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깨 위 고양이, 밥(Bob) - 한 남자의 영혼을 바꾸다
제임스 보웬 지음, 안진희 옮김 / 페티앙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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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어깨위고양이Bob : 한 남자의 영혼을 바꾸다 (2018년 2판 3쇄)
저자 - 제임스 보웬
역자 - 안진희
출판사 - 페티앙북스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68p


인생을 바꿔준 은혜갚은 냥이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하고 그 인연이란 울타리 안에서 인생의 전진과 후퇴를 거듭한다. 나를 한없이 절망에 빠트리는 독과 같은 만남이 있는가 하면 단 한번의 만남만으로도 내안의 절망과 좌절을 이겨낼 용기를 불어넣는 인연도 있으리라. 비단 그런 은혜로운 인연이 사람에 국한되지는 않는것 같다. 마약중독에 빠져 절망의 늪 속에서 허덕이던 집없는 노숙자 '제임스 보웬'이 우연히 만난 떠돌이 야옹이를 통해 새로운 제 2의 인생을 살게 되는것을 보면 말이다. 소외되고 지친 한 남자에게 이 고양이는 신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인연이자 상처투성이 자신을 치유해줄 구원의 동반자인 것이다. 실화가 주는 꾸밈없는 감동...인간과 고양이가 들려주는 잔잔한 치유의 에세이...[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다.  


마약중독 치료를 받으며 노숙보호시설에서 홀로 기거하는 밥은 매일 런던의 역근처에서 홀로 버스킹을 하며 지나가는 행인이 던져주는 동전 몇 푼으로 힘겹게 생계를 꾸려나간다. 한때 지독한 마약중독에 빠져 마약을 구하기 위해 도둑질도 서슴치 않았던 실패한 패배자였던 제임스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여기며 성실하게 살기위해 노력하지만 세상의 차가운 시선과 냉대는 여전히 제임스를 힘겹고 외롭게 만든다. 그날도 동전 몇 푼을 손에쥐고 보호시설 건물로 들어가는길에 우연히 현관앞에 앉아있는 고양이 한마리를 발견한다. 신경은 쓰이지만 길거리 동물에게 보내줄 여유조차 없는 제임스는 고양이를 무시하고 들어간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도 그대로 그자리에 앉아있는 고양이를 보고 도저히 그냥 둘 수는 없어 먹을것을 조금 챙겨 먹인다. 그러자 제임스를 따르는 고양이는 어느새 제임스의 집까지 따라 들어가고....그렇게 한 남자와 수컷 고양이 밥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발견당시 여기저기 상처를 입고 형편없는 상태였던 야옹이 밥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니 자연스레 제임스와 야옹이 밥 사이에는 신뢰관계가 싹트고 사람에게 상처입은 마음을 밥을 통해 치유받는 제임스와 오갈데 없이 떠돌던 밥이 제임스를 통해 안정된 삶을 살게되는 일종의 영혼의 동반자 같은 관계가 형성된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을 나누는 안정된 집고양이로만 있었다면 이 책은 나오지 않았겠지....-_- 하루라도 길거리 공연을 하지 않으면 굶어죽을 위기에 처해있던 제임스는 어쩔 수 없이 야옹이 밥과 함께 공연을 나가고 (책표지 처럼) 제임스의 어깨에 품위있게 앉아 이동하는 기품 + 제임스의 공연중엔 얌전히 기타 가방에 자리잡고 있는 얌전한 모습 + 밝은 갈색의 잘생긴 외모까지 더해져 런던 길거리의 명물이 되버린다. 하루종일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불러도 동전 몇 푼이던 수입은 야옹이 밥의 시너지 효과로 수십배를 초과하고, 지나는 사람들은 밥의 음식과 옷등을 챙겨주며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그동안 위축되고 대인관계를 기피하던 제임스 역시 밥에게 관심을 갖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사람들로 인해 밝아지고 무엇보다 내일의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변화한다. 머...이정도면 냥이 밥에게 절이라도 해야할 판인듯....


