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유니콘 마을 - 2022 우수환경도서 Wow 그래픽노블
케이티 오닐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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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유니콘 마을 (2020년 초판)

저자 - 케이티 오닐

역자 - 심연희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3800원

페이지 - 90p



저 깊은 바다 속에는 말야....



저 깊은 바다속에는 신비로운 용궁이 있어. 그 안에는 온갖 진귀한 물고기들과 신령스러운 용족들이 살고 있단다.

흔히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는 깊은 바다속을 이렇게 동양적으로 묘사하곤 한다. 그런데 뉴질랜드 작가가 그려낸 바닷속은 우리가 알고 있던 그것과는 또 다른 바닷속 세계를 보여준다. 바다를 날으는(?) 유니콘들과 이 유니콘들을 다스리는 바다의 신. 우리의 상상력을 마구 자극하는 바닷속 유니콘 마을과 함께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의 세계로 안내하는 환상적인 그래픽노블 [바닷속 유니콘 마을]이다.



페이지를 펴자마자 한눈에 봐도 눈에 확 들어오는 뛰어난 그림과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켜주는 색감. 귀엽고 앙증맞은 캐릭터가 나를 맞이한다. 이렇게 예쁜 그림을 싫어할 이가 누가 있으랴. 그렇게 눈길을 사로잡은 뒤에 환경오염과 죽어가는 산호에 대해 함께 걱정하고 우리의 힘으로 죽어가는 바다를 지켜낼 수 있다는 의미를 새겨 넣는다. 세대를 막론하고 각자의 마음에 커다란 울림을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 이 어찌 아이들에게 추천하지 않을 수 있으랴....



꼬마 소녀 라나는 오랜만에 섬마을로 돌아온다. 오랜만에 찾은 마을은 강력한 태풍으로 거의 초토화 되어있고, 메이 이모는 홀로 부서진 집과 마을을 일으키려 동분서주한다. 바닷가 바위 틈사이에 고인 물속에서 아파하는 아기 유니콘을 찾은 라나는 메이 이모의 도움을 받아 정성껏 돌보고, 메이 이모는 오래전 바닷속 유니콘 마을에서 겪었던 신비로운 일을 라나에게 이야기 하는데....



태풍으로 엄마를 잃은 라나, 아내를 잃고 섬을 떠나 도시에서 사는 라나의 아빠, 유니콘 족과의 약속을 져버리고 마을을 위해 물고기를 남획했던 메이 이모.....각자의 상처와 무관심속에서 바다는 병들어 버리고, 병든 바다는 인간들에게 재앙을 내린다. 작품은 바다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환경오염을 막아야 함을 전하는 환경 만화이다. 다소 어둡고 심각한 소재를 이런 밝은 그림과 따스한 에피소드로 순화시키는 능력은 오로지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의 역량에 달려있는 것. 사람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작가의 시선이 읽는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 작품은 무조건 딸에게 읽히려 한다. 글밥도 적고, 그림도 예쁘고.... 벌써 먼저 작품을 보는 내 곁에 다가와 관심을 보일 정도이니 말이다. 이런 좋은 작품을 보고 바르게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기대하는것이야 말로 책을 권하는 부모의 바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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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숨결
박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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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숨결 (2020년 초판)_아프로스 오리지널-1

저자 - 박상민

출판사 - 아프로스미디어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71p



죽음의 순간에서 내뱉은 마지막 차가운 숨결



[절대정의][기억 파단자][끝없는 살인]등을 펴내며 일본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주던 출판사 아프로스미디어에서 처음으로 한국 작가의 소설이 출간되었다. 작가와 편집자가 합을 맞춰 최고의 재미를 추구한다는 프로젝트 이른바 아프로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본격 시동된 것이다. 그 아프로스 오리지널의 첫번째 주자가 바로 현직 의사인 박상민 작가의 감성 메디컬 미스터리 [차가운 숨결]이다. 



