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아파트 귀신 탐정단 1 - 두 개의 얼굴 오싹오싹 무서운 이야기 시즌2
앨리스 지음, 카툰TM(정은정) 그림 / 서울문화사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신비아파트귀신탐정단 1 : 두개의 얼굴 (2019년 초판)_오싹오싹 무서운 이야기 시즌 2

글 - 앨리스

그림 - 정은정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0800원

페이지 - 147p



공포와 추리의 크로스오버



딸래미들이 즐겨보는 만화 [신비 아파트]의 또다른 스핀오프가 나왔다. 이번엔 공포에 추리를 크로스오버한 아동용 공포추리물이란 새로운 포멧으로 다가왔다. 토종 한국 애니 [신비 아파트]가 워낙에 대박을 쳐서인지 공포, 추리, 오컬트 등등 다양한 공포장르에 만화, 소설, 드라마, 애니, 극장판, 게임, 뮤지컬 등등 매체의 경계를 넘어서는 창작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우리 애들은 이거저거 안가리고 다 좋아하니 가랑이가 찢어지겠다..-_-;;; 어쨌던, 초딩 탐정단이 새롭게 출간되었고, 일단 아이에게 주기 전에 내가 먼저 검수차원에서 읽어봤다...라고 하지만 나 역시 아동용, 성인용 가릴것 없이 공포 오컬트물은 워낙 좋아하기에 내가 먼저 선점했다능...ㅎㅎ



이번 귀신잡는 초딩 탐정단엔 애니의 기존 멤버 외에 탐정단을 위한 새로운 멤버 명채희라는 소녀가 추가 투입되어 스핀오프로서의 오리지널리티를 더한다. 입고있는 옷 부터 벌써 깅엄체크의 홈즈가 떠오르니 누가봐도 초딩탐정을 상정하고 만든 캐릭터라는걸 알 수 있다. 이번 1권에는 총 5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고, 첫번째편의 귀신사건을 통해 귀신 탐정단이 결성된다. 아동용이지만 몇장의 삽화 외엔 글로 채워져 있어 생각보다 글밥은 많은 편이다. (이제 책을 더듬더듬 읽는 첫째에겐 혼자 보기엔 아직 무리일것 같고, 아무래도 애들 읽어주려면 입 꽤나 아프겠다...ㅠ_ㅠ) 대부분 하리내 학교 친구들의 이야기지만 특이하게 아이가 등장하지 않고 성인이 등장하는 단편도 실려있다. 



1. 살아 있는 책

어느날 길거리에서 주은 만화책을 들고 집에 온 상민은 강아지 토리와 함께 만화책을 편다. 그러자 갑자기 책을 향해 짖어대는 토리에 놀란 상민은 토리에게 줄 간식을 가져오기 위해 토리를 두고 방을 나가고, 방에 돌아온 상민은 토리가 흔적도 없이 없어진것을 알아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리는 토리의 울음소리....그 울음소리를 따라가던 상민은 크게 놀라고 만다. 소리가 들리는 곳이 만화책 속이 아닌가!!! 그리고 책을 향해 손을 뻗친 상민은 책속에서 나온 갈고리 손에 의해 만화책 속으로 순시간에 빨려들어가버린다. 한편, 하리와 현우, 강림은 며칠째 학교를 결석한 상민 때문에 상민의 집으로 찾아가는데.....

- 귀신들린 만화책과 만화책속의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설정은 흔하다면 흔한 설정이고....잘나가다 만화책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이 귀신이 낸 수수께끼 4개를 맞춰야 한다는 것때문에 벙찐 작품이었다. ㅎㅎㅎ 아...그래...이거 초딩용이었지..-_-;;; 



2. 두 개의 얼굴

어찌됐던 상민의 실종을 통해 하리와 현우, 강림은 귀신 탐정단을 개설한다. 그리고 새로운 회원으로 명채희를 영입하고, 본격적인 탐정단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날아온 카톡 메시지엔 친구가 거울을 무서워 못본다는 사연으로 첫번째 탐정 의뢰를 받는다. 신입회원 명채희는 소녀를 만나고 소녀가 거울만 보면 거울 속에서 자신과는 다른 얼굴이 튀어나온다는 것을 듣게 된다. 과연 거울 속 소녀의 정체는 누구일까?....

- 죄짓고는 발뻗고 잠 못잔다는 의미의 단편이다. 전통적으로 거울이 영계의 통로이자 자신을 비추는 거울속 내가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근원적 공포를 담은 작품이다. 



