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터 - 언더월드
정이안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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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터 : 언더월드 (2017년 초판)_스프린터 Part.1

저자 - 정이안

출판사 - 캐비넷

정가 - 16000원

페이지 - 559p




영어덜트 세대를 겨냥한 블록버스터 SF 3부작의 시작




얼마전 성수역에서 가졌던 [스프린터 출간기념 독자와의 만남]에 참여했던 바로 그 작품...

[헝거게임], [메이즈 러너]의 계보를 잇는 영어덜트 세대를 겨냥한 블록버스터 3부작 SF작품의

첫 스타트인 작품 [스프린터 : 언더월드]이다. 일단 [독자와의 만남]이란 시간에서 정이안 작가의

설명과 함께 기획 의도, 영감을 받은 작품들에 대한 정보를 먼저 알고나서 작품을 읽으니 그냥

작품만 읽는것보다는 비교하는 재미나 좀 더 하고자 하는말을 이해할 수 있어 좋았던것 같다.

일단 작품이 겨냥한 세대가 고학년 학생들인 영어덜트라서 그런지 막힘없는 쉬운 문체에 한번 

잡으면 끝까지 밀고가는 흡입력과 스프린터라는 제목답게 시작부터 끝까지 내내 생존을 위해 

질주하는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작품을 먼저 읽으신 박상준 대표님의 말씀처럼

이 작품은 SF 어드벤처 소설이라는 장르 본질의 재미를 충분히 갖춘 작품이라는 말에 백퍼 동의

하는 작품이었다. 재미있다!... 그거면 된거 아닌가...




100미터 선수로 국가대표 선출이었던 강단이는 코치가 권한 약물로 인하여 도핑테스트에 걸리고

바로 선수생활을 접게 된다. 그뒤 매스컴과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던 고등학생 강단이는 함께

입양되어 가족으로 사는 투창선수 지태와 개인방송의 마돈나 연아와 함께 지하철에서 단이의

육상 고별 개인방송을 중계한다. 그러던중 커다란 굉음과 함께 지하철 승강장은 암흑으로 뒤덮

이고 어둠속에서 괴생명체의 포효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지하철 안은 아수라장이

되고 잠깐의 빛으로 본 광경은 괴물들이 사람들의 머리통을 씹어 먹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단이, 지태, 연아는 서둘러 멈춰선 지하철에서 내려 통로를 항해 도망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서울 도심의 지하철이 한순간에 폭탄 테러를 당하고, 지상으로 올라갈길은

전부 막힌 채로 무시무시한 크리쳐들을 피해 달아나는 십대 고등학생들의 질주..모험....

그리고 밝혀지는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비밀들....책이 출간되기전 선공개된 초반 장면을 보자

마자 호러 SF를 연상시키며 [클로버필드]에서 거대 괴물에게 분리된 크리쳐들이 민간인들을 

무차별로 공격하고 간염시키는 장면이 떠올랐는데, 역시나 정이안 작가도 [클로버필드]에서

영감을 받아 써낸 장면이라고 하더라...그만큼 초반 전개되는 잔인한 살육 장면은 강렬하고 

인상깊은 장면으로 작품에 깊이 빠져들게 만드는 도입부였다. 이후부터는 단이를 비롯한 고딩

들의 극한 환경에서 생존을 항한 모험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지하철 테러가 국가와 기업이

결탁하여 거대한 음모로 인한 사건이라는 것이 밝혀질 무렵에는 잠에서 깨어나 거대한 음모에

이끌려 미로를 탈출하기 위해 질주하는 [메이즈 러너]가 떠오른다. 머....그이후 후반부 부터는

[레지던트 이블]스러운 전개로 흘러가는데....읽다보면 이런 저런 장르 작품들이 떠오를 정도로

이 작품은 여러 작품들의 장점을 차용한 복합적인 재미를 최우선으로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스프린터]를 통해 첫 작가로서 등단했다는데, 사실 처녀작으로 단권짜리 장편도 아니고 

3부작이라는 방대한 볼륨의 작품을 써낸다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이런 거대하고 치밀한 세계관을 

구성하고 짜임새 있게 작품을 써내는 작가의 능력에 절로 감탄하게 되는것 같다. 소설로는 첫

장편이지만 그전에 여러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했던 이력 덕분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은

데...그런 이력 때문인지 이 작품은 영화 장면처럼 간결한 대사와 쉽게 연상되게 만드는 문체로 

쓰여 미리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정도였다. 책의 맨 뒷장을 

보면 알겠지만 출판사에서도 이 작품에 대한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캐릭터나 배경에 대한 아트웍

작업을 진행중임을 알 수 있었다. (음...개인적으론 영화도 좋지만 애니가 더 기대되는것 같다...)