가장 잘 아는 것을 쓰는것이야 말로 가장 현실적이고 재미있는 글쓰기가 아닐까. 직접 몸으로 겪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탄탄하고 밀도 있게 이야기를 엮어내니 자연스럽게 상황에 몰입되고, 캐릭터에게 감정이입 된다. 더군다나 전문직종으로 일반인은 좀처럼 접하기 힘든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메디컬 미스터리라는 장르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먹고 들어가지 않는가. 이런 저런일들로 병원을 드나들면서도 때로는 의식하지 못하던, 때로는 몰라서 넘겼던 사실들을 작품을 통해 접하게 되고 사소하게 지나쳤던 행위들이 곧바로 환자의 목숨과 직결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무지에서 오는 서늘함을 느끼게 된다.



외과 레지던트 현우는 인턴을 갓 벗어난 아직은 서툴은 의사이다. 비록 실력은 모자라나 8병동의 여러명의 환자를 맡아 정성껏 돌보는 그의 앞에 배를 움켜쥔 소녀가 나타난다. 진료를 위해 현우가 촉진하려는 것도 극구 사양할정도로 예민하고 날카로운 그녀. 현우는 그녀의 복통이 급성 맹장염 때문이라는 것과 이름이 수아라는 것 그리고 대학생이란 것을 알게 된다. 직접 맹장수술에 참여하고 회복해가는 수아를 보면서 그녀에게 신경이 쓰이던 현우는 우연히 그녀의 아빠가 몇 년전 같은 병원에서 암으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현우에게 털어놓은 사실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수아의 아빠를 죽인건 다름아닌 그녀의 엄마였다는 것인데..... 현우는 수아의 주장을 말도 안된다며 넘기려 하지만 곧이어 현우의 눈앞에서 건강했던 노인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현우의 굳건했던 믿음이 흔들리게 된다..... 



수아 아빠의 죽음. 그리고 현우의 눈앞에서 주검이 되는 환자들. 병원안에 환자들을 무차별로 살해하는 미치광이 연쇄살인마가 존재한다?! 작품은 현우와 현우 주변의 동료의사들, 그리고 환자들을 등장시켜 서서히 비밀을 파헤치고 그렇게 모인 의심과 의혹들이 대망의 결말에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강렬한 충격적 잔상을 남긴다. 후기에서 기존 결말에 편집자의 제안을 통해 두, 세번의 반전을 추가했다고 하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마지막 페이지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서도 한참을 곱씹게 만드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곡성]을 봤을때의 느낌이랄까. 




작품은 대놓고 두가지 결말을 독자에게 제시한다. 그러나 어떤 결말을 선택할지는 오롯이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독자의 판단에 결말을 맡기면서도 앞선 복선들과 이야기의 개연성, 흐름등을 다시한번 복기하며 진결말을 찾기 위해 작품을 반추하게 만드는 결말이다. 분명 호불호가 갈릴듯 한데 그런 논쟁조차 염두에 두고 내놓은 결말이라면 뭐, 인정 할 수 밖에없을 것 같다. 이게 뭔얘긴지는 작품을 읽어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ㅎㅎㅎ



과거와 현재의 혼재, 뒤섞여 버린 현실과 망상의 경계 

그리고 그 경계선에서 마주선 소녀와 의사. 



표지부터 이야기의 배치와 결말까지 읽고나니 이 말이 튀어 나왔다. "넌 다 계획이 있었구나?" 분명 감성 메디컬로 시작하지만 어느순간 서스펜스 스릴러로 그리고 본격에 싸이코 미스터리로 종횡무진 변모하는 이야기는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적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무언의 의지를 보여주는듯 하다. 어려운 의학용어가 난무하는 메디컬 작품임에도 470여 페이지가 훌러덩 넘어가는 무한 가독성을 자랑한다. 더군다나 쉴새없이 생과 사가 오가는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은 그것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자아내게 만든다. 한국의 '지넨 미키토', '박상민'작가의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하면서.... 자. 실수투성이지만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만은 누구 못지 않은 현우는 짝사랑하는 수아를 쟁취하고 진정한 의사로 성장할 수 있을까? 죽음의 순간에서 내뱉은 마지막 호흡처럼 깊은 여운을 남기는 [차가운 숨결]이었다.



