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존재가 공기
나카타 에이이치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존재가공기 (2019년 초판)

저자 - 나카타 에이이치(오츠이치)

역자 - 주자덕

출판사 - 아프로스미디어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74p



히어로는 멀리 있는게 아냐



일일이 직접 원서를 읽어보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의 계약을 따낸뒤 직접 번역 편집까지 도맡아 출간하는 궁극의 장르전문 1인 출판사 아프로스미디어에서 전작 [기억 파단자]에 이어 또한번 대박 신작을 출간하였다. 초능력자들의 평범하고 소소한 사랑?을 다룬 이 단편집은 알만한 사람은 눈치챘겠지만 작가 '오츠이치'의 국내에서 처음 초역되는 단편집이다. 작가는 팬네임 '오츠이치' 외에도 '나카타 에이이치', '야마시로 아사코', '에치젠 마타로'라는 별도의 팬네임으로 작품을 내는데, 이중 '나카타 에이이치'로 발표하는 작품은 주로 잔잔하고 따뜻한 감성의 연애소설을 내놓는 팬네임으로 활용한다. 사실 팬네임을 달리하고 장르를 달리 해도 어쨌던 '오츠이치'는 '오츠이치'이니, 사회파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가 수십편의 작품을 써내도 작품사이의 편중은 있을지언정 기본이상은 한다는 공식이 정설이돼었듯 '오츠이치'의 작품들, 특히 그의 단편들 역시 '게이고'와 마찬가지로 기본 이상의 재미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출간된 작가의 단편집을 전부 읽어보고 하는 말이자만 개인적으로 작가의 장편보다 정말로 '오츠이치'의 진가를 발휘하는건 단편에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흔하지 않은 독특한 발상과 뚜렷한 기승전결이 수십페이지 안에서 춤을 춘달까...그 필력의 댄스는 이 단편집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아프로스미디어의 안목과 '오쓰이치'의 필력이 무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단편집 [나는 존재가 공기]이다. 



인비져블, 텔레포테이션, 파이로키네시스, 텔레키네시스... 줄줄이 등장하는 초능력들을 보며 마블 슈퍼 히어로? 혹은 X맨의 뮤턴트들의 능력인가 싶지만 막상 까보면 우리와 다를바 없는 한없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능력자들이다. 우리 동네, 우리 학교, 우리 직장, 우리 옆집....에서 정체를 숨기고 암약(?)하고 있는 초능력자들이 정말로 있다면 그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사랑을 하고있을까?...그런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여섯 편의 작품을 통해 그들 역시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고 이들의 사랑역시 조금 독특하지만 아름답다는걸 깨닫게 된다. 



1. 소년 점퍼

너무나 못생긴 외모때문에 등교 거부중인 히키코모리 소년은 어느날 아주 우연히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화장실을 떠올리며 눈뜬 순간 화장실로 점프하는 텔레포테이션 능력을 갖게된다. -_-;;; 그렇게 점프 능력으로 미국과 일본 각지를 돌아다니던 히키코모리 소년은 우연히 전차에 치일뻔한 같은학교 선배를 구하게되고, 그 선배에게 능력을 들키고 마는데....

- 전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히키코모리라니....-_-;;;; 이 역설적 설정이 유쾌하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텔레포테이션 능력은 작품 에서 직접 영화 [점프]를 언급하며 동일한 설정의 능력제약을 두고 있어 결말의 소년의 노력을 더욱 부각시키는것 같다. 엄청난 능력이 있음에도 외모의 장벽은 높기만 하구나...ㅠ_ㅠ



2. 나는 존재가 공기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빠를 피하기 위해 공간에 자신의 존재감을 없애버리는 능력을 갖게된 소녀는 이 무존재감을 유일하게 알아보는 친구의 부탁으로 친구가 짝사랑하는 선배의 정보를 얻기위해 스토킹에 가까운 밀착관찰을 하게된다. 학교에서부터 선배의 집까지 찾아간 소녀는 선배의 집에서 수상한 물건을 발견하는데......