극한의 상황이지만 작가의 바램대로 주인공들은 사람답게...비인간적인 어른들과는 반대로 윤리적

으로 행동하며 인간성을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인다. 영어덜트라는 타깃을 대상으로 

당연한 행보지만 너무 착하기만한 단편적인 인간상은 쉽게 예상이 가능해 긴장감을 떨어트리는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좀더 악에 물들기도 하고 그랬으면 더 좋았을것 같기도 한데..좀 아쉽다는..

-_-;;;; 어쨌던...이 작품 [언더월드]는 긴긴 3부작의 1부 답게 수많은 떡밥들을 투척하고 끝내 

버리기에 2부, 3부에서 이 떡밥들을 어떻게 회수 할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2부는 한국을 떠나 아시아

로 확대되는 세계의 이야기라는 작가의 말을 들었기에 더욱 더 기대가 된다. 출판사에서 애초에

기획했던 대로 1년에 1권씩 출간되어 1부내용 다 잊어먹기 전에 빨리 후속편을 봤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3부 모두 대박 터지고 영상화도 성공적으로 성사되어 작가가 생각해 놓은 [스프린터]의 여러 

스핀오프 작품들도 함께 만나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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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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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2017년 초판)

저자 - 스미노 요루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소미미디어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91p





내게도 와서 내가 놓친 행복을 되찾아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작가 '스미노 요루'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사실 [너의 췌장을~]은 제목만 보고 초엽기 공포 호러 소설인줄 알고 무척 기대했으나 말랑말랑

연애 소설이란 사실을 알고 실망하여 거들떠도 안봤었는데 일본과 국내에 그런 광풍을 몰고 올 줄은

미처 몰랐다...-_-;;; 그런 작가의 신작 출간 소식을 접하고 관심있던 차에 서평카페에 이 책이 

서평 도서로 올라왔고 운좋게도 책을 받아 볼 수 있었다.




책을 모두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은뒤 든 느낌은 정화 된듯한...완전 무결한 깨끗한 느낌이었다. '오츠

이치'의 힐링계 작품처럼 책을 읽는것 만으로 마음이 정화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보다 더

감동을 주는 힐링계 어른 동화가 있을까?...참으로 오랜만에 마음속 시커먼 응어리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을 안겨 주었다..ㅠ_ㅠ 인생을 살면서 인생의 방향을 크게 흔들어 놓는 세번의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는 말을 어디서 줏어들은 기억이 난다.....만약 그 갈림길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여 인생이 크게 

어긋났을때...다시 결정을 번복할 기회가 주어진다면?....쉽게 말해 인생이라는 글짓기에서 퇴고와 

첨삭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이 작품은 그런 판타지 같은 기회를 초딩 소녀를 통해 실현 시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딩학생 나노카는 비오는날 우연히 꼬리가 잘린체 쓰러져 있는 고양이를 발견하고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무턱대고 근처의 집들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그렇게 집집을 전전하다 마침내 나노카와 고양이

를 도와준 빌라 끝집의 여성과 친구가 된 나노카는 매일 하교 후 빌라 여성 아바즈레와 언덕베기

주택에 살고 있는 할머니 집을 찾아가 함께 얘기도 하고 게임도 하며 시간을 보내다 엄마가 퇴근할

시간에 맞춰 집으로 돌아간다. 어느날 집을 비운 할머니 때문에 시간이 남은 나노카는 고양이와 함께

언덕길의 갈림길에서 할머니 집쪽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고 낡은 건물의 옥상에서 손목을

칼로 그으려는 고등학생 소녀를 만나는데.....




학교 토론 수업의 주제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하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매춘을 하는 빌라의 여성과 과자를 구워주는 할머니와 자살 시도를 하는 고등학생 소녀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학급내 왕따 사건등의 여러 사건들을 거치며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는 동시에 

나노카의 주변인들에 숨겨진 비밀을 깨닫게 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목숨을 구해준 고양이가 은혜를 

갚기 위해 병렬로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던 세계를 직렬로 이어버리고 나노카를 통해 구원을 주는 

평행우주를 소재로한 SF 힐링 작품이라 생각된다. 




