리가 잘 돌지 않아 생각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 여덟명의 특성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비숍의 고군분투는 사건을 더욱 미스터리하 끌어가는 요소로 작용한다.



단순히 살인마만 찾으면 되는 설정은 아니다. 빙의된 호스트들을 찾아내 목을 따버리는 미치광이 살인마 풋맨의 존재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한때는 동료, 한때는 배신자로 아리까리하게 만드는 경쟁자 애나도 이야기의 극적 반전을 야기한다. 더불어 호스트 한 사람의 하루를 쭈욱 전개하는 구조라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 미치도록 엇갈리는 시간선과 호스트와 호스트들이 겹치며 만들어 나가는 이벤트들. 그리고 당시에는 이유를 알 수 없었던 등장인물들의 행동들이 후반부에야 비로소 퍼즐처럼 짜맞춰 지는 과정은 실로 예술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정도.... 물론 마지막 반전의 결말 또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대망의 반전이니....



이토록 복잡한 플롯을 대체 어떻게 짜낸건지 놀랍기만 하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너무 복잡하다. ㅠ_ㅠ 앞선 상황들이 후반부 반전의 밑거름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잠시만 한 눈 팔아도 스토리를 따라잡기가 힘들 것이다. 결국 엄청난 집중력을 요하는 것인데, 이거 읽고 나면 기가 빨리는 기분이랄까...헐헐헐.... 사람에 따라선 호불호가 갈릴듯 하다. 어쨌던 놀라운 작품임에는 분명하니. 흥미가 동한다면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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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대 살인귀 스토리콜렉터 88
하야사카 야부사카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살인범 대 살인귀 (2020년 초판)

저자 - 하야사카 야부사카

역자 - 현정수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74p



이 구역의 살인마는 나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일으킨다. 더불어 작가의 이름에서 읽어야만 한다는 의무감이 밀려온다. 기발함으로 중무장한 미스터리 [앨리스 더 원더 킬러]로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작가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두번째 작품이 '북로드'에서 초역됐다. 살인범과 살인귀의 대결이라는 가슴두근거리는 설정으로 과연 이번엔 어떤 깜놀 할만한 트릭을 선사할까?



폭풍우가 몰아치는 외딴 섬.

아이들만 있는 아동보호소.

친구의 복수를 위해 칼을 든 살인범.

이유없이 엽기적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귀.

내 옆의 동료가 살인귀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불신, 공포.....

미치광이 살인귀 보다 먼저 죽여야 한다!

과연 살인범 VS 살인귀의 승자는?.....


외딴 섬. 문제아들의 집합소인 '착한 아이들의 섬'에 우연하게도 어른들이 전부 뭍으로 나간사이 폭풍우가 몰아친다. 높은 파도 때문에 육지의 어른들은 섬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섬안에는 주인공 아바시리 히토리를 포함 13세 이상의 소년반 아이들과 9세 이하의 유아반 아이들만 남게 된다. 그리고 아바시리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같은 아동보호소 동갑내기 소녀인 고미가 보호소 내 아이들의 괴롭힘을 참다 못해 절벽에서 투신 했기 때문이다. 아바시리는 고미를 괴롭혔던 고류지와 그의 패거리를 용서할 수 없었고, 폭풍우가 치던 그날 밤. 식칼을 들고 고류지의 방에 몰래 침입한다. 그러나 아바시리를 맞이 한 건 잠들어 있는 고류지가 아닌 이미 누군가의 칼에 수십차례 찔려 사망한 고류지의 시체였다. 게다가....고류지의 왼쪽 눈에 있어야 할 안구 대신 금귤이 박혀있는 엽기적인 상태였으니....


아바시리는 보호소를 활보하는 미치광이 살인귀를 피해 목표한 고미의 복수를 완수할 수 있을것인가?!!! 

사방이 바다인 외딴 섬. 엽기적 살인귀와 살인범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펼쳐진다.



