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피리 - 동화 속 범죄사건 추리 파일
찬호께이 지음, 문현선 옮김 / 검은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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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 : 동화 속 범죄사건 추리 파일 (2021년)

저자 - 찬호께이

역자 - 문현선

출판사 - 검은숲

정가 - 17800원

페이지 - 600p



찬호께이식 동화 미스터리



아무래도 이 작품을 보면 '아오야기 오이토'의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와 비교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옛날 옛적] 속편 [빨간 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도 나온 마당에 속편은 이 작품과 마찬가지로 안데르센의 동화를 비틀었다니 속편을 보고 비교하면 더 없이 좋겠지만 아직 [빨간 모자~]는 읽지 못했다. 어쨌던,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잭과 콩나무], [푸른 수염의 비밀],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3개의 동화를 '찬호께이'식으로 비튼 동화 미스터리이다. 



동화 미스터리도 작가에 따라 스타일의 차이가 많이 난다. '아오야기 아이토'의 스타일은 동화적 설정(마법 같은)을 그대로 따르면서 본격의 요소를 녹이는 특수설정 미스터리인 반면, 이 작품은 비현실적인 동화를 철저히 현실에 반영하여 써낸 현실계 미스터리였다. 하여 무대가 되는 동화속 나라의 실제 시대적 사건까지 배경요소로 녹여낸다. 철저한 사전 조사를 보면서 치밀한 작가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작품은 사건을 해결하는 홈즈 역할의 귀족 라일 호프만과 왓슨 역할의 호프만의 하인이자 쌍칼의 달인 한스 안데르센의 활약으로 전개된다. 하인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3가지 동화 사건을 거쳐가면서 안데르센은 제목과는 다른 동화를 쓰게 된다는 재밋거리를 선사하기도 한다. 



1. 잭과 콩나무 살인사건

2. 푸른 수염의 비밀

3. 하멜른의 마술 피리 아동 유괴사건



앞선 두 편은 단편, 마지막 [하멜른의 마술 피리]는 300페이지가 넘는 단행본 한 권분량의 장편이다. 그래서인지 앞선 두 편은 재미나게 읽었건만 세 번째 작품은 중간까지 읽다가 GG쳤다. 웬만하면 끝까지 읽는 주의인데 아무리 읽어도 줄지를 않으니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도중에 그만뒀다. ㅠ_ㅠ 뭐 시간이 지나면 나중에 다시 읽을지도 모르겠다만.... 그래서 앞선 2편의 단편만 이야기 해본다.



[잭과 콩나무 살인사건]은 일단 동화속 요소는 모두 소개된다. 창문 밖으로 던진 콩이 줄기를 틀어 하늘로 올라간 것이나 거인의 나라에서 훔쳐온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스스로 연주하는 하프 등등. 그리고 이 불가사의한 동화속 세계를 철저히 현실로 뒤바꿔 놓는 반전의 매력을 선사한다. 6척 장신의 거인이 실은 키가 큰 사람이었다는 것을 시작으로 동화 속 환상의 세계는 철저히 인간의 악의와 교만 속에서 붕괴시켜 버린다. 동심파괴랄까. ㅎㅎㅎ 거인 살인범으로 몰린 잭과 잭을 구하기 위해 추리를 펼치는 호프만과 한스의 활약. 그리고 작가의 상상력이 빛을 발한다.



[푸른 수염의 비밀]은 밀실요소를 가져왔다. 푸른 수염이 들어가지 말라던 지하 감옥을 밀실로 만들어 버린 것. 원래 원작 자체가 광기와 공 분위기인데 여기에 출생의 비밀과 사라진 시체 트릭을 더하여 전혀 다른 동화의 모티브로 작용한다. 푸른 수염에서 새로운 동화로 흘러가는 흐름이 굉장히 절묘하여 감탄사를 자아냈다. 밀실 트릭은....흐음....ㅎㅎㅎ



하멜른도 앞선 단편 분량으로 나왔더라면 좋았을테지만 재미있게 읽은 사람들도 많은 걸 보면 어디까지나 단편을 좋아하는 본인의 취향의 문제인듯 싶다. 이 작품집에서 소개된 '찬호께이'식 동화 외에 다른 동화들을 좀 더 보고 싶은 바램인데. 과연 속편이 나와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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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 소설 쓰기 -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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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 소설 쓰기 :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2021년 초판)

저자 - 김동식

출판사 - 요다

정가 - 14500원

페이지 - 216p



누구나 쓸 수 있다. 짧으니까. 문제는....