티없이 해맑은 초딩을 주인공으로 아직 냉혹한 사회를 경험하기 전 동심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소녀의

시선으로 세계를 해석함으로써 대놓고 감동을 주겠다는 의도는 충분히 간파 되는데 그걸 알면서도 여지

없이 감동에 빠져들게 만드는 나노카의 귀여움은 이 작품에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머...이 때쯤

놀래킬걸 알면서도 놀라는 공포영화처럼, 분명 이렇게 흘러갈거란걸 알면서도 감동받고 마는 그런거 

말이다..-_-;; 어쨌던...다소 뻔한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만든 요소는 역시 평행

우주 세계관을 차용해 스토리가 전개 될수록 신비로움을 더해준것이 크게 작용한것 같다.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반복해 보내는 내게도 언젠가 나노카와 검은 야옹이가 찾아와 주면 

좋겠다는 시덥잖은 상상을 해본다....찬바람이 싸늘히 부는 스산한 날씨에 이런 가슴 따뜻해지는 어른

동화로 얼어붙은 어른들의 가슴을 녹여 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행복은 제 발로 걸어오지 않아. 그러니 내 발로 찾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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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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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 (2017년 초판)

저자 - 카린 슬로터

역자 - 전행성

출판사 - RHK

정가 - 16800원

페이지 - 639p




내가 죽거든 내 하드는 오함마로 내리쳐 주시게..




전 세계 37개국 5천만 독자가 열광한 세계적 스릴러 거장의 신작이 국내 출간 되었다.

제목도 그야말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예쁜 여자들]....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는법......

그녀들의 가시는 어떤 독을 품고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18년간 잉꼬부부로 싸움 한번 없이 정답게 지내던 클레어와 폴 부부...어느날 타오르는 욕정을 못이겨

으슥한 길거리에서 섹스를 하려다가 복면을 쓴 강도에게 귀중품을 강탈 당하고....아내를 지키기 위해

강도에게 날라차기를 하던 남편 폴은 강도의 칼에 복부를 찔려 피투성이가 된체 클레어의 품에서 죽어

간다....장례식을 치른뒤 슬픔과 애도...참담함의 일주일이 흐르고...우연히 폴의 개인용 컴퓨터를 들여

다본 클레어는 폴의 하드에 나열된 동영상 파일들과 마주치고...떨리는 마음으로 동영상을 클릭!!!!!!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의 정체는.....

광적인 SM 고문에 이어 잔인하게 목이 잘려 살해되는 스너프 포르노 동영상!!!!!

자...당신이 클레어 라면 어떻게 할것인가?...




과연...배우자의 기괴한 성벽을 우연히 봤을때 어디까지 개인 프라이버시의 영역으로 존중해 줘야 할까?..

세상엔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성적 판타지 또한 종잡을 수 없이 다양 하다고 생각한다.

흔하게는 스타킹이나 발목 페티쉬 부터, 오물을 먹으며 성교하는 스캇물이나 시체나 유골에 집착하는 

네크로필리아 처럼 기괴하기 이를데 없는 페티쉬가 존재 하니 말이다....그런데 더없이 사랑하고 자상하던

남편의 숨겨진 성벽이 어린 소녀들을 묶어두고 지독한 고문과 목을따 죽이는 스너프 페티쉬라면.......



남편의 좋은 기억만을 갖고자 조용히 하드속 동영상을 삭제 해줄것인가?...


OR


동영상속 살인 성교 행위가 남편과 연관이 있을거라 추정하고 당장 동영상을 외장하드에 옮겨 경찰서로

가져갈 것인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대부분은 동영상을 삭제하는 쪽을 선택하지 않을까...그러나 작품속 클레어는 

일말의 주저 없이 두번째 선택을 행동에 옮긴다...(머 그래야 스토리가 전개 되겠지만...)동영상을 클릭한 

순간 18년간의 폴의 모습은 꾸며진 거짓된 모습이 되고 세상 둘도 없는 파렴치한이 되버리는 극단적 전개가 

펼쳐지다 보니...뭔가 읽으면서도 설득력이 부족한 느낌이 들게 되더라....그렇게 의심을 품은 클레어는 

18년전 폴에게 강간당할뻔 했다고 주장하다 가족에게 소외되어 의절한 언니 리디아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클레어와 리디아 두 자매는 폴에 대해 머리속 뇌내망상에 날개를 달아 끝없이 날아올라 우주에 안드로메다에 

닿을 때까지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치게 된다. 후반부 폴의 극전 반전도...싸이코패스 폴이 클레어에게 목매는 

이유도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 아쉬운감이 있는 작품이었다. 



