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 : 모든 것에는 가치가 있다 레오나 시리즈 The Leona Series
제니 롱느뷔 지음, 박여명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레오나 3 : 모든 것에는 가치가 있다 (2018년 초판)
저자 - 제니 롱느뷔
역자 - 박여명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97p


정의감에 불타는 불법 여형사의 대망의 결말

 
한 아이의 엄마이자 촉망받는 강력반 여형사로 정의감에 불타면서도 불법과 적법을 오가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우리의 안티 히로인 레오나가 돌아왔다! 아쉽게도 시리즈의 마지막인 3편으로 돌아온 레오나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다중적이고 위태로운 모습이지만, 아무래도 이야기의 결말로 치달아가기 때문일까...안팎으로 그녀를 짓누르는 프레셔는 더욱 강해져만가고 어떻게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자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피나는 노력은 애처롭기 그지 없어 보인다. ㅠ_ㅠ 목표를 위해 서슴없이 법을 어기면서도 약자를 보호하고 악당들에 공분하는 다혈질 여형사...3부에 걸친 그녀의 대장정은 해피엔딩? 혹은 배드엔딩?...과연 어떻게 매듭지어질 것인가...


현금수송차량 탈취사건이 발생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나고...어둠의 브로커 아르망에게 무참히 폭행당했던 몸의 상처도 어느정도 회복되었고, 레오나는 여전히 강력반 형사로서 일하고 있다. 현금수송차량의 돈으로 먼 타국에서 편안한 나날을 보내려던 계획은 무참히 깨졌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은 레오나는 범죄자들을 이용해 한탕을 벌이려던 기존 계획에서 위험이 되지 않는 선에서 레오나 홀로 차곡차곡 도피자금을 모으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한다. 그렇게 범죄자들의 마약판매 대금이나 절도범들의 훔친돈을 가로채던 레오나에게 새로운 엽기적 사건이 떨어진다. 노숙자 혹은 정신이상 환자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장기를 적출하고 길거리에 내버리는 사건을 할당받은 레오나는 장기밀매범들의 치밀하고 비인간적 처사에 공분하고...본격적으로 수사를 펼치는데.....


2편과 마찬가지로 장기를 적출당한 사회적 약자들을 걱정하고 보호하면서 장기 밀매범들에게 격분하는 정의로운 열혈형사의 모습과 아무렇지 않게 범죄자들의 검은 돈을 쓱싹 하고 불법 포커판에서 도피자금을 뻥튀기 하는 웬만한 범죄자 뺨치는 어둠의 모습이 상반되게 그려지면서 지극히 충동적이면서도 냉철하고 냉정하며 현실적인 상반된 매력을 가진 레오나에게 인간적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 교차되는 두 사건 만으로도 정신없는데, 여기에 레오나의 행동에 의혹을 품고 독자적으로 미행하며 레오나의 비밀을 파헤치는 경찰 내부자의 등장까지 더해지니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긴장과 재미의 도가니탕으로 끌고 들어가 버린다.


3부의 메인 스토리인 불법장기밀매는 자신도 모르게 신장 혹은 각막이 적출되어 버려지지만 피해자들이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대중의 외면을 받게되는 설정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보안업체 직원들이 대낮에 그것도 보행자가 많은 거리에서 노숙자를 끌고 차에 태운다. 노숙자는 저항을 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거리의 사람들의 시선은 지극히 무신경하고 심지어 반기는 기색의 시선까지 느껴진다. 그렇게 끌려간 노숙자는 마취되어 수술대에 오르고...각막이 적출된 남자는 마취에 깨어나 두 눈이 있어야 할 빈자리에서 흘러내리는 피눈물을 느끼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어둠속에 갇혀 길거리를 헤메인다...이렇게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장기밀매 사건은 상당히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그려져 공포로 다가온다. 개봉한지는 꽤 됐지만 임창정 주연의 영화 [공모자들]도 생각나면서, 질병에 걸려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생명을 사고 파는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냉혹한 비인간성에 치가 떨리게 만든다.