3. 너를 초대한 이유

제약회사를 나와 산속에 틀어박혀 신약을 개발중인 도윤은 같은 동려였던 지태에게 보관중인 독초를 들고 자신에게 전해주기를 부탁한다. 지태는 도윤의 말에 따라 독초를 들고 깊은 산속 산장을 찾아가지만 도윤은 찾을 수 없고 산장을 관리중인 청각장애 노인이 지태를 맞이한다. 도윤을 만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산장에서 머물게 된 지태는 기괴한 일을 목격하는데....

- 앞서 말했지만 이 단편만 초딩애들이 나오지 않고 성인들이 등장하는 괴담이다. 한편의 공포 미스터리 분위기를 내려한듯한 작품인데, 결말이 애매한것 같기도 하고..-_-;



4. 나를 찾아 줘

귀신 탐정단에 나타나던 검정 길고양이를 돌보던 아이들은 고양이가 가고난뒤 찢겨진 작은 종이 쪽지를 발견한다. '나를 찾아 줘' 라고 쓰인 쪽지의 미스테리한 말 그뒤 매일 찾아오던 고양이는 더이상 탐정단을 찾아오지 않고...뜬금없이 남루한 노숙자가 사무실을 찾아온다. 그런데 노숙자의 행동이 뭔가 이상함을 느낀 현우...노숙자가 하는 행동이 검정 고양이의 행동과 똑같은것이 아닌가..

- 인간의 손,발톱을 먹은 쥐세끼가 인간으로 둔갑한 전래동화가 떠오르는 단편이다. 물론 실상은 전혀 다르지만....이 단편 역시 초반의 전개를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하는 결말이 아쉽다.



5. 여우의 사랑

짝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 느티나무 아래 땅속에 묻고 하늘을 향해 여우처럼 울부짖으면 그 사랑이 이루어 진다는 여우의 전설이 학생들 사이에 떠돌고, 기현이를 짝사랑하던 민지는 속는셈 치고 전설대로 실행한다. 그리고 다음날 기현은 민지에게 방과후 따로 보자는 말을 전하는데.....

- 짝사랑과 질투는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의 감정이겠지...그 감정에 구미호를 믹스하여 괴담으로 탄생시켰다.



부제는 귀신 탐정단이지만 의뢰를 받고 미스터리한 일을 해결한다는 형식상의 탐정단일뿐 단편속에 힌트를 찾아 트릭을 해결하는 식의 작품은 아니었다. 그냥 일반 공포괴담의 변형판이랄까. 익숙한 괴담 이야기들을 따라가며 즐기면 되는데 괴담 특유의 여운을 남기려는 의도인지 하나같이 결말이 애매하게 끝나서 아쉬움이 따른다. -_- [신비아파트 월화수목공포일]은 만화 포멧임에도 강렬한 결말이 공포를 주는데...근데 이게 또 어디까지나 내 기준에서 느끼는 강도이니...초딩들에겐 먹힐지도 모르겠다. [명탐정 코난]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공포 탐정단은 새로운 신선한 조합이 될 것같아 흥미로울 것 같다. 다음에 나올 2편은 공포 수위나 추리적 요소를 좀 더 넣었으면 좋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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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문신가 스토리콜렉터 73
헤더 모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북로드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아우슈비츠의문신가 (2019년 초판)

저자 - 헤더 모리스

역자 - 박아람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54p



신은 죽었다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이고 오만에 찬 잔학행위, 20세기 최대의 대학살이라 불리는 홀로코스트의 악몽이 다시금 되살아난다. 정녕 선동과 세뇌 집단주의가 이같은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인가? 때때로 이같은 역사적 실화들을 보면서 정녕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은 2차세계대전 당시 죽음의 수용소라 불리던 아우슈비츠와 비르케나우 수용소에서 물밀듯 밀려드는 유대인과 소수민족의 팔목에 이름대신 죄수번호를 직접 문신했던 한 남성의 불굴의 생존기이자 목숨건 절박한 사랑기이다. 작가는 실제로 생존했던 이야기속 주인공 랄레를 만나 4년간 심도깊은 인터뷰를 진행했고 랄레의 진술과 엄정한 팩트첵크를 통해 이 팩션을 완성해냈다.



