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티뉴 - 메타버스 게임 앤솔로지
윤자영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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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게임 앤솔로지 컨티뉴 (2022년 초판)

저자 - 윤자영, 전건우, 은상, 서은건, 정명섭

출판사 - 빚은책들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71p

계속 하시겠습니까?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출간 북토크를 직관했던 다섯 작가의 앤솔러지 [컨티뉴]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을 떠올리게 하는 표지를 보면 알겠지만 메타버스를 테마로 하는 청소년 단편집이다. 하나의 주제로 다섯 작가가 개성있게 그려내는 작품들이 흥미롭게 읽히는 작품이다. 아무래도 이책의 편집자이자 작가인 '은상'작가 외에는 안면이 있는 작가들이라 그들의 개성이 가득 담겨 있어 더욱 즐거웠달까. ㅎㅎㅎ

우선 공통 테마는 이렇다.

고가의 메타버스 게임기 '컨티뉴 X10'의 베타 테스터로 뽑힌 다섯 명. 이들은 각기 다른 곳에서 컨티뉴 X10을 쓰고 넷으로 접속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일들이 펼쳐지는데....

1. 메타버스 탐정학교 - 윤자영

초부호의 자제가 텐트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한다. 부호의 아버지는 아들이 절대 자살할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경찰의 수사에도 타살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한편, 명탐정을 꿈구는 신제이는 컨티뉴 X로 메타버스 탑정학교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살인사건의 진실을 해결하면 거액의 상금을 거머쥘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추리에 도전하는데....

2. 희생자 저택 - 전건우

컨티뉴 X10을 쓰고 접속한 순간 정신을 잃었던 나는 어느 저택에서 깨어난다. 이미 먼저 깬 사람들과 함께 저택을 둘러보던 나는 윗층에서 참혹하게 살해된 시체를 발견하고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저택과 웬지 낯익은 사람들. 그리고 깨닫는다. 여기는 희생자 저택이라는 것을......

3. 필사의 퇴근 - 은상

2차세계 대전 게임에 들어온 나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99명의 동료와 함께 고지를 점령해야 하지만 어째서인지 동요라고는 단 한 명도 없기 때문. 뭔가 잘못된 것을 깨달은 나는 게임이지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그러던중 곤란에 처한 나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관리자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리는데.....

4. 대디 플레이어 원 - 서은건

소녀를 보호하며 콘서트 장에 가야하는 임무를 띈 로봇은 여행길에서 각종 아이템과 파티원을 모으며 차근차근 하나씩 미션을 성공해 나간다. 마침내 콘서트 장에 소녀를 무사히 데려간 로봇은 이제 해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못내 아쉬워 하는데...

5. 데드 앤드 언데드 - 정명섭

좀비 소탕 FPS에서 깨어난 나는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끔찍한 좀비와 마주했다. 순간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 '현재 무장, 46형 리볼버, 남은 탄약 4발' 도처에 무기를 구하면서 좀비와 맞서 싸워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예상대로 엄청난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데....

첫번째 작품은 추리소설 쓰는 선생님 답게 학생을 주인공으로 흥미로운 추리게임을 펼친다. 예행연습으로 넌센스 퀴즈를 푼 뒤에 기다리고 있는 실제사건을 기반으로 하는 추리퀴즈는 독자들의 도전욕을 자극한다. 두번째 작품은 제목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반전 단편이다. 넷플의 [블랙미러]의 에피소드 두 편을 떠올리게 하는데, 폐쇄된 저택안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롤(역할놀이)이 흥미를 더한다.

세번째 작품을 읽으면서는 [프리가이]가 떠올랐다. 양자 역학 NPC라는 인공지능 NPC의 등장이 작품의 흐름을 예상치 못하게 한다. 네번째 작품은 아기자기한 판타지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더불어 예쁜 딸을 지켜주려는 아빠의 마음이 작품에 흠뻑 녹아있어 약간의 감동과 공감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 이번이 데뷔작인데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한다. 마지막 다섯번째 작품은 뭐, 좀비 전문가 정명섭이 정명섭 했다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끝없이 좀비와 싸워야 하는 고생이 가득 담긴 작품이었다. 눈앞에 [워킹데드]가 그려지는 느낌이랄까. ㅎㅎㅎ

마치 텍스트로 게임을 즐기는 느낌이다. 웃음이 넘치던 북토크 만큼이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단편집이었다. 정말로 제목대로 컨티뉴2가 나오기를 바란다. ㅎㅎㅎ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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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도 살인사건
윤자영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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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도 살인사건 (2022년 초판)

