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
정명섭 지음 / 답(도서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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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 진실은 무너진 건물 안에 있다!! (2017년 초판)_다음,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

저자 - 정명섭

출판사 - 도서출판 답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02p




무너진 병원 건물안에서 벌어지는 15시간의 생존 사투




재작년 '도서출판 답'에서 7인의 작가전으로 출간됐던 '한차현' 작가의 좀비물 [Z : 살아있는 시체들의 나라]이후로 

오랜만에 7인의 작가전 기획으로 만나는 국내 작가의 장르소설이다. 사실 제목과 해드렌턴을 쓴 일곱명의 그림자가 

그려진 표지를 처음 봤을때만 해도 [터널]과 같이 붕괴된 건물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존자를 그린 

재난물 인줄 알았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제공되는 플롯을 보자니 예상했던 재난물은 아닌것 같고...액토컬쳐라는 

독특한 소재?...-_-;;; 순간 느껴지는 장르의 향기....잘모르는 사람이 봐도 심령현상 액토플라즘의 합성어 일것 

같은 진한 의혹이 일면서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하여 작품을 집어드니....역시 인간에게서 토해져 

나오는 영적물질 엑토플라즘으로 인해 벌어지는 생체실험을 다루고 있는 심령 하드고어 슬래셔 호러물이었다!!!



세화병원 붕괴 13시간전...병원이사장 차재경은 병원에 입원중인 환자의 가족들에게 8월 19일 오후 4시에 병원이

붕괴될 것이며 4시까지 병원으로 모여 병원에 입원된 환자들을 찾아가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다. 그리하여 

13명의 사람들은 붕괴된 세화병원으로 모이고...노인과 여성, 운동선수, 조폭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사장의 

안내로 아직 붕괴되지 않은 1층 출입구를 통해 병원으로 들어간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체 지하 7층에 대피해

있는 가족과 환자를 직접 찾아내 지상으로 데려가라는 이사장의 말과 함께 사람들은 보호구와 해드랜턴 그리고 

스프링식 장창, 화염방사기, 사제 권총까지 지급받는다. 궁금증과 두려움에 휩싸인 사람들은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게 되고....전기가 안들어와 암흑뿐인 병원의 지하에는 정체모를 미지의 존재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액토컬쳐라는 승인되지 않은 비밀 실험...던전과 같은 지하 세계...가공할 미지의 존재....각자 말못할 사연을

안고 모인 환자의 가족들....그리고 벌어지는 피튀기는 살육과 내장이 난무하는 고어적 장면들...이만큼 장르의

재미를 최상으로 뽑아낼 설정이 또 어디있으랴! 암흑속에서 랜턴 불빛에 의지해 미로같은 지하를 수색하다 여기

저기 튀어나오는 크리쳐들과 사투하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저예산 명품 좀비 영화 [REC]가 떠오를 정도로 폐쇄된

공간에서 무언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숨막히는 압박과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병원의 비밀 실험과 그로인해

탄생된 크리쳐들을 보고 있자니 [레지던트 이블]과도 닮은 부분이 있는것 같다. 머...호러 장르야 태생적으로 

비슷한 설정들이 많을 수 밖에 없으니 이런 저런 영화나 작품들이 떠오르는건 당연한 것일테고, 이 작품이 독특

한건 액토컬쳐라는 비밀 실험인것 같다. 오는데는 순서가 있어도 가는데는 순서 없다는 말이 있듯이 죽음이란

언제 어디서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사랑하던 연인을, 아끼던 이웃을, 애지중지 키운 자식을 잃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당연히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그 희망에 모든것을 걸게 되고, 그 희망이 정상적이지 않은...