슬로바키아에서 3남매의 둘째아들로 성장한 랄레는 점차 심각해지는 전운의 분위기 속에서 가족 구성원중 1명을 독일을 위한 노역에 차출하지 않으면 가족 전체를 차출시킨다는 독일의 엄포에 가족을 대신해 스스로 노역을 자원한다. 수백명을 우겨넣은 열차칸에 갖혀 수일을 선채로 이동한 랄레는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한다. 그곳은 역사상 최악의 킬링필드, 아우슈비츠 & 비르케나우 수용소였다. 도착하자마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은 쓸모 있는 사람과 쓸모 없는 사람들로 분류되었고, 러시아어와 독일어에 능통하지만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랄레는 수용소 건설 노동자로 분류된다. 하루하루 부실한 음식과 무리한 노동의 강도로 체력은 고갈되가고 급기야 아침이 되도 일어나지 못하는 동료들이 늘어간다. 랄레 역시 이대로는 한계라고 생각되던 그때 그의 남은 인생을 뒤바꿀 한번의 기회가 찾아오니....바로 수용소로 전입되는 사람들의 팔목에 번호를 문신으로 새기는 '테토비러'(문신가)로 뽑힌 것이다. 그리고 생사를 넘나드는 막노동꾼보다는 비교적 안전한 보직을 받게된 랄레 앞에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여성이 그에게 문신을 새기기 위해 기다리는데.....   



[쉰들러 리스트], [피아니스트] 등등 비극적 홀로코스트를 이야기 했던 영화와 작품들을 만나오지만 70년전의 이 참혹한 비극은 접할때마다 충격과 절망 그리고 인간에 대한 회의로 다가온다. 우리 역시 아직까지도 일제치하라는 상흔이 남아있기 때문일까...실화가 주는 묵직함과 유사한 역사적 피해자라는 동질감 그리고 인간이길 포기한 극한의 잔학성은 이렇게 다시 한번 나의 가슴속 아물어 있던 딱쟁이를 뜯어내고 손톱으로 후벼파는 고통을 남긴다.



어젠 나를 살렸던 동료가 오늘은 싸늘한 시체가되고

아이와 노인은 가장 먼저 화장터의 재가되어 하늘에 흩날린다.

하루 하루 지옥같은 수용소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속에

미치지 않고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내일의 희망을 위해,

절망의 지옥 한복판에서 오롯이 피어나는 애절한 사랑....



신은 죽었고, 세상은 지옥이며, 더이상 인간은 없다. 본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적. 자신을 잠식하는 죽음의 공포와 극단적 고독감 속에서 타인을 향한 감정은 마지막 탈출구가 아니었을까?.... 



랄레의 생존과 함께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문신을 각인한 소녀 기타와의 비극적이고 숭고한 사랑이 극적으로 대비를 이루며 커다란 감동을 선사한다. 제 한몸도 건사하기 힘든 상황에서 누군가와 정을 나누고 그녀를 위해 목숨바쳐 헌신하는 모습은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 핀 한떨기 꽃처럼 더욱 깊은 의미와 진한 향기를 풍긴다. 물론 랄레가 생존을 위해 행했던 행동들이 누군가에겐 독일군의 앞잡이짓으로 혹은 간교한 모사꾼으로 비춰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 랄레를 손가락질 하는 이는 없으리라...그 상황에 놓인다면 그 누구라도 랄레보다 더 인도적으로 행동하지는 못했을테니까 말이다. 오로지 생존과 사랑하는 연인의 안위. 그밖의 감정은 사치일뿐.



"자기도 영웅이야. 실카와 자기가 살아남는 쪽을 택한 건 나치놈들에 대한 저항이야. 삶을 붙들고 있는 건 저항 행위라고. 영웅적인 행동이야."


"그럼 자기는 뭐야?"


"나는 동족을 해하는 데 동참하라는 제안을 받고, 살아남기 위해 그쪽을 택했지. 훗날 가해자나 조력자로 재판을 받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자긴 나의 영웅이야!."   _202p



참혹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 남는것. 생존이야 말로 참혹한 역사의 기록을 다음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생존이야 말로 모든 대의와 가치를 초월하는 최우선 조건이라 생각된다. 동포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야 말로 지옥같은 삶을 이겨내는 힘의 원천이자 생의 원동력인 것이다. 극단의 민족주의와 광기의 암울한 역사. 그 속에서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생존한 생존자들이야말로 살아있는 역사이자 최후의 저항자인 것이다. 그런 숭고한 영웅들의 위대한 여정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벅찬 감동과 함께 진하고 강렬한 울림을 남긴다.



"나는 그녀의 팔에 숫자를 새겼고, 그녀는 내 심장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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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스트로룸 - 인류가 여행한 1천억분의 8
오노 마사히로 지음, 이인호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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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아스트로룸 : 인류가 여행한 1천억분의 8 (2019년 초판)

저자 - 오노 마사히로

역자 - 이인호

출판사 - 아르테(arte)

정가 - 17000원

페이지 - 347p



쥘 베른부터 대우주시대까지...