아이디어지...ㅠ_ㅠ 흐흐흐. 이게 제일 문제다. 책에서는 다양한 소재를 따내는 법도 언급된다지만 역시 강렬한 반전을 남기는 이야깃 거리는 장편이던, 단편이던, 초단편이던 분량에 상관없이 어려운 일 같다. 이 책은 무려 900편의 초단편을 완성한 '김동식'작가의 초단편 쓰는 비기를 소개한 작법서이다. 900편이라니.... 지금은 더 늘어나 있겠지. 이제 엽편 2편에 7장 짜리 단편 1개를 쓴 내겐 멀고도 먼 이야기이다. 



운좋게 서평단에 선정되 작가의 초단편 비기를 흥미롭게 읽었다만 정작 '김동식'작가의 초단편은 하나도 본 적이 없다. 일단 이 책으로 작가의 작품을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꼭 초단편을 쓰지 않더라도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게 아닌가 싶다. 한때 '호시 신이치'의 쇼트쇼트 스토리 시리즈를 보며 짧은 분량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아내는 것을 보고 열광했는데 아마도 '김동식'작가의 초단편도 그런 분위기일 거라 예상만 해본다.  



여튼, 쓰기전, 쓰는중, 다 쓴 후. 라는 3가지 챕터 안에서 주제 따는 법, 대상 독자, 캐릭터 설정 부터 착상, 살 붙이기, 결말내기로 이어져 마지막 퇴고까지. 버릴것 하나 없는 초단편을 위한 작법비기가 들어있다. 이 책을 읽고 의욕에 넘쳐 막 쓰고 싶은 열망이 느껴져야 하는게 맞는데 ㅎㅎㅎ 그렇게 되진 못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야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흔하디 흔한 사건도 한 번 더 비틀어 (재미있게) 생각하는 작가의 사고방식을 애석하게도 난 가지고 있지 못한듯 하다. 아... 틀에 박힌 고루한 나의 사고방식이여...ㅠ_ㅠ



 당장은 이렇다 할 발상이 없으나 그래도 이야깃거리가 떠오를 때 이 작법서의 내용들을 참고하여 쓰리라 마음먹었다. 책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예시만으로도 기똥찬 작품 몇 개는 쓸 수 있을 것 같아 가져다 쓰고 싶은 검은 욕망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역시 900편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라는 것. 하지만 쓰려는 사람들에겐 분명 더 없이 좋은 작법서임엔 분명하다는 것. 그리고 초단편 뿐만아니라 반전의 묘미를 주는 미스터리 작법에도 꽤 많이 참고 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는 것. 



어째서인지 이 책을 읽고 나서 단 한  줄도 못쓰고 있다. 짜내야 한다. 짜내보자. 하지만 여지없이 올드한것 같다. ㅠ_ㅠ 흐아아아아.... 살,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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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아이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권일영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목요일의 아이 (2021년 초판)

저자 - 시게마쓰 기요시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크로스로드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39P



목요일의 아이는 멀리 떠난다



제목에 어떤 의미가 있나 했더니만 머더구스의 노래를 인용한 제목이었다. 일본에서 꽤 유명한, 국내에도 번역서가 나와있는 작가인데 공교롭게도 본인은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이다. 사실 작가의 이름보다는 메인 사건에 매료되어 읽은 책인데, 청소년기중 가장 거침없는 질풍노도의 시기인 중딩. 14살 소년이 사건의 핵심이거니와 재혼을 계기로 갑작스럽게 중딩의 아버지가 된 주인공의 혼란을 그리는 줄거리에 저절로 손이 가게 되었다. 



소도시 아사히가오카의 중학교 교실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한 남학생이 급식으로 나온 스프에 발키리라는 무색무취의 농약을 뿌린 뒤 

같은 반 학생들이 단체로 취식. 

담임을 비롯한 9명이 그자리에서 즉사, 21명이 입원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혼돈의 교실에서 웃음을 짓고 있는 소년.

14살의 범인 우에다는 현장에서 체포된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목요일 아이의 사건이라 부른다.

범행을 앞두고 중학교 앞으로 편지 한통이 도착하는데 안에 이렇게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곧 많은 학생이 죽을겁니다. 모두 목요일의 아이입니다.'


7년이 지나고.

전남편의 아들 하루히코를 둔 가나에와 재혼한 시미즈는 결혼 후 아사히가오카로 이사온다.