전혀 기대한것과 다른 결과를 야기하더라도 맹목적으로 밀고 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 세화병원에 입원

해 있는 환자를 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모두 남들에게 드러내놓지 못할 더러운 비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소중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비밀 실험을 강행한 사람들의 더러운 마음이 환자에게 그대로 투영된듯 지하에서 만난

그들의 가족들은 하나같이 뒤틀리고 악의에 가득찬 몬스터로 변해 자신들을 향해 이빨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장르의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비밀 생체실험에 얽힌 인간 심연의 은밀하게 뒤틀린 추악한 욕망과 증오에 

대해 얘기 하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장황한 설정이 아쉽긴 하지만 장르소설로서의 재미는 

톡톡한 작품이라 오랜만에 즐겁게 즐기며 읽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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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캐릭터 Wow 그래픽노블
레이나 텔게마이어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오마이캐릭터 (2018년 초판)
저자 - 레이나 텔게마이어
역자 - 원지인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40p


질풍노도의 고등학교 연극부


머...포스팅을 통해 누차 언급 하지만 난 고등학교 재학중 만화써클에서 활동했었다. 그나마도 입시를 
대비해야 하는 3학년은 써클자체가 없고(있다 해도 활동할 사람도 없을테지만...) 1~2학년까지만 써클
활동이 허가 된다. 매일 이른 아침에 등교해서 하루종일 수업받고 야자하고 학원갔다 새벽에 집에들어
가는 무한 루틴을 거의 3년간 하다 보면 고등학교시절 대체 뭘 했는지 기억나는건 없고 추억도 없다.
(비단 나뿐만이랴...) 그래서 짧지만 만화부에서 겪었던 일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것 같다. 
그런데 이 작품속 미국 학생들의 일상은 역시 천조국 답다...주인공인 십대 소녀 칼리는 연극반 써클에 
가입해 친구들과 선후배들과 서로 도와가며 협동해 연극 무대를 꾸미고, 홍보하고 티켓을 팔아 일반인들을 
상대로 훌륭하게 연극무대를 선보인다. 학교 교과서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도저히 배울 수 없는 살아있는 
교육을 몸소 체험하고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졸업하기 전까지....매해...매번...-_-;;; 아...좋겠다~


활달하고 당찬 십대소녀 칼리는 연극부에 무대제작팀에서 무대 제작을 맡고 있다. 올해도 미시시피의
강이라는 연극을 올리기 위해 부원들과 협동해 무대제작에 힘쓴다. 전부터 짝사랑 하던 친구의 오빠가
사귀던 연인과 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있게 고백하지만 결과는 처참...상심하던 차에 연극배우를
뽑는 오디션에 참가하는 제시와 저스틴 쌍둥이 형제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 친구가 된다. 저스틴은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임을 밝히자 칼리의 관심은 제시에게 향한다. 밝고 배려심 깊은 제시에게 또 빠져버린 칼리....
제시를 연극부 무대제작팀에 가입시키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 질수록 둘의 친밀감은 높아만 가고....
마침내 열정을 쏟아 준비한 연극이 시작된다......

써클활동을 통해 교우관계, 협동심, 이해심, 배려심 등등등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필요한 모든것을 배워
가는 칼리는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탄탄한 발판을 마련하는것 같다. 내가 학교다니던 소위
고리짝 시절엔 차마 상상도 못할 성소수자의 커밍아웃이나 연극무대에서 보여지는 동성끼리의 키스
장면까지...-_-;;;; 머...지금은 내가 살았던 20세기와는 다른 세기이니..지금의 고등학교는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대인관계의 갈등이나 성정체성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올바르고 적절한 가치관
이란 무엇인지 가르쳐 주는것 같다. 개방적인 미국이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겠지만 십대들의 속깊고 은밀한 
고민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유쾌하게 해답을 찾아주는 이런 그래픽 노블은 건강한 십대들의 인성 
교육에 도움이 되는것만은 확실할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그래픽노블의 노벨상인 아이스너상을 
세번이나 수상한 작가로서 이 작품으로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스톤월 도서상을 수상했고,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
에서 십 대를 위한 그래픽노블 10선에 뽑히기도 한 작품이란다. 학창시절의 추억과 십대소녀의 파란만장한 
감정의 격변을 잘 표현해낸 수작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폐쇄적인 한국 사회에서 성정체성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이 작품처럼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커밍아웃 해도 억압받고 차별당하지 않는, 개인의 성적 지향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되도록 이런 건전하고 
개방적인 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짝사랑 하는 선배와 잘풀리는듯 하지만...]