일본의 인기 우주만화 [우주형제]의 캐릭터 '무타'가 그려진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 이 책은 현재 나사에서 진행중인 '마스 2020 프로젝트'에서 로버 자동운전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중인 레알 엔지니어 '오노 마사히로'가 쓴 스페이스 키드들을 위한 우주탐사 안내서이다. 뜬금포 [우주형제]작가의 삽화는 저자가 만화 [우주형제]의 감수에 참여한 답례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 우주탐사에 대한 꿈을 갖고 이를 위해 차근차근 노력하여 꿈을 이룬 작가의 모습이 [우주형제]속 '무타'와 흡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작품은 스페이스 키드들을 위한 입문서 답게 150년전 '쥘 베른'의 [달세계 탐험]부터 현재의 진행사항, 그리고 저자가 바라본 미래상까지 누구나 손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쓰여있다. 챕터별 주제만 봐도 이 책에 담긴 내용에 대해 어느정도 알 수 있을듯 한데, 간단히 살펴보자면,



1. 지구에 '무언가'가 싹트다.

'쥘 베른'부터 처음 우주로켓의 시대를 연 로켓의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폰 브라운'과 로켓 과학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미소냉전 시대 불붙은 우주경쟁을 통해 급격히 발전한 로켓기술과 성과를 이야기 한다.  



2. 작은 한 걸음

미소의 우주경쟁은 정점에 달하고, 마침내 미국은 '암스트롱'을 달에 착륙시키면서 소련에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초파리를 실어보낸 인류 최초의 우주발사에서 달탐사까지 그 짧은 시간동안 달탐사의 성공을 이룩한건 물론 '폰 브라운'과 '암스트롱'과 같은 유명인들의 노력이 뒷받침 되었겠지만 저자는 그들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했던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를 하려한다. 최초의 달궤도 랑데뷰를 주장했던 평범한 과학자 '존 후볼트'와 우주선의 오류방어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담당했던 프로그래머 '마거릿 해밀턴'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성공을 견인할 수 있었던 이야기가 흥미를 자극한다.  



3. 1000억 분의 8

달에 땅을 밟았지만 인류는 여전히 우주에 무지한 상태, 나사는 무인우주선을 통해 태양계의 행성을 탐사하려 한다. 그중 대표적 무인우주선으로 보이저 1,2호의 발사비화와 보이저 탐사선의 성과를 이야기 한다. 그동안 어둠에 가려져 있던 화성과 목성, 토성....그리고 그 위성들을 통해 지구외 생명의 흔적을 찾기위한 과학자들의 험난한 여정에 가속도가 붙는다.



4. 우리는 고독한가?

분자생물학으로 외계의 생명체를 찾아내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손쉬운 연구를 위해선 화성의 토양을 가져오는 것이 가장 효과적 방법임을 깨닫는다. 이를 위해 3회에 걸쳐 화성에 로버와 우주선을 착륙시켜 화성의 토양을 가져오려는 마스 2020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중이고, 물로 뒤덮인 목성의 위성 유로파도 탐사 준비가 한창 진행중이다. 또한 화성의 테라포밍에 대한 저자의 전망을 언급한다.



5. 호모 아스트로룸

과학자들은 캐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수많은 외계 행성들을 찾아내고, 이후 발전된 우주망원경을 우주로 쏘아올려 더 많은 행성들을 찾아내고 스펙트럼을 통해 행성들의 대기질을 파악하고 생명체의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수천 억개의 별들중 지구의 문명과 비슷한 행성을 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간 호모 아스트로룸으로 우주를 향해 발을 내딛게 되는 미래의 그 날을 그려낸다.




"나도 일곱 살 때 '무언가'에 감염된 후 이용당하고 있다. '무언가'는 내게 화성 탐사차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켜서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라는 꿈을 이우려 하고 있다. 또한 '무언가'는 내가 이 책을 쓰게 만들었다. 이 책의 행간에도 '무언가'는 숨어 있다. 그리고 독자인 당신의 마음속에 숨어들어, 당신을 이용할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_88p