저자 - 윤자영

출판사 - 북오션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68p

십자도 시나리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작품활동을 펼치는 글쓰는 선생님 '윤자영'작가의 오랜만의 성인대상 중고 신작이다. 2014년 [십자도 시나리오]를 손보아 새롭게 출간한 작품으로 현직 과학선생님의 장점을 십분 살려낸 '과학 미스터리 클로즈드 서클'이라 정의할 수 있을듯 싶다. 설정 자체가 무인도로 수학여행을 간 학생들이 살인마로부터 생존하려는 이야기이니 이 또한 현직의 쌩리얼이 살아있지 않겠는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고등학교를 가장 잘 표현하는 클로즈드 서클이 아닐까 싶다.(물론 많은 과장이 있으리라 믿고 싶다. ㅎㅎㅎ)

인천의 외떨어진 섬. 십자도로 수학여행을 간 23명의 아이들과 2명의 선생님. 그리고 무인도에 거주중인 4명의 거주민까지 총 29명은 자신들에게 다가올 미래도 모른 채 마냥 즐겁기만 하다. 반의 실세이자 일진인 희종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은 담임 고민환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이장이 운영하는 섬에 하나뿐인 구멍가게에서 소주를 구매한다. 이후 야밤에 몰래 빠져나와 등대에 침입한 뒤 술파티를 벌인다. 거나하게 취한 이들은 밤 11시 50분경 숙소로 돌아오고. 이후 잠에서 깬 학생 영재는 바람을 쐴겸 밖에 나왔다가 등대 창문에 드리운 사람 그림자에 화들짝 놀란다.

예상대로 창문에 비치던 실루엣은 목을 멘 시신이었고 시신의 정체는 무인도의 이장이었으니. 평소 관찰력이 뛰어난 영재는 시신의 부자연스러움을 눈치채고 이장이 자살이 아닌 살해당했음을 직감한다. 이에 영재와 친구 민선 그리고 이지현 선생은 합심하여 범인을 찾기 위한 십자도 회의를 여는데....

일단 살해 방법을 추론하는 하우던잇 과정에서 예의 과학적 지식들이 사용된다. 평소 수업 중 학생과의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작가의 말 그대로 교과과정에서 가져왔음을 짐작케 하는 트릭이 눈에 띄었고 흥미로웠다. 내 학창시절에는 그런 걸 배운 기억이 없는데.... ㅎㅎㅎ 근래 학교를 다녔던 독자라면 어렵지 않게 트릭을 맞췄을지도 궁금했다.

예나 지금이나 날나리, 양아치, 일진 등 지칭하는 말은 변했지만 깽판치는 빌런은 존재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악질 학생 빌런이 등장하여 분노를 유발하고 와이던잇의 개연성을 부각시킨다. 돈으로 악행을 무마하고 아무렇지 않게 타인을 괴롭히는 희종 패거리를 보고있으려니 그런 망나니를 컨트롤 해야 하는 교사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잠시 학교붕괴를 걱정하게 하지만 어찌됐던 신박한 과학 트릭과 복선들로 점철된 엔터테인먼트 작품이다. 마지막 챕터의 반전은 왜 14년도에 출간됐던 동일 작품의 제목이 [십자도 시나리오]였는지를 이해하게 만드는 반전이며 [앨리스 더 원더 킬러]를 떠올리게끔 만들기도 했다.

자 과연 '진 정 한' 범인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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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가 모이는 밤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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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의가 모이는 밤 (2022년 초판)

저자 - 니시자와 야스히코

역자 - 주자덕

출판사 - 아프로스미디어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68p

우연이 집약된 광기의 집단 학살극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못했다. 기껏해야 이번 [살의가 모이는 밤]까지 3편. 그중 그의 세번째 작품이자 지금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일곱 번 죽은 남자]는 기발한 특수설정이 어우러진 수작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으로 내 안의 작가의 작품 순위 뿐만아니라 다른 미스터리를 통틀어 상위권 순위가 바뀌어버렸다.

기똥차다. 끝내준다. 거침없는 문장과 가감없는 표현. 다소 무리해보일수도 있는 설정을 밀어붙여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뚝심과 패기! ㅎㅎㅎ 그닥 기대없이 펴들었으나 몇 페이지만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페이를 덮고 나면 왜 제목이 [살의가 모이는 밤]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리라. '히가시노 게이고'의 [조인계획]을 보고 범인이 직접 추리를 해나가는 작품을 쓰고 싶어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조인계획]은 보지 못했으나 '아. 나도 이런 식으로 써봐야지' 하고 내놓은 결과물이 이정도라니. 게다가 명작이라 불리우는 [일곱 번 죽은 남자] 다음으로 쓴 장편이 이 작품이라니. ㅋㅋㅋ 작가의 천재성에 혀를 내두른다.