방대한 분량에 클레어와 리디아 두 여성을 번갈아 가며 화자로 이어가는 구성은 여성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

하며 공포와 혼란에 휩싸인 클레어와 리디아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여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로서 충분히 

극적인 효과를 주는것 같다. 예쁜 여성이기에 범죄의 목표가 되고 그로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도

치유받지 못하고 괴로워 하는 모습과 약자인 여성들이 여러 사건들을 거치면서 강인해지고 종극엔 직접 범인

을 향해 죽빵을 날릴 수 있는 강한 여성들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로도 볼 수 있을것 같다. 

예쁘면서도 강인한 여자들이랄까...



자세하고 섬세한 심리묘사는 등장인물들에게 감정이입하고 몰입하게 하는 효과적 장치인 반면, 신변잡기식의

극과는 상관없는 묘사들은 집중을 떨어트리고 늘어지게 만드는 단점이 되기도 했다. 쳐낼건 쳐내고 3~4백 페이지 

분량으로 줄였으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죽은 남편의 하드속 포르노 동영상 하나로 시작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바라보니

불현듯 일본의 자살 명소에 쓰여진 명판이 생각난다...



"당신의 하드 디스크는 지웠나요?..."



여보게...내가 죽거들랑 내 하드는 오함마로 내리쳐 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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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발의 오르페우스 - 필립 K. 딕 단편집
필립 K. 딕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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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발의 오르페우스 (2017년 초판)_ 필립 K 딕 단편집-3
저자 - 필립 K 딕
역자 - 조호근
출판사 - 폴라북스
정가 - 17000원
페이지 - 515p



아....다시 나와 주셨어...ㅠ_ㅠ



텍스트를 통해 줄 수 있는 가장 극한의 희열을 주는 작가. 합법적 마약!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적 작품을 선보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필립 K 딕'의 신작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앞서 12편의 장편 걸작선을 내주시고, 
두편의 단편집을 내면서 '필립 K 딕'의 작품 출간은 끝이 났나 싶었는데....아.....이렇게 2년만에 다시 신작을
내주시니...반가움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폴라북스 용자님...ㅠ_ㅠ SF소설에 빠져들면서 '필립 K 딕'을 통해 
특유의 몽환 적이고 현실과 환상이 혼재되어 미쳐 돌아가기 일보직전까지 정신없이 몰아치는 작가의 작품세계는 
폐쇄공포증 마저 느끼게 만들며 극한의 환각작용을 경험케하는...실로 약빤 재미를 선사하는 작가였다. 다중 
복선과 급변하는 스토리로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드는 장편들, 짧은 분량임에도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마지막 반전
과 유머코드까지 겸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단편들...뭐하나 버릴게 없다....-_- 그런의미에서 이번
단편집은 그동안 숫하게 중복된 작품들에 신작 단편 한두개를 포함해 새롭게 출간되던 기존 출판사들(폴라북스를 
제외한)의 만행을 벗어나 작가의 그리 알려지지 않은 초기 단편들이 실려있는 단편집이라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넘치던 초기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주옥같은 단편집이 아닌가 싶다. 



그의 단편들을 토대로 여러 대작 SF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지금도 SF영화 원작의 대부로 불리는 만큼 단편 하나
하나엔 특유의 설정과 플롯들이 살아 숨쉬는 느낌이다. 여러 SF작가들의 단편집들을 읽었지만 '필립 K 딕'처럼
첫 페이지를 보자마자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큰 그림이 머리속에 그려지는 작가는 그리 흔하지 않다. 뜬구름
잡는듯 모호한 설정과 애매모호한 마무리의 단편들은 책을 읽는 흥미마저 감소 시키는데 반해 이번 단편집은 
한편 한편 곱씹게 만들고 줄어드는 페이지에 아쉬운 마음이 드는 그런 단편집이었다. 




