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 대장 실종사건 - 달기지 알파 2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4
스튜어트 깁스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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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대장실종사건 :달기지 알파 2 (2018년 초판)_청소년걸작선-54

저자 - 스튜어트 깁스

역자 - 이도영

출판사 - 미래인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27p



달기지 소년 대시가 다시 돌아왔다.



과학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달기지의 생활을 현실적으로 그렸던 청소년 SF 작품 [2041 달기지 살인사건]의 속편

[니나 대장 실종사건]이 출간되었다. 전편에서는 달기지란 이색적이고 한정된 공간안에서 벌어진 밀실살인을 

파헤치는 소년 대시와 신비로운 외계문명과의 컨택트를 소재로 그리는 SF 추리 작품으로 재미를 줬는데, 이번

속편은 24명의 달기지 거주민, 역시 운동장 넓이의 한정된 생활공간 안에서 달기지를 관리, 책임지는 대장 니나

가 감쪽같이 실종되는 사건을 그린다. 당연하게 전편의 등장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하고 (오히려 살인당한 박사와

범인은 지구로 송환 되었으니, 전편보다 등장인물이 줄었다..) 외계인 잔과의 관계도 지속되어 반가웠다. 



억만장자로서 나사에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고 달기지로 여행을 온 쇼버그 가족은 열악한 생활 환경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지구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쇼버그의 아들 패튼과 딸 릴리는 화장실에서 대시와 시비

가 붙어 크게 싸움을 벌인다. 이후 니나대장은 싸움의 대가로 대시를 니나의 방으로 불러내 개인 인터넷 접속권을 

끊겠다고 말하던 중 니나의 스마트 워치의 메시지를 확인 한 뒤 크게 당황하며 대시를 돌려보낸다. 그뒤로 니나

대장은 자취를 감추고, 대시는 마지막으로 니나 대장과 만난 사람이 되버린다. 기지의 모든 사람들은 기지를

이잡듯 뒤지지만 겨우 운동장 크기의 기지에서 숨을 곳은 없고, 니나의 우주복 또한 그대로 걸려있다. 니나가

에어로크를 빠져나갔는지 CCTV를 확인하려 했지만 니나가 실종된 날의 영상은 삭제된 상태이고...대시는 니나

대장을 찾기 위해 수사를 시작한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상상에 의한 달기지 생활이 아닌 과학적 사실에 의거한 리얼하고 불편한 설정의 달기

지 생활이 그려진다. 밀실 실종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대시와 외계인 잔이 텔레파시로 협동하고, 기지의 사람들이

모두 기지 밖 달 표면을 수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니나는 오리무중이고...이번 편에서도 대시는 또다시

사선을 넘나들며 목숨걸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션]이나 [아르테미스]등 이런 우주류의 작품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설정이 우주 공간에서 우주복이 파손되 산소가 질질 새고...살아남기 위해 분 초를 다투는 

숨막히는 시간과 생명의 싸움이 스릴 요소인데 이번 편에서는 우주공간에 쏟아지는 유성우 무리가 그 몫을 톡톡히

해낸다. 



니나의 실종 이면에는 달기지 사람들 간의 반목과 적대가 기저에 깔려있다. 달기지에 거주자로 뽑힌 과학자 

가족들은 모두 개별적 심리 검사를 마치고 달기지로 오지만 역시 아무리 온순하고 안정적인 사람이라도 폐쇄적이고 

단조로운 생활과 최소한의 프라이버시 밖에 보장하지 못하는 달기지에서의 생활은 거주민 간의 마찰과 대립을 

야기시키고, 크나큰 위험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오랜 시간을 여행하는 우주 SF 영화나 여타 SF 작품들을 

봐도 꼭 한명씩은 미치는 사람들이 사단을 내는걸 보면...실제 장거리 우주 여행이나 학술적 목적의 우주기지 

내에서의 장기간 생활에서는 대인관계나 우울증 등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찌됐던...크게는 도움이 안되지만 머나먼 광년에 떨어져 정신 조우로만 소통하던 외계인 잔은 그닥 큰 도움은

