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 -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명희 지음 / 북로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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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의 온도 (2017년 재판)

저자 - 하명희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56p

 


그녀와 나의 사랑의 온도는 몇도?

 


실로 얼마만에 읽는 한국 연애소설인지 모르겠다...아니...한번이라도 읽어본적이 있던가....매일 SF 아니면 피비린내 나는살인사건만 읽다가 멜랑콜리한 연애소설을 읽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의외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 놀랐다. -_- 2014년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로 출간된 작품인데 곧 SBS에서 방영될 드라마의 제목을 그대로 따와서 새제목, 새옷을 입고 산뜻하게 재출간 되었다. 작가는 여러 굵직한 드라마 각본을 써낸 방송드라마 작가로 무려 [사랑과 전쟁]의 각본을 5년간이나 써온 베테랑 작가라고 한다. 그 극악하고 도저히 통념상 일어날것 같지 않은 결혼,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써왔으니 어찌보면 사랑과 배신에 관해선 모든것을 통달한 스페셜 리스트 작가인지도 모르겠다...

 


연애소설은 딱 이렇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작품을 펴들었는데, 대강의 공식은 여느 연애소설과 다를바 없는것 같다. 선남선녀의 어색한 첫만남...설레는지도 모른체 서서히 서로에게 빠져들어가고....어떤 계기로 간발의 차로 어긋나는 사랑과 처절한 짝사랑의 시작...대외적으로는 친구관계지만 하는 짓거린 누가봐도 연애하는것 같은 관계 등등등등~ 머..사람 사는거야 다 비슷하니 각자의 연애도 디테일의 차이일뿐 대략적으론 비슷하겠지...근데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건 통통튀는 공감 넘치는 대사들이다.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나 상황에 잘맞고 뭔가 있어 보이는 말들이라 정말로 어디에 써놓고 그 상황에서 쓰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트렌디 하고 감각적이었다. 짧은 시간내에 효율적으로 시청자에게 스토리를 전달해야 하는 방송 작가이기 때문일까?...덕분에 술술~ 읽히는 가독성 하나는 끝내주는 작품이었다.

 


드라마 작가 지망생 현수와 홍아는 PC채팅으로 친구가된 착한스프를 오프에서 보게 되고, 무뚝뚝한 성격의 착한스프는 홍아와만 친하게 지내는것 같다. 그렇게 친구가 된 착한스프 정선과 현수는 2차례 더 만나면서 현수의 마음속엔 정선이 서서히 자리잡고 정선에게 마음을 고백하려는 순간 정선에게 새로 사귀게 된 여인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대로 정선에 대한 마음을 접어야 하지만...정선을 향한 사랑은 점차 깊어져 가는데......

 


모두에게 인기 있는 절친 홍아, 열렬히 짝사랑하는 프랑스 요리 쉐프 정선, 자신만을 바라보고 고백하는 부유한 젠틀맨 정우 그리고 털털한 방송작가인 나 현수. 이 네명의 얽히고 설킨 사랑의 막대기는 서로 교차되면서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고...애초에 내가 예상했던 결말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여줘 상당히 쇼킹했다...(실제 드라마에서 원작의 결말을 따라갈지 아닐지 모르겠지만....논란이 될만한 반전 결말이더라는...-_-;;;) 그들이 왜 짝사랑에 머물러야 했는지에 대한 가려져 있던 진실을 보고 있자니...아줌마들이 막장 드라마를 즐겨보는 이유를 살짝 이해 할것 같기도하다..-_-;;; 뜨겁게 타오르는 것이 아닌 서서히 예열되는 사랑의 온도는 몇도인가?...다른곳만을 바라보는 상대를 열렬히 짝사랑하는 온도는?.....이렇게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사랑을 해본적이 없어 몇도인지는 모르겠다만...안타깝게 엇갈리는 청춘 남녀들의 젊음을 불싸지르는 사랑의 온도가 타들어 갈것처럼 뜨거울 것이란건 알 것 같다.