인간을 집사로 여기고 하대하듯 행동하는 고고한 야옹이가 이렇게 제임스를 따를 수 있는건 역시 제임스와 밥의 종을 초월한 교감 때문이리라. 작품내내 야옹이 밥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제임스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기에 냉혹한 세상에 상처입고 기나긴 방황을 했던것이라 생각했다. 버스킹을 하며 길거리 명물로 자리잡는 것으로 제임스와 밥의 고난이 끝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제임스에게 동물학대라며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있고, 길거리 버스킹을 경찰에 신고하는 사람도 있으며, 직접적으로 제임스와 밥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난동꾼도 있다. 그로인하여 혼잡한 길거리로 사라져버린 밥을 애타게 찾는 제임스를...신고 누적으로 더이상 버스킹을 할 수 없어 좌절하고 마는 모습을...동물학대라 비난하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에 스크래치가 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세상의 풍파에 가차없이 흔들리는 그를 보게된다. 그럴때마다 다시금 찾아오는 마약의 유혹...하지만 이제는 제임스의 곁에 밥이 있다. 흔들리려 할때마다 제임스를 지탱하고 곁에서 지켜주는 밥이 있는 것이다. 


지독한 마약의 수렁에서 벗어나 노숙자 재활프로그램인 잡지 [빅이슈]를 성실하게 팔며 '[빅이슈] 고양이 밥'으로 유투브와 SNS의 유명인이 된 제임스와 고양이 밥은 영혼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함께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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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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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어디에도없었던방법으로 (2019년 초판)

저자 - 테라오 겐

역자 - 남미혜

출판사 - 아르테(ARTE, 아르떼)

정가 - 16000원

페이지 - 298p



부딪혀라! 그럼 깨어질 것이다



제목만 보고 여행 에세이인줄 알았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성공한 창업가의 자전적 에세이였네...그런데 책의 서두에 쓰인 인생은 방랑과도 같은 것이요, 끝이 없는 여행이라는 글을 읽고 나니 묘하게 설득된다. 인생이라는 여행길에 오른 '테라오 겐'의 아직 현재진행형의 여정을 담은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은가...빚더미속 맨땅에서 시작한 회사를 2017년 기준 연매출 89억엔, 직원수 100명의 건실한 회사로 성장시킨 그야말로 자수성가형 창업가가 걸어온 길을 통해 세상과 맞서 뻔뻔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배워본다. 




17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1년간 지중해를 따라 배낭여행을 하고,

18살에 기타를 치고 곡을 써내 록밴드의 리더로서 10년간 뮤지선의 길을 걷고,

28살에 전자제품 디자인 회사 '발뮤다'를 창업하여 맥 노트북 받침대를 손수 제작.

이후 자연풍 선풍기, 토스터기를 제작하여 안정된 회사로 성장시킨다.



확실히 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봤을때 평범한 인생의 길을 걸어왔던것은 아니란걸 단박에 깨닫게 된다. 이혼한 어머니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받은 보험금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더 넓은 세상을 체험하기 위해 떠난 배낭여행부터 이미 평범함의 길은 벗어난 것이다. -_- (아들의 결심을 허락한 저자의 아버지 역시 개방적 사고를 가졌다고 생각된다만) 찢어지게 가난해서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이후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뼈빠지게 고생한 아버지를 바라보며 이런 결심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런지 모르겠다. 틀에 박힌 인생의 항로를 따라 가던 나로서는 도저히 시도해보지도 못 할 일탈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게 세상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돌아온 소년이 내딛은 발걸음이 록뮤직이라는 것도 뭔가 상식을 벗어나 보였다. 그런데 또 재능은 있었던 건지...생전 처음으로 잡은 기타와 작곡을 인정받아 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그렇게 10년간을 뮤지션의 길을 걷는다니...뭐...저자의 말로는 자신의 재능의 한계를 경험하고 때려쳤다지만...그렇게 경쟁이 심하다는 음악계에서 10년동안 음악밥을 먹은것만으로도 수준급 이상의 실력이라는 반증이 아닌가...-_-  



어쨌던...록음악을 때려치고...무직에 결혼을 하고...나이는 28살...인생의 위기라면 위기인 이 시점에서 저자는 또한번 새로운 일탈을 시도한다. 마치 학교를 중퇴하고 배낭여행을 가고, 기타를 사서 록음악을 작곡할때 처럼 말이다. 느닷없이 구상하던 책상 도면을 그리고, 자신이 그린 도면을 제조공장에서 직접 자르고 깎고 조립한다. 물론 모든것이 다 처음 해보는 생소한 작업이지만 자산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성취감에 두번째 창작품 노트북 받침대를 디자인하여 손수 만들고 '발뮤다'라는 회사의 이름을 짓고, 홈페이지를 직접 제작하고, 제품의 포장제를 구입하여 직접 포장하고, 가전제품 매장에 직접 제품을 전시한다. 그렇게 발뮤다의 첫번째 제작품으로 10대의 받침대를 오더받고 10대의 판매에서 이제는 수천 수만대의 제품을 판매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다. 물론 시시때때로 다가오는 도산의 위기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지만 모든 위기를 직접 맞서며 타개책을 마련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지난날 낯선 외국에서 몸뚱아리 하나로 생존을 이어가던 17살 소년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었다. 



