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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호숫가살인사건 (2019년 3판 1쇄)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RHK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27p
'히가시노 게이고' 판 스카이캐슬
얼어버린 한일관계에도 꾸준히 신작만큼 재판도 엄청나게 찍어대고 있는 인기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번째 개정판 [호숫가 살인사건]이다. 언제나 무심한듯 시크하게 인간에게 내제된 추악한 욕망으로 인해 벌어지는 복잡한 인간사를 그려내는 사회파 추리의 제왕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그릇된 욕망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치정관계를 통해 상상치 못한 반전의 한방을 날린다.단 이번 작품은 사회파 뿐만 아니라 '게이고'의 작품으로는 흔하지 않은 본격추리의 요소도 믹스되어 더욱 높은 몰입감과 가독성. 미스터리로서의 묘미를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중학교 입시를 앞두고 여름방학 특강을 위해 호숫가 별장에 모인 4가족(사카자키 부부, 나미키 부부, 세키타니 부부, 후지마 부부)은 같은 사립중학교를 목표로 정보를 공유하고 빈번하게 교류하면서 돈돈한 관계를 쌓는다. 평소 배다른 아들에 관해 아내에게 맡겨두고 신경쓰지 않던 나미키 슌스케는 무슨 바람에선지 호숫가 부부동반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회사에서 별장으로 직행하고, 처음으로 모임의 부부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특강 선생과 인사를 나눈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미키 슌스케의 비서인 에리코가 별장에 찾아오고, 슌스케는 그녀의 갑작스런 등장에 놀란다. 슌스케와 에리코는 내연관계였던 것이다. 에리코는 슌스케가 부탁한 아내의 외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하고 2시간뒤 별장 근처 호텔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약속시간이 다가와 슌스케는 아내에게 변명을 둘러대고 호텔로 가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에리코는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다시 별장으로 찾아간 슌스케는 자신의 방에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는 에리코를 발견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슌스케의 아내는 내연녀 에리코의 협박에 홧김에 스탠드로 머리를 쳐 죽였다고 자백하고 함께 모여있던 세키타니 부부와 후지마 부부는 슌스케 아내의 살인을 덮어주기 위해 시체를 호숫가에 빠트려 유기하기를 제안하는데.....
아무리 사이가 좋더라도 사체유기죄로 함께 기소될 수 있음에도
친구의 살인죄를 덮기 위해 힘을 쏟는 부부의 기묘한 관계.
단지 동반모임의 관계라고 보기엔 너무나 친밀해 보이는 부부들...
외도로 보이기에 충분한 아내의 가방에서 발견된 쓰지 않은 콘돔....
죽은 내연녀의 지문을 라이터로 지지고 돌멩이로 내연녀의 얼굴을 내리쳐 이빨을 몽창 뽑는 와중에도 슌스케는 곁에서 자신을 돕는 후지마와 세키타니의 진의를 알 수 없는 선의에 불쾌감과 의혹, 그리고 안도감을 동시에 느끼고 본능적으로 뒤가 구린 무언가가 있음을 직감한다. 그렇게 내연녀의 흔적을 지우는 동시에 이 기묘한 네 쌍의 부부를 냉정한 시선으로 분석하고 경악할만한 충격적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유한 사람들이 자식의 교육을 위해 그들만의 모임을 만들고 상류사회에 남아있기 위해 끔찍한 범죄도 서슴지 않는 비정한 상류층의 끔찍한 일면....얼마전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오버랩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부부간의 끈적끈적한 변태적 의심을 더하면 딱 이 [호숫가 살인사건]이 되는듯 한데, 슌스케의 아내를 통한 외도의 의심과 아내의 살인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다른 남편들의 모습을 통해 한때 한국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던 일부 부부들의 파트너 바꾸기 일명 스와핑을 은연중에 암시한다. 물론 이 스와핑이 충격적 결말을 위한 복선이 될지 아니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맥거핀이 될지는 결말을 봐야만 알 수 있겠지만 자신도 내연녀와 외도 했으면서 아내의 외도에 의혹을 갖고 눈깔이 뒤집히는 슌스케의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독자에게 극심한 혼란을 초래하기에 충분한 요소로 작용하는듯 하다.
어쨌던, 내연녀의 죽음과 유기, 알리바이 만들기 보다는 내연녀가 조사한 결과와 이 기묘한 부부들간의 관계의 진실쪽에 의문부호를 던지면서 'Why Done It'을 찾아가는 과정에 중심을 맞추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Why Done It'이 밝혀지는 순간 앞선 모든 의혹들이 일거에 소멸되는 충격적 진실이 드러나니....모두가 공범이 될 수밖에 없었던 충격적인 동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납득하게 된다. 뭐랄까...'히가시노 게이고'의 뒤틀린 휴먼 가족 드라마랄까...-_-;;;; 보면 볼 수록 일본판 [스카이 캐슬]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드라마나 소설이나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는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물론 '게이고'의 작품이야 모두가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이고'의 작품중 손에 꼽을 정도로 재미있게 본 엔터테인먼트 작품이었다. 3판을 넘어 4판, 5판이 나와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작품이랄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