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3부 : 사신의 영생 (반양장) - 완결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단숨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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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3 : 사신의 영생 (2019년 초판)

저자 - 류츠신

역자 - 허유영

출판사 - 단숨

정가 - 17500원

페이지 - 803p



레전드에 걸맞는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마무리

보아라, 이것이 중국의 SF다! 



중국 SF의 신화!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중국에게 안겨준 바로 그 작품. [삼체]의 마지막 3부가 드디어 번역출간되었다. ㅠ_ㅠ 작년말경부터 출간될거란 소식만 줄기차게 들어왔는데, 드디어 실물로 영접하게 된 것이다. 2013년 [삼체 1부], 2016년 [삼체 2부] 그리고 2019년이되서야 [삼체 3부]가 나왔으니...3년 간격의 출간은 정녕 의도된바였던 것인가!!???...어찌됐던...사실상 2부에서 시리즈를 완결짓는 깔끔한 결말로 인하여 더이상 어떤 이야기를 펼칠것인지에 대해 상당히 궁금하고 호기심을 자극했었는데 이렇게 무려 800페이지의 볼륨으로 만나게 되니 작가가 생각하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우주의 시작과 끝이라는 거시적 우주관에 대해 접하고 그가 그리는 우주를 함께 꿈꿔볼 수 있어 너무나 환상적이고 감격스러운 시간이었던것 같다. ㅠ_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륙의 깊이있는 철학과 실존하는 과학이론과 기술이 접목되어 인류의 지성으로는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우주의 본질을 말하니 이것이 진정한 동양의 하드SF의 정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서양의 SF에서는 느껴볼 수 없었던 동양적 사고의 이야기가 그들에게도 새로움으로 다가왔기에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여했으리라 생각한다. 얼마전 허블에서 출간된 [나인폭스 겜빗] 역시 구미호 설화를 바탕으로 한 SF가 안타깝게도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휴고상의 문을 두드렸던만큼 동양의 문화를 효과적으로 SF에 녹여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유니크한 SF가 될 수 있다는걸 [삼체]를 통해 여실히 깨닫게 된다.  


* 3부의 이야기를 위해선 앞선 1,2부의 스포성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음을 주의 하시길. 



[1]

모든것은 지구에서 우주로 쏘아진 단 하나의 전파에서 시작되었다. 


격랑에 휘말린 문화 대혁명시대 끝없는 광기에 인간 본성의 끝을 목도한 예원제는 인간존재에 회의를 느끼고 인류의 종말을 고하는 삼체 행성으로의 교신 전송 버튼을 누른다.


'이곳에 오십시오. 나는 당신들이 이 세계를 얻는 것을 돕겠습니다.
우리 문명은 이미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잃었습니다.
당신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지구와 삼체 성계까지의 거리는 1광년. 인류보다 앞선 과학문명을 갖고 있지만 슈퍼컴퓨터로도 예측할 수 없는 삼체 행성문제로 야기되는삼체행성의 타는듯한 고온과 극저온의 극한환경은 삼체인들의 눈을 지구로 향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삼체인들은 지구침공을 위해 1차 공격선단을 출격한다. 


삼체 성계에서 지구도착까지 남은 시간 400년......



[2]

삼체 침공까지 남은 400년동안 인류는 여러 생존방안을 모색하지만 삼체에서 보낸 감시위성 지자의 교묘한 방해로 지구의 기초과학은 정지상태로 과학의 진보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지자를 통해 모든 상황을 감시당하지만 인간의 마음만은 꿰뚫어 볼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한 인류는 면벽자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인류의 대표로서 4인을 선발하여 지자의 감시속에서도 400년 후 삼체인에 대항할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이 그들 면벽자의 임무...


그렇게 뽑힌 면벽자 뤄지는 삼체인이 보낸 파벽자의 위협을 각고의 노력끝에 물리치고 마침내 암흑의 숲이론을 깨닫는다.


암흑의 숲 이론의 역설을 통하여 지구와 삼체 성계를 동시에 멸망시킬 수 있는 방법을 놓고 삼체인과 최후의 협상을 벌이는 뤄지는 결국 삼체인의 지구침공 포기선언을 받아내고, 지구를 향하던 1차 선단은 태양계 밖에 머물면서 인류 문명과 공존하는 불편한 동거를 맞이한다. 


그렇게 인류는 무사히 존속하게 되는듯 싶었는데.......



