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세계가 끝날 무렵 - W-novel
아야사카 미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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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의세계가끝날무렵 (2019년 초판)

저자 - 아야사카 미쓰키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365p



니가 쓰는대로...



등교거부 후 집안에 처박혀 숨만쉬며 온갖 자학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던 중2병 소년 와타루는 우연한 기회로 웹소설 플랫폼에 가입하고, 이름대신 '익명소년'이라는 필명으로 미스터리 작품을 연재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홈그라운드의 지명을 동음이의어로 처리하여 배경을 그리고 등장인물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이들을 모델로 잔혹한 살인사건을 창작했는데, 글솜씨는 있었던건지 놀라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어간다. 이에 자극받은 와타루는 자신의 소설에 더욱 열을 올리고 차츰 자신감이 붙던 그때....와타루의 집근처 공원에서 한 여성이 후두부에 충격을 받고 피투성이가 된체 쓰러져 있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사건의 정황이 와타루가 쓴 소설의 첫번째 사건과 일치하는것 아닌가....이후 연이어 와타루의 소설과 동일한 조건의 실제사건이 발생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이 일로 발칵 뒤집어진다....



자신이 쓴 이야기가 현실에서 그대로 벌어진다는 설정의 작품은 여러 장르작품에서 봐오던 익숙한 설정이다. 제목이 기억나진 않지만 '스티븐 킹'의 작품중에 이와 같은 설정이 적용된 작품이 있었던것도 같고...미스터리물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여기에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의 주인공과 종이책에서 발전한 플랫폼인 웹소설 시장을 추가하여 현재의 이슈들을 반영한 감각적 미스터리를 탄생시켰다. 



왕따를 당하던 같은반 소녀가 3층에서 뛰어내린 것을 바로 옆에서 바라본 와타루는 소녀의 추락에 죄책감을 느끼고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집안에 처박힌 히키코모리가 되버린다. 아직 마음이 여물지 못한 중학생 와타루로선 자신을 짓누르는 죄책감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그 그늘로부터 도망칠 수 밖에 없다. 그런 그가 웹소설에 몰입하는건 그것이 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서로의 오해에서 비롯된 왕따와 은둔형 외톨이....그리고 잇따른 의문의 사건들....이 소년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건 자신이 창작한 이야기 때문에 피해를 받는 아무런 관계없는 사람들을 지키려는 마음...용기였던 것이리라. 



그런 상처투성이 소년의 극복기를 그리는 성장소설겪의 작품인데 다만 그 계기를 만드는 사건이 소설과 현실이 교차되는 고차원의 미스터리라는 것이니... 와타루의 소설대로 범행을 이어가는 범인과 와타루의 대결이 꽤나 궁금증을 자극한다. 일단 어쨌던 소설의 내용대로 따라가는 범인보단 소설을 창작하는 와타루가 우위에 있을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작품은 와타루의 사소한 행위로 이 관계를 한번에 역전시켜 버린다. 사실 작품을 읽으며 이 범인의 정체에 대해 여러 추리를 해봤는데, 일단 판타지 혹은 심령공포물은 아니라는것을 밝혀둔다. ㅎㅎ 작품은 정통 미스터리이니까...작품에 깔린 복선과 맥거핀들을 토대로 범인을 찾아보기를.... 



일단 와타루의 웹소설이 전개를 위한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소설속 소설인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되는것도 특이했다. 와타루가 쓴 웹소설 [룰 오브 더 룰]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 이 [룰 오브 더 룰]을 통해 현실을 변화시키는 장면도 인상깊었던것 같다. 본인 기준으론 사건이 조금 약한듯 하여 좀 더 잔혹하고 강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미스터리적인 측면이나 내재하고 있는 메시지가 잘 조화된 라이트 노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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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만날 수 있었던 4%의 기적 - JM북스 히로세 미이 교토 3부작
히로세 미이 지음, 주승현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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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만날수있었던4%의기적 (2019년 초판)

