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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성의 역사 - 인류학자이자 정신의학자가 쓴 섹스에 관한 과감하고도 장대한 인류학적 서사시 ㅣ 만화로 보는 교양 시리즈
필리프 브르노 지음, 레티시아 코랭 그림, 이정은 옮김 / 다른 / 2017년 11월
평점 :
만화로보는성의역사 (2017년 초판)
저자 - 필리프 브르노
그림 - 레티시아 코랭
역자 - 이정은
출판사 - 다른
정가 - 16000원
페이지 - 207p
인류의 성역사가 이 한권에
누구나 궁금해 하고 호기심에 차있지만 대놓고 밝히기는 민망한 그것..SEX...-_- 선비 정신을 강조하는 유교사상을
받아들인 한국사회는 유달리 성에 대해 폐쇄적이고 터부시하는 경향이 강했고, 그런 기조는 현대인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체 이어져 온것 같다. 물론 지금이야 인터넷의 발달과 매체의 발전, 성개념의 개방적 사고로 많이 변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모님세대는 노골적인 성묘사에 거부감을 느끼고 문란한 젊은 이들을 보며 '요즘 젊은
것들'이란 말을 하는걸 보면 아직까지도 대체적으로 폐쇄적이라고 봐야 할것 같은데...그러다 보니 개방적인 성담론
은 여전히 불편하고, 성교육 또한 아직 미숙한것 같다...요즘 아이들은 다르겠지만 내 경우만 봐도 성교육이라고는
그저 양호선생이 말로 하는 설명으로 끝나고, 남자들의 성교육 선생은 동대문에서 업자들이 비밀리에 팔던 포르노
비디오였으니 영상속 괴성을 지르는 여성들과 기계처럼 피스톤질을 하는 남성들을 스승으로 삼으니 포르노 판타지에
빠져있던 남성들의 느끼는 현실과 영상의 괴리감이 얼마나 컷겠는가...(그나마도 친구들끼리 뿜빠이해서 첩보요원
처럼 비밀리에 어렵게 구매한 비디오를 틀어보니 정작 기대하던 영상이 아니라 로보트 태권브이가 재생될때의 깊은
빡침과 허탈감은 클릭 한번으로 온갖 포르노 영상이 줄줄 나오는 지금 시대의 사람들은 절대 모르리라..)
일찍이 이렇게 발칙하고 적나라한 역사서가 있었던가?!!!
딱딱한 텍스트가 아닌 알기쉽고 이해빠른 만화라는 매체로 성에 대한 인류의 기원부터 미래 시대까지 전체 적으로
조망할수 있는 작품이 출간된건 꽤 바람직한일 아닌가 싶다. 지극히 알고 싶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최고의 교양만화 아닌가...섹스로 인류가 시작되고, 섹스로 나라가 건국되며 전쟁이 발발한다. 이렇게 실제역사
와 신화속 성에 대한 방대한 역사를 한권에 담은 작품이 있었던가?....인류의 기원인 호모 하빌리스로 시작되는 성의
역사는 기원전인 바빌론, 이집트, 그리스를 거쳐 로마, 중세시대, 르네상스시대, 계몽주의 시대를 둘러보고 19세기와
20세기를 거쳐 미래의 섹스까지...게다가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등 유명한 철학자와 나폴레옹, 네로황제등 역사적
통치자, 유명 명사와 석학들의 숨겨진 내밀한 이야기까지 성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몇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옮겨 보자면...
1. 파라오는 전쟁광이었는데, 장군들은 적군의 성기를 전부 잘라 파라오에게 가져왔다. 이것이 죽은 사람의 수를 세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2. 클레오파트라는 저항할 수 없이 매혹적인 입술연지로 유명했다. 그녀는 100명의 근위병에게 자신의 펠라티오 재능을
발휘하여 '입술 두꺼운 클레오파트라'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고, 파피루스로 만든 원통에 벌을 가둔 최초의 진동
딜도르 발명하기도 했다.
3. [콘클라베]에서 봤던 시스타나 성당은 교황 식스토4세가 바티칸 재정을 불리기 위해 직접 유곽을 사들이고 그 수익
으로 지어 자신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4. 널리알려진 바와는 달리 정조대는 십자군 전쟁동안 아내의 정조를 지키게할 목적으로 중세시대에 만들어 진것이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에 질투심이 많은 남편들이 젊은 아내가 바람이 날까봐 채우기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유레카!!'를 외치고 싶을 정도로 그동안 모르고 있던 흥미로운 사실들이 유쾌한 그림체와 함께 페이지 마다 가득차있어 도무지 눈을 뗄수가 없다. 그동안 생각하던것과는 달리 고대사회는 성에 대해 굉장히 개방적이고, 동생에, 남색이 통용될 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도 어디서나 성행위가 가능한 섹스 파라다이스 였다는것...본격적으로 성에대한 탄압이 시작된건 중세시대 기독교 문화가 본격적으로 전파되면서 부터인데 이후로 청교도적 금욕주의가 만연하는 암흑시대가 꽤 오랫동안 이어진다. 여성이 독립적인 성적 개체로 인정받기 까지는 엄청난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20세기인 1970년에 비로소 경구형 피임약이 개발되고 나서야 여성의 섹스와 생식의 개념이 분리되고 그때서야 성해방이 이루어졌다고 하니 여성의 성에 대한 암흑의 역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길고 길었다는것이다...전혀 모르던...알려주지도 않던
이야기를 만화를 통해 배우게 되니 어찌 유익하지 않으랴...-_-
이제는 성에 대해 꼭꼭 숨기고 감추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깊고 깊이 숨겨진 성담론을 수면위로 끌어 올려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시대로 가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과도기적 시기라고 생각한다. 허물없이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건강한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위해 이 작품을 통해 성의 역사를 이해하고 지난 과오를 되풀이 하지않기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덧 - 한국사회 속에서의 성역사도 누가 그려줬음 좋을것 같다.

[만화가 전부 19금이라 올릴 그림이 없네 그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