그것도 목요일의 아이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여학생이 있던 집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 집에 이사온 뒤부터 이상한 사건이 발생한다. 

키우던 고양이가 갑자기 죽는가 하면, 옆집의 이웃이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죽어버리는 것.

그리고 시미즈는 이 모든 사건에 하루히코가 개입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싹튼다.

비록 피가 섞이지 않은 아들이지만 아들을 믿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마음과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아들에게 느껴지는 공포심.

이 상반된 마음이 부딪치면서 사건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일단 서두의 학생의 손으로 벌어지는 무차별 학살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와 같이 소년법이 적용되는 일본에서 싸이코패스 살인범 우에다는 저지른 죄의 대가를 받지 않는다. 결국 아사히가오카에 남아있는 피해자와 시민들은 풀리지 않은 울분을 쌓아두고 있는 셈. 그리고 시점은 현재로 넘어와 아들 하루히코의 외모가 놀랍도록 살인마 우에다와 닮아있음을 하루히코를 본 사람들에 의해 깨닫게 된다. 싸이코패스 살인마와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착한 아이로 알고 있는 아들을 연결짓는 것이다. 



이 불안감의 시작은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서서히 현실로 증폭된다. 그저 외모가 닮았을 뿐인데, 혹은 범인과 분위기가 흡사 할 뿐인데도 마치 아들이 무차별 학살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의심. 그 밑바탕에는 남의 자식이라는 낯선 거부감과 꾸며진 행복 등이 깔려 있다. 사실 내 피가 섞인 자식 조차도 그 속내가 뭔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가족의 평화(?)를 위해 구성원 모두가 어느정도 연기를 하는 것도 현실아닌가. 결국 정도는 다를지 모르지만 어느 가족이나 겪을 수 있는 갈등상황을 목도하고 함께 고민하며 공감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으로 써내려가는 글일뿐. 느닷없이 새아빠를 맞이하는 아들의 입장에서라면 이 작품은 또 어떻게 읽히게 될지 모르겠다.



초반 별것 아닌 것 같았던 징후들은 중후반이 지나면서 도저히 혼자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대혼란의 전조로 번져나간다. 과연 시미즈는 역경속에서도 끝까지 아들의 손을 놓지 않을 것인지는 작품을 직접 읽어봐야 알 수 있으리라. 다만, 사건이 확장되는 후반부는 딱 일본 스럽다 라는 느낌이 드는 전개이다. 범죄자의 우상화. 범죄를 저지른 살인마의 철학에 동조하는 기조는 현실의 일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요소이지만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국내에서는 과연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책의 장르를 사이코 서스펜스라고 정의한다고 한다. 장르를 잘게 구분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역시 사이코 서스펜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다소 과격하고 강렬한 소재인만큼 이야미스적인 요소도 가득하다. 이런 과격한 요소들이 무수하게 분리와 결합을 반복하는 현대 가족의 개념과 진정한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하고 싶다. 시미즈의 결단. 그리고 이후에도 새롭게 태어날 목요일의 아이들까지... 작품의 묵직한 메시지가 책을 덮고난 지금까지도 섬뜩하고 서늘하게 남아있다.



*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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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담 - 운명적인 만남을 원한다면 목숨을 걸어라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장혜영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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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담 : 운명적인 만남을 원한다면 목숨을 걸어라 (2021년)

저자 - 아키요시 리카코

역자 - 장혜영

출판사 - 대원씨아이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28p



그래... 목숨이라도 걸어야....



3포 4포 세대를 거치면서 결혼은 전투와 다름없다. 결혼에 골인한다 해도 승리자가 아닌 또 다른 전쟁의 시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위한 4편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 [결혼기담]이다. 페이지를 보면 알겠지만 분량의 압박 없는데다가 가독성 또한 뛰어나 정말 각잡고 본다면 2시간이면 완독할 단편집이다. 나도 한방에 절반 읽고 아차 싶어 며칠에 나눠서 봤더라는....



1. 이상적인 남자

동네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한 마흔 줄의 여성은 생각지도 않게 가장 이상적인 남성을 소개 받는다. 아무리 봐도 모자랄게 없는 남자를 만나며 도대체 왜 이제껏 혼자 지내는지 의문이 든다. 기어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남자가 결혼정보회사에서 소개 받았던 3명의 여성을 훔쳐내고. 3명의 여성들에게 연락을 시도하던 여성은 깜짝 놀라고 만다. 