저자 - 히로세 미이

일러스트 - 게미

역자 - 주승현

출판사 - 제우미디어

정가 - 12800원

페이지 - 318p



푸른달이 뜨는 밤 다시 너와 만날 수 있어



사람의 인연이란 참으로 기묘하다. 수많은 인연의 끈속에서 누군가와 마음이 통하고 사랑의 끈미 매듭짓게 될 확률은 과연 몇 퍼센트일까...이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분의 2가 아닐까?...그렇다면 시야를 확장해보자. 이 까마득한 우주를 100으로 쳤을때, 끝없는 우주의 태양계안에 수없이 많은 행성중 지구라는 행성에서 대한민국이란 나라안에 인연을 만날 확률은 과연 몇 퍼센트일까?....-_-;;;; 나는 모르겠다만...그 확률은 천문학적인 우연의 끝에 다다른 기적의 확률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그리고 여기서 시야를 더욱 확장한다면?!!!!...4%의 확률로 만나게 된 두 남녀의 기적같은 한여름밤의 꿈같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 [너와 만날 수 있었던 4%의 기적]이다...



17살에 도쿄로 건너와 홀로 대학생활을 하던 아카리는 스무살 같은 대학교의 2살위 남친 나카네와 만나 사랑을 하고 5년간의 교제끝에 마침내 프로포즈를 받는다. 기쁜 마음으로 결혼을 승낙한 아카리는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고향인 교토를 찾고, 그곳에서 학창시절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중 우연히 고등학교시절의 물건을 정리하던 아카리는 낡은 일기장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17살 여름에 썼던 자신의 일기를 읽게된다. 그런데 일기속엔 아카리가 만난 누군가와의 일들이 적혀있는데 그 '누군가'의 이름만 지워져 있는 것에 이상한 감정을 느낀 아카리는 그 '누군가'를 기억하려 하지만 슬프고 아련한 감정만 복받쳐 오르는 것을 느끼고, 삭제된 '누군가'의 정체를 찾기 위해 온집안을 뒤지는데..... 


기적같은 우연으로 그 누군가의 이름이 '코우'였다는 것을 기억한 아카리는 푸른 보름달이 뜬 17살의 그날 자신을 찾아온 코우와의 꿈같은 4일간의 일들을 떠올린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 교토의 풍광이 가득 담긴 감동적 로맨스 판타지 SF 였다. 유난히 몽환적이고 판타지 같은 작품들의 배경이 교토인것을 보면 정말로 그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도시에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도 여러 유적과 명소, 교토에서 열리는 축제들이 코우와 아카리의 추억으로 그려지지만 머리속에 그릴 수가 없어 아쉬웠다. 



어쨌던...아카리와 코우의 짧지만 강렬한 만남. 그리고 이별....그리고 푸른 보름달이 뜰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설까지...17살 아카리의 잔뜩 설레이는 마음과 사무치는 그리움까지... 여고생 아카리의 풋풋한 마음이 너무나 예쁘고 순수하게 다가와 마음이 정화되는것 같은 작품이었던것 같다. 거기에 SF를 양념으로 살짝 쳐내니 더없이 훌륭한 환상적 로맨스가 태어난 것이다. -_-



사실 커다란 갈등 없이 내내 잔잔하고 평이하게 전개되는 연애 이야기이다 보니 낯간지럽고 심심한거 못참는 사람에겐 그다지 맞지 않는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_-;;; 본인도 평소에는 그런 성향인데 아카리와 코우의 대화 사이에 틈틈이 등장하는 우주 물리 법칙과 종국의 4%의 진실이 매칭되다 보니 SF작품으로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보는 세상만이 유일한 현실은 아니란다."



96%의 암흑물질과 나머지 4%밖에 없는 세계의 진실...부담없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SF 연애 라이트 노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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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리튼 키
미치오 슈스케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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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리튼키 (2019년 초판)
저자 - 미치오 슈스케
역자 - 최고은
출판사 - 검은숲
정가 - 14300원
페이지 - 319p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네가 슬퍼보이는건 왜일까....