못주지만...작품 말미에 잔과의 정신 감응을 통해 대시 역시 잠재된 엄청난 능력이 깨어나며 3편을 예고하는

끝맺음은 다음 작품의 기대치를 높여주는듯 하다...참으로 부담없이 읽기에 좋은 SF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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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소년
오타 아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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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 여름의 비밀 잊혀진소년 (2018년 초판)

저자 - 오타 아이

역자 - 김난주

출판사 - 예문아카이브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83p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



과연 지금의 사법체계는 이 격언을 충실히 지켜가고 있을까? 일본의 사법체계를 정면으로 꼬집는 사회비판적 미스터리가 출간되었다. 일본의 형사범 검거율은 70%, 유죄판결률은 99%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높은 유죄판결률은 검찰관이 피의자의 정상을 참작해 반드시 처벌해야 하는 범죄자만 기소하는 이른바 기소편의주의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99%의 유죄중에 과연 억울한 누명을 쓴 무고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99라는 숫자에는 분명 무자비한 공권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선량한 사람들이 포함된 숫자인것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실적주의와 폭력에 의한 강압 수사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쓴 가장과 그로인해 처절하게 파탄난 한 가족에 대한 슬픈 이야기이다. 




초딩 시절 아이가 별로 없는 허름한 동네에 우연히 나오와 다쿠 형제를 만난 소마는 그 또래 특유의 붙임성으로 금새 친한 친구가 된다. 나오의 안내로 비밀기지에서 함께 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소마는 나오의 갑작스런 고백으로 나오의 아빠가 여성을 죽인 살인자의 아들이란것을, 주변 사람들의 경멸어린 시선으로 도망치듯 이사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친구가 된지 한달이 지날즈음...여느때와 다름없이 나오와 다쿠와 등교하던 소마는 갑자기 집에서 뭔가를 갖고 오겠다고 돌아간 나오가 소마가 나오를 본 마지막 모습이 되어버린다. 그길로 나오가 실종되 버린 것이다....실종 당일 강가에서 나오가 서성이던 것이 목격된 이후로 다음날 시간표의 책이 담긴 책가방을 마지막으로 나오의 종적은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그렇게 23년이 흐른뒤 경찰이 된 소마는 소녀의 실종사건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란다. 소녀의 실종 현장에서 발견된 표식이 나오가 실종되던날 서있던 강가의 나무에서 발견된 표식가 일치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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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이란 간극을 두고 벌어지는 두건의 실종사건과 의문의 표식...이 의문의 표식은 살인자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살인 마크일까? 이 표식에 얽힌 이야기는 실로 참혹하고 슬픈 한 인간의 의지의 표상이었으니 힘을 가진 인간들의 안일한 태도와 비리 때문에 희생당한 순수한 인간이 어둠에 더럽혀져 가는 모습은 너무나도 가혹한 비극적 드라마였다. 

ㅠ_ㅠ 정확한 증거없이 정황상의 의심 만으로 기소하고, 인권은 무시된체 공포심리를 자극하는 강압적 취조에 의해 받아낸 억지 자백...그리고 당당하게 범인을 잡았다고 공표하는 권력자들...그사이 진범은 공공연하게 다음 범행을 저지르고, 억울한 옥살이 끝에 무죄 방면된 가장은 비밀리에 국가를 상대로 손배소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다. 이건 뭐...비리의 종합선물세트인가?...검경이 똘똘뭉쳐 사건을 조작하니...읽다보면 피가 끓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한숨을 쉬어야 했다...



실제 강압 수사로 인해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쓰여졌던 '사쿠 다쓰키'의 [조작된 시간]과 궤를 같이 하지만 이 [잊혀진 소년]은 조작된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 보다는 그로 인해 2차, 3차 피해를 입는 당사자의 가족에 방점을 둔다. 오로지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나오와 다쿠 형제의 이야기는 단지 작가가 그려낸 픽션이 아니라 얼마든지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통한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99%의 유죄판결률을 내는 일본..우리나라는 다를까?..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개봉했던 영화 [재심]을 보면...별반 다를바 없는것 같다...이나라던 옆나라던 돈없고 힘없고 빽없음 한마디 끽 소리 못하고 당하고만 살아야 하는것인가...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는 격언과는 반대로 열 명의 진범을 잡기 위해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가 만들어지는 것은 묵인되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나오, 나오, 잘 들어라. 그놈들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 한번 의심하면 죄를 저질렀든 안 저질렀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범인으로 만든다..."