더불어 절체절명의 무인도에서 대기중인 아프로스 오리지널의 두번째 작품을 하루빨리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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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리는 아이 - 뉴베리 상 수상작 상상놀이터 12
패트리샤 레일리 기프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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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리는 아이 (2020년 초판)

저자 - 패트리샤 레일리 기프

역자 - 원지인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14p



소녀가 마음으로 그린 그림은?



권위있는 아동 청소년 문학상 뉴베리 상을 수상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출간됐다. 아기때부터 버려져 위탁가정을 전전하던 소녀 홀리스 우즈가 하얀 도화지 위에 마음으로 그려낸 그림은 과연 무엇일지. 위태로운 십대 소녀의 이야기가 가슴 한편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홀리스 숲(우즈)에서 발견돼 이름마저 홀리스 우즈가 된 소녀는 고아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이후부터는 위탁가정에 맞겨져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낯선 사람들과의 동거 때문이었을까. 홀리스 우즈는 마음의 빗장을 걸고 그림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드는 아이가 되버렸다. 이번에 홀리스를 맡아준 어른은 조시 아줌마다. 홀리스와 함께 극장에가서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기도 하고 홀리스가 그린 그림을 좋아하고 칭찬해주는 인자한 조시 아줌마를 통해 홀리스는 마음을 조금씩 열어간다. 그러나 그런 홀리스에게 위기가 찾아왔으니... 나이가 든 조시 아줌마에게 알츠하이머가 찾아온 것. 점차 기억을 잃어버리는 조시 아줌마를 보면서 홀리스는 조시 아줌마를 떠나 또 다른 위탁가정에 맞겨지게 될 것을 직감한다. 홀리스의 예상대로 조시 아줌마의 상태를 아동보호소에서 알아채고 위기를 느낀 홀리스는 조시 아줌마를 데리고 집을 떠나 도망치는데......



이야기는 두 개의 시점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된다. 조시 아줌마와 함께 하는 홀리스의 현재의 이야기와 조시 아줌마의 집에 가기전 함께 했던 늘리건 가족과 함께 했던 과거의 이야기이다. 늘리건 가족의 일원으로 함께 하며 더없는 행복을 느꼈던 홀리스가 왜 현재 조시 아줌마의 집에 있는 가에 대한 궁금증이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조금씩 드러나게 되는 구성이다. 당연히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기에 홀리스는 늘리건 가족의 집을 나왔겠지만...-_-;;; 어린 나이에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마음의 문을 닫아가는 홀리스에게 안타까움과 연민의 감정이 느껴지고 그런 홀리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조시 아줌마와 늘리건 가족의 헌신과 사랑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그림은 세상에서 네가 보는 것, 진정으로 보는 것을 그리는 거야."

"그리고 때때로 네가 보는 것은 네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도 

깨닫지 못하는 상태에서 네 머릿속 깊은 곳에 자리를 잡지. 

하지만 일단 종이 위에 펼쳐지고, 네가 그것을 실제로 보게되면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거야."

_62p



마음을 그리는 아이 홀리스는 치매에 걸린 조시 아줌마와 함께 아동 보호소 사람들로 부터 피할수 있을까? 늘리건 가족과의 비극적 사건은 홀리스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홀리스가 그려낸 마음의 그림은 푸르른 밝은 색일지, 아니면 깊고 어두운 검은 색일까. 집 없는 소녀를 위기로부터 구해내는 곳. 그리고 소녀가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남아있는 그곳.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공간. 그 곳이 '집'이라는 것에서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어떤 말을 들려주려 하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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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수상한 서재 3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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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2020년 초판)

저자 - 하승민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3800원

페이지 - 505p



콘크리트 처럼 단단한 피부 아래 숨겨진 추악한 민낯



출판사 설명에 의하면 편집부에 쌓인 수많은 원고중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탄성을 자아내는 창작 작품을 선별하여 출간한다는 황가의 수상한 서재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 출간됐다. 2018년 [암보스]와 [이계리 판타지] 이후로 2년만의 작품이니 이 시리즈가 얼마나 높은 기준으로 작품을 선별, 엄선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암보스]를 인상깊게 봤었던 1인으로 이번 작품 [콘크리트]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댄서를 지망했던 락밴드, 그리고 IT회사를 다녔던 이색적 이력의 작가가 내놓은 첫 소설책.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살았던 작가가 그리는 세계는 과연 어떨지. 차갑고 단단한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냉혹한 세계를 엿봤다.