로켓부터 달착륙, 신비한 태양계 행성들의 모습과 지구외 생명체를 찾기위한 끈질긴 노력, 그리고 인류의 미래까지...이 모든 발전의 원동력을 '무언가' = '상상력'으로 규정짓는 저자의 의견에 크게 동의하고 공감하게 된다. '쥘 베른'부터 '일론 머스크' 까지...멈추지 않는 상상력이 세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한창 상상력을 무럭무럭 키워나갈 스페이스 키드들에게 이 책은 최고의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실 작품속 각 챕터들을 읽으면서 그동안 읽었던 우주과학서들이 떠올랐다. 챕터1의 로켓이야기는 '엘랑'작가의 [프로젝트 로켓]의 내용과 흡사했고, 챕터2의 미소우주경쟁과 달착륙 스토리는 아폴로 프로젝트를 책으로 냈던 '제프리 클루거'의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과 '암스트롱' 전기 [퍼스트맨]의 내용과 겹쳤고, 챕터4, 화성 탐사에 대한 이유와 전망은 '데이비드 와인트롭'의 화성탐서 전문서 [마스]의 내용을 축약한듯 보인다. 그외에도 무인탐사선과 우주망원경이야기는 '엘랑'작가가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 [우주별곡]에서 다뤘던 내용들이었기에 굉장히 편하고 익숙하게 읽은 것 같다. 결론은 여러 우주과학 도서들의 축약판이랄까...우주 초심자들을 위한 최고의 입문서 내지 안내서라는 말이다. 



무한하고 광할한 우주에서 어떻게든 멀리 나아가고자 발버둥 치는 인간을 저 머~~~~언 외계의 누군가는 과연 어떻게 보고 있을까?....그들의 유니언에 편입할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화성에 성공적으로 테라포밍하여 콜로니를 건설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전에 인류 스스로 자멸할지....어떠한 상상도 가능케 만드는 곳....우주..그리고 우주의 인간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친절한 설명서 [호모 아스트로룸]이었다.



이 책을 읽고 우주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면 이 책에 담긴 거의 대부분의 내용과 함께 숨겨진 비화, 야화들이 난무하는 버라이어티 우주전문 팟캐스트 [우주별곡]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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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
루 버니 지음, 박영인 옮김 / 네버모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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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래전멀리사라져버린 (2019년 초판)

저자 - 루 버니

역자 - 박영인

출판사 - 네버모어

정가 - 15800원

페이지 - 557p



남겨진 자가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




여기 강도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실종된 언니를 찾아 헤메는 간호사도 있죠.


자, 오늘은 누군가를 잃고 살아남은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남녀를 만나보겠습니다.


네버모어의 신작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 입니다.



*메커비티상 최우수 작품상

*에드거상 최우수 작품상

*앤서니상 최우수 작품상

*배리상 최우수 작품상



영미 유수의 추리/범죄 문학상을 휩쓸며 미국을 뒤흔든 미스터리 화제작이 네버모어에서 출간되었다. 육중한 볼륨과 화려한 수상내역으로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치솟던중 출간과 동시에 작품을 영접했다. 지울 수 없는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두 남녀를 통해 상실의 아픔과 고통에 힘겨워하고, 남겨진자가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에 짖눌려 신음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깊이있고 진중한 작품이었다. 



[26년전] 

(와이엇, 15살)

오클라호마시티...여름, 블록버스터의 계절, 쇼핑몰과 함께 있는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와이엇은 일과를 모두 마치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이 있던 방의 문을 두드리전 사람이 영화관 관리자 빙엄씨가 아닌 가면을 쓴 권총강도라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얼마후...가면과 스타킹을 뒤집어쓴 3명의 강도에 이끌려 영사실 바닥에 엎드린채 숨죽이던 6명에게 곧이어 지옥의 심판이 내려진다. 탕....탕....탕...탕....탕.......경찰에 의해 잃었던 정신을 차린 와이엇은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후두부에 총상을 입고 참혹한 시신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로지 와이엇만이 유일한 생존자였던 것이다......


"왜 난 여기 이렇게 살아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죽은 거죠?"



(줄리애나, 12살)

마을에서 열린 박람회장에 언니 제네비에브와 함께 구경온 줄리애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떠들썩한 분위기, 풍선터트리기 게임으로 딴 핑크팬더 인형을 품에 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날은 점차 어둑해지고, 13살부터 마약을 흡입해온 언니는 또 약생각이 났는지 줄리애나에게 10달러를 건네주고 15분뒤에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인파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그게 줄리아나가 언니 제네비에브를 본 마지막 순간이되버렸다....


"시끄러워. 15분이면 돼. 알았지? 잠깐이라도 여기서 좀 벗어나야겠어."