사실 남의 성공한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건 그것대로 흥미를 동하게 만드는 일이다. 나와는 다른 길을 걷고 역경을 헤쳐나가며 끝내는 위기를 극복하는 사람들의 삶의 철학과 방식을 보며 나 역시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삶이 나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상대적 박탈감도 느끼게 되고 나와는 다른 비현실의 영역이라는 생각도 들곤 한다. 저자가 쓴 이 글이 얼마나 리얼에 가까운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속에서 그려지는 저자의 창업기는 너무나 투박하고 너무나 도전적이라 내내 위태로워 보인다. 도 아니면 모로 보였다는 말이다. -_-; 실로 제목 그대로 어디에도 없던 방법이긴 하다. 나라면 이 리스크를 떠안고 일을 벌일 수 있을까?...다이슨이 연상되는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제품 시장을 노리고 3~40만원을 육박하는 자연풍 선풍기로 지금의 회사를 키워 냈는데, 지속적 성장을 가져가기 위해선 원히트원더가 아닌 새로운 제품들이 꾸준히 대박을 쳐줘야 될것이고, 이를 위해선 또 무수히 많은 위기를 거쳐내야 할 것이다. 다이슨 처럼 승승장구 할것인지, 아니면 한경희 스팀청소기 처럼 원히트원더로 기억속에 잊혀질지는 조금더 지켜봐야 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 고난과 역경의 창업기는 오로지 도전정신과 피땀어린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물이기에 좀더 가슴으로 와닿는다.



어쨌던...넓은 세상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몸으로 체득한 도전정신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은 꽤나 인상깊게 다가온다. 울 딸래미들에게도 어렵더라도 더 넓은 세상을 만날 기회를 주고 견문을 넓혀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낭 하나 던져주고 낯선 타지에서 알아서 살아남으라는건 무리겠지만...-_-;;;;   



참고로 국내에도 '발뮤다' 홈페이지가 오픈되었더라...이곳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을 볼 수 있다.

http://www.balmud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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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앰 필그림 2
테리 헤이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수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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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앰필그림 2 (2018년 초판)
저자 - 테리 헤이스
역자 - 강동혁
출판사 - 문학수첩
정가 - 13000원
페이지 - 629p


인생 최고의 스파이물


18년에 1권을 읽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해를 넘기고 나서야 읽게되었다. 설연휴에 읽으려 마음먹고 있었는데, 연일 음주와 숙취 때문에 밀리고 밀리다 이제서야 드디어 2권을 독파했다.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사라센 사람과 스콧 머독은 다시금 강렬하게 나를 반기며 1권을 읽던 당시의 흥분된 감정을 바로 되살려낸다. 역시....1권에서 느꼈던 대박의 기운은 2권에서 폭발하듯 터지고...용두사미가 아닌 진정 첩보 스릴러의 서스펜스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가히 내 인생의 역대급 명작으로 기억되리라...


* 당연히 스포일수도 있는 1권의 내용이 언급된다. 

사라센 사람의 미국을 멸망시킬 생화학 무기는 완성되고, 미 최고 정보부 수장과 대통령등 단 9명의 사람만이 이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정보부 수장이 떠올린 미 최고의 요원 스콧 머독...신분을 위장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려던 그는 다시금 위험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명령을 맡게된다. "당신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 대통령의 물음에 스콧 머독이 내뱉은 한마디...그 순간 떠오른 단어..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으로 간 영국인..."필그림"..."필그림 이라고 불러주십시오." 