[투명 카멜레온]으로 처음 접한 '미치오 슈스케'작가의 두번째로 만나는 작품이다. 한바탕 왁자지껄한 난장 속에서 따스한 인간의 숨은정을 이야기 하던 전작을 생각하며 이번 신작도 연장선겪의 작품일거라 생각하며 책을 펴들었는데, 정반대의 상반된 이야기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투명 카멜레온]이 힐링계라면 이번 [스켈리튼 키]는 인간 내면의 저~ 깊숙한 밑바닥 어둠을 그리는 초암흑계였달까....-_-;;; [투명 카멜레온]의 그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양극단을 찍는 작품의 분위기는 내겐 또다른 놀라움과 색다름으로 다가왔다.



사이코패스 : 반사회적 인격장애증. 1920년대 독일의 쿠르트 슈나이더가 처음 소개한 개념으로 발정, 광신, 자기현시, 의지결여, 폭발적 성격, 무기력 등의 특징을 지닌다. 이들의 정신병질은 평소에는 내부에 잠재되어 있다가 범행을 통해서만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알아 차리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이 작품은 추리, 스릴러 장르의 사골이라 할 수 있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멀쩡한 외모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희대의 살인마 '테드 번디', 일본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한 옴진리교 교주등이 유명한 싸이코패스 살인마로 거론되며 대중의 관심을 받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한국에서도 엽기적인 끔찍한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이 프로파일링 결과 사이코패스였다는 뉴스를 빈번하게 접할정도로 익숙한 단어가 된것 같다.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그런의미에서 싸이코패스 살인마를 다루는 이 작품이 그리 신선하게 다가오진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작품이 여느 작품들처럼 평범한 사람들 틈에 숨어있는 피도 눈물도 없는 무감정의 싸이코패스 살인마를 추적하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는 아니란 것이다. 이 작품이 갖는 차별점은 무시무시한 사이코패스가 잡아야할 범인이 아니라 바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란 것이다. -_- 애초부터 자신이 사이코패스임을 자각하고 있는 주인공을 통해 시시때때로 치밀어 오르는 살의를 제어하지 못하고 언제 일을 저지를지 모를 불안감을 그대로 전달하니 독자는 작품내내 안절부절 좌불안석의 긴장감을 느끼면서 사이코심리 스릴러로서의 스릴과 불안을 (그것도 강제로) 경험케한다. -_-



'오른손을 다운재킷 가슴팍에 넣어 셔츠 아래의 왼쪽 가슴을 눌러봤다. 심장은 여전히 느리게 뛰었다. 아무리 위험한 짓을 해도 이 심장 박동은 빨라지지 않았다. 제 주인이 처한 상황조차 관심이 없는 듯, 늘 이렇게 담담하게 낮은 심박수를 유지한다. 이건 나같은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한다.'


"너 같은 사람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
"너 같은 사람을."
"사이코패스라고 해." _16p