억울한 옥살이 끝에 나온 가장의 이 한마디가 내 마음속에 무섭게 스며든다. 

현실을 비판하고 사회에 문제적 목소리를 던지는 사회파 미스터리이면서도 의문의 표식과 함께 두 실종 사건을 파헤쳐 가는 경찰 소마와 흥신소 조사원 소마의 친구 야리미즈가 벌이는 추리적 요소 또한 뒤쳐지지 않는 빼어난 수작이었다. 육백여 페이지에 달하는 육중한 분량임에도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재미와 메시지를 갖춘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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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야스, 에도를 세우다
가도이 요시노부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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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야스에도를세우다 (2018년 초판)
저자 - 가도이 요시노부
역자 - 임경화
출판사 - RHK (알에이치코리아)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72p



역사 속 조연들을 조명하는 역사서



제주도 여행왔는데 한참 잘자다 중간에 잠이 깨더니 뒤척이다 더이상 잠이 안와 쓰는 서평이다. -_-;;;  여행
와서도 잠들기전에 책을 읽었고, 여행지에서 읽은 작품이 바로 이 [이에야스, 에도를 세우다]이다. (뭔가 삼일절
에 일본 역사소설이 안어울리긴 하다만...적을 알아야 백전불패란 말이 있지 않은가..) 작가는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고, 나오키상까지 수상한 실력있는 작가인데, 추리 소설을 쓴 작가의 역사서라니?...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았는데, 미술과 건축에 조예가 깊고 역사에 관심이 많은 실로 다재다능한 작가더라......역시 타고난 이야기꾼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건가?...일단!...개취로 딱딱한 역사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더불어 국내 역사도 잘 모르는데, 
일본의 역사는 거의 '전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는바가 없다...'에도'라고 해봐야...에도막부, 메이지 유신, 
신선조, 바람의 검심(응?..) 정도랄까...-_-;;; 이런 무지한 1인으로서 처음으로 읽는 일본의 역사소설에 약간의 
걱정이 들었지만 작품을 펴들고 바로 걱정이 사라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추리소설가의 역사서라 그런걸까...각 
챕터 별 주인공들의 행적을 따라가며 소설을 읽듯 이야기를 따라가면 되니 일본의 역사를 전혀 모르더라도 크게 
불편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일본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 작품을 100% 즐길 수 있었겠지만...모르더라도 읽는
데는 지장이 없다는 말이다..) 이것이 추리 소설 작가가 써낸 역사 소설이기에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역사 소설이 
이런건지 모르겠지만 어찌됐던 걱정보단 재미나게 읽은 작품이 되었다.


간토 8주를 주겠다. 대신 지금 네가 다스리는 5개의 영지는 반환해라! 
임진왜란을 일으킨 전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일본을 통일하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아직 개발이 전혀 되지
않은 무쓸모의 땅 간토 8개주를 하사한다. 대신 당시 이에야스가 다스리는 5개주의 땅을 이에야스에게 귀속할것을
명하는데, 이는 전쟁을 치르며 세력이 급부상한 이에야스를 훗날 견제하기 위한 히데요시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에야스는 아무런 저항 없이 히데요시의 명을 수락하고... 바닷물이 역류하여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질척
이는 땅 에도에 자신의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모든 능력을 동원한다...