단서라고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잇는 힌두쿠시 산맥에서 걸려온 위성전화 단 두 통....두 통의 전화 발신지는 터키의 보드람....남은 시간은 단 몇 주...공중전화, 발신자는 여성, 자동차 소리와 기묘한 음악이 들리는 곳이라는 것 만으로 역대 최악의 테러리스트를 찾아내야 한다. 드디어 스파이계의 전설로 불리는 필그림의 활약이 시작된다....


9.11 테러 이후 사건의 배후인 '빈 라덴'을 잡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연일 공격하고 그로인한 반격으로 알카에다는 탄저균이라는 생화학 테러를 자행한다. 백악관, 국방성등 무작위로 백색가루가 동봉된 소포와 편지를 보내며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는 뉴스가 얼핏 기억 난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치명적 생화학 테러무기는 탄저균 보다 더욱 치명적이고 더욱 파괴적이고 강력한 전염성을 갖고있는...실제로 아랍의 테러분자들이 탄저균 이후의 생화학 무기로 관측하고 있는 천연두이다. 이미 지구상에서는 멸종된 병원균이기에 이 바이러스를 조금만 변형시켜 기존 백신에 내성을 갖게 만든다면 호흡기를 통한 빠른 전파로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인류의 절반이상은 날아가 버리리라...우리는 이미 사스의 공포를 직접 겪어보지 않았던가....


1권이 테러리스트 사라센 사람이 만드는 생화학 테러무기의 준비에 편중되었다면 2권은 드디어 우리의 주인공 필그림의 활약이 펼쳐지는 권이다. 2권 도입에서야 다시 스파이 요원으로 몸담게 되면서 필그림의 코드네임이 주어지니...1권은 사백페이지라는 본게임의 서막에 불과한 것인 것이다. -_- 그야말로 드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 같은 불가능해 보이는 작업을 차근차근 냉정하게 헤쳐나가는 필그림의 모습은 그야말로 스파이물의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충족시켜둔다. 1권에 아무런 연관이 없어보였던 무수한 장면들이 2권에서 사라센 사람을 찾기위한 복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자연스레 전율에 온몸이 떨림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실 1권의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스파이물은 그다지 접해보지 못한 장르이다. 정말 재미있다고 느낀 스파이물이라야 [제이슨 본] 3부작 정도랄까...[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같은 최첨단 하이테크 기술이 적용된 첩보장비로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는 작품들은 볼때는 재미있지만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을 내내 받아왔었지만 그나마 [제이슨 본]은 뭔가 사실적이라고 생각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로버트 러들럼'의 원작과 영화는 많은 차이가 난다는건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제이슨 본]도 이 작품에 비하니 아무것도 아니었다는걸 느끼게 된다. (최소한 '본'은 특수훈련을 받은 무자비한 살인기계로 나오지 않는가...필그림은...그런거 없다.-_-;;) 픽션임에도 이 작품을 보고 극단 이슬람 테러단체들이 따라하면 어쩔까 싶을 정도로 극사실적인 이야기의 배경위에 미치광이 악당 마저도 멋져 보이게 만드는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치밀한 복선과 숨막히는 반전의 묘미들. 필그림과 사라센 사람 두 사람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그들이 걸어온 인생을 시간을 들여 보여주는 동시에 전세계의 목숨을 위협하는 멸망의 카운트 다운은 가차없이 시계바늘을 돌리면서 완전범죄로 끝날뻔한 두건의 살인사건을 독자를 위해 내어놓는 여흥까지...개연성, 당위성, 타당성을 모두 만족하는...머...전혀 흠잡을데 없는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미국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통해 시분초까지 나누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흥행 법칙(가령 영화시작 5분내에 대폭발 씬을 집어넣는 식의)에 의해 제작된다고 한다. [매드맥스]등 수많은 흥행영화들의 시나리오를 써온 작가의 첫데뷔작 역시 그런 흥행의 공식을 적용해 써낸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탄탄하면서도 강렬한 플롯을 선보인다. 완전범죄사건의 여운을 통해 이번 1,2권이 앞으로 나올 필그림 시리즈의 서막이 되기를...조금더 필그림을 볼 수 있기를 강하게 열망한다. 첩보장르 팬이라면...무조건 봐야되는...두번봐야 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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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 2018 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의경 지음 / 광화문글방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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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콜센터 (2018년 초판)_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저자 - 김의경
출판사 - 광화문글방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32p


