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의 신
아가와 다이주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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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의신 (2018년 초판)

저자 - 아가와 다이주

역자 - 이영미

출판사 - 소소의책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18p



진짜로 2018년 마지막 책...



이제 2018년이 약 2시간 가량 남았다. 정말로 올한해 올리는 마지막 서평이 될듯 하다. 서평단 도서로 받아놓고 마감일자를 착각해 오늘 부랴부랴 읽고 올리는 서평이지만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들로 연말을 마무리하기에 딱 좋은 작품이었던것 같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자정이 다된 늦은밤...막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전투같은 업무일과를 마치고 피곤에 찌들어 잠시나마 휴식을 위해 눈을 붙이는 샐러리맨, 업무의 연장인 회식자리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들이키고 얼큰한 술기운에 기대서 있는 회사원, 즐거운 데이트를 마치고 귀가를 위해 막차를 탄 알콩달콩 커플들,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집에가는 잠깐의 시간에도 단어장을 암기하는 수험생...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공통의 공간 막차에서 그들의 인생은, 그들의 꿈은 그렇게 이어진다. 누구나 한번쯤 옆자리의 아저씨는, 앞자리의 아가씨는, 뒷자리의 커플들은 이 막차를 타고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궁금해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누구나 가져봄직한 그 호기심을 같은 막차를 탄 일곱명의 사람들을 통해 속시원히 풀어주는 작품이다. 하루의 시작을 여는 첫차와는 전혀 다른 온도인 막차에 탑승한 사람들이 갖고있는 사연들은 무엇일까?...



자정에 가까운 늦은 시각...사람들로 꽉찬 만원철도는 K역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갑자기 급정거 하는 철도에 사람들은 몸이 쏠리고, 여기저기 비명과 탄식이 오갈즈음...구내 방송에서 K역에서 인사사고로 열차가 정거하였고, 잠시 대기해야 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순간 사람들의 뇌리에는 기차역의 인사사고가 달려오는 철도로 몸을 날리는 자살 아니면 사람이 떨어져 참혹하게 다치는 사고라는 것을 직감한다...발디딜틈 없는 만원철도...그리고 급정거....열차에 탄 일곱명의 사람들은 이 막차를 타고 어디로 향하고 있던 것일까?....



제1화 파우치 

만원버스에서 만난 변태치한이 나의 엉덩이를 잡고, 순간 빡침을 누르고 치한이 내 뒤에 서있는 남성임을 확인한 나는 손을 뒤로 돌려 치한남자의 소중이를 슬며시 움켜쥔다. 깜짝 놀란 눈빛의 남성과 눈이 마주치고, 나는 최대한 유혹하는 눈빛과 함께 미소를 발사한다. 뒤이은 의미심장한 남성의 미소를 뒤로하고 역에서 내린 나는 남성이 나를 따라 내리는 것을 확인한뒤 사람이 없는 으슥한 곳으로 유인한다. 그리고 남성을 향해 돌아본 나는.....!!!!

- 머..세상엔 정말 다양한 페티쉬가 있고, 각자의 기호와 취향이라지만....참...일본에서는 이런 페티쉬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걸 보면...참으로 낯설다..-_-;;;



제2화 브레이크 포인트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쉼없이 매일밤 철야를 하던 개발팀에게 사장의 명령으로 재충전을 위한 하루 휴가가 주어진다. 할일이 태산인 팀원들의 볼멘소리와 함께 오래만에 갖는 하루의 휴식에 들떠하는 모습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나...자정이 가까운 시각에서야 하루일과를 마무리하고 팀원들을 위해 팀장인 나는 먼저 퇴근길에 오른다. 막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나는 우연히 불켜진 권투도장에서 땀흘리며 연습하는 선수를 보고 발길을 멈추는데....

- 빡빡한 업무에도 잠깐의 브레이크 포인트가 재도약을 위한 힘이 되듯....인생에서도 자신만을 위한 브레이크 포인트가 필요한것 같다. 물론 나의 브레이크 포인트는 독서겠지?...ㅎㅎ

 


제3화 운동 바보 

연습때문에 오랜만에 보게되는 경륜선수 남친을 만나러 당장 달려가야 하지만....회사근처 이태리 음식점에서 와인을 시키는 나....회사 회식때문에 늦는다고 문자를 보내고, 네 잔째 와인잔을 비운다...대체 우리 사이가 왜 이렇게 된걸까?....

