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방울 목욕탕 방울방울 목욕탕
차율이 지음, 손수정 그림 / 비룡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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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때를 밀어드립니다 방울방울 목욕탕 (2024년 초판)

저자 - 차율이

그림 - 손수정

출판사 - 비룡소

정가 - 15000원

페이지 - 159p

어떤 때묻은 상처도 방울방울 목욕탕에서 바이바이~

두 딸랑구들의 최애작가 '차율이'작가의 따끈따끈한 신작이 나왔다. 앞서 오랜 기간 이어져오던 [괴담 특공대] 시리즈의 완결 후 허전했던 마음을 이번 신작으로 달랠 수 있어 좋아하는 얼굴이 눈에 훤히 보인다. 언제나 일상적이면서도 독특한 소재로 따뜻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레이더에 걸린 것은... 바로 목욕탕이다.

쌓인 피로를 풀고 몸의 묵은 때를 벗기러 가는 곳. 뜨신 물에 몸을 담그면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곳. 하지만 여기 '방울방울 목욕탕'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목욕탕과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르다. 마음의 때를 밀어주는 영험한 목욕탕. 바로 [방울방울 목욕탕]이다.

무조건 물속으로 끌어당겨 목숨을 잃게 만드는 물귀신 초목. 당연하지만 인간들은 그런 초목을 멀리하고 피하려 한다. 언제나 외톨이였던 초목은 목욕의 신 수신을 만나 새로운 직장에 전격 스카웃 된다. 바로 방울방울 목욕탕의 청소와 잡일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채용된 것이다. 바쁘게 목욕물의 온도와 습도를 맞추던 초목 앞에 하루는 살아있는 인간이 들어온다. 저승과 신계의 존재만이 이용할 수 있는 목욕탕에 인간이 들어오게 된 까닭은 무얼까?

언제나 한국의 토속 요괴를 작품에 녹여온 작가의 작품 답게 이번에도 우리에게 익숙하고 신비한 요괴들이 주역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인 물귀신을 비롯하여 이무기와 고양의 얼굴에 뱀의 몸통을 한 묘두사까지.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한국전통 요괴를 접한 아이들은 충분히 흥미를 유발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뒤, 능숙하게 마음의 치유를 시작한다. 목욕탕을 찾아온 이들의 사연으로 말이다. 키우던 애완동물을 잃고 마음에 구멍이 나버린 아이부터, 과도한 경쟁속에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아이의 깊은 고민, 그리고 자식에게 학업을 강요하는 부모의 마음까지... 오해가 풀리고 상처가 치유되면서 책을 읽는 아이 그리고 어른까지 힐링되는 느낌을 받는다.

아주 오랜만에 시원하게 때를 민 기분이다. 물론 마음에 쌓였던 묵은 때 말이다. 비록 초등생을 위한 동화지만 아이를 둔 부모로서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 존재한다. 고맙게도 작가는 아이와 부모 모두를 보듬어 주는 것이다. 결론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차율이 #방울방울목욕탕 #비룡소 #동화 #초등동화 #초등소설 #판타지 #판타지소설 #청소년 #초등학생 #목욕탕 #치유 #힐링 #힐링소설 #힐링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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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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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집 (2024년 초판)

저자 - 가와카미 미에코

역자 - 홍은주

출판사 - 책세상

정가 - 19800원

페이지 - 614p

그 시절 나의 친구들이 세상의 전부라 여겼다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으나 인기가 없어 글을 썼고 그 글로 '아쿠타가와 상', '나카하라 주야 상',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와타니베 준이치 상',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을 쓸어담고 당대 최고의 여성 작가가 되었다는 저자의 독특한 이력에 먼저 눈길이 가고. 눈이 부실정도로 노랗게 칠해진 집과 제목의 묘한 궁합에 호기심이 인다.

참여중인 독토모임에 선정되었기도 하거니와 때마침 [채성모의 손에잡히는 독서]에서 서평단을 모집하여 냅다 신청했다. 마침내 받아든 책이 벽돌급이라 놀랐지만 현실적이고 속도감있는 문체에 전혀 어려움없이 완독하였다.