1. 무한자
생명체가 전혀 살지 않는 미지의 행성을 탐사하기 위해 블레이크와 실비아, 엘러는 행성에 착륙해 햄스터로 행성 
조사를 하려한다. 에어록을 개방하고 햄스터를 풀어주려는 찰나 원인 모를 파장에 의한 충격파가 우주선을 덮치고...
기나긴 시간이 지나 의식을 되찾은 승무원들은 충격파가 행성 자체에서 발생한 방사선에 의한 것임을 발견한다. 
그리고 뒤이어 승무원들의 몸에 이상이 생긴다. 머리카락이 전부 빠지고, 채네 골격이 뒤틸리고, 눈이 멀어버리는
등의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데.....
- 네이버 현대문학 포스트에 사전연재된 단편으로 사전연재 분으로 읽고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에 다시한번 엄지를
추켜 세웠던 작품이다. ㅎ 막판의 반전이 있는데 사전연재때 반전의 진실을 예상했고 정확히 적중해서 기분 좋았던
작품. 작가가 상상하는 진화의 궁극적 형태와 신에 근접한 존재로 도달했을때 나타나게 되는 인간 본연의 욕망?
혹은 본성을 엿볼 수 흥미로운 단편이다. 

 

2. 보존 기계
음악이 전쟁에 의해 소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박사는 악보를 살아있는 생물로 변환하는 장치를 개발하게 된다.
기계에 모차르트, 바흐, 바그너 등의 일류 음악가의 악보를 집어넣고 변환을 시키고....마침내 덮개를 열고 
나온 크리쳐는....
- 음악을 영원히 기록하는 방법이 생물로 변환하는것이란 전제 자체가 잘못된거 아닌가 싶다. 생명이야 언젠가
는 숨을 거두니 말이다..-_- 어쨌던 악보를 집어넣고 나온 크리쳐들이 생각보다 소박했는데, 막상 전투적으로
변하는 과정은...역시...세상 살아가는게 제일 힘들다는것..Life is War..라고 말하고 싶은 단편 아닌가 싶다. 

 

3. 희생양
아침에 밖으로 나가며 애벌레가 하는 말을 듣고 쓸모 없다는 판단하에 짓밟이 죽이는 곤충의 말을 알아듣는 남자,
거인 남자를 죽이기 위해 군대를 조직하는 개미군단....누가 누구의 희생양인가?...
- 얼마전 부산에 상륙한 살인 붉은 개미 때문에 공무원들이 난리치며 방역했다는 뉴스가 생각난다. 인간과 곤충이
본격적으로 대결을 펼치면 누가 마지막까지 살아 남을 수 있을까?...근데 거미는 왜 인간의 편에?..-_-

 

4. 포기를 모르는 개구리 
제논의 역설을 물리학적 접근으로 가르치는 교수 하디와 철학적 접근으로 가르치는 교수 그로트는 서로 개구리 점프
로 우물위로 뛸 수 있는가에 대해 하디는 불가능, 그로트는 가능 하다는 것으로 논쟁을 벌인다. 학장은 실제 실험
을 통해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증명하라는 말을 하고 두 교수는 개구리 실험을 위해 개구리 점프 장치를 만드는데...
- 제논의 역설을 검색해봤는데 봐도 잘 모르겠다..-_-;; 차라리 이 단편이 좀 더 알기 쉬운것 같다는....두 교수의
목숨을 건 이론 증명 대결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역시 과학자는 미쳐야 제맛이지. 역시 '필립 K 딕'의 작품은 극단
적으로 미쳐야 진정한 궁극적 재미를 발산하는것 같다. 


 
5. 갈색 구두의 짧고 행복한 생애
라비린스 박사는 햇빛을 피해 짜증을 내고 달아나는 조약돌을 보고 짜증유발의 법칙에 의거해 생명 활성기를 발명
한다. 무생물을 생물로 바꿔주는 밥통 모양의 기계로서 박사의 친구 루퍼트에게 술에 취해 단돈 5달러에 기계를 팔아
버리고 루퍼트는 젖은 운동화를 밥통에 넣어 말리는데......
- 두번째 단편 [보존 기계]를 만들었던 라비린스 박사가 다시 돌아왔다...라비린스 박사의 엉뚱 발명 연작 작품인듯 



6. 참견꾼
미래를 엿보는 국자를 발명한 과학자들은 국자를 이용해 상공에서 찍은 미래의 모습을 보게된다. 그런데 어느 시기 
이후로 인류의 모습이 자취를 감춰버리고..과학자들은 인류에 치명적인 사건으로 인해 전멸한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여행 자동차를 만들어 한명의 사람을 미래로 보내는데.....
- 디스토피아 타임워프물인데....소재가 소재니만큼 재미없기가 힘든 장르물이라 생각한다. 인류 절명의 비밀이 흥미
로웠고 역시 타임워프 하면....클리셰처럼 따라붙는 반전....예상하면서도 재미있다!!!