[대량 학살의 별장]

대학교 교수를 짝사랑하는 소노코의 성화에 못이겨 마리는 폭풍우를 뚫고 별장에 도착한다. 하지만 소노코와 마리를 맞이한 건 교수도 아니고 교수의 아내도 아니라 대학교 학생으로 일주일간 별장을 지키기 위해 고용됐다는 키 큰 청년 뿐. 이후로 형사, 셔틀버스 운전기사, 휠체어를 탄 노인을 모시고 호텔을 가려던 남편과 부인이 산사태를 피해 별장에 모인다.

모두가 처음 보는 낯선 이들. 기묘한 조합과 수상한 분위기. 천둥 번개가 치던 그날 밤.

광기의 대량 학살극이 펼쳐진다.

[살인사건을 목격한 형사]

탐문 조사로 만났던 여성을 잊지 못해 급기야 한밤 중 그녀의 멘션에 몰래 침입한 형사 미모로. 마침 침대에서 남자와 격렬한 섹스중이던 여성을 몰래 엿본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있던 남자가 여성이 눈치채지 못하게 화분에 손을 뻗더니 그대로 여성의 머리에 내려친다.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여성의 얼굴을 화분으로 짖이기는 남자. 그리고 살해 장면을 지켜보는 형사. 다음날. 형사는 사전 현장을 찾지만 자신이 본 현장과 완전히 달라진 것에 적잖이 놀라는데....

간략 줄거리대로 작품은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된다. 특히나 마음에 든 것은 살육 별장의 이야기이다. 정석적인 클로즈드서클의 설정을 따라가지만 알고보면 이것도 작가의 고도의 농락임을 알 수 있다. 생각해보면 본인이 일미에서 가장 싫어하는 XX트릭, XXX트릭, XX트릭 세 가지를 트릭을 사용하는데(아마도 본인 뿐만 아니라 다른 독자들도 싫어할만한 트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읽고나면 기막힌 쾌감을 느끼게 만드니 오히려 그런 트릭들을 역이용하여 비트는 느낌이랄까.

결말을 두고 "어라? 뭐지?"라고 느낄 사람들이 있을 수있다. 하지만 앞서 부자연스러웠던 상황들을 돌이켜 생각해본다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게 된다.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이었으니 말이다. '정말 이게 가능해?' 라고 느끼는 지점이 존재하는데 그 지점의 반전을 맞춰 보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듯 싶다.

요즘 작품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거칠고 날 것의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작품이 나왔던 99년도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으나 그 시절의 거친 느낌이 지금에서는 굉장히 강렬하게 와닿는다.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패기넘치는 기발함이 가득 담긴 소설이며 일단 숨쉴틈 없이 펼쳐지는 별장 집단 학살극만으로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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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1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1
김용세.김병섭 지음, 센개 그림 / 꿈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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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1 (2022년 초판)

저자 - 김용세, 김병섭

그림 - 센개

출판사 - 꿈터

정가 - 13000원

페이지 - 135p

도깨비 도화랑의 비밀은

[전천당]의 인기가 엄청나긴 하다. 비슷한 소재와 패턴의 아동 도서들이 속속들이 출간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아이는 정작 원조겪인 [전천당]보다 [소원을 들어주는 미호네]시리즈를 굉장히 좋아 한다. 4편에서 멈추고 있어 항상 5편은 언제 나오냐고 나를 괴롭히는데 아이의 목마름을 달래줄만한 작품이 눈에 띄었다.

도깨비 도화랑이 만드는 음식을 먹고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리는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이다. ㅎㅎㅎ [미호네]에서는 여우 구슬로 소원을 이루어주고 한 숨을 얻는다면, 이 작품에서는 고민이 있는 자에게 직접 만든 음식을 먹이고 대가로 머리카락 한 가닥을 얻는다. 물론 이 머리카락을 모아 어디에 쓰는지는 겨우 1편에서 밝히기엔 너무 이르겠고 과연 몇 편 뒤에 나올지 궁금해지네...