아동복지시설에서 자란 사카키 조야는 언제부턴가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살면서 단 한번도 두려움의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조야는 그로인하여 다른 아이들은 하지 못했던 대담한 일들을 저질렀고, 이내 복지원의 문제아로 남들보다 훨씬 더한 감시와 관심속에서 자라게 된다. 어느덧 19살이 되고 복지원을 나가던날 원장선생은 조야를 불러 조야가 복지원에 오게 된 사연을 이야기한다. 임신 8개월이던 조야의 엄마가 총격사건에 휘말려 산탄총탄에 맞았고, 긴급히 제왕절개로 조야는 살아남았지만 엄마는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죽은 엄마의 이름과 엄마가 남긴 스켈리튼 열쇠 한자루를 갖고 세상에 나온 조야는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특기를 살려 오토바이 배달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연락이 끊겼던 복지원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 우동에게 전화가 오고, 친구와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우동은 조야의 엄마가 죽게된 총격사건의 범인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힌다. '툭' 그순간 조야를 지탱하던 가느다란 실이 끊어지고....조야는 우동과 함께 살고 있는 친구의 아버지를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일단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 답게 우리가 알고 있던 사이코패스의 특징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소재이자 맥거핀으로 제공된다. 일반인 보다 현저하게 낮은 심박수. 그로인하여 흥분하지 않고 지극히 이성적이지만, 공감능력의 결여로인해 죄책감 없이 저지르는 잔혹행위들...그렇게 자신의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거리낌없이 폭주하는 주인공을 망연히 바라보며 정신이 혼미해지는 200여 페이지쯤...정신이 번쩍들 작가가 마련해둔 회심의 반전이 오함마로 뒤통수를 후려갈기듯 후두부를 강타하니...남은건 전기에 감전된듯 전신을 파고드는 찌르르~한 전율뿐...-_- 그리고 앞선 페이지들중 뭔가 꺼림칙하게 뇌리에 남았던 부분들이 이 반전을 위한 교묘한 트릭이었음을 깨닫는다. 독자를 위한 페어한 단서도 심어놨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언페어한 부분도 있는것 같긴 한데, 페어/언페어를 따지기에 전에 워낙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보니...하나하나 따져볼 생각조차 들지 않더라는...머..강렬한 반전의 묘미를 느꼈으면 그만아니겠는가 ㅎㅎ 대반전 이후의 전개는 앞선 전개와는 또다른 성격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특히 후반부 싸패들의 피튀기는 광기의 혈투극은 이작품의 최대 클라이막스로 농도짙은 폭력의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태어날때부터 DNA에 새겨진 비극적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주인공의 노력과 결국 운명을 거스르지 못한 이들의 참혹하도록 비극적인 결말이 대비를 이루며 가슴속에 애잔하고 안타까운 응어리를 남긴다. 선천적으로 살인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어찌보면 저주받은 이들일지라도 사회와 주변의 따스한 보살핌이 전제된다면 그 각인된 주홍글씨를 조금은 희석시킬 수 있지 않을까? (정말로 그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는 작품이었다. 전작에 이어 소재와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스펙트럼과 예리하고 날카로운 필력에 다시금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것 같다. 다음을 기약하는 듯한 결말처럼 속편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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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스테이트
시몬 스톨렌하그 지음, 이유진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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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스테이트 (2019년 초판)

저자 - 시몬 스톨렌하그

역자 - 이유진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22000원

페이지 - 143p



존재 자체가 예술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환상적인 그림과 충격적인 묵시록적 이야기....이 둘이 만나 예술적 SF 아트북으로 태어났다. 출간소식을 듣고 SF덕후로서 너무나 강렬한 호기심에 출판사 서평단에 냉큼 신청했지만 광탈당하고, 결국 모아놓은 적립금을 털어 구입해버리고 말았다. -_-;;; 분명 얼마안되는 분량에 한시간가량이면 다 읽어버릴 작품인걸 알면서도 무의식중 구매버튼을 누르고 있는 나...그렇게 [일렉트릭 스테이트] 그림이 담긴 엽서와 책이 내게왔다. 놀랍도록 기괴하고 환상적인 SF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정말로 스토리 자체는 집중해 읽으면 삼십분정도면 완독할만한 이야기인데, 그 짧은 이야기 속에 담아낸 종말의 세계는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곱씹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야기와 딱 맞아떨어지는 삽화가 무궁한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센터사에서 개발된 뇌파자극기기 뉴로캐스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사람들은 저마다 머리에 뉴로캐스트를 쓰고 보내는 시간이 늘어만 간다. 그리고 199년 11월1일....센터사에서 개발한 뉴로캐스트 신규 소프트웨어 모드6의 대대적인 펌웨어 업데이트가 진행되고.....그순간 세계는 그대로 멈춰버렸다....적국인지, 아니면 미치광이 과학자인지, 아니면 단순한 실수인지 원인은 모르지만 모드6가 적용된 뉴로캐스트를 쓴 사람들의 정신은 집단공유되었고 그것에 중독되어 뉴로캐스트를 쓴채로 집단 발작을 일으킨 것이다. 소녀 미셸은 로봇 스킵과 함께 버려진 차를 타고 폐허가 되버린 도시를 지나 바다로 향한다. 사람들이 만든 기괴한 드론들과 좀비같은 중독자들의 위협을 피해 바다와 인접한 작은 집에서 미셸이 발견한 것은.....