7. 유모
두아이를 누구보다 잘 돌봐주는 유모 로봇 내니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가의 로봇이다. 아내는 어느날 남편에게
한밤중 내니가 집밖으로 나가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한다. 과연....한밤중 집밖에서 내니는 무얼하고 있을까....
- 시간이 지날수록 최신기능을 담은 휴대폰이 출시되듯, 더욱 강하고, 더욱 많은 기능을 담은 내니는 끊임없이 출시
되고 사람들은 최신 내니를 구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느 회사던 다 마찬가지 겠지...-_-



8. 쿠키 할머니
이웃집 할머니는 소년에게 쿠키를 구워주고 소년은 쿠키를 허겁지겁 먹고 할머니에게 책을 읽어준다. 소년이 읽어주는
책을 안락의자에 앉아 듣고 있노라면...노년의 육체는 어느새 탱탱했던 젊은 육체로 돌아가고......
- 작가의 공포 환상 소설이다. 어린 소년의 양기를 흡수하는 마녀 이야기...분량은 짧지만 강렬한 단편인듯...



9. 존의 세계
발톱과의 전쟁이 끝난 후 한참 뒤...테라를 버린 인류는 달에 정착하여 삶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기관에서는 타임머신
을 만들어 과거로 돌려보내 발톱이 만들어지는데 결정적 계기를 만든 스코너 박사의 인공두뇌 논문을 훔쳐오려 하고 
카스트너와 라이언은 과거로 타임워프한다....
- [두번째 변종]의 속편격 작품으로 집사재 출판사의 단편집 [페이첵]에 실려있던 작품인데...분명 읽었는데...다시 
읽어봐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작품이었다..ㅠ_ㅠ 과거로 돌아가 역사에 개입하게 되면서 미래는 걷잡을 수 없이
격변하고...과연 바뀐 미래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다시 원래의 역사로 되돌릴 것인가...타임패러독스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암울했던 [두번째 변종]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연작.



10. 화성인은 구름을 타고
언제부턴가 화성에서 구름모양을 한 벌레들이 지붕위, 혹은 나무 위에 찾아오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장대로 가차없이
벌레를 떨어트리고 광기에 휩싸여 짓밟고 불태워 죽인다. 어느날 귀가하던 한 소년은 나무위에 화성 벌레를 발견하고
어른들에게 알리는데.....
- 인간의 잠재된 폭력성과 미지의 생물에 대한 배타성에 대한 이야기 인듯하다...화성 벌레를 사회적 약자로 치환해도
될듯하다.



11. 그녀가 원한 세계
래리 앞에 나타난 여성. 여성은 이 세계는 자신만을 위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모든것을 할 수 있다고
래리에게 말한다. 그렇게 래리를 이끌고 기적같은 우연을 연출하면서 래리와의 결혼 준비를 하는데....
- 무수히 많은 세계 속에서 누군가 한명을 위한 우주가 있을거라는 세계관이 독특했다. 그 한명을 위한 다른 이들은
주인공을 위한 조연으로 살아가는것...과연 여성의 정체는..



12. 머리띠 제작자
폭발사고로 인하여 한 마을에 다수의 돌연변이가 생겨나고 돌연변이들은 정신감응자로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
력을 갖는다. 정부는 이 정신감응자들을 이용하여 반정부 체제 인사들을 색출하고 급기야 사람들은 비밀리에 정신감응
자의 침입을 차단하는 머리띠를 제작해 쓰기에 이른다...
- 음....이거 완전 돌연변이 뮤턴트 + 자비에 박사 + 매그니토의 헬멧 아닌가?!!! 엑스맨의 최초 기본 설정이라 해도
가능할듯한 이야기였다. 역시 단편 하나 하나가 SF영화의 소재로 사용되는 '필립 K 딕'의 놀라운 능력...



13. 기념품
외행성 비행을 처음으로 성공한 윌리엄슨은 그렇게 행방불명 되었다. 몇세기가 지난후 인류가 외행성으로의 비행이 
가능해진 시점. 실종되었던 윌리엄슨은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에 착륙하여 정착했고, 후손들은 나름의 삶의 방식으로 문명화된 삶을 살고 있었다. 그곳에 로저스는 외교 사절단으로 윌리엄슨의 후손과 만나고, 로저스는 후손에게 지구 연합에 가입할것을 제의 하는데.....
- 신대륙을 발견하고 기존의 원주민을 탄압하여 영토를 늘리는 강대국의 만행은 시대가 흘러 우주로 나아가도 역시 
변함없이 자행될 것인가....결말의 기념품을 보고 눈에 빛을 발하는 이상 야릇한 끝맺음은 뭘 의미하는 건지 모르겠다...