무기력한 엄마의 방치속에서 자라온 소녀 하나. 어느날 한달 가까이 집을 비운 엄마 대신 하나를 돌보기 위해 찾아온 이는 기미코였다. 냉장고를 음식으로 가득 채우고, 언제나 당당하고 밝았던 기미코와의 한달은 하나에게 있어 생전처음 겪는 대사건. 결국 하나는 엄마의 품을 떠나 기미코와의 동거를 선택한다. 삐삐가 유행하던 1990년대. 집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곳에 자리를 잡고 술을 파는 스낵바에 종업원으로 일하게 되는 하나. 물론 학교는 결석하였고 하나를 찾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나이를 속이고 쓰디쓴 맥주를 삼키며 어른들의 술시중으로 번 돈은 차곡차곡 모은다. 하나와 처지가 비슷한 친구도 하나, 둘 생기고. 쌈짓돈은 어느덧 목돈이 되지만....

경계선 지능 그 어딘가로 보이는 기미코, 호스티스로 일하던 란, 부모님의 집을 나와 하나와 어울리게 된 모모코까지.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낯선이들과의 동거는 하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자 새로운 가족으로 다가온다. 마냥 즐겁고 마냥 밝은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으니. 복잡한 일은 처리할 수 없는 기미코와 철없어 보이는 란과 모모코를 두고 집안의 가장인 하나는 이 '조립식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일대 결단을 내린다.

하나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하나의 인생 그 자체를 가감없이 그려낸다. 하나의 선택. 하나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차근차근 감정을 배제한 채 풀어낸다. 하나의 결정을 오직 독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내내 '고레에다 히로즈' 감독의 [좀도둑 가족](영화 : 어느 가족)이 떠오른다. 혈연이 아닌 타인과 끈끈한 가족의 되지만 냉혹한 사회는 이를 그대로 지켜보지 않는다.

올바른 판단을 하기엔. 조립식 가족을 지키기에 하나는 너무나 어렸다. 소녀가장의 눈물겨운 고군분투에 마음이 이입되고 수십년에 걸친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결말에서는 잔잔한 파문이 마음을 울린다. 유수의 상을 휩쓴 작가의 작품이라기에 두서없이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작품은 극강의 가독성을 가미한 미스터리 소설로 읽혀 좋았다.

꿈 많던 소녀, 하나의 노란 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로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

#노란집 #가와카미미에코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책세상 #추리소설 #미스터리 #미스터리소설 #일본미스터리 #심리스릴러 #심리묘사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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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꽃
로카고엔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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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꽃 (2024년 초판)

저자 - 로카 고엔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RHK

정가 - 22000원

페이지 - 391p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가까이 하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꽃

오랜만에 집어든 호러소설이다. 아마도 '오다 마사쿠니'의 [화 : 재앙의 책]이후로 처음인듯 하다. 같은 일본이기 때문일까. [화]와 마찬가지로 무겁고 축축한.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불쾌감이 전신을 휘감는 작품이다. 하지만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여 도저히 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마치 니코의 검은 마수에 사로잡힌 기분이랄까.

폭군으로 가족위에 군림하던 요시유키가 죽고, 홀로 남은 기미코는 장남 유이치의 집에 얹혀 살게 된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며느리 미사키는 진절머리가 나게 된다. 이제껏 감추고 있던 시어머니 기미코의 본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매사에 간섭하고 들들 볶는다. 자폐인 딸 이치카를 핑계로 비수 같은 말들을 쏟아낸다. 가계 사정은 생각지 않고 흥청망청 카드를 긁어댄다. 어쩔 수 없이 전업주부였던 미사키는 마트에 취직하기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날. 마트에 가기 전 잠시 카페에서 숨을 고르던 미사키 앞에 나타난 묘령의 남성. 백옥 같은 피부와 모든 것을 꿰뚫는 눈을 가진 남자는 자신을 니코라 소개한다. 어느덧 집안 사정을 모두 털어놓을 정도로 마음을 연 미사키에게 니코는 의문의 나무 관을 건네며 이것이 '결산의 관'이라 설명하는데....