[3]   

삼체인과의 문명교류는 박차를 가하고...그들의 도움으로 인류는 약간의 과학적 도약을 실현한다. 세월은 흘러 인류와 삼체성계를 멸망시킬 최후의 단추(검)를 움켜쥐고 있던 검잡이 뤄지는 백살을 훌쩍 넘어 다음 검잡이에게 인류의 단추를 넘기는 시점이 다가오고 2대 검잡이로 인류의 만장일치로 파벽자 프로젝트가 진행되기전 삼체 1차 공격선단을 감시하기 위해 감시 우주선을 띄워보내는 계단 프로젝트를 맡았던 과학자 청신이 선정된다. 평화의 시대 그녀의 공적과 동면을 통한 젊은 나이와 외모, 기품있는 자애로운 분위기가 인류의 마음을 매료시켰던 것이다. 그렇게 뤄지에게서 청신으로 인류 생존의 검이 전달된 순간.....


삼체 선단이 조종하는 물방울 우주선이 지구를 향해 급가속 하고.....

영원할 것 같았던 삼체인과의 우호적 관계는 종말을 맞이한다.........

풍전등화 같은 인류의 운명은?...

삼체인의 운명은?.....

우주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1960페이지라는 무지막지한 볼륨을 자랑하는 3부작. 그중에서도 804페이지의 3부 [사신의 영생]을 단 몇 글자, 몇 문장으로 온전히 표현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고로 지금 써내리는 몇 글자로 내가 느꼈던 작품의 흥분과 감동을 전할 수 없는것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2부 [암흑의 숲]으로도 나름의 완결성을 갖는 끝맺음이었기에 3부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암흑의 숲 이론의 양날의 검같은 리스크가...위기를 잊고 거짓된 평화에 찌들어버린 인간의 타성에 젖은 나약함이 결국 멸망의 위기를 초래하게 될줄이야....



"한심한 벌레들. 호주로 갈 준비나 해!" _232p

"인류가 제멋대로 타락하는 시대는 끝났다. 여기서 살아남고 싶다면 전체주의를 다시 배우고 인간의 존엄을 되찾아!" _252p



삼체인과 인류의 명운을 건 2차전이랄까. 3부에서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삼체인의 고도문명의 지성체가 개미같이 미개한 종자를 압살해버리는 강자의 흉폭함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1,2부에서 보였던 고도의 문명을 가진 고차원의 지성체 같은 이미지는 완전히 역전되어 냉철한 계산아래 최고 효율에 입각한 인류멸종의 프로젝트가 가동되는것. 폭정의 공포속에서 급격히 문명을 잃고 짐승으로 퇴화해가는 인류의 모습은 여느 우주전쟁을 다루는 SF와 비슷한 고도외계문명의 말초적 공포를 자극한다. 



2부에서도 핵심이었지만 3부에서도 암흑의 숲 이론이 인류의 목숨을 부지할 중요한 키로 거론된다.   


지름으로만 16억광년....그나마도 우주는 지속적으로 팽창되고 있다.

정말로 이 거대한 우주에 인간외의 지성체는 존재하지 않을까?....

작가는 그 이유를 암흑의 숲 이론으로 설명한다.



우주 역시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르고 있다면 자신이 속해있는 행성을 노출 시키는 것은

마치 사냥꾼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는 것과 같은 것. 

더 진보한 문명이 약한 문명을 압도적 힘으로 파괴하는 것은 

인간을 넘어 우주에 통용되는 공통법칙인 것이다.

우주의 수많은 문명체들이 우주의 암흑같은 어둠속에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는것. 

그것이 암흑의 숲 이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지구에서 우주를 향해 쏘아대는 인류의 메시지를 담은 시그널들은 외계인들에게 목숨을 내놓는 짓이겠지만....그나마 현재 인류의 낙후된 과학기술은 고도의 외계인들에겐 신경쓸 가치도 없는 미개한 행성으로 보여 그냥 두는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는데.... -_-