14. 참전 용사 
테라인과 금성인 사이에 편견과 반목이 극을 이루는 시기, 한쪽 발과 한쪽 눈을 부상으로 잃은 노병이 거리에 나타난다. 이 노인은 자신이 금성인과의 마지막 전쟁중 큰 폭발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왔음을 떠벌리고 다니는데, 그가 말하는 전쟁 시작 년도가 현재 날짜보다 앞서 있다는것을 알게되고....군과 테라인, 금성인은 이 노병으로 인해 크나큰 혼란에 휩싸이는데.....  
- 아.....이 단편집에서 이런 대작 단편을 건지는구나!!! 시작부터 반전의 마무리 까지 어느하나 빠지는것 없이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녹색 피부와 물갈퀴를 가진 금성인을 멸시하고 배척하는 설정은 지금의 인종차별과같은 맥락으로 보이는데 작가의 작품엔 꼭 이런 차별에 대한 현실 문제를 빗댄 설정이 꼭 들어가는듯...노병으로 인한전쟁 발발 직전의 급박하고 긴박한 분위기와 속도감이 백미인 단편이었다.



15. 재능의 행성
초능력을 지닌 뮤턴트들은 테라인들의 박대로 식민지에서 머무른다. 식민지에서는 돌연변이 학교나 시설등을 갖추며
뮤턴트들의 생활을 돕는듯 하지만 식민지에서도 뮤턴트에 대한 제한 정책을 찬성하는 급진적 무리들이 늘어나고 인간과
뮤턴트들 간의 충돌은 피하기 어려워 지는데......
- 이 작품이야 말로 [엑스맨]의 전신이 아닌가 싶은 단편이다. 갖가지 초능력을 가진 이색적인 뮤턴트들간의 대결은 
영화보다 더 예상하기 힘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게다가 예지능력자들 간의 결혼을 통해 나온 자식의 숨겨진 능력은...ㄷㄷㄷ...아...천재작가....진정 대박....



16. 전쟁 장난감
가니메데에서 수입되는 장난감을 판매 가능한지 허가하기 위해 끊임없이 테스트 하는 직원들은 전쟁 장난감을 테스트 
하면서 정체 불명의 목적 때문에 공포에 휩싸이는데....
- 여러 기묘한 장난감들을 테스트 하면서 정작 아이들에게 장차 테라에 큰 위협이 될 장난감은 간과하는 골때리는 코믹극...장난감은 사용 설명서를 정독해야 한다는 작가의 고집이 엿보인다.



17. 진흙발의 오르페우스
삶에 찌든 슬레이드는 뮤즈 엔터프라이즈에서 금액을 지불하고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가 유명인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영감을 불어넣고 영감을 불어 넣은 자신도 만족감을 느끼는 엔터테인먼트에 참여한다. 슬레이드가
고른 인물은 SF소설 시장에 큰 발자국을 남긴 SF작가 잭 도울랜드에게 찾아가 TV 서부극 시리즈를 접고 과학소설로 관심을 돌리라고 말하는 임무... 20세기 옷차림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잭 도울랜드의 집으로 찾아간 슬레이드는........
- 이 단편을 실제 잭 도울랜드라는 필명으로 과학잡지에 개재한 작품이라고 한다. '필립 K 딕'식 유머의 진수가 녹아든
작품이자 단편처럼 되지 않아 다행인 작품이라는....




17편의 흥미로운 단편들이 꽉꽉 들어차 있는 단편집이다. 타임머신을 통한 타임 패러독스와 나비효과에 대한 반전, 기계와의 전쟁을 통한 디스토피아적 상상, 초능력을 지닌 뮤턴트를 통해 약자에 대한 억압을, 몽환적 공포, 괴짜 과학자의 기발한 발명품을 통한 코믹한 상황, 여러 장르를 모두 아우르는 SF의 진수를 본것 같다. 특히나 [엑스맨]의 원작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뮤턴트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리된 세계관은 놀라웠다. 그리고 이번 단편집에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적 상황을 그린 단편들이 많았던것 같다... 단편집은 참 골때리다...분명 '필립 K 딕'의 단편들을 꽤 여러편 읽었음에도 시간이 지나서 보면 처음 읽는 기분으로 처음 읽었을 당시의 놀라움과 환희를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망할 기억력이여...ㅠ_ㅠ) 장편은 어떻든 읽다보면 기억이 나긴 나는데...단편은 무한한 새로움으로 다가오니...-_-;;; 그런 의미에서 몇년 후 또 이 단편집을 보고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이 17편의 이야기 들로 17번의 꿈을 꾼듯 하다. 깨고 싶지 않았지만....이제 꿈에서 깨어났고....또 다른 꿈을 꿀 수 있기를 희망한다. (다음 작품으론[스캐너 다클리]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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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브리타 뢰스트룬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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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2017년 초판)
저자 - 브리타 뢰스트룬트
역자 - 박지선
출판사 - 레드스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98p