264년에 이르는 에도시대를 만든 이에야스의 수도 건국기로 채워진 이 작품은 여타의 역사서 처럼 시조 이에야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를 만들기 위해 목숨바쳐, 대를이어 노력한 역사의 조연들을 조명하는 
특이한 역사서였다. 남다른 사명감과 깨어있는 의식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젓고 포기한 
버려진 땅을 비옥하게 일궈낸 역사속 숨겨진 장인들의 이야기는 넘치는 카리스마와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선구안을
가진 지도자의 비상한 능력을 위시하는 기존의 이야기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것 같다. 나라의 근간이 되는 치수,
화폐개혁, 상수도, 성벽 공사 등의 대규모 공사에 대한 신박한 공법과 공사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전혀 접해보지
못한 부분의 이야기인지라 새롭게 느껴졌다. 역사의 커다란 물줄기 속에서 이름 없이 조용히 자신들의 책임을 다하고  
사라진 진정한 국가 빌더들의 살신성인의 정신은 책의 흥미여부를 떠나 충분히 배움직한 점이라 느꼈다.


당시의 기록을 토대로 쓰인건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작가가 상상으로 써낸 픽션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사가 아닌
야사를 보는듯한 숨겨진 흥미로운 일화들은 딱딱한 역사서가 아닌 장르소설을 보는듯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던 작품이었다. [삼국지]도 않읽은 내가 읽을 수 있을 정도면 진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역사
소설이란거다...-_-;;;


주저리 주저리 쓰다보니 4시네...-_-;;; 오늘 일정 소화 하려면 어여 자야 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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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티 아줌마의 죽음
낸시 애서턴 지음, 이현경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디미티아줌마의죽음 (2018년 초판)

저자 - 낸시 애서턴
역자 - 이현경
출판사 - 피니스아프리카에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47p



힐링계 파라노말 미스터리


디미티 아줌마가 돌아가셨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무척 놀랐다. 아줌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아줌마가 살아 있었다는 사실을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 두 줄뿐인 첫 문장 만으로 시선을 확 잡아 끌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출판사 '피니스아프리카에'
의 신작 [디미티 아줌마의 죽음]이다. 


어릴적 잠들기전...부모님이나 조부모님에게 아무개 영웅의 모험 이야기(꼭 모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를 
들으며 잠을 청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것이다. 내 경우는 어머님이 얘기해 주시는 [해님 달님]이야기를 자주 
들었는데, 어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 주인공들은 어떤 역경에 처해도 손쉽게 해치우며 파란만장한 모험
을 통해 언제나 원하는 바를 이루어내는 지혜로운 슈퍼맨/우먼이었다. 그 이야기가 즉흥적으로 지어졌건, 여러
이야기를 믹스시켰던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이야기를 듣는 아이가 만족하고 재미있어 하면 그만 이니
까 말이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던 아이들도 나이를 먹어가며 그 신기한 이야기가 허구였다는걸 깨닫는 날이
올것이고, 기상천외한 이야기는 각자의 마음속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런데.....당연히 허구였을거라고 
생각했던 부모님의 이야기가...사실은 리얼이었다면?!!!! -_-;;;;


여기 어릴적부터 엄마에게 디미티 아줌마의 모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로리는 어느새 성인이 되어 결혼과 
이혼을 경험하고 힘겹게 홀로 살아간다. 그런 어느날 법률회사에서 보내온 편지 한장을 받게 된고...편지엔 
디미티 아줌마의 부고소식이 실려 있다. 당연히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속 허구의 인물일거라 믿고 살아온 로리는 
디미티 아줌마가 실존 했었다는 소식에 적잖이 놀라게 되고....편지를 보낸 법률 사무소로 직접 찾아가는데....


작품을 읽으며 바로 영화 한편이 떠올랐으니....어릴적부터 아버지가 해주던 온갖 모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아들은 성인이 되고 나서도 계속되는 말도 안되는 허풍스러운 아버지의 경험담에 염증을 느끼고 증오의 감정
까지 이른다...그리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 아버지의 지인들은...아버지의 이야기
속 바로 그 등장인물들이 아닌가....그렇게 아들은 아버지의 인생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된다.'팀 버튼'감독의 
판타지 영화 [빅 피쉬]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영화속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나 작품속 디미티 아줌마의 
이야기나 실제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든 동화였던 것이다. 그동안 유년시절을 지탱 시켜준, 꿈과 환상의 나라로 
안내해주던 이야기속 주인공이 실제 한다면...그 모험들이, 그 장소들이, 그 사건들이 실제였다면...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상상만으로도 설레이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평강공주와 온달왕자도 같은 계열인가...-_-;;)


