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GO 아이고 세미콜론 툰
김우준 지음 / 세미콜론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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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GO 아이고 : 1 (2013년 초판)

저자 - 김우준

출판사 - 세미콜론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32p



젊음의 물감으로 청춘을 그려라!



홍대거리를 지나다 보면 개성넘치는 그림이 가득한 벽화거리를 찾을 수 있다. 밋밋한 시멘트 벽에 생명을 불어넣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작업. 이 작품은 그런 미래의 뱅크시를 꿈꾸는 벽화 창작집단 청춘들의 꿈과 고뇌를 웹툰으로 옮겨놓은 작품이다. 웹툰연재는 종료되었고 얼마전 전 3권의 단행본으로 완결편이 출간되었다.



 

천하제일 무도회, 고시엔, 전국대회 등등 만화속 이런 저런 배틀은 많이 봤지만 벽화배틀은 진정 처음 접하는 소재랄까...그림을 그릴 수 있는 벽은 한정되있고, 벽화를 그리는 크루는 벽보다 많으니 자연스레 벽화를 차지하는 배틀이 붙는다는 것인데, 얼마나 잘그렸는지, 색감, 구도, 역동성, 아이디어, 작화 등등등....예술 작품을 시민들이 평가하고 그 결과로 벽을 따내는 이야기가 낯설지만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이번 1권에는 주인공이 소속된 크루 '아이고'와 이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신흥 크루 '고등어'의 박진감 넘치는 배틀전이 펼쳐진다. 각 규칙에 맞춰 제한된 시간내에 많은 벽화 그리기, 주어진 주제에 가장 잘 맞는 벽화 그리기 등의 흥미로운 배틀이 주목할만 하다. 그와함께 나이는 먹어가는데 변변한 직장 없이 그림으로 성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꿈을 먹고사는 아이고 크루 세 남자들을 보며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청춘의 정수....내일 없이 오늘만 사는 그들의 도전정신에 본인도 동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적으로 만난 두 크루가 어느새 미운정이 들고, 남녀관계로 가까워 지는 츤데레적 연애요소가 재미를 더해준다. 역시 청춘에 연애가 빠질 순 없지...그려..-_-



만화와 현실에 얼마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열악한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열정을 불사르는 그들의 노력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창의적 소재로 시선을 사로잡고 그들의 넘치는 열정이 책 밖으로 넘쳐 흐른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인정받지 못하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치열한 그들만의 세계. 이 작품을 통해 이제는 거리의 벽화들이 조금은 다르게 보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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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 김종회 문화담론
김종회 지음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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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문학의경계를걷다 : 김종회문화담론 (2019년 초판)

저자 - 김종회

출판사 - 비채

정가 - 14500원

페이지 - 256p



한국문학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솔직 담백한 담론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한국문학 비평가로 활동중인 김종회님의 삶과 문학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 55편이 담긴 수필집이 출간되었다. 한국문학과 함께 하며 문학을 삶의 일부로서 이어오고 있는 작가의 한국문학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가득담긴 담론들은 그동안 본인이 갖고있던 한국문학과 문단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들을 조금은 재고하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싶다.



5꼭지의 주제와 그 주제의 흐름에 맞춰 진행되는 글들은 작가가 이야기하는 논조에 대해 연속적이고 확장되는 사고의 기회를 제공하는것 같았다. 예를들어 '한강'작가의 맨부커상 수상을 이야기 하는 꼭지 뒤에 한국문학의 세계화의 길로 '강영숙'작가의 분단의 현실을 그린 소설 [리나]를 예로 들어 이야기하고, 그 분단소설을 바탕으로 북한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그리고 나아가 꾸준한 북한과의 문학교류를 통해 통일의 지름길로 이야기하는...뭔가 의식의 흐름 기법인가?..-_-;;; 어쨌던, 이런 인접한 글간의 연속성이 흥미를 유발시켰다.



사실 제목부터 뭔가 어려워보이는 문화담론인데, 뭣보다 맘에 드는건 문학에 문자도 모르는 문외한인 본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난이도에 있다. 간략하고 명료하며 친절한 예시를 곁들이는 바람직한 수필이랄까...글의 내용도 좋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하는 김종회 선생의 명료한 글쓰기가 더욱 눈에 들어왔던것 같다. 한국문학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서 진한 삶에서 자연스레 체득한 안목으로 논술하는 한국문학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그동한 문학이 걸어온 100년간의 발자취를 보면서 문화를 유지하는 근간이자 정신적 뼈대를 이루는 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눈뜰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것 같다.