각 작품들의 컨셉은 비슷할지모르나 아이들의 고민은 천차만별이요 그로인한 대가 역시 예상할 수가없으니! 딸아이는 이 [도깨비 식당]도 순식간에 읽더니 엄치를 추켜 세운다. [쉿! 안개 초등학교]에서 삽화를 맡았던 '센개'작가의 그림도 상황과 잘 들어맞고 무엇보다 작품에 등장하는 도화랑의 음식이 너무나 맛깔나게 그려져 더욱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오징어볼 튀김, 해물 핫도그, 해물우동과 추어젤리와 추어튀김까지..... 침이 흥건히 고이는 판타지 동화랄까. 외모로 친구를 괴롭히는 소녀, 거짓말을 일삼는 소녀, 친구와의 주먹다짐까지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의 고민을 꿰뚫고 나아가 이야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교육동화였다.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충족하니 다음권을 기다리게 된다.

*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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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의 여름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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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의 여름 (2022년 초판)

저자 - 츠지무라 미즈키

역자 - 구수영

출판사 - 내친구의서재

정가 - 18500원

페이지 - 660p

무더운 여름을 적셔줄 힐링 미스터리

[거울 속 외딴 성]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리얼한) 아이의 시점으로 작품을 쓸 수 있는지 놀라움과 호기심을 느꼈었다. 이제는 때묻고 삶에 찌들어버린 어른이지만 우리 모두는 티없이 해맑게 웃을 수 있던 유년시절을 보냈기에 어른임에도 아직 그 시절의 감성을 글로 풀어낼 수 있는 작가의 글빨에 그것도 미스터리를 성공적으로 녹여내는 실력에 놀랐었더랬다. 이후로 그녀의 다른 작품들을 읽었지만 [거울 속 외딴 성]을 읽었을 때의 감정은 더이상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4년만에 출간된 그녀의 신작 [호박의 여름]에서 그때의 그 감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시즈오카의 한적한 시골에 자리잡은 대안학교 미래학교에서는 매년 여름방학마다 일주일간의 체험 캠프를 개최한다. 초등학교 4학년인 노리코는 친구를 따라 미래학교 여름 캠프에 처음으로 참가한다. 막상 친구를 따라 캠프에 왔지만 마음을 나눌만한 사람 한 명없는 내성적 성격의 노리코는 부모와 떨어진 낯선 환경에서 홀로 적응하지 못하고 해메인다. 그러던중 대안학교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미카와 만나고 그녀에게서 다른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짧지만 강렬한 만남.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성인이 된 노리코는 아이를 둔 워킹맘 변호사가 되어있다. 우연히 사건 기사를 접하고 이제껏 잊고 있던 미래학교의 기억을 떠올린다. 미래학교의 운동장 흙 바닥에서 백골의 사체가 발견 됐다는 기사였다. 그리고 그 백솔 사체의 크기로 가늠하건데 초등학교 고학년의 사체라는 것. 이어서 노리코는 백골사체와 얽힌 사건에 변호사로 참여하게 되는데.....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학교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자연을 벗삼아 놀이 교육을 받는 대안학교들을 보곤했다. 작품에서 주 무대가 되는 미래학교는 그때 봤던 자연 속 대안학교를 떠올리게 했다. 비록 부모와 떨어져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문답'이라는 토론 교육으로 아이들의 인성과 가치관을 바로잡아 주는 교육기관.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미카와 노리코의 유년시절 미래학교의 생활모습은 그 정도로 이상적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불안해지는 것은 책을 읽는 내가 그만큼 때가 묻었기 때문일까 반문하게 된다. 그리고 조금 뒤 알 수 없는 불안감의 이유가 너무나 폐쇄적인 학교의 방침이거나, 아이를 교육시키는 어른들의 갈등이거나, 불화가 없어 보이는 평화로운 학교의 아이들 역시 일반 학교와 다름 없음을 짐작케 하는 사건들을 보며 역시 현실은 판타지가 아님을 깨닫게 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입안에 쓰디쓴 쓴물을 삼키게 된다.

백골 사체의 정체는? 사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어른들은 왜? 그날 미래 학교에서는 대체 어떤 일지 벌어진 것인가? 그날의 진실을 향해 페이지가 숨가쁘게 넘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하게 되는 진실에 안타까움과 용서, 화해의 감정이 소용돌이 친다. 육백페이지 중 거의 절반이 넘는 유년시절의 에피소드에 이토록 많은 분량을 할애 하는 이유는 그만큼 아이들의 감정과 행동의 이유를 독자에게 설명하기 위함일 것이다. 단 며칠, 몇 시간, 몇 분. 두 소녀의 우정이 수 십년의 시간을 초월하여 현재의 우리들의 가슴을 적셔낸다.

어른들을 위한 힐링, 성장 소설이랄까. 마지막 결말의 충격이 잔잔하던 수면에 파문을 그리고 이내 감동의 물결로 출렁인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감성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반길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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