 


뭣보다 재미있는 작품이다. 통속소설이 재미있으면 됐지....머...결말의 충격적 반전도 숨겨져 있다. 곧있으면 드라마로도 방영한다. 더이상 뭘 더 바라랴....영화 [접속]을 연상케 하는 PC통신 시절의 추억의 배경과 방영될 드라마에서 현수 역으로 현실연기의 달인 '서현진'이 출연할거란 것 만으로도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치솟는다. 꼭 드라마 본방사수 해서 원작이랑 비교해 봐야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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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짓기
정재민 지음 / 마음서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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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짓기 (2017년 초판)

저자 - 정재민

출판사 - 마음서재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88p




마지막 한 페이지의 반전




방대한 분량, 치밀한 묘사, 전기를 보는 듯한 일대기적 서사, 고조되는 긴장감....그리고 맞닥뜨리게 되는

마지막 한 페이지의 반전....-_-;;;;; 그리고 너희들은 다시 첫장을 들쳐보게 될것이야!....[살육에 이르는 

병]의 충격적 반전에 따른 아련한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고...그러나 [살육병]과는 달리 첫장을 들쳐봐도

혼란스러운 머리속은 쉽게 정리될줄 모르고 마음을 다잡고 곰곰이 생각해도 흐릿~한 모호한 이미지만 가득

하다. 아....어디부터가 트릭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이란 말이냐!!!!!! ㅠ_ㅠ 작가 후기에 답안이라도 써줘야

하는것 아닌가? 작가님아....(아쉽지만 답안은 커녕 작가후기 마저 없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야기는 시작된다.'



딱 이말이 들어 맞는 작품이었다. 글쓰기란 창조적 활동에 인간에게 잠재된 근원적 폭력성과 판도라의 상자

를 열고픈 몹쓸 호기심에서 비롯된 비극을 조합한 전혀 새로운 미스터리였다. -_- 작가가 공대 출신의 소프트

웨어 엔지니어로 9년간의 경력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작품도 마치 프로그램 언어의 로직을 보는듯한 오류가

통용되지 않는 논리적 구조에 입각한 작품이라 생각하니 뭔가 들어 맞는것 같기도 하다. -_-;;;; 닭집 아저씨가 

아니라 이런 어엿한 전업작가로서의 성공적 행보에 첫발을 내딛는 작품이랄까...작품은 두가지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고 그 이야기들이 진행될수록 서로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고조되는 긴장속에 명확한 진실을 갈구할때

쯤 느닷없이 뒤통수를 후려갈기며 '속았지? 이제부터 게임을 시작해 볼까?' 라는듯이 독자를 벙찌게 만든다...

반전에대해 이해하면서 작가가 작품속에 숨겨놓았던 트릭들이 무엇이었나 반추하게 하지만....그럴라면 분량이

라도 짧게 쓰던가...무려 오백페이지에 육박하는 방대한 분량속에서 숨겨진 트릭을 찾으려 하니..-_-;;;; 이거원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도 없고...허허허....ㅠ_ㅠ 아...님아....



1. 첫번째 이야기

소설가 나는 첫번째 소설의 성공 이후 점차 하락세로 돌아서는 인기 때문에 출판사 선배의 권유로 무작위로 

일반인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취재하며 소설의 소재를 찾는다. 그러던중 미술관에서 매화 그림을 유심히 보는

얼굴의 반이 흉하게 화상자국을 가진 남자 보게 되고, 그의 화상자국의 이유와 걸어온 인생이 궁금해 접근한다.

사회복지사라는 화상남의 이름은 정인. 순조롭게 대화를 나누던중 본론인 화상 얘기를 꺼내자 급작스럽게 분노

를 표출하며 정인은 소설가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탁자에 머리를 내리 찍은뒤 서둘러 자리를 뜬다. 당황스럽고

화가난 나는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각 지방의 사회복지사를 찾아보고 마침내 정인이 근무

하는 곳을 찾아내는데......