- 바로 옆에 서 있어도 존재감을 지우면 알아볼 수 없는 거의 투명인간급의 막강한 능력설정이 코믹하면서도 으스스하게 느껴졌달까...-_-;;; 



3. 사랑의 교차점

손을 꼭 잡고 걷지만 인파속을 지나기만 하면 생판 처음보는 사람의 손을 잡게 되는 커플...이 커플은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끝까지 손을 맞잡고 있다면 결혼을 하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수많은 인파가 몰려오는 교차로 앞에선 커플은 서로 손을 꽉 쥐는데.......

- 쉬어가는 코너 같은 초단편인데, 짧지만 진한 여운을 남기는 좋은 작품이란거....아무리 고난과 역경이 몰려와도...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다면....함께 이겨낼 수 있음을....



4. 스몰 라이트 어드벤처

잘못 배달된 택배상자를 연 엄마는 속에서 이상한 손전등을 꺼낸다. 소년은 호기심에 건전지를 넣고 손전등을 켠뒤 엄마를 비추고, 환하게 빛을 받은 직후 사라져버린 엄마....당황한 소년은 손전등을 아무렇게나 두고 엄마를 찾으려 하지만 전등의 빛을 받은 소년은 순식간에 10cm 이하로 줄어드는데.....

- 역시 쉬어가는 코너 같은 단편이다. 애초부터 [도라에몽]의 작아지는 스몰 라이트 손전등을 염두에두고 쓴 작품으로 작아진 소년이 애완견을 타고 종횡무진 모험을 펼치는 만화같은 이야기이다. 





5. 파이어 스타터 유카와 씨

부모에게 버림받고 홀로 오래된 아파트를 관리하며 힘겹게 사는 청년은 입주민들가 함께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간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비어있던 201호에 새로 호리호리한 여성이 입주하고, 여성이 입주하고부터 고장난 온수기에서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고, 부탄이 떨어졌음에도 달궈진 후라이팬으로 요리가 가능한가 하면, 난방을 키지 않았음에도 방에 온기가 가득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 '스티븐 킹'의 [저주받은 천사]속 파이어 스타터인 주인공 소녀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이다. 신기한 파이로키네시스의 능력과 범죄조직, 화끈한 총격전, 잔잔한 감정의 교류, 반전 등등등 이 단편집중 가장 흥미있게 읽은 작품인듯.



6. 사이킥 인생

대대로 자신의 실제 손 외에 염력손의 능력을 물려받은 여고생은 한번씩 내뱉는 엉뚱한 말때문에 4차원 소녀로 불리게된다. 친구들이 자신을 무시하는듯한 인상을 받은 소녀는 친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이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영매라고 말하고 염력손으로 이상현상을 일으켜 반전체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데.....

- 4차원 소녀가 아니라 딱 4춘기 소녀의 까탈이 그려지는 작품이었다. 초능력자의 히스테리는 이정도 급이라는걸 보여주면서, 영매사라는 거짓말이 죽은 동생을 가진 친구에게 상처를 치유하는 거짓말로 그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등교를 거부하는 히키코모리, 존재감 제로인 소녀, 독특한 사고를 4차원 취급당하여 무시당하는 소녀 등등 작품속 특별한 능력을 갖게되는 주인공들은 사실 어느 그룹에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외된부류 소위 아싸란걸 알 수 있다. 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초능력을 선물하고 그들의 시선에서 주변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배려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통해 자연스레 그룹에 어울리게되는 잔잔한 에피소드를 보면서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과 더불어 다함께 사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공기처럼 가볍게 즐기면서도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작품이랄까. 역시 '오츠이치'!! 아니...'나카타 에이이치'!!! 작품을 읽으며 어느새 슬그머니 미소 짓게되는 편안한 힐링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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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너의이야기 (2019년 초판)