'한국 현대문학 100년의 시발을 알린 '이광수'의 [무정]이 발표된 지 100여년이 지났다. ~중략~ [무정]이래 100년에 이른 한국문학사는 결국 인본주의 사상을 표방한 징검다리로 하여 한 세기를 구성했다. 비단 문학에서만 그렇겠는가. 온 세상에 사람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 일반에서도 그렇게 사람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정신이 별빛처럼 살아 있다면, 100년 문학의 교훈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_178p



자...이제 다음 100년을 이끌어갈 한국문학은 어떤 작품일까...[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서서히 세계를 향해 기지개를 켜는 한국문학이 이제 세계문학으로 거듭나는 100년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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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독배 -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이노우에 마기 지음, 이연승 옮김 / 스핑크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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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독배 :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2019년 초판)

저자 - 이노우에 마기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스핑크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83p



드디어 기적증명 탐정 우에오로 조가 돌아왔다!



미스터리한 신흥종교 집단살인사건의 기적증명으로 기존 미스터리체계의 공식을 전복하여 평단의 새로운 충격을 안기며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미스터리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의 반가운 속편이 우리곁을 찾아왔다! 기적을 증명하고자 사건의 인위적 가능성과 트릭을 하나하나 제거하는 파란머리 탐정 우에오로 조가 돌아온 것이다. 전작을 뛰어넘는 속편답게 기존의 신박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정교해진 기적같은 사건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추리대결이 숨쉴틈 없이 펼쳐지는 작품 [성녀의 독배]이다.





[가즈미 님 성녀 전설]

옛날 옛적 이 마을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가씨 가즈미가 살았다. 이 가즈미에 반한 영주는 가즈미를 성으로 데려가려 하지만 가즈미의 강한 거부로 시도는 묵살되고, 이에 화가난 영주는 가즈미의 아빠를 불러들여 질책한다. 겁을 집어먹은 아빠는 단숨에 딸을 밧줄로 묶어 영주에게 바친다. 성에서 이레 밤낮을 흐느끼던 가즈미는 갑자기 영주를 찾아가 영주의 뜻에 따를 것이며 거부한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협죽도가 피어있는 성 아래 정원에서 사람들을 초대해 직접 끓인 차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일, 가즈미는 협죽도 잔가지를 삶은 물로 차를 끓여 그곳에 참석한 양 집안의 남자들을 몰살 시켜버린다. 이후 양가의 혈통은 끊기고 성터에는 협죽도가 울창하게 자라난다.



[독배 사건]

아버지가 다와라야 가문에 진 빚때문에 억지로 다와라야 가문의 장자와 결혼하게 된 신부 세나는 원하지 않는 결혼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작정으로 가방에 비소를 담아 다와라야 집으로 향한다. 마을에 내려오는 가즈미 전설로 결혼전 시댁에서 일주일을 머무는 풍습을 지키기 위해 다와라야 집에 머물던 세나는 결국 자살을 실행하지 못하고, 결혼식 아침이 밝아온다. 양가의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TV방송국 취재까지 나올 정도로 떠들썩한 결혼식이 시작되고 결혼식의 막바지인 양가 가족들이 술잔을 나눠마시는 순서가 오고 신랑과 신무, 양가 가족들이 하나의 술잔으로 술을 나눠 마시고, 공연을 위해 결혼식을 찾아온 이웃의 강아지가 우연히 이 술잔의 술을 핥아 먹는다.....그뒤....느닷없이 신랑과 신랑의 아버지, 그리고 신부의 아버지 그리고 강아지가 고통스럽게 쓰러지고....이내 사망해버린다.



같은 술잔을 나눠 마셨으나 남자들만 죽어버린 기묘한 사건...

이것은 성녀 가즈미 님이 내린 천벌인가? VS 누군가의 독살 사건인가?

인간의 이성과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영역 이른바 기적의 사건인 것인가?!!!



이번 기적증명은 마을에 내려오는 성녀 전설에서 비롯된 독살사건이다. 사건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결혼식 의례로 술잔을 돌리는 순서. 술을 마시는 순서는 신랑->신부->신랑 아버지->신랑 어머니->신랑의 첫째 여동생->신랑의 둘째 여동생->강아지->신부 아버지->신부 고모. 이중 피해자는 세 사람과 개, 즉 신랑, 신랑 아버지, 신부 아버지 그리고 개로서 피해자들 사이에는 무조건 생존자가 포함되 있는 순서인 것이다. 그렇게 미스터리한 독살 사건은 발생하고, 신랑의 가족들은 신부의 가방속에 담겨있던 독극물 비소를 근거로 신부에게 범죄의 의혹을 씌운다. 그순간 우연히 이 결혼식장에 있던 야쓰호시 렌과 야오 푸린은 범인 찾기에 동참하게 된다.