어쨌던, 정의의 형사 모드의 레오나가 끈질긴 수사로 밀매조직을 색출해내고 이유야 어찌됐던 직접적으로 그들에게 복수? 단죄하기 위해 적들의 소굴로 쳐들어 가는 시원시원한 장면은 하드보일드로서의 카타르시스를 충분히 제공해 준다. 물론 그 개인적 복수심으로 야기되는 결말의 행방은 미쳐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말이다...-_-;; 범죄자는 죄를 받아야 한다는 권선징악적 대전제만 아니라면 신경증에 걸릴정도로 극한의 스트레스를 주는 이중생활에서 한탕 크게 저지르고 머나먼 남국에서 연인과 함께 행복하게 보내기를 개인적으로 바랬건만....열린결말 임에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그녀의 상황을 봤을때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것 같으면서도...그녀의 임기응변이라면 충분히 위기를 타개 할 수 있을것도 같아서...흠....3부가 완결이라고 못박았지만 작가가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이후의 이야기도 나올 수 있을만한 시점에서 끝난것 같다. 솔직히 그녀의 아슬아슬 똥줄태우는 위법행위를 좀 더 지켜보고 싶은 심정인데....참 기묘한 매력을 풍기는 히로인이랄까....


그녀의 이야기는 이제 끝이 났지만 적지 않은 3부라는 분량을 끝까지 집중시키며 신선하면서도 치밀한 설정의 하드보일드의 매력과 반전의 묘미를 안겨준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해 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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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멈추는 법
매트 헤이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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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멈추는법 (2018년 초판)
저자 - 매트 헤이그
역자 - 최필원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5800원
페이지 - 502p



영생...신의 선물인가...저주인가...



영생...죽음의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은 일생을 불로초를 찾아 헤맸지만 결국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의 공포...그 공포를 벗어나고자 유독 영생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이 많은건가?...얼마전 무한 윤회를 통해 영생을 살아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SF 판타지 [변신]을 읽었었는데, 천년을 사는 남자를 그리는 비슷한 소재의 작품이 출간되었다. 마녀사냥이 벌어지던 1500년대 부터 세상의 무수한 일들을 직접 겪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남자 톰 해저드의 기구하면서도 신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런던의 고등학교 역사선생인 톰 해저드는 현재를 살면서도 시시때때로 폭풍처럼 몰려드는 과거의 기억 때문에 머리가 깨질듯한 두통을 안고산다. 1581년에 태어난 톰은 십대부터 시간의 흐름을 빗겨가면서 일반인들에 비해 엄청나게 느린 성장의 시간을 갖게 된다. 모두가 무지하던 시절...톰 홀로 정체된 시간속에서의 삶은 때마침 일던 마녀사냥 붐과 맞아 떨어지면서 마녀의 자식으로 몰려 엄마를 참혹하게 잃게 만든다. 이후 떠돌이로 생활하며 긴긴 인생에서 단 한번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자녀를 갖지만 점차 늙어가는 아내와는 달리 십대의 외모를 간직한 톰으로 인해 역시 주변인들의 의혹을 받고 결국 결혼생활 역시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된다. 상실감에 방황하다 우연히 실종된 그의 딸 메리언 역시 자신과 같은 영생의 능력을 이어받았다는것을 알게되고...그 이후 현재까지 약 오백년간을 메리언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데....



오백년 이상을 살면서도 잔병치레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자신이 겪어온 인생을 거의 대부분 기억해낼 뿐만아니라 치명적 육체의 손상이 없는 한 천년 이상을 살 수 있는 기나긴 삶...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끝없는 삶을 사는 톰의 인생은 영생의 댓가라기엔 너무나 가혹한 고통과 영겁의 고독을 안겨준다. 사랑하는 사람이 늙어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그런 저주의 삶은 너무나 가혹하다. 톰의 독백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진행되는 이야기에 짙게 드리운 나른함과 고독감은 톰이 오래도록 살아오며 느꼈던 세월의 권태감...그때문인것도 같다. 하지만 암울한 분위기로만 가득차 있는것은 아니다. 현재의 일상속에서 사소한 일들에서 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생생한 기억들...'셰익스 피어'를 만나 그와 함께 연극을 공연하고, '스콧 피츠제럴드'와 만나 그의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꿈같은 장면들은 영생의 삶을 사는 톰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이 아니겠는가...오백년이란 시간속 역사의 목격자로 그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할아버지 처럼 흥미롭고 신비로웠다.