저자 - 미아키 스가루

역자 - 이기웅

출판사 - 쌤앤파커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376p



너와 나의 숨겨진 이야기



인간의 정신과 감정을 조종하는 기생충에 감염된 이들의 사랑을 그린 [사랑하는 기생충]으로 독특하면서도 기괴한 SF 로맨스를 선보인 작가 '미아키 스가루'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제40회 요시카와 문학신인상 최종 후보작이자 일본 발매 이틀 만에 4쇄 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긴 작품이라고 하니 이 작품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치는 높아만 갔는데,  확실히 작품을 일독한 지금 드는 느낌은 전작의 독특한 SF 로맨스의 기조는 유지한채 만남과 이별, 기억과 망각이라는 인간 본연의 생리를 남녀 관계에 접목하여 심층적으로 파고드는...'미아키 스가루'식 로맨스의 완성형이란 느낌을 받았다. 연애소설 장르로 분류될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남녀간의 밀당 러브로맨스는 절대, 네버 아니란 말이다..-_-;;;;



전작 기생충에 이어 이번 작품의 SF 요소는 '의억'이란 개념이다. 필요에 따라 임의의 기억을 생성 교체하던 '필립 K 딕'의 [토탈리콜] 혹은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이 '의억'은 자신의 뇌에 새겨지고 습득된 기억과 달리 나노 테크놀러지를 통해 기억대신 프로그램된 기억으로 대체되는 임의기억 즉 '의억'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중심 소재로 등장한다. 가슴아픈 기억은 지워버리고, 바라던 기억은 의억으로 대체 시켜버리는 거짓기억의 시대....그 안에서 살고있는 너와 나는 어떻게, 어떤 사랑을 나눌까?.....



가까운 기억부터 잊혀지는 기존의 알츠하이머와는 달리 오래전 기억부터 잊혀지는 신종 알츠하이머의 등장 이후 망각되는 기억을 잡기위한 나노 테크놀러지 기술 개발이 박차를 가한다. 그렇게 의억기술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신종 알츠하이머에는 별효과가 없음이 입증되고, 대신 일반인들에게 맞춤 서비스로 변형되어 유행하게 된다.


레테 : 기존 기억을 삭제

그린그린 : 청춘시절 가상의 상대와 사랑의 기억을 주입

엔젤 : 가상 자녀에 대한 기억을 주입


부모에겐 엔젤 속 가상의 자식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변변한 친구 한명 없이 영겁의 고독한 유년시절을 보낸 치히로는 20살 성인이 된 후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모아 의억클리닉에서 상담 후 고독하기만 했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지워줄 레테를 구매한다. 나노기계가 든 레테 약봉지를 물에 푼뒤 단번에 마신 치히로....그리고 몇 분뒤....아무것도 떠오르지 말아야할 유년의 기억속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가 있었으니...5살부터 15살까지 언제나 함께했던 소녀 도카였던 것이다. 레테인줄 알고 먹었던 약이 그린그린이었던 것일까?...집에서든, 버스를 타던, 알바를 하던 시든때도 없이 떠오르는 도카와의 의억에 젖어들때쯤....정말로 치히로 앞에 가상의 존재가 아닌 실재하는 도카와 마주치는데.....



잊혀져 있던 실제 기억의 회상?

삽입된 가상의 기억?

기억속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더욱 미궁속으로 빠져가는 그녀의 정체....



자고로 한치앞도 알 수 없는게 사람의 마음이요, 그중 가장 복잡한 것이 연애의 마음이니. 이 복잡미묘한 마음에 '의억' 한스푼을 떨어트리니 그야말로 폭풍같은 혼돈의 카오스로구나! 세상과 단절된채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움이 비록 만들어진 기억일지라도 누군가와의 추억을 간절히 원하는 작품속 배경과 너무나 맞아떨어져 씁쓸하게 만든다. 의억이라는 SF적 요소와 도카의 진짜 정체에 대한 반전의 진실이 어떠한 미스터리보다 더욱 흥미롭게 펼쳐지면서 조작된 기억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사랑의 감정으로 맞바뀌는 순간 따로 떨어져 있던 한 남자와 한 여자는 강한 인연의 끈으로 묶이고 평생토록 남을 사랑의 기억으로 구원받는다. 비록 두 사람의 관계의 끝이 비극일지라도 말이다.