2. 두번째 이야기

얼굴의 하얘서 지어진 듯한 이름 희연...어린 시절부터 강원도의 탄광촌 도계에서 자란 그녀는 찢어지게 가난한

시절 60년대의 가난과 가족의 학대 속에서도 영롱한 진주구슬 처럼 그녀만의 빛을 발하며 당차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소녀로 성장한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반대하는 아버지의 구타를 참아가며 시내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마침내 간호대학에 진학한 희연은 부유한 대부업자의 아들과 연애를 시작 하면서 그녀의 밝은 미래를 확신하는데....





두가지 이야기 모두 매력적인데, 첫번째 이야기는 인간의 호기심과 오지랍? 에서 비롯되는 참극을 그리는 미스터리

소설로....두번째 이야기는 6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 모녀가 겪는 비극과 모진 고난사를 보여주는 음...

오전 9시 KBS 2TV에서 방영되는 60년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여성의 일대기를 그리는 드라마 [TV소설 꽃피어라

달순아]를 연상하게 만든다. 물론 드라마 보다 백배는 더 암울하고 자극적이며 비극적이지만...-_- 두 매력적인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두 이야기 사이의 접점을 찾기위해 추리하고 연관성을 가늠하게 만드는데...마지막 페이지

전까진 절대 찾을 수 없을거다...ㅎㅎ 나야 사회복지사의 범죄의 당위성을 보여주기 위해 2대에 걸친 잔혹사를 

그렇게 많은 페이지를 들여 보여주는가 싶었다...그러면서 머 인생 살면서 사연 하나 없는 사람이 없듯이 우리가 

흔히들 갖는 평범한 사람들의 겉모습 내면에 숨겨진 사연, 진짜 속마음에 대한 호기심이 갖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날리는 그런 작품인가 싶었는데....-_-;; 머...반전이야 그렇다 치고...어쨌던...혹시라도 마지막 페이지를 확인

하기 위해 마지막 페이지를 펴봐도 읽지는 말것을 당부한다. 



작가님이 불어넣은 욕망 덕분에 제 머리는 이렇게 혼란 스럽습니다...ㅠ_ㅠ




덧1 - 작품속 두가지 이야기에 모두 언급되는 주말의 명화에서 방영 했다는 3가지 옴니버스 공포영화 [심야의 미술관]

      은 실제 주말의 명화에서 방영했던 리얼 참트루 영화였다....물론 찾아 보는거 거의 불가능 한듯 싶지만....소개

      되는 플롯 만으로도 상당히 궁금해 지는 영화긴 한데...



덧2 - 개인적으로 [살육병]같은 명쾌한 서술트릭은 괜찮았지만 이 작품 같은 모호한 트릭은 취향이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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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이유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치명적 이유 (2017년 초판)
저자 - 이언 랜킨
역자 - 최필원
출판사 - 오픈하우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31p

 


현실적 공포

 

전 컬렉션이 출간된지 3개월 안에 50만부 이상 팔려나간다는 유럽 범죄문학의 초인기작이자 '존 리버스' 탄생
30주년이 되는 해에 시리즈 여섯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벌써 여섯번째 이야기지만 '존 리버스'시리즈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고로 리버스 경위의 명성도, '이언 랜킨'이 얼마나 인기 작가인지도 전혀
모른채 접하게 되었는데, 강력 범죄에 대한 투박하면서도 끈질긴 수사 방식과 중요한 순간에 긴장을 풀어주는
듯한 리버스의 영국식 조크에 빠져드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특히 주인공인 리버스 경위는 여타 범죄 소설에서
보여주는 독불장군식 마초형 주인공과는 달리 여자친구 몰래 매력적인 여성에게 흔들렸다가 호되게..아주 오지게
호되게 봉변당하고 막상 따지러 가서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버리는 인간적으로 약간은 빈틈이 있는 사람으로 그려져
뭔가 친근한 매력이 들게 만드는 캐릭터였다. 작은 단서들을 끈질기게 파헤쳐 점차 거대한 음모와 배후를 파헤치는
리버스의 수사 방식은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과 잘짜여진 얼개식 구조와 맞물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한채 집중
하여 보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벌어지는 국제페스티벌로 정신없는 와중에 숨겨진 지하 거리에서 참혹하게 살해
당한 남성의 시체한구가 발견된다. 양쪽 팔꿈치, 양쪽 무릎, 양쪽 발목 그리고 머리에 총격을 받아 사망한 소위
식스팩이라 불리는 고문을 당한 남성의 수사를 위해 리버스 경위가 스코틀랜드 수사반으로 파견되어 차출되게 되지
만 기존의 수사반 맴버들은 리버스 경위를 적대시 하며 대놓고 수사를 방해하기에 이른다. 리버스 경위는 같은
경찰 동료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동료인 농부 왓은, 홈스, 쇼반 클락 경찰의 도움을 받아 차근 차근 단편적
단서들을 짜맞춰 거대하게 도사린 음모의 진실을 향해 다가간다. 리버스는 수사중 잔인하게 죽은 남성이 자신이 직접
체포한 갱단의 두목 캐퍼티의 숨겨진 아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감옥으로 캐퍼티를 만나러 가는데.....