- 헌신과 부담은 종이 한 장 차이...상대를 위한 일일지라도...그 상대가 부담이 된다면 사이는 소원해지리라.



제4화 오므려지지 않는 가위 

암으로 쓰러진뒤 아버지는 이발소 가위를 놓고 병원에 입원해 암과 사투를 벌인다. 우연히 술집에서 만난 옆테이블의 사람이 알고보니 아버지 이발소의 단골 손님임을 알게되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가 무르익는 그 순간...아버지가 위독하는 어머니의 다급한 전화 한통...온힘을 다해 막차를 탔지만...기차는 멈추고, 인사사고라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발을 동동구르며 입이 마르고 가슴은 방망이질 치는데...

- 단편들중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다. 떠나는 아버지를 위해 인생의 커다란 결심을 하는 아들의 마음이 눈물겹다.

 


제5화 고가 밑의 다쓰코 

우연히 만난 다리 밑의 콩트작가 다쓰코에게서 유년시절 슬픈 이야기를 듣게되는 나....

- 크로스드레서?....여성복 도착증?....여장한 남자 다쓰코의 이야기인데, 정말로 일본은 이런 페티쉬가 일반적인 건가?!!...-_-;;;



제6화 빨간 물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학교에 빠지는 날이 점점 많아지는 나....하루는 녹색들판을 캔버스에 그리던 나는 갑자기 불현듯 붉은색을 색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빨간색 물감을 찾지만 갖고 있던 물감을 다 써버렸다. 순간 나의 피로 그리면 된다는 생각에 충동적으로 칼을 들어 손목을 그어버리는데....

- 개인적이고 인간불신에 사로잡혀 있던 외톨이 소녀 내가 세상을 향해 손을 내밀게 되는 특별하지만 잔잔한 이야기....



제7화 스크린도어

누군가에게 떠밀려 선로에 떨어진 나는 들어서는 열차 앞에서 몸이 굳어버린다. 순간 누군가의 도움으로 선로 아래 안전지대로 피신하여 목숨을 건지게 되고, 공포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린 나는 목숨을 구해준 남성을 찾지만, 남성은 자신의 신분을 감춘채 이미 떠나버린뒤였다. 어떻게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은 나는 플랫폼의 매점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데....

- 수십년을 이어온 기적적인 인연의 끈....뭔가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법한 기적같은 감동적 이야기가 가슴을 따뜻하게 덥힌다.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안타까움을 전하는 막차를 탄 사람들의 일곱빛깔 사연들....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공간과 감성이기에 각기 다른 그들의 이야기에 동화되어 읽을 수 있었던것 같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공감하게 만드는 착한 미스터리로서 추천하면서...올해의 마지막 서평을 끝맺는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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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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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잠들다 (2018년 2판)

저자 - 미야베 미유키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RHK

정가 - 16000원

페이지 - 586p



2018년 연말을 장식하는 축복같은 작품



미미여사의 1992년 작품이자 2006년 국내 출간된 작품 [용은 잠들다]가 새롭게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내가 읽은 미미여사의 작품이라고는 [가상가족놀이][고구레 사진관] 달랑 두 편인지라 이번 개정판도 처음 들어보는 작품이지만 독특한 제목과 함께 무려 초능력...작품속 표현을 빌리자면 사이킥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에 출간당시 1992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그외에도 많지만 생략하겠다.)을 수상한 수작이라는 말을 들으니...이거 기대를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구나!...그렇게 작품을 일독한 지금 처음 가졌던 기대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리라!!



본인이 고딩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독특한 소재와 재미로 회자되던 만화가 있었다. 바로 [미스터리 극장 에지]라는 만화이다. 수년후 [사이코메트러 에지]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된 만화인데, 이 만화는 특정인의 소유물에 손을 대어 소유자에 관한 정보를 읽어내는 심령적 초능력,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주인공 에지가 여자 형사를 도와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스토리의 만화였다. 그런데 미미여사의 바로 이 작품에서 정말 오래간만에 잊고 있던 '사이코메트러'와 다시 재회하게 되다니...한 실험결과에 의하면 남성은 10명중 1명, 여성은 4명중 1명이 이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이전에 존재했던 인간의 기억이 냄새처럼 주위의 사물에 남는다는 초심리학적 가설에 의거한 사이코메트러가 이렇게 많은 비율로 존재할 줄이야...-_-;; 물론 작품에서와 같이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극대화 되어있는 케이스는 드물겠지만 실로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수치인것은 분명한듯 하다. 작품에서 초능력을 용에 빗대어 모든 인간에겐 용이 잠들어 있고, 이 잠재되있는 용을 컨트롤 한다면 무궁무진한 능력을 발휘 할 수도 있다는 개념은 상당히 설득력을 갖는 대목인 동시에 남다르게 다가오는 대목이기도 한 것이다. 