이야기는 크게 두가지 갈레로 전개되는데, 첫번째는 반세기 동안 절대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든 매력적인 학교 불어선생 카미유와의 만남이고, 두번째로는 영생자들의 비밀 소사이어티(앨버트로스 소사이어티)와 그들이 수행하는 비밀임무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앞서도 말했지만 영속의 시간을 사는 이가 고독감에 휩싸이는 소재는 여타 작품들...[아델라인 멈춰진 시간]이나 하다못해 X-MAN 스핀오프 [울버린]에서도 다뤄지던 장면들이라 그다지 새로울게 없는데,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매력적인 여성에게 빠져드는 오백살 먹은 남자의 달달한 감성과 함께 뒤가 많이 구려보이는 영생 네트크의 위험하고 긴박한 임무와 실종된 딸의 행방이 한데 섞이면서 재미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것 같다. 영생이라는 소재는 익숙할지언정 작품에 담겨있는 복합적 감성과 감춰진 음모는 새롭게 다가왔다.



일반인들을 하루살이로 부르며 오랜 세월을 살아가는 늙지 않는 병에 걸린 영생족들의 개개의 모습을 보면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공포와 우려에 휩싸여 영생을 사느니 하루를 살더라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유로운 삶을 택하는 그의 용기있는 결정을 응원하게 된다. 띠지에 쓰인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 영화제작 확정이라는 말때문인지...읽는 내내 톰 해저드를 '베네딕트 컴버배치'로 상상하며 읽었더니 정말로 딱 맞는 캐스팅이 아닌가 싶다. -_- (세뇌효과인가....) 소설도 재미있는데, 영화로 나와도 딱 좋을 작품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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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타나의 꿈 - 레이디 랜드 속으로
베검 로케야 사카와트 호사인 지음, 암리타 셔 길 그림, 선자연 옮김 / 체리픽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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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타나의꿈 : 레이디 랜드 속으로 (2018년 초판)
저자 - 베검 로케야
그림 - 암리타 셔 길
역자 - 선자연
출판사 - 체리픽출판사
정가 - 10000원
페이지 - 85p



인도 페미니즘 SF


여성들의 인권신장운동이 활발히 펼쳐지는 요즘 페미니즘 시류에 맞춰 인도 페미니즘 SF작품이 출간되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이야기라는 의도에 맞춰 큼직한 폰트와 페이지마다 삽화를 첨가하여 아이에게 읽어주기도 좋고, 청소년도 거부감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근래들어 아작에서 출간된 [완전사회]처럼 이 작품 역시 여성들이 지배하는 유토피아를 그리는 작품이다. 한가지 특이한건 1900년대 인도 여성인권운동가가 써낸 작품이라는건데, 지금까지도 철저한 계급별 차별이 존재하고, 여성의 인권을 철저히 무시하여 저녁 뉴스에도 간간이 충격적인 미성년 소녀 집단강간 및 치상사건으로 오르내리는...바로 그 인도의 여성이 그려낸 작품이라는거다. 그렇다는건 작품속에서 그려지는 여성들의 유토피아는 지독히 지옥같은 현실에서 그토록 바라던 일들이란 것인데...결국 억겁의 시간동안 모멸과 억압, 차별속에서 피눈물로 써낸 작품이란거다.



잠시 졸다가 잠에서 깨어난 술타나는 기존의 인도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눈을 뜬다. 그곳은 레이디 랜드라 불리며
여성들은 밖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남성들은 집안 격리 구역에 갇혀 육아와 살림을 전담한다. 원래 레이디 랜드는 기존의 인도사회와 같았으나 여성을 위한 대학이 설립되고,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태양열과 기후를 조종하는 혁신적인 발명을 통해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줌심 사회로 체제전복을 성공하게 된다. 레이디 랜드는 하루 단 2시간만 업무시간이고 그 외에는 자유시간이고, 반다나 없이 밖을 돌아다녀도 아무도 눈치 주지 않는다. 두 눈으로 유토피아를 목도한 술타나는 흥분에 휩싸인다. 하지만 공중부상 자동차를 타고 가던중 실수로 땅으로 떨이지는 술타나는....