2. 결혼 활동 매뉴얼

단체 미팅에서 간호사가 직업인 미녀와 추녀가 한 자리에 모인다. 나는 미녀에게 관심이 있지만 추녀에게도 매너를 잃지 않는다. 결국 나는 미녀와 커플에 성공하고 꿈같은 데이트를 시작한다. 하지만 미녀는 얼마안가 본색을 드러내는데....


3. 이과 여자의 결혼 활동

TV맞선 프로그램에 다수의 여성과 한 명의 남성이 단체 미팅을 벌인다. 이중 참가자인 이과 여성은 통계학, 수학을 접목하여 상대 남자의 마음을 빼앗으려 하고... 그 결과는.......


4. 대리 결혼 활동

바쁜 아들 대신 부모님이 상대 부모와 만나 대리 결혼 활동을 한다. 아들의 아버지는 자리에 나온 상대 어머니에게 한 눈에 반하고 아들은 분명 상대 여성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거짓말을 늘어 놓는다. 그렇게 거짓말은 눈더미처럼 불어나고. 마침내....



기존의 여성관을 뒤엎어 버리는 두번째 단편 [결혼 활동 매뉴얼]이 가장 쇼킹했고 좋았다. 외모로 성격을 규정짓는 자체가 구시대적 사고방식일테지만 지금도 대중매체에서는 은근히 그런 점들을 드러내는 것 같아 작품의 반전이 통쾌하게 느껴졌다. 다음으로 [이상적인 남자]가 좋았는데 역시 남자의 적은 남자,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걸 느꼈다는... 재미 순서를 매긴다면 2>1>3>4 이다. 4번은 결말이 어느정도 예측되어 아쉬웠다.



짧기도 짧지만 결혼을 주제로 하면서도 워낙 설정이나 소재가 겹치는 것이 없어 모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가벼운 느낌이랄까. 이런 가벼움도 나름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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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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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의 신 (2021년 초판)

저자 - 아시자와 요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하빌리스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67p




어쩌면 누구나 한 번쯤은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일지도



'아시자와 요'의 이름을 처음 접한 건 추리가 아닌 공포작품에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은 분명 공포 장르를 표방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미스터리의 기법을 차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자연적 공포에 논리적인 추리를 접목하여 새로운 느낌의 이야기를 완성한 것이다. 하여 이번 작품 [나의 신]에서는 어떤 요소를 접목했을지 내심 기대되기도 했다. 



어떤 문제든 손쉽게 풀어내는 척척박사. 주인공을 비롯한 친구들은 이 척척박사 미즈타니를 '신'이라 불렀다. 초딩들의 눈으로 온갖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내는 친구가 신처럼 우러러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즈타니가 보여주는 인간을 초월하는 지성은 충분히 논리적으로 풀이 가능한 탐정의 영역이었으니 신이라기 보다는 소년 명탐정이라 부르는 것이 맞을듯 싶다.



나도 초딩 탐정단이 등장하는 단편 [코난을 찾아라]가 [계간 미스터리 2021 봄호]에 소개되기도 했는데 초딩을 주인공으로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초딩이라는 나이적 한계, 그로인한 정보의 부족, 수의의 경계 등등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남는 게 없는데 그런면에서 이 작품은 영리하게 난관을 풀어나간다. 사건들을 통해 세상사 아무것도 몰랐던 꼬꼬마 주인공의 의식이 성장하는 성장소설 플러스 일상적 사건을 풀이해 나가는 코지미스터리 플러스 현실의 사회적 문제를 반영한 아동학대까지 녹여낸 것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이야기랄까. 앞선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정말 같은 작가가 맞나 싶은 의심이 들정도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한 학년을 의미하는 4가지 이야기와 앞선 1년의 사건을 마무리 짓는 에필로그로 구성되있다. 아무래도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사건은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던 소녀 가와카미의 에피소드인데 일본 특유의 억지스러움이 아닌 굉장히 현실적이고 절제적인 결말이 감정을 이입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여 좋았달까. 일상미스터리를 선호하지 않는 본인으로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던 초딩 일상 미스터리였다. 



치밀하고 논리적인 사고와 뛰어난 두뇌도 두뇌지만 반 아이들 각자의 사정과 감정을 놓치지 않고 배려하는 미즈타니는 정말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작품을 읽는 본인에게도 신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공포면 공포, 추리면 추리, 감성이면 감성. 각각의 작품에서 다양한 색깔을 이토록 진하게 낼 수 있는 작가의 재능이 샘이날 정도로 뛰어나다. 작가의 데뷔작 [죄의 여백]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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