잡지사 애로의 기자 고사카는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날 차를 운전해 가던 도중 비에 쩔은 소년을 만난다. 그냥 지나칠 수 없던 고사카는 소년을 차에 태우고, 어느 공단을 지나던 도중 자동차 바퀴에 무언가 걸리는 것을 느끼고 차를 세운다. 이내 차바퀴에 걸리던 것이 도로의 맨홀 뚜껑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차에서 내려 주변을 살피던 고사카는 빗물에 넘실대던 노란 우산을 발견하게 된다. 전방을 살피기 힘든 강력한 태풍...도로게 열린 맨홀....떨어진 우산....그리고 뒤이은 초딩 소년의 실종.....비극을 향한 우연의 일치 속에서 차에 태운 소년은 마치 그 상황을 목격한냥 그냥 흘려버리기 힘든 진술을 한다. 소년일 맨홀에 빠지게 만든 맨홀을 열어 놓은 장본인을 알고 있다고 말이다....뜬금없는 소년의 진술에 호기심과 불신을 동시에 느낀 고사카는 소년과 함께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기에 나서는데.....



앞서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미스터리 극장 에지]에서 에지가 (작품에서는 고딩 이후의 시점으로 그려진다) 유년시절 자신의 능력을 인지하고 본격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전 들끓는 정의감과 과분한 능력 그 사이 중심을 찾지 못해 헤메이던 그 혼란스러운 시점의 이야기가 그려진다.(예를 든다면 말이다.) 작품속 16살인 신지는 막 꽃피는 사이코메트리의 능력을 버거워 하면서도 자신이 맞닥뜨린 상황에 눈돌리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싸운다. 물론 의욕만 넘치는 신지의 행동은 실종된 초딩의 사건에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나름 인생의 쓴맛과 함께 좌절을 맛보기도 한다. 이와중에 사건의 증인이자 조정자로 나서게된 고사카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사이코메트리 신지를 믿을 것인가, 신지의 거짓을 파헤칠 것인가 말이다....



당신은 초능력의 존재를 믿는 사람인가 아니면 부정하는 사람인가?....다소 허무맹랑해 보일지 모르는 의문을 되묻는 이유는 이 작품이 사이킥신봉자이건, 비신봉자이건 각자의 신념을 존중하면서 가치판단 기준에 치우침 없이 이야기를 진행 시키기 때문이다. 사이킥 포스의 존재에 대한 계속되는 질문과 검증 속에서 균형잡힌 고사카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비판적 사고를 갖게하는 동시에 진실을 향한 뇌내 검증의 기회를 제공한다. 타인의 기억을 스캔하는 존재...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설정임을 알면서도 작가가 그려내는 치밀하고도 체계적인 설정과 섬세한 캐릭터의 심리묘사는 어느새 사실여부에 대한 검증은 배제하고 스토리 자체에 빠져들게 만드는 강한 흡인력에 빠져들게 만든다. 