작가가 그리는 신세계는 차별받던 여성과 지배하는 남성의 위치만 뒤바뀐 여성중심 유토피아 사회였다. 여성은 지혜롭
고 남성은 전쟁광 똥멍충이로 그려지는 사회...-_-;;; 작가가 당시 처했던 사회적 편견에 대한 반발의 발로라고 여겨지는데, 극단적 설정때문이라도 아이와 함께 읽는 이야기로서는 그닥 동의하기 힘들었다...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바란다면, 남성과 여성의 완전 평등을 그리는 작품을 함께 읽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여성들의 인권신장은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근래에 양측진영 모두 극단적으로 과열되는 양상은 우려스럽기도 하다.



어찌됐던 작품이 쓰여진 비극적 배경과 함께 인도의 여성 차별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는건 암담하게 다가온다....
일장춘몽일지라도 단잠의 꿈속에서라도 레이디 랜드를 꿈꾸는 그녀들의 처우가 하루빨리 개선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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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정의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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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절대정의 (2018년 초판)

저자 - 아리요시 리카코

역자 - 주자덕

출판사 - 아프로스미디어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15p



목을 조르듯 숨통을 죄어오는 절대적 정의




뛰어난 서술트릭 [성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작가 '아리요시 리카코'의 신작이 1인 장르전문 출판사 아프로스미디어에서 출간되었다. [18시의 음악욕]으로 시작하여 SF, 추리 등 정통장르물을 출간하는 아프로스미디어의 여섯번째 출간작으로 이번 작품은 '이야미스'라는 일본 미스터리 장르의 작품이다. 사실 '이야미스'라는 말은 이 [절대정의]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읽고 나면 뒷맛 씁쓸하고 불쾌해 진다고 해서 싫다는 뜻의 '이야다'와 미스터리가 합쳐진 합성어라고 한다. 문득 그동안 읽었던 작품중에 '이야미스'스러운 작품들이 있었던가 생각해보니 이유없는 악의로 가득차 읽고 나서 더러운 기분으로 온몸을 감싸던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남의 일]이 떠올랐다. 과연 이 작품도 [남의 일]처럼 어둠의 오오라로 가득한 작품일까 기대하며 펴들었다....



가즈키, 유미코, 리호, 레이카...그리고 노리코...이들은 고등학교 시절 단짝 친구들로 친하게 지내는 절친들이다. 어릴적 통금시간을 어긴 노리코를 찾으러 나간 엄마가 음주운전 사고로 목숨을 잃은뒤 불법을 절대로 용납하지 못하는 절대적 정의를 추구하게된 노리코는 특유의 당당함과 비장감으로 만원지하철에서 치한에게 당하는 가즈키를 구하고, 도둑으로 오해받던 리호의 진범을 붙잡는등 여러 정의로운 행동들로 친구들로 부터 더욱 친밀해지고, 존경까지 받는 바른 소녀로 인정받는다. 하지만...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도 하고...사소한 위법행위도 저지를 수 있는법이건만...융통성 제로의 노리코는 감정없는 기계처럼 오로지 적법과 위법의 이분법적 사고만으로 행동하고...점차 정의의 사이보그 같은 그녀의 모습에 네 명의 친구들은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각자의 치명적 이유로 노리코를 살해한다. 그리고 5년뒤...가즈키, 유미코, 리호, 레이카는 노리코의 이름으로 초대장을 받게 되는데....