이렇게 판타지 동화같은 설정으로 읽는 내내 슬며시 미소 짓게 만드는 도입부를 지나 로리가 디미티 아줌마가 
살던 낡은 시골집에 방문하는 2막 부턴 상상도 못할 폭탄같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책의 띠지에 쓰인 '파라노말 
미스터리'가 어떤 의미인지 내내 궁금했는데, 진정한 파라노말의 진수랄까...뭔가 상상도 못한 전개라서 놀랐다. 
이혼을 겪고 직장도 없이 좌절의 인생을 사는 로리에게 다시금 영웅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는 디미티 아줌마...
어릴적 영웅이던 디미티 아줌마를 위해 죽음 뒤에도 풀지못한 '한'을 풀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리.... 


그녀의 좌충우돌 모험극을 보고 있자니 절로 가슴 따뜻해지고, 힐링이 되는 작품이었다. 아련한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세대를 초월하는 우정과, 판타지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들, 그리고 이해의 영역을 뛰어넘는 
초자연적 현상들.... 이 모든것이 잘 맞는 톱니 바퀴처럼 맞물려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코지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그렇게 잦은 감동을 느끼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작가의 디미티 아줌마
시리즈가 무려 스물세편이나 있단다....-_-;;; (오로지 코지 미스터리, 오로지 디미티 아줌마 시리즈만 쓴다는
작가의 뚝심..) ㅋㅋ 그렇다. 아줌마의 모험은 끝난게 아니었다...아직 스물 두가지 이야기가 남아있다...
살인사건 없이 사건을 해결하게 하는 어찌 보면 진정한 의미의 유쾌한 코지 미스터리랄까....코지 미스터리가
취향이 아님에도 넋놓고 보게 만든 작품이었다...


자...분홍 토끼 인형 '레지널드'와 함께하는 힐링의 세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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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구석의 채식 식당
오다 아키노부 지음, 김민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시부야구석의채식식당 (2018년 초판)
저자 - 오다 아키노부
역자 - 김민정
출판사 - arte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10p

 

고군분투 자영업 성장기

 

 

회사원으로 매해 시간이 지날수록 고용안정의 불안에 떠는 시간이 늘고, 회사 그만두고 나면 뭐해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고심하게 된다. 실제로 아내와 함께 창업박람회에 가서 뭔가 해먹을거리는 없는지
정보도 얻어봤지만...역시 자본금과 실패의 위험 때문에 어느것 하나 쉬운것이 없다. 나도 IT 업계의 최종
종착지인 치킨 가게로 흘러가게 될것인가?...농담처럼 떠들긴 하지만 닭집이야 이미 포화 상태고, 창업과
동시에 폐업 하는 집을 수두룩 봤으니 같은 전철을 밟을수야 없지 않은가...나 역시 언젠가는 회사에서
나와 뭔가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 분명히 올테니 말이다...그런 위기위식의 고조 속에서 이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시부야에서 홀로 채식 식당을 열고 무려 9년간 이끌어온 중년 남성의 고군분투기...정식으로
음식을 배워보지도 않고, 조리사 자격증도 없이 그 경쟁 심한 시부야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도전정신과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는 유연한 대처를 보면 내게도 뭔가 남는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책을 펴들었다.
   


우선 이 작품은 단순히 창업에 대한 노하우를 적은 실용서는 아니다. 물론 채식식당을 개업하면서 메뉴나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과 스스로 채득한 영업에 관한 노하우가 실려있긴 하지만, 그와 함께 작가 자신의
인생사가 녹아있다. 20살 대학생 시절부터 첫 사회에 발을 내딛고 직장을 구하고 이런 저런 경로를 거쳐
지금의 채식식당을 개업하기 까지 더불어 아내와 아이들의 이야기까지 30년간의 작가의 인생이 그대로
실려있는 작품이었다. 하여 작가가 말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면 되니 실용서 보다는 소설이
라 볼 수 있을듯....