히스테릭한 시어머니. 외면하는 남편. 장애를 가진 딸. 집 안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미쳐버릴것 같은 며느리의 감정이 텍스트 밖으로 전달되어 나까지 숨이 막힐 지경. 신비로운 남자 니코의 존재가 신비로움을 더하고. 그가 건넨 '결산의 관'으로 이제 그녀의 집에 남은건 파국 뿐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소재로 공포를 증폭시킨다. 성서(?)를 모티브로 한 것 같으나 신자가 아닌 관계로 작품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으나, 서늘함은 느끼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첫번째 단편인 미사키 가족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 다음은 유이치의 동생 유조의 가족에게 마수가 뻗친다. 그렇다. 이 작품은 요시유키 일가의 연작되는 이야기이다. 모든 이야기에 신비로운 남성 니코가 등장하여 반전의 핵심이 되는 물건을 건넨다.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흐뭇한 미소를 띄며 바라보는 니코의 얼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인간에게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악마 '아자젤'? '이토준지'의 [사자의 상사병]의 남자의 모습이 니코와 겹쳐진다.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무능한 가장을 조롱하고,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애타는 간절함을 비웃는다. 호러소설이지만 이야미스로서의 재미를 선사한다. 그래서 기분 나쁘면서도 다음 페이지를 갈구하게 되는 것이다. 날카롭고 세련된 문장, 섬세한 심리묘사. 위험한 수위. 강렬한 결말까지.

너무나 매혹적이고 세련된 '로카고엔'의 작품이 좀 더 국내에 소개되기를 바란다.

#호러 #로카고엔 #이야미스 #RHK #공포 #호러소설 #공포소설 #일본소설 #일본호러 #일본공포 #악마 #성서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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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조영주 지음 / 마티스블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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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2024년 초판)

저자 - 조영주

출판사 - 마티스블루

정가 - 16800원

페이지 - 275p

따스한 힐링 판타지

바쁜 생활에 지치고, 치이는 요즘. 간절히 휴식이 필요함을 느낀다. 바로 그때 휴식같은 소설이 찾아왔다. '조영주' 작가의 신작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이다. 전작 타임슬립 SF물 [크로노토피아]로 학대받던 소년의 상처를 어루만지던 그녀가 이번에는 번아웃에 지친 현대인을 따스한 손길로 보듬어준다.

삶의 의욕이 바닥나 버렸다.

결국. 은달이 뜨는 밤. 나는 죽기로 결심했다.

죽을 곳을 찾던 나는 카페 '은달'이라는 신비한 곳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향기로운 커피와 고소한 빵을 대접하는 할머니를 만나고. 노인의 손에 이끌려 가다보니, 어느새 세상은 멈춰섰고. 오직 나의 시간만이 흐르고 있었다. 심장은 멈췄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나. 대체 어찌된 일인가. 기이한 상황에서 곁을 지키던 할머니마저 떠나가고. 이제 이상한 나라에서 오직 나 홀로 살아가야 한다.

뒷표지에 쓰여있기에 언급하자면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타임슬립 물이다. 다만 작가가 밝히는 이 작품이 SF가 아닌, 판타지로 분류하는 이유는 현재 진행중인 온라인 독서토론 플랫폼 [그믐]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암튼, 다섯 번의 시간여행을 통해 자살을 결심했던 '나'는 서서히 사람과의 만남으로 상처를 치유해가고 다시금 세상과 맞서게 된다는 힐링 치유물의 작품이다.

타임슬립물 답게 과거의 행동으로 인한 나비효과가 작품을 즐기게 하는 묘미로 작용된다. 동화와 시대물, 판타지와 SF가 짬뽕된 장르를 규정짓기 힘들지만 작품내내 풍기는 잔잔한 감성과 먹음직스러운 빵들의 향연들(집필을 위해 직접 빵을 구운 작가의 노력은 SNS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높은 가독성은 부담없이 독서를 즐기게 하는 요소였다.

어깨를 짓누르는 짐은 잠시 벗어두고. 은달 카페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은달이뜨는밤죽기로했다 #조영주 #그믐 #판타지 #판타지소설 #힐링 #힐링소설 #성장소설 #타임슬립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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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 헤드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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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 헤드 (2024년 초판)

저자 - 시라이 도모유키

역자 - 구수영

출판사 - 내친구의서재

정가 - 18800원

페이지 - 484p

끝없는 진화! 한계를 넘어서다

일찌감치 특수설정 본격 미스터리 작가로 자리매김한 '시라이 도모유키'의 신작이 출간됐다. '2024년 일본 본격미스터리 베스트10' 1위에 빛나는 화제작인 작품을 '내친구의서재'에서 발빠르게 번역 출간한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시라이 도모유키'의 작품은 본인이 추구하는 성향에 딱 들어맞는 작풍이다.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고 열광하여 작가가 되기로 마음 먹었고 작가가 된 이후로는 '시라이 도모유키'같이 경계없는 수위로 대중에게 충격을 주는 작가가 되기를 희망했다. '시라이 도모유키'가 특수설정에 빠지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말이다.