뭣보다 다시 만난 탐정 우에오로 조도 반가웠지만 그밖의 전작의 개성넘치는 주변 캐릭터들을 속편에서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는데, 이번 [성녀의 독배]에서는 주인공 탐정보다 탐정의 조수이자 천재 소년탐정 야쓰호시 렌과 탐정에게 1억엔을 빌려준 전직 살인청부업자 사채꾼 야오 푸린이 작품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전작에서 격투게임? 혹은 역전재판을 떠올리게 하는 다소 과한 연극적 증명배틀 연출에 대한 호불호를 의식한듯 이번 작품에서는 과장된 연출은 최소화하고 서사성을 강조하여 사건에 캐릭터를 녹여내 좀더 자연스럽고 탄탄한 스토리적 측면을 보강한다.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는 구성으로 1부는 [명탐정 코난]을 연상케 하는 초딩탐정 야쓰호시 렌을 필두로 생존한 신랑과 신부의 가족들의 범인찾기 설전을 중심으로 검증이 이루어지고, 2부에서는 등장인물과 무대를 바꿔 우에오로 조와 야오 푸린이 몸담고 있던 삼합회의 보스와의 목숨을 건 기적증명 배틀이 이루어진다. 한마디로 1부는 우리에게 익숙한 미스터리의 맛(물론 엄밀히 따지면 다른 맛이긴 하지만..)을 보여주며 작가의 페이스를 따라가게 만들고, 2부에서는 다시금 전작과 마찬가지의 기존 미스터리 공식과 반대되는 신박한 증명배틀의 묘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뭐랄까...작가가 독자를 배려한다고 해야나하 조련질 한다고 해야하나...좌파와 우파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구성을 취한다고 할 수 있을듯...



끝없이 떠오르는 용의자와 트릭 그리고 이 트릭을 깨부수는 반박과 증명이 무차별 포격하며 반전의 묘미를 쉴새없이 충족하는 찰나 느닷없이 밝혀지는 진범의 정체에 놀라고......이 진범으로 드러나게될 대망의 결말에 또한번 충격을 받는다. 전작에 비해 더욱 탄탄해진 스토리와 충격적 진실...-_- 이 기적의 배틀에 참전할 자신이 있다면...당신도 범인찾기에 도전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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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몬태나 특급열차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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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몬태나특급열차 (2019년 초판)

저자 - 리처드 브라우티건

역자 - 김성곤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59p



131편의 단편으로 만나는 '브라우티건' 


20세기 대표적 포스트모더니즘 작가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1976년 부터 1978년까지 2년간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에서 일본 됴코를 오가며 여행중 떠올린 131개의 단상을 실은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미국과는 전혀다른 동양의 작은 섬나라 일본과 마주하면서 그는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가졌었는지 조금은 엿볼 수 있었던 작품집이었다. 짧게는 한장에서 길게는 4~5장의 초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기존에 장편에서 보여주던 것과 마찬가지로 추상적 단어들의 조합을 통해 실험적이고 탈이념적인 작가만의 자유로운 세계를 구축한다. 그래서 단편일지라도 여전히 그가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단편집이었달까..-_-;;; 그래도 다행인건 131편의 작품들이 각각의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의미를 알 수 없는 단편도 있고, 딱 직관적인 단편도 있고, 시니컬한 풍자로 쓴웃음 짓게 만드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여행의 외로움과 고독이 사무치는 작품도 있었다. 



다들 그렇지않은가...여행할때면 지나가는 창밖풍경을 보고있는것 같지만 실상 머리속엔 온갖 잡생각을 떠올리고 있는 상황말이다. 이 작품도 그렇다.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지만 사실 작가는 기차가 아닌 비행기를 타고 두나라를 오갔고, 실려있는 작품들 역시 몬태나와 도쿄에 국한되지 않는다. 친구들 이야기, 캘리포니아, 이집트, 샌프란시스코 등등등...종잡을 수 없이 뻗어나가는 다양한 이야기는 '브라우티건'의 뷔페식 단편여행이라고 봐도 무방할정도였다. 



그런데...뭐랄까...유독 단편들에 죽음과 관련된 메타포들이 많이 보이고 작품들 사이에 깊게 드리워진 무기력과 암울의 그림자는 상당히 무겁게 다가온다. 실제로 이 작품을 탈고하고 4년뒤 권총자살을 한 작가의 우울함이 작품에 영향을 끼쳤던걸까....자신이 있던 곳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에서 느끼는 역동적 신선함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고독감. 이 상반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며 이제는 늙고 병들어 지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좌절하는 모습이 단편 단편에 짙게 베어있는듯 하다. 