 

다른 시리즈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이번 작품은 영국의 역사를 조금은 알아야 손쉽게 즐길 수 있을것 같다.
초반부터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파벌주의와 교파 분열에 따른 내전 등으로 점철된 역사와 그로 인한 영국, 스코틀랜드인
간의 반목과 적대감의 이유를 알아야 사건의 진상을 따라갈 수 있다. 또한 내전으로 파생된 수많은 과격단체들(IRA,
로열리스트, 얼스터, SaS 등등)이 쉴새없이 튀어나와 용의선상에 오르니 하나씩 언급될때마다 검색질을 하긴 했는데,
방대한 영국의 역사와 종교분쟁과 관련된 급진과격 단체들에 대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다. ㅠ_ㅠ 전혀
몰랐는데 영국도 엄청난 혼란과 혼돈의 역사를 가진 복잡한 나라 더라는...(초반에 잘 파악해 둬야 후반까지 헷갈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좌우간....잔인하게 고문당해 죽은 시체를 필두로 그야말로 현재 유럽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과격분자의
대테러 사건으로 발전되어 가는 사건의 양상을 보고 있자니 무고한 시민을 이용해 자신들의 신념을 이루려고 하는
또라이 기질을 가진 인간이 얼마나 위험한가를..사회적 안전에 얼마나 치명적 이유가 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신념은 일반적인 개인이 이루기 어려운 일을 해내게 만드는 동력이기도 하지만 유년시절부터 주입받은 정교
분쟁에 대한 과격주의 성향과 만나게 되면 가난한 떠돌이 청년을..정의감 넘치는 경찰을...평범한 프로그래머를....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반 시민들을 한순간 테러리스트로 만들어 버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멀리 중동까지 갈것도
없이 영국이라는 작은 땅덩어리 안에서도 이런 뿌리깊은 종교 갈등이 있을 줄이야....-_- 바로 내옆의 나와 가까운
직장 동료가 올여름 테러 위협 때문에 스페인 여행을 취소하는걸 보고 있자니 이런 종교적 대의에 의한 허울뿐인
명분이 얼마나 위험험할 수 있는지 현실적 공포로 다가온다.

 

치명적인 테러 진압을 위해 범죄자의 손까지 빌리는 리버스의 의지나 실적을 위해 동료 경찰에게 까지 함정을 파놓고
덫에 걸리길 기다리는 특수부 요원, 목표를 위해 빈민가 소년들도 서슴없이 범죄에 이용하는 어른들, 자신의 나와바리
를 지키기 위해 폭탄 테러를 계획하는 청년, 아들을 잃고 피의 복수를 맹세하는 갱단 두목 등등...하나같이 읽는것
만으로도 피로해질 정도로 광기에 휩싸인 인물들이 한트럭은 등장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의 완급을 조절
하니 타탄 누아르 제왕이라 불리는 작가의 명성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암울하고 어두운 영국에 치명적 음모가
도사리는 에든버러 '크라임' 페스티벌에 흠뻑 빠져들게 된것 같다.