얼마전 [고구레 사진관]의 서평을 쓰면서 이런 말을 했다. '[가상가족놀이] 단 한편만으로도 사람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회자되며 아직 접하지 못한 독자들을 찾는다.' '사이코메트리'라는 남다른 능력 하나만으로 [미스터리 극장 에지]같은 작품은 얼마든지 써낼 수 있다.([미스터리 극장 에지]를 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코믹스와 소설이라는 플랫폼의 깊이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다만 똑같은 소재일지라도 소재와 캐릭터가 갖는 무게와 깊이의 차이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사이킥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능력을 토대로 사이코메트러의 평범하지 못한 인간적 갈등과 고뇌를 이토록 리얼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인간에 대한 심도있는 스토리텔링은 분명 뛰어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것 이다. 이 역시 (본인이 읽었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과 내면의 본성에 대한 애정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이야기리라...그래서 여타 작품과는 다른 작품에서 묻어나는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한듯 하다....(당연히 이런 좋은 작품을 모르고 지나칠 뻔했지만 개정판으로 만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미스터리 극장 에지] 혹은 [사이코메트러 에지]를 본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에지가 갓 능력을 인지하고 나서 얼마안되 겪게되는 혼란과 혼돈의 폭풍같은 시기를 그리면서 인생의 조력자를 만나 성인으로 성장하고 갈등을 극복하게 되는 16살 소년의 성장기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본다면 딱 좋을것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가벼우면서도 한번쯤 숙고하게 만드는 깊이있는 이야기이면서 재미와 작품성을 놓치지 않는 작품....내게는 2018년 단 하루를 남겨놓고 연말을 장식하는 선물같은 이야기로 기억될 축복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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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론도 스토리콜렉터 70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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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죽음의론도 (2018년 초판)

저자 - 안드레아스 그루버

역자 - 송경은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55p



지옥에서 돌아온 지옥의 사자 마르틴 S. 슈나이더




전작 [죽음을 사랑한 소년]에서 충격적 결말로 당연히 시리즈 종료라고 생각했건만....-_- 이렇게 속편이 출간되었네...생각지도 못한 신작 출간을 보면서 대체 어떻게 수습했는지 내심 궁금했었는데, 비로소 두 눈으로 확인 하게 되었다. 평생 감빵에서 썩을거라 생각했던 '슈나이더'가 멀쩡히 일상생활을 하는 영위하는 것에 놀랐고, 그나마 빵에 들어갈 뻔한 이유가 내가 생각했던 살인이 아니었다는 것에 또한번 놀랐다;;;(뭔말인지 궁금한 사람은 전작 [죽음을 사랑한 소년]을 읽어보길...) 어쨌던...다시 돌아온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한층 쎄고, 더욱 지독하고 악랄하게 돌아왔다. 마치 전작 '슈나이더'의 범죄를 아는 사람들을 전부 숙청하고 리셋이라도 하려는듯...끊임없이 들려오는 죽음의 론도를 보니 범죄 프로파일러라기 보단 지옥의 저승사자가 더 어울리는듯 했다. 



전작의 살인으로 감빵에 갈뻔하지만 가까스로 실형은 모면한 슈나이더는 범죄수사국 프로파일러로서는 옷을 벗고 일반 고등학교에서 범죄심리학을 강의하는 교수로 생활한다. 슈나이더가 맡았던 경찰 아카데미에서 범죄심리학 교수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ㅑ 자비네가 임시 교수직을 맡던중 수사국장 헤스의 명령으로 살인사건 수사를 맡게 된다. 일반적인 실족사로 보이는 여성의 죽음. 여느 사고사 처럼 보이지만 죽은 여성이 경찰 아카데미에서 교수를 했었던 안나 하게나의 언니임을 알게되고, 안나 하게나를 만나러 그녀의 집으로 향하던 자비네는 안나 하게나가 철도 선로에 차를 멈추고 자살하는 광경을 직접 목격한다. 이후 아우토반에서의 의문의 역주행 사고, 달리는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 등등등...연이어 벌어지는 자살소식과 이 자살자들의 접점에 마트린 S. 슈나이더가 있고 이들이 20년전 마약범죄 수사국에 근무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자비네는 슈나이더에게 과거 마약 수사국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진상을 묻지만 입을 굳게다문 슈나이더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상부의 지시로 자살 사건 수사에서도 제외되 버리는 자비네는 맨붕에 빠지는데....



이번편에서 유명을 달리하는 이들이 전작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이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_-;; 지금까지 짜놓은 판은 엎어버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기위한 대청소 인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다만, 나름 권력과 명성을 얻은 이들이 가족까지 뒤로하고 목숨을 끊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20년전의 숨겨진 진실과 함께 때를 맞춰 20년만에 출소한 마약거래상 하디의 이야기가 병행되어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확실히 이번 작품은 전작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띈다. [죽음을 사랑한 소년] 이전 시리즈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전작에서 사건 수사를 주도하고 맹활약을 펼치던 슈나이더와 그의 조수? 혹은 수족?으로 부려지는 자비네의 이야기에서 이번 작품에서는 슈나이더는 후위에서 조력자(라고 읽고 깐족대 승질나게 만드는...) 역할로 물러나고 조수였던 열혈 청춘 형사 자비네의 주도하에 본격적인 활약이 펼쳐지게 된다. 이게 새로운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작업인건지 아니면 범죄 수사물의 주인공으로서 씻어낼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슈나이더가 한번 쉬어가며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는 건지 모르겠다만...모든 진실은 다음 작품에서 속시원히 밝혀주리라....