와...[성모]로 작가의 필력은 이미 경험했다만...이 작품 진심 위험하다...책을 펴들고 앉은자리에서 완독한건 꽤나 오래간만의 일 같다. 각 챕터별 캐릭터의 시선으로 노리코와 엮이는 과거사와 함께 노리코를 살해하는 일련의 묘사가 감질나게 이어지다보니 당췌 책을 덮을 수 없이 끝까지 읽게 만드는 몰입감을 안겨준다. 감정이 결여된채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는 노리코지만...웬지 모르게 기분이 더러워진다. 자신의 정의를 이루기 위해 상처입는 타인은 절대 무시하며 그녀만의 절대정의를 실현했을때...그때 희미하게 보이는 환희에 찬 미소...그 미소는 진정한 의미의 광기이다. 악의보다 더욱 무섭게 다가오는 찬란한 환의의 미소...지극히 객관적 관점에서 관철하는 정의이기에 누구도 대놓고 노리코를 지탄하지 못하고 어느새 자신은 위법을 저지른 죄인이 되어있다. 목을 조르듯 숨통을 죄어오는 절대적 정의....악의를 대놓고 드러내던 [남의 일]과는 뭔가 전혀 다른 차원의 불편함이랄까?...



어느덧 인생을 살다보니 나역시 유독 바른생활을 고집하고 타인에게도 자신의 정의를 강요하는 노리코 같은 부류의 사람을 만난 경험이 있다. 자신은 절대로 바르게 산다는듯 타인의 실수나 허물을 꼬집으며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 말이다. 유난히 성실하고 불의 앞에서는 광분하는 그들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서슴없이 하고 싶은 말은 하고야 마는 사람들이다...그런 그들이 내편 일때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듯 의지가 되지만 나와 대적해야 하는 사람이 그런 부류라면....허허...답이 없다...ㅠ_ㅠ 근데 항상 꼭 그런 인간들이 내 군대 선임이던가, 직장 선배로 만나게 되는 얄궂은 운명의 장난...그래서인지 내 편인줄 알고 자신들의 치부를 줄줄 고백하다 그 고백으로 인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네 명의 여성들의 배신감과 분노가 내게도 사무치게 다가왔다...



이 작품을 통해 다시한번 융통성의 미덕을 깨닫는다. 타인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것...때로는 알면서도 모른척 해줄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그래...은촛대를 훔치는 장발장을 눈감아 주던 신부처럼 말이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불쾌함을 감수하고 서라도 읽을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충분히 감정적으로도 공감되고, 극한으로 치달아 가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와 허를 찌르는 결말의 반전 또한 빼어나다. 앞으로 '이야미스'를 듣게 된다면...바로 이 작품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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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죽이기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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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죽이기 (2018년 초판)

저자 - 고바야시 야스미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검은숲

정가 - 13500원

페이지 - 366p




웰컴 투 더 고바야시 야스미 월드!



기괴하고 그로테스크 하면서 신비하고 독특한 매력으로 새로운 잔혹동화의 세계를 선보였던 [앨리스 죽이기]로 작가의 이름이 뇌리에 박혔던 '고바야시 야스미'의 잔혹동화 시리즈 3편이 일본과 국내 동시 출간되었다. 영화도 아니고 소설동시 출간이라니... 일본의 반응을 볼것도 없이 작가에 대한, 작품에 대한 출판사의 자신감이 엿보이는것도 같다. 역자 후기에도 언급됐지만 솔직히 [앨리스 죽이기]를 봤을때만 해도 현실과 동화나라의 컬라보레이션이 이렇게 계속 될줄은 꿈에도 상상못했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호두까기 인형을 모티브로 한 [클라라 죽이기]가 출간되고, 이제는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한 [도로시 죽이기]까지 나오다니....이쯤되면 '고바야시 야스미'식 잔혹동화 시리즈가 제대로 정착되었다고 봐도 무방할듯 하다. 솔직히 [앨리스 죽이기]를 봤을때의 충격과 신선함은 상상이상이었다. 미쳐돌아가는 원더랜드의 등장인물들의 무한 말장난과 그로테스크한 잔혹성은 내가 추구하는 취향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자...이번엔 오즈의 나라다...어떤 아비규환의 지옥도를 보여줄까?...