기대받던 검사 세휘는 법복을 벗고 알콜중독에 빠져 남편과 이혼할 위기에 처한다. 그나마 세휘를 지탱하던건 애지중지 키워온 어린 아들 수민. 결국 세휘는 수민을 데리고 자신의 고향인 쇠락하는 촌동네 안덕을 찾는다. 조그만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안덕시를 떡주무르듯 주무르는 당숙어른의 달콤한 유혹에 현혹되 첫번째 의뢰를 맡는다. 세휘가 맡은 첫번째 의뢰는 당숙 패거리중 하나인 길림마트 사장의 실종사건이다. 전소된 마트에서 발견된 의문의 손가락 마디. 다만 발견된 손가락은 실종자의 것이 아닌 불상의 손가락. 세휘는 이 손가락에서 위험하고 불길한 느낌을 온 몸으로 받는다. 며칠 뒤 세휘의 예상대로 이번엔 당숙 패거리중 횟집을 운영하는 사장이 똑같은 방법으로 실종된다. 그리고 전소된 횟집에서 실종된 길림마트 사장의 손가락 마디가 발견되고.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연쇄살인사건이 시작 된다.....



작품을 보면서 작은 도시의 유지로서 동료 선후배들과 악당을 물리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렸던 영화 [보안관]이 떠올랐다. 그래. 좋게 말하면 [보안관] 나쁘게 말하면 [범죄와의 도시]의 최민식의 롤이랄까. 안덕을 주름잡는 유지. 모든 사건의 비밀을 안고 있는 세휘의 당숙과 패거리는 정계까지 넘나느는 드넓은 인맥과 특유의 사람을 부리는 재주로 쓰러져 가는 안덕시에서 승승장구하는 검은 무리들이다. 그들의 패거리 혹은 후배들이 하나 둘씩 실종된다면 당연히 당숙 패거리들이 죄를 졌을 것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고, 이제 독자들의 시선은 그들이 저지른 더러운 짓거리가 무언지, 그리고 범인은 누구인지, 또 이 나쁜 놈을의 말로가 어떻게 될지에 주목할 것이다.



작품은 조금은 느린 호흡으로 한 사람 그리고 다음 사람. 그리고 다음 사람. 그렇게 네 명의 악인을 차례대로 청소하는 모습을 묘사한다. 뻔히 다음 타겟이 보이는대도 속절없이 그들의 실종을 지켜봐야 하는,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하는 세휘의 무능력한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답답함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뭐, 이미 세휘 자체가 당숙과 결탁하여 일신을 위해 일하는 알콜 중독자이니 그녀 역시 뭘 어쩔 도리는 없었으리라. 



읽다보면 아! 이 사람 수상하다고 느낀 그 사람이 어이없게도 범인으로 등장한다. 그것도 절반도 안되는 시점에서 말이다. 딱히 범인이 중요한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찌됐던 참혹한 사건으로 인한 피의 복수를 다루는 사회파 추리소설이니까. 후던잇이나 하우던잇 보다는 와이던잇을 중요시 하는 작품들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으니까. 뭐. 그정도로 생각하고 읽으면 되겠다. 그정도 떡밥만 물어도 충분히 재미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큭큭큭.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경찰이 나무나 무능하게 그려지고, 결말은 현실적으로 억지스럽다. 하지만 그런 단점들을 뒤집는 매력 또한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이 작품을 읽고 결이 비슷한 영화가 떠오르긴 한데, 스포가 될 것같아 적지는 못하겠고. 그토록 땅을 파내고 꼼꼼이 다지는 터파기 작업을 한건 막판 끓어오르는 콘크리트를 부어버리기 위해서라는걸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장을 덮고 아직은 가슴속 뜨끈한 콘크리트의 열기가 남아있지만 역시 얼마 안가 열기를 빼앗기고 단단하게 식어버린 콘크리트가 오래도록 냉기를 내뿜을 것 같은 작품이랄까. 