 

그나저나 한달에 한권씩 출간되는 것 같은 버티고 시리즈는 정말 추진력이나 기획력에서 여타 스릴러 시리즈를 압도
하는 행보같아 놀라울 따름이다. 엄선된 컬렉션 모두 재미와 작품성을 지닌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니 다음 작품은 어떤
명작이 초이스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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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비하인드 허 아이즈 (2017년 초판)

저자 - 사라 핀보로

역자 - 김지원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5000원

페이지 - 532p




웰메이드 심령 심리 스릴러




얼마전 읽었던 [비하인드 도어]와 제목도 비슷하고 출판사 플롯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 비슷한 스토리의 

작품일 거라 생각하며 읽은 작품이다. 평범한 싱글맘과 그녀에게 급작스럽게 찾아온 매력적인 사랑...그런데

그 완벽한 남자는 유부남이자 직장 상사였고...그 남자의 아내와 우연히 절친이 된 불륜녀는 부부의 결혼 

생활이 정상이 아님을 눈치 챈다....-_- 완전 싸이코 패스 남편과의 처절한 결혼 생활을 그린 [비하인드 도어]

에서 불쌍한 아내를 가장 적절한 순간에 도와줬던 그녀의 이웃집 여성의 눈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아닌가 싶었다.

-_-; 한마디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만 다른 비슷한 이야기의 작품일거라고 섯불리 예단했다....그런데....

BUT!!!!!!! Oh My God!!!! 비슷해 보이는 스토리지만....작품을 읽어보면서 전혀 다른 이야기란걸 알게 되었다. 

이건...완전....대박...헐....여태껏 스릴러를 읽으면서 이런 이중반전의 이야기가 있었던가?...정말로 뒷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충격적 결말을 선사하는 주옥같은 작품이었다. -_-




바에서 우연히 만난 매력적인 남성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그 남자와 진한 키스를 통해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낀

루이즈는 바로 이튿날 가슴설랜 그 남성이 자신의 정신과 병원의 새로 들어온 의사라는걸 알게 된다. 모든것이

완벽해 보이는 의사 데이비드는 미모의 아내 아델을 둔 유부남이란걸 알게 되고 데이비드와의 사적인 관계를

단절하려고 하지만 싱글맘으로 홀로 아들을 키우는 외로움에 사무쳐 데이비드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된다.

끊어야 함을 알면서도 불륜 관계를 이어가던중 데이비드의 아내 아델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아델의 특유의 붙임

성에 안되는줄 알면서도 친구관계를 맺게 된다. 아델과는 절친 우정 관계를 맺으면서 저녁엔 아델의 남편 데이

비드와 성적 관계를 맺는 이중적인 부적절한 관계가 이어지면서 서서히 문제점들이 드러나는데......

 



솔직히 초중반만 해도 바로 얼마전 읽은 [비하인드 도어] 때문에 당연하게 데이비드의 정상적인 모습 이면에 

숨겨진 싸이코패스 성향이 무언지 궁금해 하며 작품을 읽었다. [비하인드 도어]에서는 변호사로, 이번 작품에서

는 이지적이고 완벽한 모습의 정신과 의사가 남편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외적으로 전문직이면서 완벽

함을 추구하는 직업이 내적으로는 싸이코패스인 경우가 많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남편도 비정상인데 아내도 점점 비정상인거다...-_-;;;; 결국 싱글맘 루이즈도 데이비드와의 사랑과 

아델과의 우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초 우유부단하게 자기 이익만 챙기는 이기적인 불륜녀에 데이비드도 뭔가

비밀을 숨긴채 아내를 두고 밤마다 루이즈를 찾아 육욕을 탐하는 불륜남에 아델도 루이즈를 통해 뭔가 계략을 

꾸미는 미스테리한 여성으로 나오는...'이 구역에 제일 또라이는 나야!!!' 라는듯 끊임없이 의심하고 추리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여자들 간의 계략이 이 작품의 백미인데 사랑은 쟁취라는 듯이 

실로 집요하고 끈질긴 집착에 의한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반전의 미학이 있는 작품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말의 파급 효과는 상당히 충격적이었고 그 결말을 통해 작품 내내 치밀하게 복선을 깔아둔 것이라는걸

알았을때 이 작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게 되었다. 사실 결말을 향해 치달릴때만 해도 단순한 싸이코패스에 의해 

억압받는 부부 스릴러물에 심령 오컬트 장르를 섞은 새로운 장르적 결합을 시도한 스릴러라고 생각했는데 허허허..