[오지게 바람맞고...OTL...]

[우여곡절 끝에 함께한 댄스파티 파트너도 여지없이 칼리를 바람 맞힌다...-_-;;;;

이러다 졸업할때 까지 모쏠신세를 면치못할것 같은 칼리....과연 진짜 짝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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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의 사탄
버트런드 러셀 지음, 신혜연 옮김 / 김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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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교외의사탄 (2017년 초판)

저자 - 버트런드 러셀

그림 - 아우스게르 스코트

역자 - 신혜연

출판사 - 김오

정가 - 11800원

페이지 - 267p



이곳에서 공포를 제조해 드립니다!



20세기 최고의 지성. 위대한 철학자. 노벨 문학상을 받은 문필가. 사상가. 수학자. 70여권의 저서를 남긴 저술가...

그를 일컫는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작가 '버트런드 러셀'의 장르 단편소설집이 국내 최초로 초역되었다. 노벨상

수상작가의 장르란 어떤 작품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작품에 소개된 플롯도 흥미로워 읽었는데 SF이긴 하지만 과학

이론이 언급되는 하드SF는 아니고 설정상으로 봤을때 SF로 분류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과학자는 아니라서 그런건가?) 철학자 답게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었고 극단적이면서 위트 넘치는 풍자적 성격이 강한 단편집이었다. 여든을 넘어서 쓴 이 작품집은 표제작인 SF, 미스터리 중편 [교외의 사탄]을 비롯해 다섯편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실려있다.



1. 교외의 사탄

과학자인 나는 우연히 거대한 저택앞에 놓인 동판에 쓰인 글귀를 보고 관심을 갖게된다. 머독 말라코 박사가 운영하는

이 저택에서 원하는 자에게 공포를 제공한다는것이다. 궁금증에 관심을 갖던중 이웃들이 말라코 박사의 집에서 연이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다가가지만 이웃들은 모두 공포에 휩싸인체 말을 잇지 못한다. 이후 말라코 박사에게

공포를 제공받았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불행하고 끔찍하게 생을 마감하는것을 본 나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말라코 박사의 악마같은 본성에 실망하여 지구상의 모든 물을 없애버려 인류를 말살시킬 장치를 개발한다. 장치를 정오에 작동하도록 예약하고 10시에 의기양양하게 말라코 박사를 찾아가는데.....

- 사탄의 하수인 말라코 박사는 그를 찾아간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간파하여 인간에게 내재된 탐욕과 욕망을 부추겨 결국 파탄에 이르게 만드는 악마로 그려진다. 심리에 능한 매드사이언티스트를 보고 있자니 얼마전 읽었던 '도진기'작가의 [정신자살] 속 광기에 미쳐버린 이탁오 박사가 떠올랐다. 매스사이언티스트와 대척점인 정의로운 과학자 '나'는 어떻게든 말라코 박사를 막고 그 때문에 피해를 입은 이웃들을 도우려 하지만 모두 실패하고 현실을 바꿀 수 없는 자신에게 실망한 마음에 인류 말살장치를 만든것 같기도 하다. 흔한 소재인데 이 인류 말살 계획으로 뭔가 색다른 SF가 된것도 같다.  