도로시와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 허수아비는 죽음의 사막에서 말라비틀어진 생물의 조각을 발견한다. 도로시는 호수에서 물을 길어 말라비틀어진 조각에 붓자 물기를 머금은 조각은 점차 재형태를 찾아가고...말라비틀어진 조각에서 떠버리 도마뱀 빌이 깨어난다. 이상한 나라에서 길을 잃고 오즈의 변방 죽음의 사막을 헤매다 말라비틀어진 도마뱀 빌은 오즈에서 이상한 나라를 아는 사람을 수소문 하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여 어쩔 수없지 오즈에 체류하게 된다. 오즈를 통치하는 독재자 마법사 오즈마의 생일잔치날...도로시의 방 앞을 지키던 진저장군이 얼굴에 수없이 칼에 찔려 죽은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오즈마의 명령으로 오즈의 수석시녀 젤리아 젬과 도마뱀 빌은 진저장군 살인사건의 수사를 맡게되고 살인 현장을 수색한다. 그러나 바로 뒤이어 얼굴이 무거운 로봇에 짓이겨져 형제를 알 수 없는 한구의 시체가 발견되고....모두는 경악에 빠지는데....



작품을 읽고 나서 이 [도로시 죽이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조언을 한다면....


1. 오즈의 마법사 읽기 : 아쉽게도 어릴적 봤던 흐릿한 기억의 오즈의 마법사 밖에 없기에 주요 등장인물을 제외하고는 다른 인물들은 생소했는데 알고보니 오즈 시리즈가 무려 15편이나 있었고...이 작품은 이 15편의 오즈 시리즈 세계관이 모두 들어있다.


2. [앨리스 죽이기], [클라라 죽이기] 읽기 : 머...당연히 전작을 읽으면 이 잔혹동화 세계관의 법칙은 쉽게 이해될것이다. 난 [앨리스 죽이기]만 읽고 [클라라 죽이기]를 보지 못했는데, 그래서 떠버리 도마뱀 빌의 등장이 의아했다는...-_-;;;


3. [장난감 수리공] 읽기 : 국내 출간된 단펴집 [장난감 수리공]을 꼭 읽고 이 작품을 볼것을 추천한다...아...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미루다 못봤는데...못내 아쉽다...ㅠ_ㅠ...이 작품의 등장인물이 작가의 다른 작품의 인물들과 겹쳐 출연한다. 이쯤되면 '고바야시 야스미'월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1~3까지의 이유 때문에 이번 작품을 100% 즐기지 못한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일단 세번째 시리즈인만큼, 아니면 오즈의 사람들이 원더랜드보다는 그나마 정상적이라서 그런지 이번 [도로시 죽이기]는 그나마 정상적이랄까?...어느정도 말이 통한달까?...[앨리스 죽이기]에서 선보였던 무한 말장난의 비중은 상당히 줄어들고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추리적 요소가 강화되었다. 나야 말장난과 잔혹성을 선호해서 약간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바꿔말하면 전작의 극악 마니아 취향에서 이번 작품은 상당히 대중적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전작에 비해서 대중적이라는 말이다...-_-) 말장난도 받아줘야 재미있는데, 도마뱀 빌만 끊임없이 떠들어대고 받아주는 이가 없으니 아쉽더라는...



어쨌던 이번 작품에서도 현실과 동화의 세계간의 법칙은 그대로 유지되고 결말을 위해 한번 더 법칙을 비틀어 버려 반전을 꾀하기도한다. 물론 유혈이 낭자하는 광기어린 장면들도 곳곳에 배치하니 어찌 좋지 아니한가..ㅎㅎㅎ 이렇게 세번째 잔혹동화 시리즈도 성공적으로 완벽하게 '고바야시 야스미'식으로 비틀어 버린것 같다. 어느덧 세번째 시리즈임에도 여전히 신선하고 충격적이다. 다음엔 어느 동화를 잔혹하게 비틀어 줄지, 그야말로 최고의 동심파괴 동화로서 어떤 동심을 깨트려 줄지 벌써 기대된다. '고바야시 야스미'의 팬이라면, 혹은 [오즈의 마법사] 팬이라면, 혹은 [앨리스 죽이기] 시리즈의 팬이라면 무조건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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