이십대...처음엔 식당이나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일거리를 하던 오다는 그동안 모은 돈과 부모님께
빌린 돈을 들고 훌쩍 뉴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식당 주방일을 하며 하루하루 자유로운 날들을 보내던
오다는 결혼까지 생각하던 연인과 헤어지고 불쑥 귀국한다. 그리고 음악잡지의 편집자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이후 3년만에 퇴사하여 편집 디자인 프리랜서로서 활동하며 무료 음악 간행물의 편집 글을 기고
하고 인디밴드 레이블 운영 및 외국 뮤지션의 내한 스케쥴을 담당하는 등의 일을 한다. 내한 뮤지션들과
함께 스케쥴을 수행하던중 비건 채식주의자 뮤지션과 함께 채식을 경험하고 몸에 잘 맞는다고 느껴 직접
자신이 만든 채소음식을 먹으며 채식주의자로 살게 된다. 다양한 재료와 레시피로 채식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요리 방법을 블로그에 올려 인기를 끈다. 나이는 마흔, 아들은 돌이 되어 뭔가 돈을 벌어야 한다
는 위기 위식속에 급하게 지인과 자본금을 모아 생 라이브 공연 + 런치 채식식당 + 저녁 바를 위한 가게
를 개업하게 되는데......


일단...난 아마도...평생...채식주의자로 사는일은 없을것 같다. -_- 입안 가득 흐르는 육즙의 풍미가
넘치는 고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건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작가는 건강상의 이유가 아닌 동물도 감정과
욕구가 있고 하나의 인격체로 보호 해야 한다는 '애니멀 라이츠'운동에 의해 비건을 시작하게 되는데
생선이나 우유, 달걀등의 일체의 동물성 단백질을 포기하는 완벽한 비건은 오히려 일반 사람보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다는걸 [생로 병사의 비밀]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비건이 먹는 유기농
채소가 닭이나 돼지들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동물성 비료로 키워진 다는것도 뭔가 아이러니 같다. -_-
동물을 먹지 않기 위해 식물을 먹지만 그 식물은 죽은 동물들의 부산물로 키워진다?...뭐..어쨌던 개인의
기호니까...비건으로 인해 다양한 채소 요리가 만들어지는건 그만큼 요리의 다양성이 늘어나는 것이니
좋은것 같기도...


유명 연애인이 비건이라며 채식주의자로 생활하는걸 TV에서 본 기억은 나지만, 일단 내 주변에는 채식
주의자는 단한번도 본적이 없을 정도로 아직은 생소한듯 하고, 그래서 한국에서 채식 전문 식당은 유명한
프렌차이즈 채식 부패외에는 거의 못본것 같다. 음...사찰전문 식당도 채식 전문 식당이라고 봐도 되는건
가?..-_-;;; 어쨌던...이 작품의 국적을 초월하고 매일 메뉴가 바뀌는 전문 채식 식당은 국내에는 못본것
같다. 추세에 맞춰 국내 채식인구는 늘어갈 것이고, 회사원 밀집 지역에 하나 차리면....흠..괜찮은 아이템
이 되지 않을까? (작가도 분점은 얼마든지 지원하겠다고 언급했고...)라고...잠시 잠깐 생각해봤다..-_- ㅎㅎ


작가의 인생을 보다 보면 주류에서 벗어난 아웃사이더로 시류에 편승하기 보단 자신의 고집과 소신을 갖고
가게를 운영하는걸로 보였다. 그렇지만 메뉴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고 개발하여 새로운 신메뉴
를 내놓는등 안주하지 않는 부지런함과 유연성은 배울만 하다고 생각했다.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아내를 암으로 잃고 좌절에 빠진 상황에서도 어떻게던 정신줄 부여잡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
던건 두 아이의 아빠라는 책임감 때문이라 생각한다. 고난과 역경에 대처하는 정신력은 가족에게서 나왔으리라...
나 역시 가족을 생각하며 작가의 도전 정신을 떠올리며 신중히 생각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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