"레코드판은 A면이 끝나면 뒤집어서 B면으로 바꿔줘야 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B면으로 바뀐다. _219p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나'와 '너'의 이야기가 만나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오래전 기억부터 망각하는 신종 알츠하이머처럼 이 작품에서 진행되는 사랑의 방식 또한 일반적 사랑과는 다른 역전된 사랑을 이야기한다. 머...그 뒤바뀐 사랑의 방식이 이 작품을 새롭게 만드는 요소이겠지만 말이다. 그런의미에서 설령 조작된 기억으로 만들어진 감정일지라도...거짓에서 시작된 감정이라도 사랑은 그 이름 그대로인 사랑이 아닌가....그래서 치히로와 도카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절박하고 애절한 사랑이 더욱 아름답게 가슴에 와닿았던것도 같다. 청춘, 망각, 사랑, 기억, 상실, 죽음, 고독, 위로, 구원.....이 모두가 오롯이 담긴 차가운 사랑이야기 [너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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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멸종 안전가옥 앤솔로지 2
시아란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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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멸종 (2019년 초판)_안전가옥 앤솔러지 02

저자 - 시아란, 심너울, 범유진, 해도연, 강유리

출판사 - 안전가옥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20p



다 죽는다!!! 대멸종이 온다!!!



대재앙, 대재난...그리고 대멸종....인류의 끝!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그린 다섯 편의 단편을 모은 종말문학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책읽는 공간에서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로 거듭나고 있는 '안전가옥'에서 냉면과 관련된  앤솔러지 [냉면]의 출간에 이어 두번째로 나온 앤솔러지 [대멸종]은 2018년 겨울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을 통해 엄선된 다섯 편의 수상작을 모아 출간하였다. 기존 세계의 끝이자 새로운 세계로의 시작을 의미하는 다섯 번의 대멸종....다섯 작가들이 그려내는 각기 다른 실험적 세계로 뛰어들어보자....



1.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 - 시아란

태양계 초신성 대폭발로 불어닥친 우주 방사능이 지구를 덮치고 한순간에 지구의 모든 생물은 끝을 맞이한다. 명계 한국지부. 이른바 저승에는 갑자기 밀어닥친 수만명의 혼령들도 일대 혼란이 벌어지고, 옥황상제와 저승사자들은 지구가 끝장났음을 깨닫는다. 더이상 이승의 산자가 없어 환생이 불가하고, 저승의 존재마저 사라져버릴 위기를 직감한 저승사람들은 아득히 먼 시간 이후 새롭게 나타날 문명인들을 위해 저승의 기록을 남기려는 저승 메모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하는데....

- 이름은 종종 들어봤으나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나는 작가이다. 얼마전 커다란 인기를 끌었던 [신과함께]의 동양적 세계관에 대멸종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독특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아이디어만 번뜩이는 작품이 아니라 초신성 폭발 이후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포스트 아포칼립스 SF로서 즐길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다만 작품 내내 [신과함께]의 아류작 같은 느낌에 아이디어에 비해 물리적 기록이라는 다소 진부한 결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 심너울

신생 게임 회사의 서버관리자로 취직한 송현희는 전임자가 싸지른 똥(버그)를 치우느라 매일 밤을 새다시피 한다. 피를 말리는 고생끝에 하나, 둘씩 버그를 잡으며 코딩을 살펴본 현희는 이 버그가 전임자의 의도적 버그라는 것을 알게된다. 퇴사 직전부터 정신이 이상해져 현재는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회사동료들의 말에 현희는 직접 전임자를 찾아가 만나야 겠다고 마음 먹는데....