반전뒤에 이어지는 마지막 반전은 '이것들아! 끝난줄 알았지?'라는 작가가 독자들을 향해 날리는 마지막 카운터 

펀치라 바로 KO당할 수 밖에 없었다. -_-;;; 어찌보면 다소 황당할수도 있는 결말이건만.....이 카운터 펀치를 

위해 쓰잘데기 없다고 생각했던 아델의 친구 롭 이야기나 꿈이야기가 왜그리 분량을 차지하며 나왔는지 비로서

이해할 수 있었다. 




루이즈, 아델 두 여성이 번갈아 가며 화자로 진행되는 이야기로 두 여성의 섬세하고 절박한 심리묘사가 일품

이라 몰입해 읽다보면 오백여 페이지가 순식간에 없어진걸 경험할 수 있는 몰입감, 가독성이 끝내주는 작품

이다. 뭔가 막 얘기하고 싶지만 말할 수록 반전의 묘미를 떨어트리는 스포일러가 될수도 있기 때문에 주저리

주저리 떠들수는 없지만 언젠가 이런 결말의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그런 파격적 결말의 이야기

가 바로 이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뭐랄까...'스티븐 킹'의 원작을 영화화 한 [미스트]의 결말을 

봤을때의 벙찜이랄까...-_-;;;; 물론 호불호가 갈릴 결말이지만 개인적으론 정말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다. 

아...입이 근질근질 한데.....그냥 다물어야 겠다...-_-;;;;;;; 직접 읽어보고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의 카타

르시스를 느껴보길 바란다...



참고로 이 작품과 함께 읽으면 좋을 작품으로 [비하인드 도어],[부유하는 혼],[천사들의 제국]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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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의 심장
김하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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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의 심장 (2017년 초판)

저자 - 김하서

출판사 - 자음과모음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74p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면 일상속 작은 일들도 공포로 다가온다. 




현실과 환상이 혼재하는 강렬한 단편집 [개들이 식사할 시간]으로 강한 인상을 준 자음과모음에서 또 한편

의 환상 단편집이 출간 되었다. 이 작품 역시 환상과 현실의 경계 그 어딘가를 그리는 단편집으로 7가지의

관계에 대한 독특하고 여운이 남는 기괴하고 기묘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개들이 식사할 시간]은 정제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날것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 [줄리의 심장]은 직접적인 잔혹한 묘사는 배제된체 현실과

환상과 망상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모호한 경계를 통해 은근한 공포를 주며 결말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단편 전반을 어우르는 사람과 사람간의 단절과 고요하고 고독한 느낌 때문인지 

가슴 서늘한 황량한 느낌을 주는 단편집이었다.     




1. 앨리스의 도시

정장차림의 토끼가면을 쓴 사내가 자신을 사시미칼로 찌르는 꺼림칙한 꿈을 꾼 남자는 길거리에서 자신에게

간밤의 꿈이야기를 하며 잡아 끄는 흙발의 소녀 앨리스에게 관심이 간다. 앨리스와 얘기를 하는 도중 앨리스

는 남자에게 10초뒤 어떤 일이 벌어질것이라 말하고, 10초뒤에.......

- 끝없는 악몽을 꾸는 듯한 단편이다. 앨리스와 토끼가 만나 초현실적인 환상의 세계로 간다는 동화에 악의에

의한 복수를 덧입히면 이런 네버엔딩 나이트 메어 스토리가 탄생되는구나....