 

 

평범한 일상이 무너질때

 

 

살면서 나는 내 주변의 사람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와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비밀을 감추고 나를
속였다는것을 깨달았을때...평범한 일상속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삶을 살던 두 사람이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인하여 그들의 일상엔 작은 파문이 일고 그 파문은 나비효과가 되어 삶 전체를 송두리째 바꿔버리게 만드는
두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는 작품이다. 처음 보는 작가에 카페 이벤트로 받은 책이라 아무런 정보도 모르고 추리
작품이라는것도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알게된 작품인데...서로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숨겨진 진실을 갈구하며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만체보라는 바보스러울 만큼 순진
하고 선량하고 성실한 캐릭터는 꽤 독특한 재미를 주는 인물이더라.

 

 

[만체보 이야기]
몽마르트 언덕 아래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만체보는 어느날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작가의 아내가 찾아와 남편
이 바람을 피는지 감시해 달라는 제안을 한다. 감시하는 대가로 큰돈을 지불하겠다는 여자의 제안을 수학한
만체보는 그날부터 쌍안경와 수첩을 구비하여 쉴틈 없이 작가의 행적을 주시하고 기록한다. 그렇게 전에 없던
관찰력이 생긴 만체보는 자기 가족들에게 설명할 수 없는 이상 행동을 포착하는데.....


[엘레나 이야기]
카페에서 노트북을 보던 엘레나는 자신에게 모르는 남자가 다가와 이렇게 묻는다 '벨리비에 씨를 기다리시나요?'
물론 벨리비에라는 사람은 모르지만 장난기에 짐짓 아는척을 해본다. 그러자 남자는 엘레나를 데리고 초고층
회사의 꼭대기 층으로 안내하고, 불쑥 계약서를 내민다. 3주간 간단한 일을 하면 막대한 돈을 지불한다는 내용
에 엘레나는 가공의 인물인척 행세하며 자신에게 전달되는 메일을 다른 주소로 옮겨 보내는 일을 시작하는데...

 


두가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이 언젠가는 한 지점으로 교차되면서 숨겨진 비밀이 풀리겠거니 했더랬다...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권의 만체보 가족과 의문의 숫자 부호를 옮기는 엘레나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는데
만체보의 아내와 구두가게를 운영하는 동생 타리크의 행동거지가 점점 이상하고 그들이 감춘 비밀이 엘레나의
임시 직장과 이어지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길래 뭔가 요즘 프랑스에서 테러도 많이 일어나고 해서 극단적 IS
테러리즘이 비밀의 열쇠일줄 알았더니...-_-;;;; 머...진실은 훨씬 비현실적이었다..그냥 소소하달까.....
어찌보면 순하디 순한 만체보가 세상의 때묻은 진실을 보고 직업 자체가 변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만체보
비기너'라고 볼 수도 있을것 같다. 커다란 극적 반전은 없지만 집앞 남자를 감시하는 스파이 미션으로 점차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하는 평범한 가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인듯 하다. 만체보 이야기는 그렇다
치고...엘레나 이야기는 음....미스터리한 직장 때문에 전혀 몰랐던 사람들과의 우연한 인연을 그리는 이야기
인가?...유쾌하긴 하다만...일련의 에피소드가 뭘 말하고 싶은건지는 모르겠다..-_-;;;

 

결과적으로 파이프 담배를 물고 중국 수첩을 손에든 탐정 스러워 보이는 만체보의 귀여운 표지 삽화는 만체보
이야기의 모든것을 담은 삽화인 것인가?ㅋㅋ

"그리고 끝으로 식료품 가게 주인은 내 본업이 아니야. 나는 사립 탐정이야. 자, 이제 먹자고."

 

만체보의 후반부 이 대사는 이 작품의 백미이다. 참으로 답답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아닌가!! 유쾌한
유머를 머금은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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