중반부 삼체 우주선에 끌려간 인간이 인류의 존속을 위해 메시지를 숨긴채 전하는 3편의 동화는 진정 이 3부의 백미로 꼽을 수 있을것 같다. 동화 자체로도 중국 설화와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여기에 이중, 삼중으로 숨겨진 메시지가 하나씩 풀릴때마다 전신을 휘감는 전율은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현실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SF지만 이렇게 은유와 함축적 기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전개방식은 독자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풀게 만드는 듯 호기심을 자극하고 수수께끼의 답이 풀릴때 강렬한 반전의 쾌감을 안기며 작품 자체에 몰입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인류의 생존을 향한 장대하고 기나긴 여정과 함께 인류의 존속과 인간다움의 기로에 놓인 여인 청신의 고뇌와 선택과 책임이 팔백여 페이지에 가득 차있다. 후반부 우주의 비밀이 풀리고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결말부는 물리적 한계를 초월하여 관념적이고 창조적인 우주를 제시하는 '류츠신'이 만들어낸 우주 신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우주의 시작과 끝을 담아 낸다. 작품에서 나눠놓은 연대 대조표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위기와 클라이막스가 한치의 쉴틈도 주지 않을 정도로 타이트하게 담겨있다. 실존하는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작가가 그려내는 가공의 세계와 사건들을 따라가는것 만으로도 하드SF가 주는 사고실험을 통한 지적유희를 끊임없이 충족시켜주는 최고의 SF작품이었다. 주저리 주저리 적어놨지만 정말로 10점 만점에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은 경이로운 SF의 극치를 보여준다. 역대급 스케일의 하드SF의 레전드! 벌써부터 더이상 삼체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를 볼 수 없음이 너무나 아쉬워진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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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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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마더 (2019년 초판)

저자 - 에이미 몰로이

역자 - 심연희

출판사 - 다산책방

정가 - 15800원

페이지 - 502p



Welcome to the Hell



두 남녀의 사랑의 결실. 부부를 진정한 가족으로 엮어주는 신의 선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축복. 출산은 더 없이 은혜로운 일이다만 오랜 산고의 고통 끝에 느끼는 그 벅찬 감동이 채 가시기도전에 지옥같은 육아전쟁에 돌입하게 되는건 자식을 얻는 행복에 대한 신이 내린 시련인가?..-_- 단 한시간도 누워있지 않고 시든때도 없이 울어재끼는 아기를 달래고 어르고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 100일의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정신을 차릴 여유를 가질 수 있지만 실로 100일전까지는 진심 육아지옥과 다름없다는건 나 역시 두번의 육아지옥을 아내 곁에서 생생히 지켜봤기에 말할 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완벽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퍼펙트 마더들의 고난과 애환 그리고 아픔이 더욱 강렬하게 와닿는건 비록 출산을 경험한 여성은 아니지만 함께 육아전쟁을 치룬 전우이기 때문이리라.



갓 출산을 치르고 (외국이라 몸조리의 개념은 아예 없는듯) 핏덩이 같은 아이를 집에 두고 곧바로 직장에 복귀하여 좁디 좁은 화장실에 갖혀 땀을 뻘뻘 흘리며 휴대용 유축기로 젖을 짜내고, 젖몸살의 열기와 고통이 온몸을 찌르는 와중에도 프로페셔널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오피스맘의 모습은 너무나 처절하고 치열하여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모든걸 망쳐버린 그녀들의 하룻밤의 일탈을 도저히 욕할 수 없는건 바로 그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같은 시기에 출산한 엄마들이 맘까페를 개설하고 육아정보를 공유하며 친밀하게 지낸다. 이른바 5월맘 모임. 무사히 출산하여 소중한 아이를 낳고 잠시 숨을 고르는 생후 6주차 무렵...특히 마음이 맞는 엄마들은 딱 하루, 단 몇시간의 자유를 느끼기로 모의한다. 그렇게 초보엄마 넬, 위니, 콜레트, 프랜시는 아이를 남편과 보모에게 맡기고 술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오랜만의 자유시간에 들뜬 맘들은 과음하지 않고 가볍게 즐기기위해 와인을 주문하여 마신다. 그러나 임신기간중의 절주 탓이었을까...와인 몇잔에 필름이 끊겨버린 맘.....그리고 그날밤 위니의 생후 6주 된 아기가 사라져 버렸다.........


넬, 콜레트, 프랜시는 그날의 상황을 돌이키면서 각자 충격적인 아기 유괴사건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자신들의 방법으로 아기 찾기에 나서데.....