- 지극히 현실적인 신입 좀비 프로그래머의 입사기가 펼쳐지더니 느닷없이 [매트릭스]로 빠지는 스토리....하지만 그 '느닷없음'이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작품을 보며 작가가 프로그래머 생활을 직접 경험한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실제 코딩을 배우긴 했지만 작품속 극한의 일상은 판교에 괴담같이 전해오는 진짜 이야기들을 차용한 것이라고....ㄷㄷㄷ



3. 선택의 아이 - 범유진

캄보디아 빈민가...집나간 엄마 때문에 숙부 집에서 앵벌이를 하며 얹쳐사는 가나는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만은 깨끗한 아이였다. 하루는 우연히 항구 근방으로 다가온 돌고래를 보고 무심코 말을 거는데, 돌고래와 소통이 가능한것을 발견하고, 돌고래 뿌에게서 지구의 여섯번째 대멸종을 막기위해 인류의 멸절을 준비하고 있다는 커다란 비밀을 전해듣게 되는데.....

- 공룡과 함께 지구를 뒤덮고 있던 70%의 생물이 절멸했던 다섯번째 대멸종...그리고 인류가 지구를 장악한뒤 약 500년간 인류는 77종의 포유류와 140종의 조류, 34종의 양서류를 멸종시켜 버렸다. 물론 그 숫자는 계속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니...어찌보면 지구를 죽여가고 있는건 악성종양같은 인류인지도...작품은 SF라기보단 신화와 환상을 차용한 순문학에 가까운 느낌이다.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_-;;) 안타까운 가나의 운명에 마음아프고, 그렇게 인류의 대멸종을 발동시키는 인간의 지독한 잔인함이 따갑게 만든다.



4. 우주탐사선 베르티아 - 해도연

500년간 우주의 중심을 탐사하고 돌아온 베르티아의 승무원들은 변해버린 지구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외력에 의해 달이 산산조각 나고 그 파편이 지구와 충돌해 엉망진창이 되버린것이다. 초토화된 지구를 보면서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가되버린 베르티아 승무원은 지구 멸망의 정보를 얻기 위해 로버를 보내고, 아직 무너지지 않은 건물에서 지구 멸망 직전의 기록을 살펴보고....베르티아 우주선의 숨겨진 충격적 비밀을 깨닫게 되는데....

- 그래도 이 작품집에서 가장 기대했던 해박사의 가장 하드 SF다운 작품이다. 천문학 박사 학위자이자 국가기상위성센터 연구원으로 재직중인 경력답게 본업에서 우러나오는 경험과 지식이 묻어나오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하드한 세계관이 밑받침되고, 후반부 반전의 충격을 주는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에는 FNN이라는 놀라운 발상이 돋보인다. 뭐랄까...[에이리언] 1편의 그 긴장감과 닮았달까...-_- 다섯 편의 앤솔러지중 가장 재미있던 작품이다.



5. 달을 불렀어, 귀를 기울여 줘 - 강유리

어떻게던 읽어보려 했지만 마법이 난무하는 판타지는...[우주탐사선 베르티아]를 읽은 직후이기도 했거니와 판타지는 본인에겐 쥐약인지라....읽다가 스킵했다는.....ㅠ_ㅠ



대멸종이라고 그냥 막 죽여재끼는 작품들은 아니었고, 각 장르적 재미를 추구하면서 대멸종의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작품들이라 광범위하게 즐길 수 있었던것 같다. 하나의 단어, 주제를 갖고도 이렇게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니...바로 이게 우리가 앤솔러지를 읽는 이유이자 대체할 수 없는 매력 니겠는가....앞으로도 독특하고 상식을 뒤집어 엎어버리는 앤솔러지를 만나길 기대하면서....서평의 기회를 주신 출판사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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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고스트볼 X의 탄생 숫자 스티커 워크북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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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고스트볼X의탄생숫자스티커워크북 (2019년 초판)

저자 - 서울문화사 편집부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7000원

페이지 - 32p



이번엔 숫자 워크북...다음엔 또 뭐가 나올까?...