2. 버드 

태어난지 얼마 안된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RS바이러스가 감염되 고열에 시달리다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

하게 된다. 아기의 엄마와 아빠는 어린 몸으로 바이러스와 싸우는 참혹한 아기의 모습에 생의 의지를 잃고

하루하루 악화되 가는 아기를 바라 보기만 한다. 아기의 생사를 가를 마지막 고비가 지나고 집으로 돌아온

부부는 닫혀있던 집에서 새들의 흔적을 발견하는데......

- 딸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한동안 인큐베이터 신세를 진적이 있다. 젓가락 처럼 가녀린 팔과 다리에 이름모를 

주사 바늘과 전선을 꽂고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다 못해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고 모든것이 내 탓인것 같아 괴로운 시간들을 보냈었다.(물론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낸다..)

이 단편을 보니 그때의 지독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차갑고 답답한 백색 공간 속에서 아이의 건강을 빌어 주는것 

밖에 할 수 없는 부모의 심정이 와닿는 작품이다. 유령이 나오지만 공포스럽다기 보단 슬픈 이야기이다..저편

에선 새처럼 훨훨 날아오르길....



3. 유령버니

아내와 이혼하고 인적이 드문 아파트로 이사한 남자는 입주자가 거의 없어 자신이 이사한 곳을 빗대 유령도시

라는 신문 기사를 읽고 조용하고 차분한 삶을 기대한다. 그러나 들뜬 마음도 잠시....잡음조차 없는 무소음의

고요한 공간에 방치된 남자는 서서히 공포감이 들기 시작하고 아파트에 자신외의 다른 사람을 찾기 위해 초인

종을 누르며 사람을 찾는데.....

- 빈집엔 유령손님이 찾아온다...자고로 집을 계약할땐 이것저것 따져보며 여러 사항을 체크해야지...쯧쯧..

유령도시 처럼 조용하다고 덜컥 계약을 하나...-_-;;; 그러니 아내가 도망가지...부실공사와 유령의 상관관계

를 보여주는 단편. 멀쩡한 사람도 유령처럼 보이는 유령도시에서 누가 유령이고 누가 인간인지 모를 모호한 

상황들이 공포감을 더해준다.



4. 줄리의 심장

다섯살짜리 첫째와 십일개월 아이를 키우는 평범해 보이는 집. 잘자던 첫째가 경기를 일으키며 일어나 바지에

오줌을 적시며 외친다. "늑대가 줄리를...." 이내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딸..그리고 아빠는 하얀색 털뭉치의 

고깃덩이를 발견한다. 7년동안 그의 집에서 키우던 푸들 줄리는 심장이 잔인하게 도려진체 죽어 있는것....

이후 육아 스트레스로 우울증 증세를 보이던 아내는 이상증세를 보이는데.....

두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보면서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_-;;;; 아무래도 산후 우울증으로 보이는 아내의

이상증세와 점차 육아와 살림에서 손을 놔버리고 집안과 아이는 방치된체 엉망진창이 되고....아빠는 어떻게던

무너지지 않고 제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하지만....가장 미쳐있던건 아빠였을지도....아...과하게 감정이입 되고

답답하고 숨막히는 상황 때문에 힘든 작품이었다...잘 버텨준 아내가 고마울 지경...



5. 아메리칸 빌리지

외도하는 아내를 심판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계획한 오키나와 여행을 가는 조. 조는 아내 안을 데리고 사전에

계획한 소바집으로 위장한 불법무기거래소에서 아내의 머리를 관통시킬 매그넘 44구경을 인도 받는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미군들이 머무는 아메리칸 빌리지 대관람차 안에서 아내의 숨통을 끊을 수 있다고 위안한다.

그리고 결행의 당일 아침....매그넘이 사라졌다!.....

- 환상이 배제된 현실적 단편. 9년이라는 매너리즘에 빠진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살인 여행을 계획

하고 매그넘을 구매하지만....그런 일탈 여행이 또 다른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난 이제 8년

차구나...나도 슬슬 계획을 짜볼까?....