근래 클로즈드 서클은 평범함은 있을 수 없다는 듯. 놀랍고 신박한 설정으로 독자를 즐겁게 만드는 것 같다. 죽지않은 인간들[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에 좀비[시인장의 살인]에, 크리쳐 괴수와 살인범[아귀도]에.....이번엔 엽기 살인귀와 살인범이라니....ㅎㅎㅎ 살인범 한명만 있어도 죽어나가는 판국에 엽기 살인귀까지 가세하니 그야말로 시체들이 산 처럼 쌓여 가는구나. 



이런 일반적인지 않은 이야기에 기름이라도 붓듯 맛간 등장인물들로 혼란을 가중시킨다. 거울을 통해 인격을 전이하는 '카가모니야 미라', 부모님이 전설적인 탐정이었고 그 영향을 받았다는 전형적인 탐정 캐릭터 '탄자와 자로', 비록 고미의 복수를 위한다지만 같은 아동보호소 동료를 죽이기 위해 기회를 엿보는 주인공 '아바시리 히토리'까지..... 하나 둘 죽어가는 와중에 마지막까지 남는 아이들 중 과연 누가 살인귀일지를 추리하는 맛이 아주 쫀쫀하게 펼쳐진다.



귀신을 잡는 무당으로 일하던 엄마와 단둘이 살던 X. X가 커갈수록 엄마의 일은 위험하면서도 존경심을 자아낸다. 그런 엄마에게 찾아온 위기. 그리고 X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X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가게 된다. 힌트랍시고 살인귀 X의 과거를 조금씩 풀어 놓긴 하는데.... 독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니...정신 차리지 않으면 범인 맞추기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아니, 범인은 맞춘다 하더라도 그 살인에 숨겨진 진의는 절대 맞출수 없으리라...



[앨리스 더 원더 킬러]와 이 작품 [살인범 대 살인귀]를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독자의 뒷통수를 치는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만큼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다소 반전을 위한 무리수는 둘지언정 마지막 반전과 마주하는 순간만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기상천외한 반전의 묘미를 안겨주니 말이다. 물흐르듯 흐르는 전개와 어렵지 않은 문장도 가독성을 높여준다.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작가임엔 틀림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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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 공포 요괴 배틀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18
이리사와 마코토 지음, 고경옥 옮김 / 글송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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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공포요괴배들 (2020년 초판)_ 최강왕 시리즈 18

저자 - 이리사와 마코토

역자 - 고경옥

출판사 - 글송이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53p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다



요괴 도감의 욕심은 끝이 없다. 요괴 도감을 이미 십 수권 넘게 갖고 있으면서도 때마다 신간이 출간되면 어느새 참을 수 없는 소장욕이 꿈틀꿈틀 머리를 들기 시작하니 말이다. 근래에는 전문 출판사가 아닌 개인 펀딩을 통한 소규모 출판을 통해 다양한 요괴 도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의 요괴 도감들이 대세였던 것에 반해 요즘엔 한국의 요괴 도감들도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본인이 학창시절 공포에 끙끙거리며 봤던 요괴 도감들은 대부분 일본의 도감을 무단으로 복제한 해적판들이었기에 본인의 기억속에 자리잡은 요괴 도감은 일본 요괴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요괴 소년 호야] 같은 일본 요괴 만화들도 많이 접하게 되면서 덴구, 갓파, 가마이타치 등등 일본 요괴에 대한 관심과 지식도 많이 늘어났다. 이 책은 그런 요괴들의 외모와 특징들을 소개하고 나아가 해당 요괴들의 전설이 실렸던 일본 고서까지 소개하는 일본 요괴 도감이다. 저자가 일본인이라 그런지 아동용으로 나온 것을 감안하더라도 생각했던 것 보다 알찬 구성이라 놀라웠던 것 같다.



 


특히 각 요괴들의 특징점을 잡아 요괴간의 가상 배틀을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저 전설속에 있던 요괴가 우리의 머리속에 살아 숨쉬고 서로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는 말이다. 간단히 말해 [신비아파트]속 귀신들을 소환해 서로 전투를 치르는 모습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요괴간 전투의 과정을 코믹한 만화로 소개하는 방식도 흥미있는 접근방식으로 좋았다.