어쨌던, 의도야 어찌됐던 해직당하고 일선에서 물러난 슈나이더 덕분에 날카롭고 번뜩이는 슈나이더의 수사를 볼 수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자비네의 활약이 신선하게 보이긴 했지만 역시 슈나이더의 카리스마를 넘기에는 아직 내공이 한참 부족하지 않겠는가...그와 함께 초중반의 핵심인물들의 자살이 주는 충격에 비해 범인의 정체와 밝혀진 진실은 약간 논리적으로 비약이 보여졌던것 같다. 약간의 아쉬운점은 있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페이지 순삭은 여전하더라. 어찌됐건...침묵을 지키던 슈나이더가 이제 칼을..아니 총을 빼들었다. 관망자에서 게임의 판을 주도하는 조정자로 바뀐 슈나이더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다음편이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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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로베르토 아기레사카사, 로버트 핵, 최필원 / 문학세계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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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의오싹한모험 (2018년 초판)
글 - 로베르토 아기레 - 사카사
그림 - 로버트 핵
역자 - 최필원
출판사 - 문학세계사
정가 - 16000원
페이지 - 162p


매혹적인 마녀의 세계로...


넷플릭스 시청률 랭킹 1위에 빛나는...인기 미드의 원작 만화가 출간되었다. 본인은 아쉽게도 그 유명한 넷플릭스 미가입자로 미드를 볼 수는 없지만 대안으로나마 원작을 볼 수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_- 귀엽고 장난기 가득한 금발 여성 앞에 놓인 16개의 초가 꼿힌 케이크...이 미모의 여성을 영상으로는 볼 수는 없었지만 매력 가득한 만화속 캐릭터로 만나볼 수 있었다. 소녀의 얼굴을 환하게 밝혀주는 16개의 촛불....당연히 아무 의미없는 생일 케이크는 아니리라...주인공 사브리나의 운명을 가로짓는 16살의 생일밤...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어릴적 8~9십년대를 주름잡던 소년/소녀들의 인기 오컬트 잡지 [소년중앙]에는 매월 해외의 '리얼'오컬트 사건들을 소개했더랬다. 어린나이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었으니....캔자스 시티에 살던 소녀가 사실은 마녀로 밝혀졌다는 기사였다. 세월이 흘러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기사에 실린 소녀는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다가 급작스런 열병을 앓고 난뒤 알 수 없는 방언을 읍조리고, 자해를 하는등의 이상행동을 보이고, 양머리에 특히 집착을 보였다고 한다. 마을의 목사가 살펴본 결과 마녀에 씌였다는 증언과 함께 이어지는 엑소시즘의 경과들....그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마치 실제인양 참고 사진도 실려있어 어렸던 본인이 받은 충격은 상상이상이었다. 밤에 오줌이 마려워도 무서워 화장실에 갈 수 없는 공포의 나날들이 이어졌던 것이다. -_-;;;; 지금에서야 회상해보면 그렇고 그런 단순한 거짓 오컬트기사였지만 여리디 여린 어린 마음엔 굉장한 공포의 스크래치로 남았던 기억이 난다. ㅠ_ㅠ 좌우간...유년시절 한참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마녀와 십수년 만에 다시 재회했다. 이제는 코웃음치며 즐길 수 있는 오컬트 만화로 말이다. 