6. 파인애플 도둑

아내가 생각을 정리한다며 친정 경주로 내려가 버렸다. 혼자 텅빈집에서 지내는 사이 남자가 사는 도시에선

신출귀몰한 파인애플 도둑이 나타나 도시의 모든 파인애플을 휩쓸어 간다. 도둑의 정체는 CCTV에도 잡히지

않고 목격한 사람도 없지만 값비싼 보석이 아닌 그저 파인애플 이기에 사람들의 반응은 미적지근 하다. 

몇일이 지나고 거리 곳곳에선 썩어가는 파인애플 껍데기 무덤이 발견된다. 썩은 파인애플 무덤 근처를 

지나던 소녀가 말벌에 쏘여 죽는 사건이 발생되고, 남자는 자주 가는 떡볶이집 사장과 의기투합해 파인애플

도둑을 잡으려 하는데......

- 왜 파인애플 인가?...-_-;;; 도둑의 정체는?....어떤 메타포가 숨겨져 있는가?..모르겠다..-_-.머...세상의 

희한한 일에 대해선 관심과 열정을 쏟아내지만 뭣때문에 아내가 친정으로 갔는지, 왜 한달이나 연락이 없는지에 

대해선 신경도 안쓰는 무신경함....그렇게 살지 맙시다...



7. 디스코의 나날

경력단절을 우려한 아내의 의지로 3개월된 아이들 낙태한날 태오는 답답한 마음에 아내를 홀로 두고 병원

앞 주차된 아우디에 탄다. 맞은편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의 문자를 무시한 뒤 투신자살한 친구 때문에 거리를

배회하던 율은 아우디속 남자를 보고 아무 거리낌 없이 남자의 옆자리에 타 집에 데려달라고 한다. 그렇게

누군가를 잃은 두 남녀는 어둠속을 달리고....무언가를 치는데......

- 상처 받은 영혼은 서로를 알아보는 건가. 아이를 잃은 태오의 앞에 나타난 의문의 소녀와 연이어 벌어지는

불행한 사건...태오에게 벌어진 최악의 하루인듯....




작가의 의도인지 공교롭게 7가지 단편 모두가 가족간의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갈등이나 불화에서 비롯된 이야기

들로 채워져 있다. 게다가 모든 단편의 주인공이 누군가의 아빠, 누군가의 남편인 남성으로 특정된다.(마지막

7번째 단편 [디스코의 나날]은 남자와 소녀가 주인공이지만) 안타깝게도 여기 등장하는 남자들은 지독히도

무신경한 남자들로 아픈 아이 때문에 이상증세를 보이는 아내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하고(버드), 아이를 출산

하고 지독한 산후 우울증도 눈치채지 못해 둘째까지 출산하게 만드는 무신경함(줄리의 심장)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아내들은 남자와 별거를 하거나(파인애플 도둑) 심지어 남편을 떠나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앨리스의 도시, 유령버니, 아메리칸 빌리지) 무신경하면서도 좀스럽기까지한 남자는 아내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해계획을 세우기도 하고(아메리칸 빌리지) 살인을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_-;;;;; 몇몇 단편은 해피엔딩

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최악을 향해 치달아 가니 공허한 마음만 남더라...그들도 이시대 평범한

남자들이기에 그들의 무신경을 탓하기엔 세상이란 정글이 너무 치열하고 각박하다...이미 생생한 공포를 경험

했으니 용서해 주기로...-_- (내가 왜 쉴드를 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아픈 아이나 낙태 같이 육아와 관련된 단편은 두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더욱 감정 이입되고 작품에서 

묘사 되는 지독한 상황들이 과장이 아니란걸 알기에...그런 건드리기만 해도 깨져버릴것 같은 살얼음 같이 

긴장되고 날선 감정의 대치 상태를 경험 했기에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였고 마음이 쓰렸다. ㅠ_ㅠ

평범한 일상속에서 갑자기 미쳐버린 세계로 360도 바뀌어 버리는...평범한 일상속 공포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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