 



이 책의 출판사 '글송이'에서는 이 작품의 출간에 앞서 2019년도 [최강왕 요괴 랭킹 슈퍼 대사전]을 출간한 바 있다. 당시 [요괴 랭킹 대사전]에서는 각 요괴들의 스탯을 수치화 하여 최강 요괴를 가리는 기획이었는데 이번 [최강왕 공포 요괴 배틀]에서는 가상 전투를 벌이는 상황 자체를 묘사하여 전투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이렇든 저렇든 본인이 원체 요괴류 서적을 좋아해서인지 정말 재미있다. 비슷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시간가는줄 모르고 몰입하게 만드는 묘미가 있는 책이다. 과거 본인의 학창시절에는 인기 만화가의 손으로 그려낸 삽화로 요괴를 구현해 내지만 근래에는 컴퓨터 그래픽을 덧입혀 실감나는 요괴들로 구현해 내는게 또 매력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미래에도....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머나먼 과거에 살았던 요괴들은 언제나 우리의 곁에서 그 생명을 이어가리라 생각된다. 우리가 요괴들을 잊지 않고 찾아주기만 한다면 말이다. ㅎㅎㅎ



모든 사물에 신이 깃든다고 믿는 일본의 요괴 125마리가 수록되 있다. 신비하고 오싹오싹 재미있는 요괴의 세계로 빠져보자!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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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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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 (2020년 초판)

저자 - 오승호 (고 가쓰히로)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블루홀식스

정가 - 18000원

페이지 - 519p



그래도 전 춤추고 싶어요. 아무리 새카맣게 변해 버린다고 해도.



* 2019년 제 162회 나오키상 수상작

* 2020년 제 73회 일본추리작가 협회상 수상

* 2020년 제 41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싱인상 수상



비극적 사건.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의 밑바닥에서 오로지 살아 남기 위해 희망을 춤추다......


[도적의 시간]으로 제 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한 일본의 신예작가이자 제일교포인 '오승호'작가의 대표작이 출간됐다. 전작에 이어 이번 [스완]까지 작품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은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서 누구나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비극적 사건의 피해자가 느끼게 되는 당혹감으로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끝없는 절망속에서 독특하면서도 독보적인 작가의 감성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의식이라고 해야하나. 분명 작가의 목소리를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미스터리의 장르를 택하는 것이지만 촘촘한 구성과 짜임새 있는 플롯으로 무장한 이야기는 미스터리의 매력을 최대로 발휘하면서 주제를 가장 적절하게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추리와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결과만 놓고 보아도 이 작가가, 이 작품이 얼마나 뛰어난 작품인지를 알 수있는 반증이 되지 않을까.



일본 고나가와 현의 중심지에 위치한 복합 쇼핑몰 스완. 

그곳에서 너무나 끔찍한 무차별 학살이 벌어진다.

범인 두 명은 쇼핑몰의 반대편 출입구에서 부터 사제 권총으로

쇼핑몰 내의 민간들에게 무차별 총기를 발포한다.

사망자를 포함 부상자만 스무명 이상.

최악은 쇼핑몰 3층에 위치한 스카이라운지에서 벌어진 살육이었다.

범인 니와는 3층에 도착한 직후 그의 눈앞에 있던 고등학생 소녀 이즈미를 

인질로 잡고 그녀에게 희생자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자 얼른 골라 봐. 나와 함게 악을 폭로하는 거야. 그 러지 않으면 끝나지 않아. 다들 죽게 돼." _82p


누구도 선택할 수 없던 이즈미는 파란 하늘이 보이는 천장을 바라보고,

그 사이 범인은 엎드려 있던 민간인들의 머리에 총탄을 날린다.

쓰러져 가는 사람들 속에서 다음 희생양은 바로 어린 소년.