아내도 실제로 출산이후 맘카페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고 또 그중 마음에 맞는 카페원들과 따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고 종종 곁에서 지켜본만큼 소설속의 맘카페 모임속 그녀들의 복잡한 관계, 수준 격차에 따라 묘하게 나뉘는 계급, 시기와 질투, 협력과 애정이 공존하는 기묘한 소사회가 뭔가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직장에서는 오피스 맘으로, 가정에서는 육아맘으로 어느 하나 빵꾸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위니의 아이 마이더스를 찾기위해 추적하는 슈퍼맘들의 고되고 지난한 애환이 그려지는 가운데 맘카페를 통해 만난 그녀들의 끈끈한 우정과 그런 맘카페 회원들을 유괴범으로 의심하는 복잡미묘한 심리. 그리고 유괴사건으로 반쯤 넋이 나간 상태에서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맘들의 히스테릭한 멘탈 자체가 어떤 스릴러보다 더욱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숨통을 조여오니 이보다 더한 마더 스릴러, 육아 스릴러가 어디있으랴....



열흘이 넘어가도록 실종된 아기의 정체는 묘연하기만 한데, 술에취해 술집 의자위에 올라가 정신없이 몸을 흘들어대는 엄마들의 대환장파티를 몰래찍은 사진이 유출되어 엄마들은 매스컴의 지탄과 주변의 따가운 눈총에 시달리고, 그로인하여 숨기려 했던 과거의 치부들이 낱낱이 밝혀지는 진퇴양난의 상황.....모든것을 던져버리고 도망치고 싶지만 그녀들은 꿋꿋이 자리를 지켜낸다...한 남편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니까...



그녀들의 수난 하나하나가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시대의 육아맘들이 겪는 고충의 현주소이기에 현실의 문제를 작품을 통해 문제제기 하는 작가의 의도나 그녀들의 고난을 스릴러로 치환하는 영리함을 높이 사고 싶다. 다만 육아맘의 지독한 현실을 차치하고 유괴사건으로만 봤을때의 완성도는 결말의 진부함이나 긴장감 유지를 따져봤을때 조금은 아쉽게 생각된다. 물론 육아맘 스릴러라는 새로운 요소를 차치하고 따지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_- 어쨌던, 육아맘들, 오피스맘들, 육아대디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소재의 스릴러라는 점에선 모두가 동의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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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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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살인사건 (2019년 3판 1쇄)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RHK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27p



'히가시노 게이고' 판 스카이캐슬



얼어버린 한일관계에도 꾸준히 신작만큼 재판도 엄청나게 찍어대고 있는 인기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번째 개정판 [호숫가 살인사건]이다. 언제나 무심한듯 시크하게 인간에게 내제된 추악한 욕망으로 인해 벌어지는 복잡한 인간사를 그려내는 사회파 추리의 제왕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그릇된 욕망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치정관계를 통해 상상치 못한 반전의 한방을 날린다.단 이번 작품은 사회파 뿐만 아니라 '게이고'의 작품으로는 흔하지 않은 본격추리의 요소도 믹스되어 더욱 높은 몰입감과 가독성. 미스터리로서의 묘미를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중학교 입시를 앞두고 여름방학 특강을 위해 호숫가 별장에 모인 4가족(사카자키 부부, 나미키 부부, 세키타니 부부, 후지마 부부)은 같은 사립중학교를 목표로 정보를 공유하고 빈번하게 교류하면서 돈돈한 관계를 쌓는다. 평소 배다른 아들에 관해 아내에게 맡겨두고 신경쓰지 않던 나미키 슌스케는 무슨 바람에선지 호숫가 부부동반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회사에서 별장으로 직행하고, 처음으로 모임의 부부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특강 선생과 인사를 나눈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미키 슌스케의 비서인 에리코가 별장에 찾아오고, 슌스케는 그녀의 갑작스런 등장에 놀란다. 슌스케와 에리코는 내연관계였던 것이다. 에리코는 슌스케가 부탁한 아내의 외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하고 2시간뒤 별장 근처 호텔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약속시간이 다가와 슌스케는 아내에게 변명을 둘러대고 호텔로 가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에리코는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다시 별장으로 찾아간 슌스케는 자신의 방에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는 에리코를 발견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슌스케의 아내는 내연녀 에리코의 협박에 홧김에 스탠드로 머리를 쳐 죽였다고 자백하고 함께 모여있던 세키타니 부부와 후지마 부부는 슌스케 아내의 살인을 덮어주기 위해 시체를 호숫가에 빠트려 유기하기를 제안하는데.....