이 시대 청춘들의 현실적 자화상


전국에 지점을 둔 대형 피자 프렌차이즈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다섯 남녀들의 일과 사랑, 좌절과 애환을 통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이십대 청춘들의 지극히 현실적 모습을 그리는 청춘소설이 출간되었다. 해마다 TV에서는 취업하기 힘들다며 청년들의 고충을 토로하지만 당췌 상황이 나아졌다는 말은 들어본 기억이 없다. 그것도 본인이 취업시장에 뛰어들었던 십년 전부터 쭈~욱 말이다...-_-;;; 높으신 양반은 당췌 뭘 어쩌길래 이렇게 매년 청년들의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는건지 모르겠지만...시대는 바야흐로 무한 경쟁시대...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두드리는 선택받은 자는 극소수일뿐...그렇담 나머지 청춘들은 어떻게 버티고 있는 것인가?...이 작품은 자신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며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다섯 청춘 남녀들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단편적 자화상을 보여준다. 


전국에 체인점을 둔 대형 프렌차이즈 베스트 피자의 콜센터
누군가에겐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 
베스트 피자 콜센터엔 시간당 50통 이상의 폭주하는 콜이 밀려드는 지옥같은 이브...
아나운서 지망생인 미모의 전문상담사 시현은 몇 일전부터 매일마다 끈질기게 전화를 걸어 5~6시간씩 집요하게 자신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일명 '부장님'때문에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한 나머지 크리스마스 이브 콜센터를 무단으로 이탈하여 '부장님'이 피자를 시켰던 주소지를 찾아 복수를 위해 뛰쳐나온다. 시현의 무단이탈에 함께 일하던 콜센터 동료 주리와 용희, 형조와 시현을 짝사랑 하던 피자 배달부 동민 역시 근무지를 이탈하고 함께 '부장님'을 찾아 부산 해운대로 향한다. 일 년중 가장 바쁜 크리스마스 이브...뒷일 생각 없이 해운대로 향하는 다섯 남녀들...전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청춘처럼...그들의 대책없는 하룻밤 일탈은 어찌될 것인가...


육체적 노동은 없지만 사람의 정신을 천천히 갉아먹어 끝내는 파괴시켜버리는 극한의 감정노동...콜센터의 상담사들이다. 아무리 멘탈이 강한 이십대 청춘이라도 불과 1년을 버티기 힘들 정도로 총성없는 치열한 전쟁터 콜센터의 모습을 지극히 사실적이고 실감나게 그려내 작품을 읽는 본인마저 목을 조르는 질식감을 느끼게 만든다. 작가 본인의 콜센터 근무 경력이 뒷받침 되었기에 이렇게 리얼한 콜센터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었으리라...일반 주문접수를 담당하는 일반상담사와 블랙컨슈머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전문상담사들의 보직별 애환과 실수 시 자신의 시급을 깎아 먹는 패널티 등등 그동안은 몰랐던 콜센터 업무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더욱 캐릭터들의 상황과 갈등에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었던것 같다. 쏟아지는 총탄처럼 빗발치는 콜과 인신공격, 성회롱도 서슴치 않는 쓰레기 고객과 상담사들의 극한의 심리적 대치는 스릴러를 방불케 할 정도로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안겨주었다...-_-  


실업계 고등학교 실습생의 콜센터 실습 후 자살사건을 통해 사회에 뿌리박힌 실적주의와 콜센터의 비인간적 만행을 고발하던 사회파 미스터리 [콜24]와 궤를 같이 하는듯 하지만 콜센터를 통해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두 작품 모두 청춘들이 겪는 열악한 현실과 내일이 보이지 않는 암흑같은 미래의 불안감을 이야기 하지만...[콜24]는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불합리한 시스템을 고발하는 반면 이 작품은 시스템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다섯 청춘을 중심으로 조금은 웃프게, 다소나마 희망적으로 이야기 한다. 딱 사회파 미스터리와 청춘소설의 차이점이라면 맞을듯...


청춘소설 답게 서로 엇갈리는 사랑의 작대기... 꿈과 사랑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현실적 고민들...코믹한 극적 상황들까지...심각하고 민감한 문제들을 가벼운 터치와 감성으로 풀어내 좀 더 대중적으로 접근성을 높였다고 생각한다. 서른 중반에 콜센터에서 일하며 등단하고, 콜센터 이야기로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라는 수식어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더럽고 치시하고 미칠듯한 압박을 받으면서도 계속 콜센터에 나갈 수 밖에 없는...그런 꿈을 위해 인생의 목표를 위해 잠시 숨고르기 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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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교계 가이드 - 19세기 영국 레이디의 생활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무라카미 리코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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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교계가이드 : 19세기 영국 레이디의 생활 (2019년 초판)

저자 - 무라카미 리코

역자 - 문성호

출판사 - 에이케이트리비아북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16p



19세기 영국...그들만의 세계를 엿보다.