VR기기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진화하한다면 뉴로캐스트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프로그램이 주는 강렬한 자극에 취해 정신이 나가버린다는 설정은 SF소설 [피드]를 통해서도 접했던 어느정도 익숙한 설정인데, 역시 이 스토리가 SF적이고 기괴하고 괴기스러운 그림과 만나니 공포심이 배가되고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다. 주인공 미셸이 겪는 여정중 그녀가 이야기하는 내용만으론 100%배경을 이해하기는 힘든 불친절한 작품이라 그녀가 언급하는 단서만으로 이런 저런 상황을 유추해야 하는데, 역시나 독자의 상상만으론 한계가 있어 종말을 맞이한 세계의 이유가 끝까지 궁금하게 만든다. ㅠ_ㅠ 하다못해 뒷표지의 권총든 사내의 정체는 뭐냐고요...누가 좀 설명좀 해주길....루소 형제가 제작하고 앤디 무시에티 감독의 영화로 제작된다고 하니 영화에는 풀지못한 궁금증이 조금은 해소될듯....(솔직히 영화가 너무 기대된다.) 어쨌던....안그래도 우울하고 암울한데, 세찬 파도를 마지막 장면으로 비추며 미셸과 스킵의 모험의 끝이 결국은 불행을 암시하는듯 하여 끝없는 암울속으로 침잠시킨다. ㅠ_ㅠ 아흑...



가격이고 분량이고 따질것 없이 모든것이 용서되는 그림 그 하나만으로도 그 가치를 충분히 해내는 작품이다. 그래..이런 작품이야말로 소장각 아니겠는가?...예술에 가까운 그래픽 노블로 책장 한쪽에 자랑스럽게 꽂아둘만한 책이 아닐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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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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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나오키 1 : 당한만큼 갚아준다 (2019년 초판)

저자 - 이케이도 준

역자 - 이선희

출판사 - 인플루엔셜

정가 - 가제본(비매품)

페이지 - 414p



당한만큼? 아니, 그 열배, 백배로 갚아주마!!



일본드라마로 열도에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는 작품 [한자와 나오키]의 원작 소설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570만부라는 경이로운 판매고를 올린 초인기 대작의 출간에 앞서 출판사에서 대대적인 사전 서평단을 모집했고, 운좋게도 서평단에 뽑혀 다른이들보다 조금 먼저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사실 일드가 그렇게 대박을 쳤다곤 해도 책만 파는 본인은 그냥 제목만 흘러들었을뿐 장르나 내용은 전혀 모른채 이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금융 미스터리라고 해야할까...은행원인 한자와가 융자를 승인해준 기업이 도산하면서 융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요원해져 난처한 상황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복잡한 금융 경제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란 우려를 한방에 불식시켜버릴 정도로 명쾌하고 깔끔하며 통쾌하다. 첨예한 은행가의 권력관계와 난무하는 권모술수, 약육강식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자와 과장을 통해 진정한 샐러리맨들의 서바이벌 생존기를 간접경험할 수 있었고 벼랑끝에서 불굴의 의지로 기어올라와 적들에게 통한의 한방을 날리는 통쾌한 작품이었다. 