아무리 사이가 좋더라도 사체유기죄로 함께 기소될 수 있음에도 

친구의 살인죄를 덮기 위해 힘을 쏟는 부부의 기묘한 관계.

단지 동반모임의 관계라고 보기엔 너무나 친밀해 보이는 부부들...

외도로 보이기에 충분한 아내의 가방에서 발견된 쓰지 않은 콘돔....



죽은 내연녀의 지문을 라이터로 지지고 돌멩이로 내연녀의 얼굴을 내리쳐 이빨을 몽창 뽑는 와중에도 슌스케는 곁에서 자신을 돕는 후지마와 세키타니의 진의를 알 수 없는 선의에 불쾌감과 의혹, 그리고 안도감을 동시에 느끼고 본능적으로 뒤가 구린 무언가가 있음을 직감한다. 그렇게 내연녀의 흔적을 지우는 동시에 이 기묘한 네 쌍의 부부를 냉정한 시선으로 분석하고 경악할만한 충격적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유한 사람들이 자식의 교육을 위해 그들만의 모임을 만들고 상류사회에 남아있기 위해 끔찍한 범죄도 서슴지 않는 비정한 상류층의 끔찍한 일면....얼마전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오버랩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부부간의 끈적끈적한 변태적 의심을 더하면 딱 이 [호숫가 살인사건]이 되는듯 한데, 슌스케의 아내를 통한 외도의 의심과 아내의 살인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다른 남편들의 모습을 통해 한때 한국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던 일부 부부들의 파트너 바꾸기 일명 스와핑을 은연중에 암시한다. 물론 이 스와핑이 충격적 결말을 위한 복선이 될지 아니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맥거핀이 될지는 결말을 봐야만 알 수 있겠지만 자신도 내연녀와 외도 했으면서 아내의 외도에 의혹을 갖고 눈깔이 뒤집히는 슌스케의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독자에게 극심한 혼란을 초래하기에 충분한 요소로 작용하는듯 하다.



어쨌던, 내연녀의 죽음과 유기, 알리바이 만들기 보다는 내연녀가 조사한 결과와 이 기묘한 부부들간의 관계의 진실쪽에 의문부호를 던지면서 'Why Done It'을 찾아가는 과정에 중심을 맞추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Why Done It'이 밝혀지는 순간 앞선 모든 의혹들이 일거에 소멸되는 충격적 진실이 드러나니....모두가 공범이 될 수밖에 없었던 충격적인 동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납득하게 된다. 뭐랄까...'히가시노 게이고'의 뒤틀린 휴먼 가족 드라마랄까...-_-;;;; 보면 볼 수록 일본판 [스카이 캐슬]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드라마나 소설이나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는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물론 '게이고'의 작품이야 모두가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이고'의 작품중 손에 꼽을 정도로 재미있게 본 엔터테인먼트 작품이었다. 3판을 넘어 4판, 5판이 나와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작품이랄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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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황세연 지음 / 마카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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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죽인남자가돌아왔다 (2019년 초판)

저자 - 황세연

출판사 - 마카롱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83p



범죄없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농촌 잔혹극



몇 년째 범죄없는 마을로 선정된 순박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 청양군 중천리.

법 없이도 살것 같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참혹하고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매일 술에 찌들어 허송세월을 보내던 마을 사람 신한국을 도둑으로 오인한 과부댁

소팔희는 철문으로 신한국의 머리를 찍고, 몽둥이로 가차없이 신한국을 두드려 패고 나서

미동없이 축 늘어지고 나서야 도둑이 바로 아랫집에 살고 있는 신한국이었음을 알아챈다.

그러나 이미 신한국의 숨은 끊어진 상태...이 광경을 모두 지켜본 7살 조카 황은조를 방안으로

들이고 살살 달랜뒤 밖으로 나온 소팔희는 깜짝 놀란다. 마당에 있던 시체 신한국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로부터 두 시간 뒤.....

마을을 뒤흔드는 날카로운 비명소리에 놀란 소팔희와 황은조는 비명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급하게

뛰어나가고 그곳에서 마을 이장의 집 앞에 있는 나무와 이장의 트럭 사이에 끼인채 처참하게 죽어있는

신한국을 발견한다.....


내가 죽였던 사람이 두 시간이 지나 남의집 트럭에 치어 죽어있던 것이다!!!! -_-;;;;;


다음날....비밀가득한 마을을 찾은 청양신문사 기자 조은비와 전직경찰 최순석은 신한국의 죽음을 둘러싸고 각자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마을에 머무르며 신한국 살인 미스터리를 파헤치는데......