 



도쿄와 몬태나를 오가며 삶과 죽음에 대해 써내려간 그의 이야기들이 가슴 깊이 다가온다. 그의 여정은 그렇게 자신의 손으로 끝냈지만...문명이 지속되는한 그가 남긴 이야기들은 끝까지 계속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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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사람의 속마음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2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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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사람의속마음 (2019년 초판)_비채X마스다 미리 컬렉션 02

저자 - 마스다 미리

역자 - 홍은주

출판사 - 비채

정가 - 11500원

페이지 - 137p



오사카 진짜 책 대상 수상작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남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작가 '마스다 미리'의 신작 에시이가 출간되었다. 태어나 26년간 오사카에 살며 느낀부분을 책으로 내고 싶었다던 작가는 특히 엄마, 목욕탕 그리고 오사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엄마는 [엄마라는 여자]로, 목욕탕은 [여탕에서 생긴 일]로 그리고 마침내 오사카는 이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으로 출간하면서 이른바 '이응' 삼부작을 전부 책으로 출간하는 기염을 토했다. -_- 앞선 [여탕에서 생긴 일]로 나라가 다르다는 지역적 한계를 떠나 유년시절 목욕탕에 대한 추억을 한껏 불러일으켰었는데, 이번 작품은 오사카이니...과연 이 오사카로는 어떤 기억을 떠올려 공감하게 만들지 궁금해졌다. 



부모님은 오사카출신, 작가 역시 오사카에서 태어나 26살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다 도쿄로 홀로 이사하고, 이후 십년간을 도쿄에서 살아가면서 도쿄에서 바라본 오사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일본 본토는 한번도 가본적 없는 나로선 오사카 하면 달리는 구리코상이 박혀있는 건물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런 오사카 문외한에게 이 작품은 조금은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사는 곳이야 어디든 같거니와 한국과 일본의 공통된 정서가 있다보니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마음으로는 이해되는 느낌이랄까...하여튼 가보지 않은 오사카 가람의 속마음을 조금은 엿본 느낌이랄까...-_-



작품속 에피소드를 통해 도쿄에서 오사카는 말이 많지만 유머감각 넘치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마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집집마다 다코야키 기계가 한대씩 있냐는 질문으로 상대와 말을 트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식문화와 뭔가 자부심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게 맞는건진 모르겠지만 우리가 전라도 사람들에게 '그쪽은 매끼니 마다 9첩반상으로 차려 먹지요?' 라면서 은근히 전라도의 음식솜씨를 칭찬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특히 오사카 사투리에 대한 에피가 많았는데, 이렇게 확연히 지역색을 띌 수 있는 사투리는 그 도시만의 고유한 문화이자 대표되는 특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걸 깨닫게 된다. 이런 에피가 기억난다. 도쿄에 십년을 살면서 오사카 사투리를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작가가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데, 자신도 모르게 오사카 사투리를 내뱉은 것이다. 


상황은 마트에서 샐러드를 사는 순간, 점원이 샐러드를 담은 용기를 보여주며 확인한다.

"고객님 이정도면 되겠습니까?"

그순간 내 뇌세포가 오사카 사투리를 긴급 소환했다.

"쬐끔 더, 앞쪽의 큼직한 놈들도 넣어주면 안 될까요? 어째 자투리가 많아 보이는데, 200그래이나 사니까 뭐냐, 좀 먹음직스러운 쪽도 넣어주셔야죠!."


평소대로 표준어를 쓰면 너무 생생한 정식 항의처럼 들릴까봐 오사카 사투리를 소환한 작가....번역된 오사카 사투리라 그 특유의 맛을 느낄 순 없었지만 대강의 상황이 이해가 갔다. 서울말로 정색하고 항의했다면 서로 어색했을 상황에서 '아따~ 싸게싸게 더 넣어주쇼~!' 넉살좋게 사투리를 써 좀더 부드럽게 클레임을 거는 상황이었으리라...그런 의미에서 어느새 작가의 오사카 사투리가 '오빠야~' 하는 여성이 사용하는 부산사투리로 생각하며 다시보게 되더라. 실제는 그렇지 않더라도...뭐 어떤가...나야 알길이 없으니 말이다. ㅋ



어쨌던, 지역의 야구단 한신타이거즈가 승리하면 승리의 기쁨에 취해 강다리에서 옷을 훌렁 벗고 너도나도 뛰어내리는 열정 넘치는 모습, 관광 가이드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해주는 모습들.....물론 오사카 전체가 아닌 일부 개인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일진 모르지만, '마스다 미리'가 그려내는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스다 미리'의 정으로 가득 차 있다는건 알 수 있었던것 같다. 언젠간 나도 오사카를 여행하며 오사카의 매력에 흠뻑 취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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