[26년후, 현재]

(와이엇, 41살)

과거의 트라우마를 영리하게 숨긴채 탐정업을 하던 와이엇은 절친의 간곡한 부탁으로 다시는 밟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던 고향 오클라호마시티를 십수년만에 방문한다. 절친의 의뢰내용은 5살 딸과 함께 힘겹게 살아가던 이혼녀 캔디스가 우연히 유산으로 라이브홀을 인수하게 되었고, 그 홀을 인수한 직후부터 누군가로부터 해꼬지를 당하고 있으니 그 누군가를 찾아내 중지시켜달라는 것이다. 처음엔 가벼웠던 해꼬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랄하고 위험해지면서 와이엇은 캔디스의 주변인물들을 만나며 범인을 찾아나서고, 그런 정신없는 와중에도 와이엇의 뇌리를 파고드는 그날의 처참한 기억이 와이엇을 괴롭히는데.....



(줄리애나, 38살)

26년간 끊임없이 언니를 찾아 헤메는 줄리애나는 병원의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그날의 기억을 수없이 되뇌이고 그 안에서 실종된 언니의 실마리를 찾기위해 노력한다. 그러던중 언니가 줄리애나를 위해 따낸 핑크팬더를 건네던 풍선게임지기의 소식을 듣게되고, 망나니로 소문난 그를 만나기 위해 홀로 그가 자주찾는 술집으로 향하는데.....



참혹한 범죄에 희생당한 가족이 그 아픔을 이겨내지 못해 삶이 피폐해지고 점차 망가져가는 모습을 그리다가 종국에는 그 절망을 집념으로 승화시켜 살인자에게 복수하는 식의 미스터리 스릴러는 그동안 다수의 작품으로 만났던것 같다. 하여 이 작품의 다소 강렬한 도입부와 이후 등장인물들의 행보를 보며 이 작품도 역시 여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사건을 잊지 못한 관계자의 끈질긴 수사로 인한 단죄로 마무리되는 작품일 것이라 생각했다. 허허...그러나 보기좋게 나의 예상은 빗나가 버렸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좀 더 깊이있는 정서를 다룬달까...원죄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다기보다는 그 예상치 못한 범죄로 남겨진 자에게 촛점을 맞추는 작품이었다. 그들 내면의 고통과 갈기갈기 찢겨버린 마음의 상처가 26년이란 시간의 간극을 뛰어넘어 우리에게까지 생생하고 처절하게 다가오는...심오하면서도 서정적이고 슬프고도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유수의 범죄 문학상을 석권한 것은 이 끝을 알 수 없는 깊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작품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발생되었던 두 건의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1987년에 벌어진 레스토랑 체인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1981년 주정부 박람회에서 2명의 소녀가 사라진 사건을 각색하여 그려낸다. 작품에서 그리는 두 건의 사건이 실제 사건을 얼마나 충실히 재현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현실감과 무게감은 증가하니, 작품을 더욱 공감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어찌됐던...26년간 철저히 외면해오던, 26년 내내 끈질기게 집착해오던...두 남녀는 생각지도 못한 순간, 예상치 못한 우연으로 그들을 끈질기게 붙들고 있던 비극적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극적 단서를 얻게된다. 그리고 흐릿하게 감춰져있던 진실이 비로소 명백하게 드러나는 마지막 결말의 순간....다른 의미로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우리가 갖고 있던 고정적 관념을 깨끗이 무시하는 결말이 주는 울림에 말이다. (그러나 이 결말로 인하여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기억에 갖혀 헤어나오지 못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남겨진 자들의 죄책감에 공감하고, 흐릿한 기억의 단서를 따라 사건을 되돌아보며 어지러져 있던 퍼즐을 맞춰가는 추리의 재미를 선사한다. 치밀한 플롯과 1인칭으로 전개되는 과감하고 독창적인 서사는 캐릭터에 오롯이 감정이입하게 만든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위트와 재치 넘치는 농담을 던지는 와이엇의 미소 뒤에 가려진 진짜 얼굴과 마주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 작품이 주는 여운의 깊이는 더욱 더 깊어지리라....생각해보면 이 작품에 앞서 네버모에에서 출간했던 작품 [네온 레인]과 더불어 범죄를 통해 인간이 받게되는 비극을 함축적 은유로 아름답게 그려내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 그들을 잊고 족쇄같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그들 자신의 인생을 위해 살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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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탐정 이상 4 -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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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섬탐정이상 4 :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 (2019년 초판)