농촌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이면서 경쾌한 살인 사건이라는 카피를 보고 한국형 코지미스터리를 표방했던 '박연선'작가의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라는 작품을 떠올렸고 그 작품과 비슷한 해학적 느낌의 작품일 거라 생각했다. 머...속세와 멀고먼 첩첩산중 오지에서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진하고 순박한 시골사람들이 벌이는 일대 촌극이 다소 코믹하게 그려지는건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 다만 이 작품은 수년째 이어온 '범죄 없는 마을'이란 타이틀을 달성해야만 하는 강박을 받고 있는 마을사람들의 집단 군중심리에서 비롯된 죄책감 없는 범죄행위와 순박(?) 무지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개인의 순수악을 서늘하게 그려내는 작품이란 점에서는 고립된 마을에서의 광란을 그려내던 영화 [이끼]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떠올리게도 한다.



사건의 중심은 시체 신한국의 행방이다. 분명 죽어버려 움직일 수 없는 시체가 2시간의 시간동안 제발로 걸어다닌것 처럼 여기저기 흔적을 남기고 있으니....그 움직인 시체의 미스터리가 전직경찰 최순석의 날카로운 직관과 통찰에 의해 하나 둘씩 풀리면서 인심 좋은 화목한 마을 사람들의 웃음뒤에 감춰진 어두운 민낯과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는 방식이 이 작품만이 갖는 독특한 개성이라 생각되는데 범죄의 발각을 두려워한 사람들이 내놓은 계책이 너무나 허술하고 허무맹랑하여 어이없는 실소를 자아내는...그런 웃픈 해학이 여타 작품과는 다른 포인트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작품의 배경이 냉소가 흘러넘치는 대도시였다면 사건은 잔혹 스릴러가 됐겠지만 IMF가 터지던 1998년 오지에 가까운 시골을 배경으로하니 경쾌한 블랙코미디로 뒤바껴 버린다. 굳이 비교하자면 [이끼]보다는 [시실리 2KM]에 가깝달까...



어지럽게 쏟아지는 그날의 진술들이 하나 둘 짜맞춰지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2시간의 비밀리 풀릴때 비로소 광기에 휩싸인 마을은 평화를 되찾게 된다. 군중심리의 집단광기와 시골 고유의 인정 넘치는 인간미를 절묘하게 배치하면서 서늘함과 따뜻함을, 냉탕과 온탕을 왔다리 갔다리 넘나드는 노련한 구성에 놀라고 어설픈듯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인간적인 시선에 매료되는 작품이었다. 한국작품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신파적 요소마저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는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유쾌 상쾌 통쾌 미스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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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2019년 초판)

저자 - 마이클 코넬리

역자 - 이창식

출판사 - RHK

정가 - 15800원

페이지 - 446p



천조국의 하이테크 스릴러!