2. 미스 X의 시련

고대 미술사를 연구하는 N교수의 비서로 일하는 미스 X는 코르시카 여행을 다녀온 뒤로 계속 말없이 우울감에 빠져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나는 그녀가 여행했던 발자취를 따라가며 코르시카 섬에서 의문의 귀족을 만나고 그 귀족에게서 비서에게 전해달라는 서신을 전해 받게 된다. 영국으로 돌아와 N교수와 미스X와 함께 서신을 전달한 나는 그녀에게서 코르시카 섬에서 있었던 기묘한 일을 전해 듣게 되는데.....

- 세계 전복의 비밀 회의와 이를 엿듣게 된 여인의 비극....-_-;; 코르시카 섬에 이런 커다란 음모를 품은 비밀 결사가

암약하고 있을 줄이야....뭔가 거대한 음모와 비밀이 벗겨 지려는 찰나 끝나 버리는 이야기였다.



3. 적외선 - 방사선 탐사기

광고가와 재력가 과학자가 만나 전인류를 상대로 희대의 사기행각을 벌이니 단순한 기계장치를 만들어 적외선-방사선

탐사기라는 이름을 붙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화성인의 침입을 대비하려면 이 기계장치를 사라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벌인다. 화가인 과학자의 아내 밀리센트에게 공포스러운 화성인의 이미지를 그리게 한후 그녀에게 실제로 화성인과 

조우했다는 거짓 진술을 하게 만들어 전세계는 화성인의 침공이라는 공포에 떨게 만들고 그 계략으로 적외선-방사선 

탐사기는 날개 돋힌듯 팔려나간다. 단순히 기계를 팔기위해 시작된 거짓말은 점차 인류를 광기로 몰아넣어 화성인의 

침공에 회의적인 과학자나 학자들은 사형당하거나 감옥게 갇히는 사태가 발생한다. 모두 미쳐버리는 와중에 젊고 

바른 과학자가 밀리센트와 비밀리에 만나 그녀에게 진실을 묻게 되고....정의로운 과학자에게 호감을 느끼던 밀리

센트는 그에게 진실을 얘기하는데......

- 전혀 말도안되게 극단적으로 치닫는 상황에 쓴 웃음이 나지만 우메한 민초들을 조종하는데 불가항력적인 공포만큼 

효율적인 선동 방법은 없기에 어느정도 공감이 되는 단편이었다. 그리고 블랙코미디 끝에 드러나는 결말의 반전도 

마음에 들었다.



4. 파르나소스의 수호자들



5. 정식 결혼

엄한 성직자 아버지를 둔 페넬로페는 자유를 박탈당한체 자린고비 아버지에 의해 노동을 착취 당하며 스무살을 맞이

한다.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이웃 부인의 도움으로 멋진 옷과 머리를 하고 사진을 찍어 광고지에 혼인 광고를 올린다.

'절대로 성직자는 안된다'는 조건을 걸고 남자를 찾던 페넬로페는 여러 편지중 한남자의 편지를 선택하고 만남 끝에

결혼에 성공하게 된다. 아버지를 벗어나 꿈같은 신혼여행 후 막상 다다른 곳은 또다른 수도원...남편은 부사제로서

장난스러운 마음에 편지를 보냈지만 아름다운 페넬로페를 보고 첫눈에 반해 성직자의 신분을 숨긴 것이다. 이에 분노

한 페넬로페는 남편에 복수하기 위해 수도원의 여러 성직자들과 비밀 데이트를 하며 염문을 퍼뜨리기 시작하는데.... 

- 기구한 페넬로페의 운명...그리고 홀로서기...역시 운명은 자신이 개척하는것이란걸 보여주는 결말이었다.   