저자 - 김재희

출판사 - 시공사

정가 - 14300원

페이지 - 431p



경성바닥을 주름잡는 모던보이들의 네번째 탐정 일지



비정상적 집착과 사랑을 소재로한 비극적 사랑이야기 [표정없는남자]로 처음 만난 '김재희'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실존인물인 시인 '이상'과 소설가 구보 '박태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경성에 위치한 제비 다방을 거점으로 문학가와 탐정업을 병행하는 독특한 상상을 바탕으로 탄생한 [경성 탐정 이상]시리즈가 어느덧 네번째 시리즈로 돌아온 것이다. 서스펜더를 차고 넥타이를 맨 이상과 흰색 셔츠를 입은 구보가 함께 찍은 흑백사진을 모티브로 [경성 탐정 이상]이 출간되었고, 개화기 직후 일본을 통해 밀려오는 서양 문물로 인하여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독특한 시대상을 작품에 녹여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작가에게 2012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안겨준다. 그리고 어느덧 네번째 시리즈가 세상에 나왔다. 차근차근 시리즈를 거듭해 오는동안 이야기는 더욱 탄탄해지고, 이상과 구보 콤비의 합은 더욱 견고해 졌다. 한국적 팩션의 대가가 그려낸 역사추리소설 [경성 탐정 이상 4 :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이다.      


 


망자가 예약했던 양복을 헐값에 사고 악몽에 시달리는 구보, 군산 히로스 가옥의 지주가 잃어버린 병풍, 산장에서의 만난 사람들이 구술하는 릴레이 괴담, 고급기생 연쇄살인사건 등등등...경계없는 다양한 소재들과 기상천외한 사건이 여덟가지 이야기속에 가득 차있다. 작가에게 일제치하라는 암울한 시대적 배경은 경성 탐정이란 무대의 족쇄라기 보단 자유로운 상상의 날개로 작용하나 보다. 실존 장소에서 벌어지는 가공의 사건을 실존 인물이 수사하고, 실존 역사를 통해 실마리를 잡고 해결한다. 리얼과 픽션의 절묘한 조화가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그 현실기반의 무게감이 독자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 전작 [표정없는남자]를 접한 이후 작가의 SNS를 팔로우 했는데, 그때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SNS 사진속 옛장소들이 이 작품속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작품에 대한 열정과 최대한 팩트에 입각하려는 프로페셔널한 작가의식이 빛을 발한다.



일화. 주인 없는 양복 

양복점에 걸려있던 이태리 200수의 실크 양복을 헐값에 구매한 구보는 양복을 가져온 직후 부터 악몽에 시달린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상과 구보는 고가양복에 대해 추적하고, 이 양복의 주인이 영화사 대표였으며 권총 오발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을 알게되는데.....

- 현세에 원한이 사무쳤기에 구보의 꿈에 나타나는 거겠지...-_- 대표의 죽음에 의심을 느낀 상과 구보는 사고사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생각지 못한 진실과 마주한다. 싸다고 덜컥 집어오면 귀신들린 물건을 집어올 수도 있다는거....



이화. 군산의 보물창고 

군산 히로스 가옥에 거주하는 미곡상 갑부 선경묘는 구보와 상에게 보물창고에 숨겨놓은 고가의 병풍을 찾아달라고 의뢰한다. 몇일전 투전판에서 병풍을 걸고 도박을 해서 졌지만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선경묘는 보물창고에서 잠이 들었고, 깨어나 보니 자신 뒤에 있던 병풍이 사라져있었다는 것. 이에 상과 구보는 투전판을 돌며 병풍에 대해 정보를 케려하는데....

- 단순한 미술품 도난사건인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생각지도 못한 기괴하고 추악한 변태적 성욕이 얽혀 있더라는....이 단편의 배경이 되는 히로스 가옥은 나도 군산 여행을 가서 직접 구경했었다. 이 낡은 가옥으로 이런 기괴한 이야기가 탄생하다니 ㅎㅎ  



[요기가 군산 히로스 가옥이다]



삼화. 고래의 꿈 

'구보 선생. 이상 선생 살려주시오. 나는 배홍동이란 사람인데 나를 구하고 싶으면 종로의 열대 수족관을 찾아오시오.' 우연히 들른 우편국 화장실에서 자신들을 지목한 낙서를 본 이상과 구보는 수족관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배홍동의 딸을 만나 아버지가 실종되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주기적으로 낙서를 지우는 우편국의 낙서는 아버지가 실종된 이후에 쓰인 것이니...이 미스터리한 실종사건을 위해 상과 구보는 배홍동이 자주 찾던 지인이 있는 시골로 향하는데....

- 미스터리한 실종, 사이비 오컬트 교단, 이상 성욕....소재들은 취향이었으나 죄를 짓고 그 죄책감을 발설하고 싶은 욕망?...그 전후관계의 진상은 나로선 납득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부디 드넓은 바다에서 고래의 꿈을 꾸길.... 