'해리 보슈'시리즈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초인기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크라임 픽션 [허수아비]가 10년만에 리커버 기념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해리 보슈'시리즈가 아닌 LA타임스 기자 '잭 매커보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인 3부작중 세번째 작품인 시리즈를 마무리짓는 완결편이라 하는데, 그렇게 인기 작가라지만 그동안 내가 읽은 작품이라고는 '보슈'시리즈 15번째인 [드롭] 단 한권뿐이니 앞선 시인의 정체나 '매커보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앞선 작품을 읽지 않더라도 이 [허수아비]를 읽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물론 전작을 읽는다면 작품속 '매커보이'와 '레이철'의 관계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스토리상으로는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사실 단 한권 읽은 [드롭]만으로도 작가의 치밀한 구성과 사건을 밀어붙이는 강렬한 필력에 매료됐었는데, 이번 [허수아비] 역시 크라임 픽션의 대가의 작품은 바로 이런것이다! 라는듯 어지럽게 얽혀있는 복선과 강렬한 반전, 위기 상황에서 남다른 통찰력으로 상황을 반전시키는 '잭 매커보이'의 활약이 한치의 쉴틈 없이 타이트하게 전개되는 실로 끝내주는 스릴러였다. 게다가 뭔가 컨츄리풍한 제목 [허수아비]가 주는 이미지...웬지 주인공이 치고 박고 달리며 몸으로 때우는 열혈작품일 거란 선입견을 보란듯이 깨버리는 정보화 하이테크 스릴러란 점에서 더욱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시인 사건으로 신문사 내에서 에이스 대접을 받던 매커보이에게도 날로 발전하는 IT기술로 말미암아 쇠락하는 종이신문사의 감원의 칼날을 피하기는 힘들었고, 정리해고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가 기자로 남아있을 수 있는 시간은 신입 후임 안젤라에게 OJT로 주어진 단 2주. 2주가 지나면 제발로 직장을 나가야만 한다. 매커보이는 안젤라에게 형사사건 전담 기자로 이런 저런 노하우를 가르쳐주던중 그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백인 스트리퍼를 강간 살해하고 자동차 트렁크에 실고 돌아 다니다 체포된 흑인 소년의 엄마라는 여인은 자신의 아들의 무고함을 조사해 달라고 다짜고짜 요구한다. 처음엔 여인의 말을 그냥 지나치려던 매커보이는 흑인 소년의 변호사를 통해 경찰이 공개한 자술서를 읽고 소년의 체포과정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음을 직감한다. 매커보이가 소년의 엄마를 직접만나 이야기를 하는동안 그의 후임 안젤라는 스트리퍼 살인사건과 유사한 여성 살해사건의 케이스를 찾아내고 매커보이에게 전해준다. 2년의 시간을 두고 LA와 라스베거스에서 벌어진 여성의 얼굴에 투명한 비닐봉지를 씌우고 목에 끈을 졸라 질식시켜 죽인 동일한 살해방법...진범은 따로 있었던 것이다.....



시인에 이어 이번에 매커보이가 상대해야 할 범인은 허수아비다. 논밭의 곡식을 유해조수로 부터 지키기 위해 세워놓은 짚으로 채운 조악한 인간형상의 인형....그런데 이번 허수아비가 지키는 것은 논밭의 곡식이 아닌 고객의 정보이다. 시대는 날로 발전하여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종이 서식은 자취를 감추고 이제는 0과 1로 구분되는 디지털 정보가 자산이자 권력인 시대가 되었다. 수십만명의 개인정보가 저장된 서버를 해커가 간단히 탈취하여 팔아넘기는 세상이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업계는 중요정보의 보안을 고심하게 되었고 때를 맞춰 기업 고객의 정보를 보관하고 외부의 공격으로 지켜내는 보안 서비스 업체가 등장하였다. 회사는 더이상 종이 뭉텅이를 보관에 신경쓰지 않고, 외부로부터 서버 공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데이터 센터가 대신 지켜주니까 말이다. 그런데 외부의 공격을 이상적으로 막아주는 이 센터에서 고객들의 정보를 관리하는 엔지니어들의 인성은 고려하고 있을까?...-_-;;;;;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겪이랄까...민감한 고객정보를 관리하는 관리자가 변태싸이코패스라면 문제의 양상은 상당히 달라지리라...더군다나 이 기술자놈은 거의 최고의 해킹기술을 탑재하여 목표한자의 사회적 신분을 소거해 버리는건 눈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니. 은퇴를 앞둔 매커보이는 일류 해커와 너무나 불리한 대결을 펼쳐야만 하는 것이다. 



하이테크 스릴러 답게 해킹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사이 자신의 개인정보가 줄줄 새어나가고, 카드정지, 통장정지, 휴대폰 정지에 문자 메시지, 이메일 위변조 만으로도 사회적으로 완전히 고립시켜 버리는 장면을 보면서 세상을 살면서 IT기술 없이는 살 수 없을 정도로 의존하는 만큼 그로인한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하게 된다. 하루에도 수십통의 피싱 메시지가 날라오는 상황이니 하루에도 수차례의 개인정보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ㅠ_ㅠ



어쨌던....광기에 휩싸인 싸이코패스 쾌락범도 사이코틱한 매력이 있지만 냉철하고 분석적인 천재형의 악당 또한 꽤 매력적인 빌런이라 생각한다. 천재 악당과 매커보이의 치열한 뒤뇌싸움이 작품 전체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제목의 허수아비가 갖는 이중적 의미의 대망의 결말부에선 롤러코스터 같은 스릴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을 암시하는 힌트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 하달까...IT기술을 이용한 범죄물로 [망내인]과 유사한 소재인데, 그 전개방식은 완전 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으니, 사실적이고 치밀한 설정의 하이테크 IT범죄물이 취향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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