콘크리트 처럼 단단한 피부 아래 숨겨진 추악한 민낯. 그것은 당숙이나 세휘나 범인이나 이 작품에 나오는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피해갈 수 없는 진실된 이면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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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말하지 않을 것
캐서린 맥켄지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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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말하지 않을 것 (2020년 초판)

저자 - 캐서린 맥켄지

역자 - 공민희

출판사 - 미래지향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67p



20년 전 호숫가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고. 

그리고 20년 후 다시 모인 가족은 

20년 전 사건의 진짜 범인 찾기를 시작한다.



'절대 말하지 않을 것'? 제목을 보고 잠시 의아했다. '절대 말하지 말 것'이 좀 더 어감도 괜찮고 자연스러운 제목이 아닌가 라고.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작품을 읽어나가고 사백 육십페이지가 지나고서야 이 제목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깨달았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라고....-_-;;; 20년 전의 사건의 피해자와 당시 피해자와 함께 했던 가족의 현재의 이야기가 조금씩 드러나고 이 과거와 현재가 맞물리면서 비밀처럼 꽁꽁 감춰저 있던 범인의 실체가 드러나는 소위 범인 찾기 작품인데, 각 캐릭터의 세밀한 심리묘사와 무수한 떡밥과 단서를 혼재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혼란을 야기시키는 가족 심리 스릴러였다.



캠프 마코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죽고 1년 뒤 추도식 직전 아버지의 유언이 자식들에게 공개된다. 

20년전 소녀 아만다에게 상해를 입혀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던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라는 것.

첫째 아들 라이언, 둘째 딸 마고, 셋째 딸 메리, 쌍둥이 자매 케이트와 리디.

아버지는 사건의 범인을 라이언이라 지목하고 나머지 4자매들에게 라이언이 범인이라 믿는다면

라이언을 유산상속에서 배제하고, 그렇지 않다면 유산을 함께 나눠가지라는 유언을 남긴다.

다만 4자매의 의견은 만장일치여야만 할 것. 

라이언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4자매는 혼란에 빠진다. 

5남매는 진지하게 각자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고, 그날의 사건에 5남매가 아닌 캠프를 운영하던 

션의 존재가 개입 되었음을 깨닫는데.....



일단 정리부터 하자면

아만다 - 피해자, 마고의 친구.

라이언 - 첫째, 아만다를 다치게 한 사람으로 의심, 아만다 이전에 다른 여성을 사고로 죽인 경력이 있음

마고 - 둘째, 아만다와 친구.

메리 - 셋째, 헛간에서 키우는 말을 아끼는 승마 소녀.

케이트 - 막내 쌍둥이, 레즈비언.

리디 - 막내 쌍둥이

션 - 캠프 마고의 관리인



그러니 용의자는 6명인데, 처음부터 범인으로 의심되는 라이언을 범인으로 결론내지는 않을 테니 엄밀히 말하자면 5명이 용의자인 셈이다. 뭐, 소거법으로 삭제하자면 더 추리는 것도 가능하다만 스포가 될테니 그만두고, 작품을 읽어 가면서 이런 저런 소거법을 했으나 범인이 뿌린 떡밥에 딱 걸려들어 잘못 짚고 말았다. -_-;;; 뭐, 작가의 의도대로 놀아난 꼴이랄까. 범인 찾기도 찾기지만 결말에서야 밝혀지는 범죄의 이유나 이후의 행동들을 보면서 이 작품의 배경과 캐릭터들을 왜 이렇게 배치 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모인 남매들. 그리고 캠프를 매각하고 싶어하는 이와 캠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충돌하는 이해관계. 죽은 아버니가 남긴 다소 이해하기 힘든 유언장. 등등 여러 요소들이 모여 막판의 의미심장한 제목의 의미를 되새기가 만드는 작품이었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교차되는 어수선한 초반 전개만 넘긴다면 어느새 각 인물들의 행동과 심리를 분석하며 범인 찾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0년 전이란 시간적 제약과 사건이 사건인만큼 속도감 있는 빠른 전개보단 각 캐릭터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궁금증과 심리적 프레셔를 가하는 스릴러 작품이라 생각된다. 혹여 범인을 맞추더라도 쉿! '절대 말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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