사화. 백운산장의 괴담 

상의 제안으로 느닷없이 백운상을 오른 상과 구보는 백운산장에서 하룻밤을 기거하고, 각자의 이유로 산장에 함께 머물던 부보상, 학생, 사투리 사내, 산장주인은 야심한 밤 각자가 아는 괴담을 하나씩 이야기하는데.....

- 스포일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 단편을 읽으면서 '교고쿠 나쓰히코'의 [항설백물어] 첫번째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행봉위!!!! 그들이 이야기하는 괴담도 재미있고 짜여진 판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오화. 조선미인보감 살인사건 

명월관의 에이스 기생 두 명이 인력거에서 내린 직후 목졸라 살해당하고, 다른 한명도 살해당할뻔한 위기에서 가까스로 도망친다.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위해 상과 구보는 평소 기생들을 스토킹 하는 사람이 없는지 조사하고, 살아남은 기생을 스토킹 하던 청년이 있었음을 알아낸다. 그길로 상과 구보는 스토커의 집을 찾아가는데....

- 이 단편의 팩트 소재는 [조선미인보감]이다. 일제강점시기 1918년에 실제로 출간된 무려 611명의 조선 예기들의 사진과 프로필이 수록된 기생보감이라니!!! -_-;;; 허허...당시 출간의도는 모르겠고 그냥 지금의 내 상식선으로 생각해 볼땐 약간은 외설적 아스트랄한 책이랄까...머...그건 그렇다 치고...이 단편에서 매력적인 여성 소설가 탐정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다음 다섯 번째 시리즈에 출연을 예약하는듯 하고, 법정재판, 이상적 집착, 포비아 등등 다양한 재미와 반전을 숨겨놓고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론 이 단편집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육화 카프 작가의 실종 

독립운동에 연루되어 도주중이던 작가가 경성 차이나타운 청식당에서 실종되고, 사라진 작가를 찾기 위해 상과 구보는 이 청식당을 찾아가는데....

- 아이들의 노래에서 힌트를 얻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국내던 서양이던 아이들이 부르던 노랫말이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청식당의 기구한 사연역시 [놀라운 TV 서프라이즈]에서 접했던 사연이었기 때문이다. (이것 마저도 팩션의 반영인가?!!! ㄷㄷㄷ) 



칠화.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 

앤티크 접시를 판매하는 사교구락부에서 열린 귀부인 티타임에서 한 노부인이 떡을 먹다 질식해 사망한다. 상과 구보는 이 질식사가 부인들의 파벌에 의한 의도적 사고인지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부인들의 모임에 나가 한명 한명과 대면하는데....

허영에 가득찬 귀부인들의 민낯이 가차없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당시 돈으로 양반을 사고 갑자기 부자가 된 상인들이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출신성분을 감추기 위해 외국문물에 돈을 퍼붓는 가식과 허영이 깊게 베어있다. 머...지금이야 다르겠냐만은...불란서 향수로 가려본들 두 손에 깊게 베인 거름냄세가 쉽게 가시겠는가...내면의 성숙을 외면한채 외면만을 가꾸는 물질만능주의를 꼬집는 작품이다. 작품속 사망사건의 진실 역시 얼마전 9시 뉴스에서 봤던 기사를 떠올리게 하니...이 모든것이 팩션으로 귀결되는 팩션 마스터 작가의 빅픽처구나!....



팔화. 극장 주임변사의 죽음

단성사에서 변사를 보던 주임변사가 마약을 남용한채 밧줄을 목에 묶고 자살한 채로 발견된다. 이 자살을 조사하게 된 상과 구보는 본인의 성별과 반대되는 극을 연기하는 연기자들을 만나며 사건에 근접하는데.....

- 딱 보면서 영화 [패왕별희]가 생각나더라. 흠...이것도 스포성인가?...-_-;;; 



경성에서 빠지라면 섭한 세련된 모던보이들의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진지한 열혈 탐정기였다. 극도로 암울한 일제강점기이자 문인으로선 사회에 아무런 힘도 쓸 수 없어 오로지 두문불출 글밖에 쓸 수 없었던 소외된 예술가였지만 이렇게 작품으로나마 순사도 해결하지 못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시원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대적 암울함을 상쇄하는 활기찬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는게 좋았다. 100년전 과거의 시대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현재의 이슈들이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 고리짝 낡은 옛날옛적 이야기가 아닌 현대의 감각으로 되살아난 경성이 익숙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오는건 바로 그 조화로운 신구의 조합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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