이 블로그에서 신비아파트 파생 도서를 몇권이나 소개하는지 모르겠다. -_-;;; 그런데도 끝도 없이 신간들이 나오고 있다. 신비아파트 프렌차이즈라고 해도 될정도로 다양한 장르와 매체로 재생산 되는 신비아파트를 보면서 출판사의 원소스 멀티유즈에 대한 집념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물론 잘팔리니까 나오는 거겠지만...어찌됐던..이번엔 신비아파트 숫자 스티커 워크북이다. 이렇게 영어로 적어놓으니 뭔책인지 잘 이해가 안가지만 단순히 이야기 하자면 그냥 숫자스티커 놀이책이다. 이제 단순 산수를 배우고 있는 일곱살 첫째와 숫자세기를 하고 있는 다섯살 둘째에게 익숙하고 좋아하는 캐릭터로 숫자놀이를 하며 수와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던져줬는데, 둘째에겐 아직 무리인것 같고, 첫째 연령대에 딱 맞는 책인듯 싶다. 



원래 같은 공부라도 교과서에 있는 문제는 영 하기 싫은 반면 이렇게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와 함께 하는 공부는 공부로 느껴지지 않는것 아니겠는가...만화에 등장하는 수십마리의 요괴들 이름을 전부 외우고 있는 딸아이에게 신비아파트 숫자놀이는 즐겁게 체험하는 놀이북으로 제 기능을 발휘한다. 물론 수놀이 중간 중간 쉬어가는 페이지로 삽입된 미로찾기, 다른그림찾기 등은 또다른 여흥으로 즐길 수 있었다. 단순한 수세기, 더하기 에서 나아가 구미호의 꼬리는 몇개?, 케르베로스의 머리는 몇개? 등등 만화와 관련된 흥미로운 문제들이 오래도록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붙잡고 있게 만드는 궁극의 무기로 작용하는것 같다.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와 함께 하는 놀이 공부인만큼 자발적으로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건 부모로선 참 흐뭇하게 만든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끈기를 갖고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고, 다음엔 또 어떤 상상도 못한 신비아파트 시리즈가 나올지 사뭇 궁금해진다. ㅎㅎ




[수세기, 비교, 덧셈개념, 화폐 도형, 관찰 등등 다양한 수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구성]


[책에 직접 이름을 쓰고 책임감을 갖고 풀게 만든다.]


[자매가 나란히 앉아 수 세기 시작!~]


[동봉된 스티커를 붙이면서 흥미를 높인다.]


[사이좋게 앉아서 뭘 하는걸 보는게 얼마만인지..-_-;;;]


[뒤엉켜 싸우고 레슬링 하는것만 보다 앉아서 함께 뭘 하는걸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것이 신비아파트의 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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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코너 스토리콜렉터 73
딘 R.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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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코너 (2019년 초판)

저자 - 딘 쿤츠

역자 - 유소영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55p



독특한 상상이 불러온 가공할만한 SF 서스펜스



'스티븐 킹'을 가장 좋아하면서도 그와 라이벌로 거론되는 '딘 쿤츠'의 작품은 지금까지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 두 작가 모두 슈퍼내추럴이 가미된 공포 스릴러작품을 써왔고 본인의 취향과 상당히 맞아 떨어지는데도 이렇게 한 작품도 못만났다는건 지지리도 인연이 없었던 것일까?...-_-;;; 그런 '딘 R. 쿤츠'의 작품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의 주특기였던 수퍼내추럴을 잠시 내려두고, 현실적 과학기술에 기반하여 근미래에 일어날법한 일을 그린 하이테크 서스펜스 스릴러로 돌아왔다. 언제나 발달된 과학기술은 우리에게 양날의 검 처럼 진보와 우려를 동시에 마주하게 한다. 인간의 기본수명을 늘리고 식량의 생산량을 극대화 시키는 최첨단기술이 개인의 욕망과 만났을때 벌어질 수 있는 가장 추악하고 끔찍한 이야기를 그린 [사일런트 코너]이다....