무슨 이유에선지 마법사 에드워드는 가문을 잇기 위해 사귀던 마녀와 헤어지고 인간 여성을 만나 임신시키고, 건강한 딸을 출산한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마녀 자매들에게 아이를 맡기고, 그와중에 친모는 정신줄을 놓고 만다. 이후 두 마녀 고모의 손에 길러진 사브리나는 반마녀 반인간으로 집에서는 마녀로, 밖에서는 인간의 아이로 자라난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15살이된 사브리나는 학교에서 킹카 남친을 사귀고, 나름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그녀에겐 커다란 시련이 닥쳐오니....진정한 마녀가 되기 위해선 16살 생일날 마녀 성인식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하필 그와중에 에드워드에게 딱지를 맞고 마녀의 세계에서도 금기인 자결로 지옥으로 떨어져 고통의 나날을 보냈던 마담 사탄이 지옥 순례를 마치고 복수의 칼날을 갈며 인간세계로 돌아 오는데....반인마녀 사브리나는 마담 사탄의 핏빛계략에서 무사히 성인식을 치를 수 있을 것인가....


일단 그래픽 노블이니 작화를 언급안할 수가 없다. 원래 그림체가 그런건지 의도한바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배경인 1960년대에 딱 어울리는 레트로풍의 그림체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정말로 6~7십년대 출간된 슈퍼맨 코믹스를 보는듯한 분위기의 그림체는 나름 클래식한 느낌과 함께 마녀라는 컨텐츠와 잘 맞아 떨어지는듯 하다. 본래 이 작품은 아치 호러라는 호러 전문 레이블 코믹스에서 [아치의 사후세계]라는 만화가 대박을 치자 그 인기에 힘입어 나온 외전격의 작품이라고 한다. 원작지의 제작 의도를 보면 이 작품의 메인 분위기가 바로 떠오르는데, "어...[로즈메리의 아기], [오멘], [엑소시스트] 같은 어둡고 초자연적인 소녀의 성장기를 그려내려고 했어요..." 언급된 작품만 보더라도 바로 이 작품에 가득찬 슈퍼내추럴한 오컬트적 분위기를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WITCH라는 오컬트적 소재와 함께 성장기 유리멘탈 소녀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잠재력 만땅의 일탈 혹은 폭발이 궁금증을 더하니 작품 내내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마치 [캐리]의 캐리가 돼지피를 뒤집어 쓰고 폭주하기 직전 일촉즉발의 숨막히는 공포 말이다.)


아쉽지만 이번 편에서는 사브리나의 폭주까지는 볼 수 없었다. ㅠ_ㅠ 1편답게 사브리나의 탄생 배경, 주적 마담 사탄의 귀환과 그녀의 계략들, [베르세르크]의 피의 일식이 떠오르는 사브리나의 피투성이 성인식까지가 이번편에 담긴 내용이라 다음편을 기대할 수 밖에 없게 만들더라...사브리나의 본격적인 오싹한 모험을 기대하면서 넷플릭스 가입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겠다...-_- 


덧 -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과도 맞닿아 있는지 작품에서 망자를 살리는 주술에 '네크로노미콘'이 언급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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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원
알렉산드라 올리바 지음, 정윤희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더라스트원 (2018년 초판)

저자 - 알렉산드라 올리바

역자 - 정윤희

출판사 - 교보문고

정가 - 15800원

페이지 - 447p



마지막 한사람



[더 라스트 원] 처음 책을 펼때만 해도 이 제목이 이런 의미심장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막대한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리얼리티 TV쇼에 참가한 12명...매순간 호스트가 주는 미션에 따라 가혹한 숲속에서 생존해야 다음 미션을 수행할 기회가 주어지는 서바이벌 방식. 하지만 프로그램이 촬영에 들어간지 불과 수 일만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참가자들...12명의 도전자중 마지막으로 남은 단 한사람. 그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 출판사에서 공개한 작품의 플롯만 봤을땐 10억이란 상금을 따내기 위해 위험천만한 인터넷방송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던 한국영화 [10억]이 떠올랐다. 막대한 상금과 서바이벌이라는 극한의 상황속에서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을 드러내는 스릴러적인 영화였지만 거지같은 연기와 질떨어지는 각본으로 폭망했던...비운의 영화..-_-;;; 하여 이 작품도 [10억]과 닮은꼴의 작품일거라 생각하고 페이지를 들추다 제대로 한방 먹었다. 그저 단순한 서바이벌 스릴러가 아니었으니...서바이벌 TV쇼에 세계의 종말을 짬뽕시킨 포스트아포칼립스 SF 스릴러물이었던 것이다. 아예 프롤로그부터 친절하게 세상의 멸망을 언급해 주시는 작가의 친절함이여...