깜짝 놀란 이즈미는 소년을 바라본다.

그 순간 소년을 바라본 이즈미와 눈이 마주친 같은 반 동급생 고즈에.

탕!

스카이라운지를 가득 채운 총성.

뒤이어 머리를 뒤로 젖히고 쓰러지는 고즈에.

범인은 이즈미의 뒤에서 속삭인다. 


"너도 마찬가지였어! 살기 위해 남을 방패막이 삼는 녀석이었어! 내가 즐기려고 사람을 죽인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아. 하지만, 그래. 꼭 너만 그런 건 아니야. 모두 자신만 생각하며 기회와 능력, 필요만 있으면 남을 죽이지. 타인 따위 벌레처럼 짓밟지. 그래. 그게 바로 이 세상의 진정한 모습이야.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네가 옳아. 1밀리미터도 의심할 것 없이 옳아. 하하핫!" _84p


탕!.........

마지막 한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수개월 뒤....


무차별 총격 사건에서 살아남은 다섯 사람이 폐업한 중국집에 모인다. 이들은 모은 사람은 쇼핑몰 스완 경영자의 대리인 변호사 도쿠시타. 도쿠시타는 다섯 명에게 사건 당시의 행적을 상세하게 케묻는다. 그리고 그 자리에 이즈미가 있었다......



일단 도입부의 끔찍한 쇼핑몰 무차별 총격 테러가 시선을 잡아 끈다. 일본 역시 자국과 마찬가지로 총기 허용 국가가 아님에도 [악의의 교전], [이누야시키]를 비롯애 이 작품 [스완]까지 소설이나 영화등에서 이토록 많은 총기 난사가 그려지는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범인들과 마찬가지로 [스완]의 범인 역시 열등감과 소외감에 속에서 모두에게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인정욕구의 마지막 출구로서 총기난사를 택하는 우를 범한다. 노인과 아이할 것없이 수백명의 사람들이 밀집한 쇼핑몰에서 벌어지는 학살의 과정은 아무리 직접적인 묘사를 피한다 해도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장면 때문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게 된다. 



보통의 작품들은 이런 비이성적인 행동에 이르게 되는 범인의 심리를 파고들면서 이야기를 진행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스완]은 범인에게 중점을 두지 않는다. 서두에 잠깐 언급했지만 작가는 사이코패스 범인이 아닌 사건의 피해자. 사건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고통받는 피해자를 이야기의 중심에 세운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 발레리나 지망생인 고등학생 가타오카 이즈미가 서있다.



작품을 읽으면서 전혀 생각지 못한 의문이 머리속에 소용돌이 친다.

생존자들이 회합을 갖는 이유가 뭘까?

사건이 끝난 수 개월 뒤에도 이들이 이토록 겁먹은 이유는 뭘까?

이들이 전하는 당시의 이야기를 전부 믿을 수 있을까?

이즈미가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그 상황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나는 용감하게 테러범을 저지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쓰러져 가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도망쳤을까? 도망치는 내 옆에 노인이 쓰러졌다면..... 난 노인을 일으켜 세워 함께 도망쳤을까? 아니면 모른척 했을까? 생존자들의 증언이 이어질수록 나 자신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양심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범인의 행동은 하나하나 일거수일투족이 모조리 분석되어 분초별로 설명되곤 한다. 그러나 그에비해 수 많은 피해자들의 행동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게 되는게 현실이다. 



자. 공포와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총기 난사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개별적 사건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 개별 사건의 진실은 오직 총기난사 사건에 있었던 사람들만이 알고 있다. 사건 속의 사건. 개별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그들의 편린을 자극해야만 한다. 격돌하는 감정의 소용돌이. 엇갈리는 진술 속에 드러나는 그날의 충격적 진실.....이즈미는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다시 백조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충격적 도입부. 압도적 몰입감. 끝을 알 수없는 깊이와 메시지. 사회파 미스터리의 정점에 서 있는 작품이자 작가 '오승호'의 이름을 각인 시키는 작품 [스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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