지금으로 부터 100년전의 작품이라 투박하고 딱딱한 느낌은 있지만 그다지 시대적 배경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독특

하고 흥미로운 작품들이었다. 특히 [적외선-방사선 탐사기]는 골때리는 풍자의 끝을 보여주는데 '조지 웰스'의 

[우주전쟁]중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략하는 상황을 아무런 사전 공지 없이 라디오에 생방송하여 실제로 시민들이 

아비규환적 공황상태에 빠졌던것을 생각해보면 풍자가 아니라 진지 빨고 리얼로 쓴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환상소설풍의 이야기와 독특한 삽화가 더해져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니 이 작품집에 매료되 버린것 같다. 이 작품집과 함께 '러셀'의 다른 작품집 [악몽]도 출간되었으니 다음은 [악몽]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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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타운 기업소설 시리즈 9
니레 슈헤이 지음, 김준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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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타운 (2017년 초판)_기업소설시리즈-9

저자 - 니레 슈헤이

역자 - 김준규

출판사 - 에이케이스토리

정가 - 12800원

페이지 - 459p




위기에 빠진 마을을 구하라



2018년 새해 첫 포문을 여는 첫번째 포스트! 그 책은 바로 들어본적도 없는 아주 생소한 '기업소설'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온 작품 [플래티넘 타운]이다. 머..새해를 여는 새로운 도전이랄까?...-_-; 신문을 봐도 

'정치','경제'섹션은 통으로 넘겨버리고 몇장 되지도 않는 '연예'섹션을 찾는 나인데 관심도 없던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보다니?!! 게다가 사백육십 페이지...그야말로 사백페이지 짜리 수면제가 되는건 

아닌지 걱정 했는데.. 어라...머 이리 재밌는거냐...경제 이론에 대한 책이었다면 이렇게 재미있게 읽지 

못했을것 같다. 대형 종합상사의 부장이 졸지에 해고될 위기에 처하고 우연히 마을의 지도자로서 재정파탄 

위기에 빠진 마을을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2의 인생이 여느 스릴러 못지 않게 속도감 있고 긴장감 

넘치게 펼쳐지는데 뭐랄까...십수년을 다니며 젊음과 인생을 바친 직장에서 나가야만 하는 절박함과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 한다는 막막함이 뭔가 같은 샐러리맨으로서 충분히 공감되는 공통분모의 감정이었기에 

내가 겪는 일 처럼 더욱 몰입 할 수 있었던것 같다.


종합상사의 부장으로 두번의 해외 주제 경험도 있는 실력파 야마사키는 안정된 실적으로 임원을 바라보며 

탄탄대로를 달리는 직원이었다. 그런데 한번의 실수로 상사의 눈밖에 난 야마사키는 졸지에 자회사의 사장으로

좌천될 위기에 처한다. 그와 동시에 고향에서 공무원으로 있는 동창에게서 재정난에 빠진 마을의 초장이 되어

달라는 권유를 받고 자회사의 사장과 고향의 초장 사이에서 갈등한다. 하지만 마을이 150억엔의 빚에 허덕이며

파산되기 직전의 재정상태라는것을 알게된 야마사키는 자회사의 사장으로 마음을 굳히지만 고향의 지역신문에

이미 초장 입후보가 되었다는 기사가 떠버린 상황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야마사키는 어쩔 수 없이 초장에 입후보 

하고, 홀로 후보였던 야마사키는 어렵지 않게 초장에 선출된다. 초장의 임기는 4년...마을이 파산해 정부 관리

에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던 마을의 흑자를 이루어 내야 한다!!!!


일본의 지역 단위를 모르겠는데 초는 시 보다는 작고 동 정도의 단위인것 같은데 초장의 권력은 상당히 막강한

것 같다. 작품만 보면 거의 시장급으로 마을의 모든 결정권을 갖고 있는것 같은데 (물론 자치위원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젊은이들이 도시로 유출되는것을 막기 위해, 거주중인 노인들의 편의를 위해 수영장이나 마을

