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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브리타 뢰스트룬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8월
평점 :
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2017년 초판)
저자 - 브리타 뢰스트룬트
역자 - 박지선
출판사 - 레드스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98p
평범한 일상이 무너질때
살면서 나는 내 주변의 사람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와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비밀을 감추고 나를
속였다는것을 깨달았을때...평범한 일상속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삶을 살던 두 사람이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인하여 그들의 일상엔 작은 파문이 일고 그 파문은 나비효과가 되어 삶 전체를 송두리째 바꿔버리게 만드는
두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는 작품이다. 처음 보는 작가에 카페 이벤트로 받은 책이라 아무런 정보도 모르고 추리
작품이라는것도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알게된 작품인데...서로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숨겨진 진실을 갈구하며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만체보라는 바보스러울 만큼 순진
하고 선량하고 성실한 캐릭터는 꽤 독특한 재미를 주는 인물이더라.
[만체보 이야기]
몽마르트 언덕 아래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만체보는 어느날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작가의 아내가 찾아와 남편
이 바람을 피는지 감시해 달라는 제안을 한다. 감시하는 대가로 큰돈을 지불하겠다는 여자의 제안을 수학한
만체보는 그날부터 쌍안경와 수첩을 구비하여 쉴틈 없이 작가의 행적을 주시하고 기록한다. 그렇게 전에 없던
관찰력이 생긴 만체보는 자기 가족들에게 설명할 수 없는 이상 행동을 포착하는데.....
[엘레나 이야기]
카페에서 노트북을 보던 엘레나는 자신에게 모르는 남자가 다가와 이렇게 묻는다 '벨리비에 씨를 기다리시나요?'
물론 벨리비에라는 사람은 모르지만 장난기에 짐짓 아는척을 해본다. 그러자 남자는 엘레나를 데리고 초고층
회사의 꼭대기 층으로 안내하고, 불쑥 계약서를 내민다. 3주간 간단한 일을 하면 막대한 돈을 지불한다는 내용
에 엘레나는 가공의 인물인척 행세하며 자신에게 전달되는 메일을 다른 주소로 옮겨 보내는 일을 시작하는데...
두가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이 언젠가는 한 지점으로 교차되면서 숨겨진 비밀이 풀리겠거니 했더랬다...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권의 만체보 가족과 의문의 숫자 부호를 옮기는 엘레나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는데
만체보의 아내와 구두가게를 운영하는 동생 타리크의 행동거지가 점점 이상하고 그들이 감춘 비밀이 엘레나의
임시 직장과 이어지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길래 뭔가 요즘 프랑스에서 테러도 많이 일어나고 해서 극단적 IS
테러리즘이 비밀의 열쇠일줄 알았더니...-_-;;;; 머...진실은 훨씬 비현실적이었다..그냥 소소하달까.....
어찌보면 순하디 순한 만체보가 세상의 때묻은 진실을 보고 직업 자체가 변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만체보
비기너'라고 볼 수도 있을것 같다. 커다란 극적 반전은 없지만 집앞 남자를 감시하는 스파이 미션으로 점차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하는 평범한 가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인듯 하다. 만체보 이야기는 그렇다
치고...엘레나 이야기는 음....미스터리한 직장 때문에 전혀 몰랐던 사람들과의 우연한 인연을 그리는 이야기
인가?...유쾌하긴 하다만...일련의 에피소드가 뭘 말하고 싶은건지는 모르겠다..-_-;;;
결과적으로 파이프 담배를 물고 중국 수첩을 손에든 탐정 스러워 보이는 만체보의 귀여운 표지 삽화는 만체보
이야기의 모든것을 담은 삽화인 것인가?ㅋㅋ
"그리고 끝으로 식료품 가게 주인은 내 본업이 아니야. 나는 사립 탐정이야. 자, 이제 먹자고."
만체보의 후반부 이 대사는 이 작품의 백미이다. 참으로 답답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아닌가!! 유쾌한
유머를 머금은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