세상의 잡스러운 상식, 지식들을 풀어놓는 AK출판사의 트리비아 시리즈의 51번째 주자는 바로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귀족들의 일상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사교계 그중에서도 사교계의 꽃 귀부인들, 소위 레이디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사교계 가이드가 선택되었다. 신사의 나라 영국 그중에서도 에티켓과 매너가 유난히 강조되고 중시되던 사교계에서 지켜지던 각종 규칙과 규범, 예의범절들이 낱낱이 소개된다. 작가는 그동안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무대로 하는 작품 제작에 참여하면서 각종 문헌과 참고자료들을 조사하며 정리한 자료들을 단행본으로 내게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수많은 종류의 에티켓 북들을 통해 화려한 19세기 전반에 깔려있던 쓰잘데기 없는 허례허식과 세속적 가치들...더 높은 지위로 올라가기 위해, 계급사회의 정점에 서기위해 이런 수십가지의 규범들을 익혀야 했던 신흥 부호들의 야망을 엿볼 수 있었다. 



머...[비커밍 제인], [미스 포터], [테스], [엠마], [맨스필드 파크], [센스 센서빌러티] 등등등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왔고, 작품마다 당시 사회상을 볼 수 있는 장면들이 담겨 있다. 물론 사교계를 포함해서 말이다. 이 책에는 사교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방문카드 사용법, 드레스 코드, 가정 초대회와 정찬회, 무도회, 상복 에티켓등 크게 5개장으로 나뉘어 세부적으로 설명한다.



1. 방문과 방문카드 사용법

자..당신의 남편이 하던 사업이 갑자기 번창하여 급작스럽게 신흥 부호가 되었다고 치자. 넘치는 돈은 주체할 길이 없지만 신분은 여전히 귀족들이 업신여기던 상민층이다. 돈을 써서라도 귀족들과 친해지고 그들의 로열클럽에 들어가고 싶다. 그렇다면 첫번째로 해야할일이 무엇일까...바로 자신을 소개하는 소개카드를 높으신 양반들의 집에 돌리는 것이다. -_- 고급스러운 문양이 새겨진 카드에 당신과 만나고 싶다고 적은 카드를 돌린다. 


"사교의 규칙을 배운 사람에게는 미묘하지만 틀림없는 정보를 전해줍니다. 종이의 감촉, 글씨체, 그 카드가 놓인 시간대를 조합하면 거기 적힌 모르는 이름의 사람이 기분 좋은 태도인지 불쾌한지를 판별할 수 있습니다. 매너나 말투, 얼굴보다 먼저 방문 카드를 보면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는 손바닥 보듯 알 수 있습니다."


방문카드를 들고 집을 찾아가서도 집주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철저히 계급순위에 따라 뻔히 집주인이 있음에도 방문자를 거절하는 경우도 다반사이고, 방문자를 오랜시간 기다리게 할 수록 자신의 지위는 높은 것처럼 느끼기 때문이다. 아쉬운 사람이 계속 문을 두드려라...삼고초려를 하던 유비의 마음이 이런 것인가...-_-;;;



2. 드레스코드가 사람을 만든다.

자...그렇게 문을 두드리던 지위 높으신 양반에게서 드디어 반응이 온다. 그렇다면 격식에 맞는 옷은 필수! 오전과 오후, 각 모임의 목적에 따른 드레스 코드에 맞춰 입어야 그들 사이에 끼어들 수 있다.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에티켓 북에도 당시의 연회용 드레스 코드는 너무나 빨리 유행이 변하기 때문에 자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패스트 패션 같이 불과 한달이 멀다하고 급변하는 복식 유행을 따라잡는데에는 엄청난 금전과 시간이 소요되었으리라. 역시...사교계 = 돈지랄의 공식이 성립한다. -_- 간단히 언급하자면 오전 복식코드는 다소 간편하면서 백색계통의 옷을, 오후 복식코드는 화려한 색감과 고급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를 입었다고 한다. 심지어 자전거 탈때, 스케이트를 탈때, 테니스를 칠때의 복식 코드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그중 드레스코드 하면 뭐니뭐니해도 무도회장을 수놓던 이브닝 드레스가 가장 화려하고 많은 공을 들였는데...켄타우로스 같이 엉덩이 뒤로 과하게 풍성한 치마는 지금 보기엔 다소 코믹해 보인다. -_- 하지만 무도회의 꽃이 되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최신 유행의 드레스를 찾아 헤매던 레이디들의 고뇌가 눈에 선하게 보인다... 