회관등의 공익사업을 무분별하게 유치하고 불필요하게 도로를 정비한 덕에 시민들의 세금을 물쓰듯 써재껴 더러운

커넥션으로 연결된 건설회사는 배를 불리고 정작 마을은 빚더미에 올라 재정 파탄의 위기에 처한 마을을 보니 

불현듯 기시감이 느껴진다. -_- 적정 규모를 훨씬 상회하는 시청 건물에 몇백억을 쏟아붓는 전시행정에 무리하게 

국제경기를 유치해 빚을내 경기장을 만들지만 국제 경기를 통한 경제 부흥은 잠시 잠깐..그나마도 단기 이익을

위해 불나방 처럼 몰려든 외부 뜨내기들의 무지막지한 바가지로 바가지 도시라는 오명에 빠지는가 하면, 경기가 

끝나면 무쓸모인 경기장과 관련 시설들은 그대로 짐덩어리로 전락해 막대한 관리비만 줄기차게 들어가는 악순환... 

결국 시민은 빚더미에 올라 앉게 되는 불행의 루틴...-_-;;; 일본이나 한국이나 어찌 이리도 같단 말인가...투표 

한번 잘못하면 뼈빠지게 돈을 벌고 세금을 납부해도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가난뱅이가 되는 것이다... 


좌우간...마을을 살리기 위한 야마사키의 대안은 바로 실버 산업이다. 은퇴후 여생을 평화롭게 보낼 대규모 실버

타운을 마을에 유치하는것인데.. 초장이 되어 실버타운의 방안을 내고 실질적으로 민간 기업에 유치하기 위한 계획과

공사착공에서 홍보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숨쉴틈 없이 그려진다. 그러면서 당연하게 대규모 사업 유치에 콩고물을 

받아 먹으려는 부페 세력과의 마찰이나 적대적인 자치위원회의 승인까지 크고 작은 장애물들과 위기 상황을 넘기며 

점점 구체적이고 탄탄하게 다져지는 사업을 보고있자니 정말로 마을의 시민으로써 초의원으로써 사업성공을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등 어려워만 보이는 경제 개념이나 용어들도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녹여내니 이해도 잘되고 쉽게 다가와 좋았던것 같다. 


출산 감소 및 인구 고령화의 문제는 비단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오~육십대에 은퇴 

후 사망전까지 몇십년동안 뚜렷한 수입없이 살아가야 하는 노인들의 문제는 이렇다할 대책도 없고 정부에서도 방치

하며 개인에 떠넘기는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대책이라서 수준 이하의 비참한 삶을 살다가 고독사하는 노인도 

매해 증가 하는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답없는 상황에서 약간의 판타지가 가미되긴 했지만 작품에서 제시하는 노인들의 테마파크 [플래티넘 타운]은 실제로 실현만 된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방안이 아닌가 싶다. 기존의 부자들을 위한 소규모 럭셔리 요양원이나 실버타운에서 수용인원 만명을 육박하는 대규모 부지에 의료와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토탈케어 시스템과 여러 즐길거리 무엇보다 저렴한 입주비용등은 충분히 매력적인 아이템임은 확실한것 같다. 하여 현실적 문제에 대해 충분히 실현가능한 청사진을 제공하는 탄탄한 스토리에 매혹되고 뚝심있게 일을 추진해 결실을 맺는 건강하고 진취적인 다분히 매력넘치는 이야기였다. 정치/경제소설이라고는 SF라고 해서 읽었다가 크게 대인 '무라카미 류'의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 뿐이었는데(어찌나 재미없던지..ㅠ_ㅠ...) 이 작품을 통해 경제소설은 다소 딱딱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부수고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좋은 인상을 받은것 같다. 이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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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체이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눈보라체이스 (2017년 초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소미미디어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67p




설산에서 벌어지는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체이싱



읽는 속도보다 쓰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 '또' 출간되었다. 단편집 출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신작이 출간되는 경이로운 속도....ㄷㄷㄷ 역시 소설계의 공장장 답다. 쨌든....이번 작품은 누명

을 벗기 위해 경찰을 피해 눈덮인 스키장으로 숨어든 다쓰미와 그의 친구 나미카와와 이들을 잡기 위해 스키장

을 이잡듯이 뒤지는 형사 고스기가 펼치는 설산에서의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체이싱이 펼쳐진다. 하여 추리와