평범한 야생동물 보호원으로 근무하던 우즈는 아이를 가지기전 마지막 모험을 위해 막대한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TV쇼에 출연을 결심한다. 운좋게 도전자로 당첨된 우즈는 프로그램안에서 주(ZOO)라는 닉네임을 얻고 다른 11명의 참가자와 함께 챌린지를 시작한다. 쇼 호스트의 미션에 따라 순위권에 들게 되면 숲속의 생존 서바이벌에 유리한 전리품을 얻게 되는 방식으로 초반엔 어둠속 산타기 1등하기, 흙탕물 정수하기, 자력으로 불피우기 등등 간단한 미션이 주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션의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참가자들은 피로에 지치고 카메라가 있다는걸 망각한채 내면의 이기심을 드러내 마찰과 갈등이 불거지고 탈락자도 속출한다. 하지만 이런 저런 고난을 영리하게 극복해 나가던 주에게 방송사는 마지막 미션을 던진다. '지금부터는 솔로 챌린지 입니다. 각 개인은 숨겨진 힌트를 찾아 동쪽으로 가세요. 표지만, 지형 지물 모두가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솔로 챌린지 이틀만에 함께 하던 개인 카메라맨은 모습을 감추고, 숲속에 숨겨진 카메라를 의식하면서 주는 우승을 향해, 동쪽으로 숲을 가로지른다. 


외롭고 처절한 고행의 끝....그녀가 목도한 것은 세계의 끝이었다....



이야기는 두 가지 시점이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 '주'를 포함한 12명의 도전자가 벌이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생존게임이 펼쳐지는 과거의 시점과 솔로 챌린지로 홀로 생존 게임을 벌이는 현재의 '주'의 시점이다. 시간과 장소는 다르지만 두 시점 모두 리얼리티 TV쇼라는 공통된 끈으로 묶여 있지만 두 시점의 온도차는 사뭇 다르다. 과거의 시점이 독자들이 마치 실제 TV쇼를 보듯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되면서 거리를 두는 반면 현재의 시점은 주가 겪는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된다. 결과적으로 과거의 TV쇼는 이 이야기가 방송사의 통제 혹은 악마의 편집을 통해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것이고, 현재의 '주'가 겪는 일들은 모두가 리얼이라는 사실을 시점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다.(아무리 주는 TV쇼로 알고 있더라도 말이다.)재난에 TV쇼를 합성하니 실로 독특한 작품이 만들어졌다. 리얼리티쇼 부분은 (비록 방송사에서 만들어낸)극한 상황을 통해 인간에 내재된 폭력성을 드러내는 심리적 스릴러의 재미를 주는가하면 리얼부분은 급작스럽게 찾아온 묵시록적 종말의 상황에서 세상에 홀로 남은 '주'가 생존을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리는 재난SF적 재미를 준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장르의 재미를 동시에 주는 것이다. 한 작품에서 [정글의 법칙]의 병만족장과 '코맥 매카시'의 [더 로드]를 떠올리게 하다니..ㅋㅋ



하지만 이런 이질적 장르의 이종교배를 위한 무리수였을까...다소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리얼리티쇼야 그렇다 치자...문제는 리얼상황이다. '주'는 솔로 챌린지가 이어진다고 믿으면서 홀로 마을을 지나고,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널부러진 시체들과 폐허가 되버린 건물들 등 대재난의 지옥도를 직접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끝까지 블록버스터급 TV쇼의 장치라고 생각하는 '주'의 모습은 답답함을 넘어서 짜증을 유발시킨다...ㅠ_ㅠ 물론 리얼리티와 현실의 불분명한 경계를 강조하는 작품이거니와 '주'가 참혹한 현실을 인정할 수 없는 방어기재로서 현실도피적 심리상태였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불과 50여 페이지를 남겨 두고서야 현실을 직시하다니...이거 너무 질질 끈거 아니요?!!! 그전까지는 고구마 같은 답답함을 감내해야만 한다...ㅠ_ㅠ 머...난 그랬단 거고...극적 사건에 따른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심리묘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니 서스펜스 심리 스릴쪽이 취향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것 같다.



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는데,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한 부분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장르를 뛰어넘는 독특한 설정과 주인공의 섬세한 내러티브는 데뷔작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을 보여준 수작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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