80년대 버블의 거품이 꺼지고 사회 엘리트의 최정점으로 군림하던 은행권도 얼마든지 도산할 수 있다는 현실공포가 직면하던 1990년대 산업은행에서 융자담당 업무를 맡은 과장 한자와는 실적을 위해 지점장 아사노가 직접 따온 철강기업의 5억엔 대출지시를 받고 대출승인전 기업평가를 위해 회계장부를 면밀히 검토하려한다. 그러나 오전회의를 다녀온 한자와의 책상에는 이미 대출승인 결재란에 아사노의 결재도장이 찍혀있었고, 시간의 압박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융자를 승인한지 2개월후...철강기업은 1차 부도가 나고 뒤이어 도산되버린다. -_-;;;; 사장 히가시다는 도산되자마자 야반도주하여 연락조차되지 않는 상태. 대출한 5억엔을 그대로 날려버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지점장 아사노는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본점에 융자의 전적인 책임은 한자와에게 있다고 떠들면서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 졸지에 기업가치평가를 소홀히하여 5억엔을 날려버린 무능한 직원으로 찍혀 감사받을 처지에 놓인 한자와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마감 후 1원만 맞지 않아도 퇴근도 못하고 재정산을 하는 완벽을 기하는 은행에서 5억엔...한화로 약 55억원...그것도 90년대로 치자면 지금의 가치보다 훨씬 높았을 초거액이 그대로 날아갈 위기에 처했으니..-_-;;; 그 융자를 승인한 담당자는 얼마나 간이 콩알만해 지겠는가...게다가 도끼눈을 뜨고 한자와를 노려보는 본사의 감사직원들 앞에서 자신의 실책을 설명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 과연 당신이라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본인 역시 회사를 다니는 일개 샐러리맨으로서 감사과의 '감'자만 나와도 오금이 저려오는데...이 엄청난 정신적 압박속에서 우리의 한자와는 절대로 쫄지않고, 아주 당당하게 카운터 펀치를 날려버린다. 이 작품의 매력이 바로 이거다. 한자와의 굽혀지지 않는 기백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원하게 팩트로 맞받아쳐 후두려 패버리는 쿨몽둥이 찜질!! 이 사이다 같은 통쾌함이 움츠려 살아왔던 샐러리맨들의 울분과 탄식을 한방에 날려주는 쾌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어쨌던...감사실에서 깽판 아닌 깽판을 쳐버린 한자와는 지점과 본부 모두에게 뻔뻔하기만한 무능한 존재로 낙인찍히고,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내쫓겨질 상황....눈앞엔 책임을 전가하고 한자와를 압박하는 비열한 상사가 있고, 눈을 감으면 자신만을 바라보는 아내와 아들이 떠오른다. 크...가슴에 품은 사표를 부장얼굴에 집어던지고 때려치는 상상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지만 그때마다 눈에 밟히는 가족의 얼굴...이 절절한 마음을 알고 있기에 한자와를 응원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한자와의 모습이 나의 모습과 동일시 되면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뒤이어 수면위로 올라오는 히가시다 사장의 악행들...분식회계를 통해 은행에 대출을 받아내고 계획도산으로 돈을 몽땅 꿀꺽해버린 사실이 드러나고 이 사기꾼 사장놈 때문에 성실히 일하던 납품회사들이 하루아침에 줄도산하고 대출을 담당한 한자와 같은 직원들이 곤경에 빠져버린것이다.  



횡령한 돈으로 호위호식하고 있을 사장놈을 잡아 족쳐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 '아 이사람에게 밉보이면 지구 끝까지라도 찾아와 되갚아줄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간혹 보게 된다. 그 사람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저절로 느껴지는 온몸을 휘감는 복수의 아우라 같은 다크포스 말이다. 우리의 주인공 한자와가 딱 그런 부류의 사람이란걸 깨닫게 된다. 주인공이지만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때로는 야쿠자보다 더한 공갈 협박을 하는가 하면, 치명적 약점을 빌미로 정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대를 압박하고 산산히 부숴버리는일도 서슴치 않는 악당의 모습. 당한 만큼 철저히 갚아주는 한자와의 안티히어로적 면모는 우리가 갖고 있던 정의의 주인공이란 선입견을 깨부수며 선을 넘어서는 극단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면서 강렬한 쾌감을 충족시킨다. 



뭐랄까...은행권 [시마과장]이라고 할까...하지만 시마과장이 침대스킬로 진급하는 동안 한자와는 자신만의 끈기와 근성으로 위를 향해 나아간다. 금융 미스터리도 이렇게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 할 수 있구나!!!라는걸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휘몰아치는 반전의 묘미와 군더더기 없는 속도감있는 전개가 570만부라는 엄청난 판매고가 결코 허수가 아님을 확인케한다. 한번 문 상대는 절대로 놓지 않는 근성의 투견 한자와의 매력에 흠뻑빠져들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담 망설일것 없이 도전해 보시라! 앉은 자리에서 시간과 페이지가 순삭되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남은 3부의 이야기를 통해 한자와의 도약을 끝까지 지켜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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