국내 출간된 작가의 작품은 전부 읽었다. 이번 작품을 읽고 느낀점은 작가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데뷔작인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를 포함해 초기작과 지금의 작품을 비교한다면 엄청난 발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무지 균열을 찾아 볼 수 없는 완벽 무결성. 대체 어디까지 진화 할 것인가....

정신과 의사 기사야마는 배우 출신의 아름다운 아내와 얼굴없는 가수로 활동중인 첫째 딸 마후유, 게임 방송 유튜버인 아야카와 매일이 새로운 좌충우돌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며칠전부터 남자친구를 소개하고 싶다고 조르던 마후유의 부탁을 받아 인사 날짜를 정한 기사야마는 나름 신경써서 첫째 딸의 남자친구와의 만남을 준비하고, 마침내 디데이 날. 가족은 첫째 딸의 남자친구를 맞이하기 위해 정신이 없다. 기사야마가 현관 근처에 있던 순간 때마침 초인종이 울리고. 문을 연 기사야마는 문앞에 서있는 남자의 정체에 할 말을 잃고 마는데.....

거짓 하나 보태지 않고 솔직히 말한다. 책을 읽기 전까지 작품에 대한 기대치는 최고조였다. 출간전 일어 능력자인 모 블로거의 리뷰를 보기도 했고 무엇보다 매번 독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을 선사하는 '시라이 도모유키'가 아니던가. [엘리펀트 헤드]의 전작인 [명탐정의 제물]에 열광했던 본인이었기에 기대치는 하늘을 뚫을 정도로 치솟아있었다. 하지만 기대치가 너무나 크면 막상 뚜껑을 열면 실망하게 되는 법. 기대했던 만큼이 아니면 어쩔까라는 불안감을 안고 시작했다.

리뷰를 위해 스토리를 언급할 수록 작품의 재미는 반감된다. 하여 최소한의 정보로 작품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 90p

평범한 시작. 평이한 전개. 기사야마의 더없이 평안하고 평범한 생활이 그려진다.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 알겠지만 본격적인 스토리 이전에 몸풀기용 소소한 추리가 소개된다.

- 12X p

스토리가 급변한다. 이제야 작가답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파격적 전개에 놀라지만 페이지는 전과는 다르게 거침없이 넘어간다.

- 13X p 이후

이제부터는 '시라이 도모유키'라는 롤러코스터에 탑승. 거침없는 운행이 끝날때까지 내리는 문은 없다.

작가를 처음 접한 독자가 90페이지까지 읽고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책을 덮는다면, 아마도 이 작품이 아닌 다른 작품에서도 '시라이 도모유키'의 매력을 느끼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90페이지 이후를 읽어 낸다면 책에서 손을 때기는 전자보다는 힘들어 지리라. 90페이지 지점의 분기가 생긴 것이다. 90페이지 이후의 사회적 통념을 파괴하는 파격 전개는 분명 호불호가 갈린다. 이른바 두번째 분기점. 이지점에서 책을 덮는다면 작가는 그저 일본 변태 작가로 낙인 찍힐 것이요, 비위를 참고 13X페이지를 버텨낸다면... 이제껏 보지 못했던 특수설정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리라.

이정도가 줄거리를 배재한 리뷰의 한계인듯 싶다. 분명 [엘리펀트 헤드]는 작가가 제정신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반사회적이고 사회적 통념을 보기좋게 어기며, 변태적이며 충격적이다.

하. 지. 만.

책을 덮고 깨닫는다.

그 모든 것이 반전을 위한 복선이었음을.

자신이 짜낸 트릭이 성립된다면 이보다 더 한 수위도 거리낌 없이 가져올 사람이다. 극단적 상황을 완결성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수위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감은 상대적으로 반감됐다. 그저 이토록 복잡한 이야기의 구성과 헛점을 찾을 수 없는 완결성에 혀를 내두를 뿐.

용량이 한정된 인간의 뇌에 거대한 코끼리의 뇌를 꾸역꾸역 집어 넣는 기분이다. 수용할 수 없는 용량의 정보가 폭발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렇기에 곱씹는 맛이 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감탄하게 된다. 변태적 지적 유희. 텍스트로 즐기는 마약과도 같은 희열.

'시라이 도모유키'는 대체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명탐정의 제물]에서 느꼈던 좌절감이 한층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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