 

[정말로 이정도 치마 볼륨이면 치마속에 성인 남성이 숨어있는것도 가능하리라....]



3. 가정 초대회와 정찬회

한낮 조용한 거실에 여러 귀부인들이 다소곳이 앉아 에프터눈 티와 함께 시를 낭송하는 영화 장면이 기억난다. 이렇게 식사를 제외한 소모임들을 가정 초대회라고 부른다. 시낭송회, 음악감상회, 애프터눈 티, 애프터눈 댄스, 연주회 등등 하릴없는 레이디들이 한낮의 시간동안 고풍스러운 취미생활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던 것이 가정 초대회이다.


정찬회는 말그대로 저녁만찬이다. 사교 초대의 가장 영예라고 할 수 있는 모임이었고, 디너에 초대된다는건 그들의 모임에 정식 회원이 되는것을 허락한다는 의미이다. 방문순서, 나이프와 포크의 사용법, 식사 에티켓, 카빙, 퇴장순서 등등등등...한끼의 저녁 식사에 뭐이리 신경쓸 것들이 많은건지....-_-;;;허허...허례허식의 극치를 보여주는것이 바로 정찬회인 것이다. 이 정찬회의 에티켓은 많이 간소화되어 현대의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니...식사예절이 이렇게 중요한거다...



4. 무도회와 남녀의 흥정

사교계의 꽃...무도회를 소개한다. 별볼일 없는 여성들이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무도회이다. 부잣집 귀족 눈에 띄어 왈츠를 추고 그들의 눈에 든다면 꿈에 그리던 귀부인이 될 탑승권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19세기 당시 남녀의 비율은 1:2...여성이 남성의 두배 이상으로 많았기에 신데렐라로 발탁되는것은 하늘의 별따기 였다고 한다. 그렇게 아무에게도 댄스 신청을 받지 못하고 무도회 내내 벽귀퉁이에 앉아 있는 여성들을 가리켜 '벽의 꽃'이라 부르기도 했다고....ㅠ_ㅠ 무도회장 역시 아리따운 레이디들의 피튀기는 전쟁터였던 것이다...



[아...가엾은 벽의 꽃들이여....ㅠ_ㅠ]



5. 상복 에티켓

1861년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이 죽고 그뒤 무려 40년간 여왕은 추도를 위해 검은색 옷만 입는다. 그런 여왕의 기조에 맞춰 사교계에도 검은색 상복 패션이 유행하고...블랙 드레스에 패션이 믹스 되면서 다양한 상복 에티켓이 탄생된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수면위의 백조지만 사실 물속에서는 천박하게 다리를 휘젓는달까...책을 읽으며 에티켓과 매너라는 이름하에 세상 쓰잘데기 없는 짓들을 고상한것이라 여기며 지키는 귀족들의 허울뿐인 가식을 본듯 하다. 수많은 돈을 쳐들여야 따라갈 수 있는 로열클럽의 본보기들을 보면서 명품으로 치장한체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고 있는 일부 부유층들이 19세기 귀족들과 겹쳐 보였다. 복잡한 절차만 간소화 되었을뿐, 사교계의 기본적인 정신은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는것이 아닌가...수많은 노동자들의 피땀위에 세상이 자신들의 것인양 군림하고 신선놀음을 하는 사교계의 귀족들을 보며 허탈하고 씁쓸한 마음이 든다. 뭐가됐던 19세기 영국의 사교계를 그리는 설정집으로서의 자료적 가치가 충분하다. 이책을 읽고 나니 19세기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 조금은 다르게 보일것 같다. -_- 아는만큼 보인다고...다음에 영화속 사교계 장면을 볼때는 얼마나 고증이 잘되었는지 따지면서 보게될것 같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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