FBI 특수요원이자 매력적인 금발의 유부녀 제인 호크는 의미불명의 쪽지를 남기고 느닷없이 군용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한 남편의 죽음에 납득하지 못하고 독자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한다. 우울증도 없었고, 긍정적이며 가족관계 또한 전혀 문제가 없었던 남편...그런 남편과 같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자살한 사람들이 의외로 굉장히 많다는걸 발견한 제인은 이들의 가족들과 만나기 위해 FBI에 휴직계를 내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에게서 자살직전 대부분 의문의 쪽지를 남겼다는 것을 알게되고, 이 쪽지속 글이 그들이 정상적인 정신상태가 아니었음을 짐작케 한다. 


'뭔가 잘못됐어. 나는 반드시 죽어야만 해.....'


누군가의 아빠, 누군가의 엄마, 평범한 샐러리맨, 평범한 이웃....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은 정체는 무엇인가...자살자들에 대한 조사가 거듭될수록 제인은 정체불명의 사람들에게 쫒기고, 정부의 고위급 요원에게 협박을 받는다. 이 기묘한 자살 릴레이에 정부 고위급 관계자가 얽혀있는 엄청난 규모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제인은 이 거대한 조직의 실마리를 잡게될 단서를 얻기위해 또다른 범죄자에게 접촉하는데......






미국 전역에 일어난 자살사건들....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자학행위...지금 당신과 즐겁게 이야기하던 누군가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아무런 전조도 없이 입속에 권총을 넣고 방아쇠를 당겨버린다면....실제로 요즘들어 거듭되 발생하고 있는 조현병 환자들의 잔혹한 묻지마 범죄와 범죄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끔찍한 사건들과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물론...아직 이 작품속 일들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겠지만 그려지는 사건 자체는 어딘지 유사하여 그 숨겨진 진실에 대해 더욱 궁금하게 만들고 몰입하게 만든것 같다. 



누군가가 내 머리속을 휘젓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죽게 만든다...초반부만 본다면 빙의에 따른 심령 공포 호러가 떠오르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 작품은 수퍼내추럴을 배재한 SF 스릴러이다. 머...그 정체에 대해 시원하게 말하고 싶지만 그걸 까발리는 순간 작품의 재미가 반감될것 같아 꼭꼭 가슴속에 묻어두련다...-_- 궁금하다면 직접 읽고 확인하기를.....ㅎ



(중심소재는 언급할 수가 없으니 배재하고) 소재도 소재지만 이 작품은 작가가 창조한 굉장히 매력적인 여주인공 '제인 호크'가 종횡무진 활약을 펼친다. 가녀리고 아름다운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폭발적 카리스마와 히스테리적인 거친 모습이 강인하고 주체적인 특수요원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정확하게 잡아준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대담한 여장부의 모습과 어린아들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애타는 엄마의 모성을 느끼게 하는 상반된 모습이 어우러져 박력만 넘치는 하드보일드 캐릭터와는 또다른 매력을 선사하는듯 하다. 



하이테크 스릴러 하면 백이면 백 빠지지 않고 나오는 장면인 천재 괴짜 해커에게 정보를 의뢰하는 장면도 나오고, 악당의 끔찍하고 고약한 취미까지 이른바 클리셰같은 익숙한 장면들이 나오긴 하지만 흥행을 위한 공인된 장면들인 만큼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와 SF적 음모론에 버금가는 충격적 진실, 그리고 결말의 화끈한 총격전은 작품에 빠져들어 정신없이 즐기게 만들기에 충분했던것 같다. 그동안 몰랐던 '딘 쿤츠'의 매력을 깨닫게 만들어준 고마운 작품이자 매력적 히로인 '제인 호크'의 탄생을 알리는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손색없는 작품이었달까...이번 [사일런트 코너]는 국가적 규모의 음모에 직접적으로 선전포고를 하는 제인의 첫번째 이야기이다. 앞으로 악당들을 일망타진 하는 그날까지...끝까지 '제인 호크' 시리즈를 지켜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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