겨울 스포츠의 대명사인 스노보드가 어우러진 동계 스포츠 추리를 보여준다. 여태껏 살면서 손에 꼽을 정도밖에

스키장에 가보지 못했고 운동신경도 꽝이라 스노보드를 타봐야 그냥 직진밖에 모르는 바보...의 실력이다..ㅠ_ㅠ

'낙엽'좀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당췌 망할 신경은 반응을 안하니...포기해버렸는데 와...이 작품을 읽다보니 

그렇게 못타는 나도 당장 차를 타고 스키장으로 떠나고 싶을 정도로 새하얀 눈으로 덮힌 스키장에서 활강하는 

보더들의 역동적이고 실감나는 장면들이 줄기차게 이어진다. 칼바람을 맞으며 정상에서 활강하며 내려가는 속도감

과 아찔함...더럽게 못타는 나도 느낄 정도니 프로들이 느끼는 감정의 깊이는 오죽하랴...이 추운 겨울에 이만큼 

이 계절과 어울리는 작품이 또 어디있으랴! 



경제학과 4학년인 다쓰미는 눈앞에 다가온 취업의 현실에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스키장을 찾는다. 정해진 스키코스

를 벗어나 아무도 밟아보지 않은 파우더 스노우에서 타는걸 선호하는 다쓰미는 비코스에서 스키를 타다 홀로 

셀카를 찍고 있는 미녀 스노보더를 만난다. 몇마디를 나누며 그녀에게 사진을 찍어준 다쓰미는 그대로 미녀보더와

헤어지고 친구인 나미카와의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살인 용의자로 찍혀 경찰들이 다쓰미의 집에 찾아오게 된다. 

다쓰미의 옆집 친구의 연락으로 자신이 졸지에 살인 용의자가 됐다는걸 알게된 다쓰미는 바로 경찰에 출두하려고

하지만 법학과 출신의 친구 나미카와는 그런 다쓰미를 만류하고 다쓰미가 살인이 일어난 시각의 알리바이를 증명

할 수 있는지 묻는다. 자신의 행적을 따져보니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사람은 우연히 스키장에서 만난 이름도 모르는

미녀 보더밖에 없다는것을 깨닫고....다쓰미와 나미카와는 경찰의 눈을 피해 미녀보더를 찾으로 스키장으로 향하

는데......



도망자의 도피를 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정작 진짜 살인범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 안쓰고 무려 290페이지가

지나서야 진범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애초에 다쓰미는 누명을 썼고 경찰은 다쓰미를 범인으로 특정하고 쫓는 상황이기

때문에 도피와 추적이라는 스릴러적 상황을 제외하고는 사건의 트릭이나 범인의 정체에 대한 추리물로서의 재미는 

덜한편이다.(당연한건가...?) 어쨌던 고난과 역경을 함께 해쳐나가려는 두 친구의 우정이 빛나고 단한번 본 여신을

찾기위해 드넓은 스키장을 이잡듯 뒤지는 모험이 경쾌하고 스피디하게 펼쳐지니 이 겨울에 딱 즐기며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알리바이가 애매해도 그렇지 이런 개고생을 하느니 그냥 경찰에 이실직고 하고 알리바이를

증명할 여신을 경찰이 찾게 하는 편이 더 좋은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정황상으로는 다쓰미가 범인인데 그렇다고

범인이라는 결정적 증거는 없으니 결국 범인으로 확정 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_-;; 오히려 다쓰미를 꼬드겨 여신을 직접 찾으러 스키장으로 가게 만든 나미카와가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이 확대시킨 장본인이 아닌가 싶다. -_-;;;;;



어찌됐던 트릭으로 꼬이고 꼬인 머리 싸메게 만드는 추리가 아니라 시원한 겨울 스포츠와 함께 가볍고 경쾌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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