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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소년
오타 아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그 여름의 비밀 잊혀진소년 (2018년 초판)
저자 - 오타 아이
역자 - 김난주
출판사 - 예문아카이브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83p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
과연 지금의 사법체계는 이 격언을 충실히 지켜가고 있을까? 일본의 사법체계를 정면으로 꼬집는 사회비판적 미스터리가 출간되었다. 일본의 형사범 검거율은 70%, 유죄판결률은 99%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높은 유죄판결률은 검찰관이 피의자의 정상을 참작해 반드시 처벌해야 하는 범죄자만 기소하는 이른바 기소편의주의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99%의 유죄중에 과연 억울한 누명을 쓴 무고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99라는 숫자에는 분명 무자비한 공권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선량한 사람들이 포함된 숫자인것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실적주의와 폭력에 의한 강압 수사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쓴 가장과 그로인해 처절하게 파탄난 한 가족에 대한 슬픈 이야기이다.
초딩 시절 아이가 별로 없는 허름한 동네에 우연히 나오와 다쿠 형제를 만난 소마는 그 또래 특유의 붙임성으로 금새 친한 친구가 된다. 나오의 안내로 비밀기지에서 함께 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소마는 나오의 갑작스런 고백으로 나오의 아빠가 여성을 죽인 살인자의 아들이란것을, 주변 사람들의 경멸어린 시선으로 도망치듯 이사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친구가 된지 한달이 지날즈음...여느때와 다름없이 나오와 다쿠와 등교하던 소마는 갑자기 집에서 뭔가를 갖고 오겠다고 돌아간 나오가 소마가 나오를 본 마지막 모습이 되어버린다. 그길로 나오가 실종되 버린 것이다....실종 당일 강가에서 나오가 서성이던 것이 목격된 이후로 다음날 시간표의 책이 담긴 책가방을 마지막으로 나오의 종적은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그렇게 23년이 흐른뒤 경찰이 된 소마는 소녀의 실종사건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란다. 소녀의 실종 현장에서 발견된 표식이 나오가 실종되던날 서있던 강가의 나무에서 발견된 표식가 일치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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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이란 간극을 두고 벌어지는 두건의 실종사건과 의문의 표식...이 의문의 표식은 살인자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살인 마크일까? 이 표식에 얽힌 이야기는 실로 참혹하고 슬픈 한 인간의 의지의 표상이었으니 힘을 가진 인간들의 안일한 태도와 비리 때문에 희생당한 순수한 인간이 어둠에 더럽혀져 가는 모습은 너무나도 가혹한 비극적 드라마였다.
ㅠ_ㅠ 정확한 증거없이 정황상의 의심 만으로 기소하고, 인권은 무시된체 공포심리를 자극하는 강압적 취조에 의해 받아낸 억지 자백...그리고 당당하게 범인을 잡았다고 공표하는 권력자들...그사이 진범은 공공연하게 다음 범행을 저지르고, 억울한 옥살이 끝에 무죄 방면된 가장은 비밀리에 국가를 상대로 손배소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다. 이건 뭐...비리의 종합선물세트인가?...검경이 똘똘뭉쳐 사건을 조작하니...읽다보면 피가 끓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한숨을 쉬어야 했다...
실제 강압 수사로 인해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쓰여졌던 '사쿠 다쓰키'의 [조작된 시간]과 궤를 같이 하지만 이 [잊혀진 소년]은 조작된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 보다는 그로 인해 2차, 3차 피해를 입는 당사자의 가족에 방점을 둔다. 오로지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나오와 다쿠 형제의 이야기는 단지 작가가 그려낸 픽션이 아니라 얼마든지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통한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99%의 유죄판결률을 내는 일본..우리나라는 다를까?..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개봉했던 영화 [재심]을 보면...별반 다를바 없는것 같다...이나라던 옆나라던 돈없고 힘없고 빽없음 한마디 끽 소리 못하고 당하고만 살아야 하는것인가...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는 격언과는 반대로 열 명의 진범을 잡기 위해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가 만들어지는 것은 묵인되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나오, 나오, 잘 들어라. 그놈들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 한번 의심하면 죄를 저질렀든 안 저질렀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범인으로 만든다..."
억울한 옥살이 끝에 나온 가장의 이 한마디가 내 마음속에 무섭게 스며든다.
현실을 비판하고 사회에 문제적 목소리를 던지는 사회파 미스터리이면서도 의문의 표식과 함께 두 실종 사건을 파헤쳐 가는 경찰 소마와 흥신소 조사원 소마의 친구 야리미즈가 벌이는 추리적 요소 또한 뒤쳐지지 않는 빼어난 수작이었다. 육백여 페이지에 달하는 육중한 분량임에도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재미와 메시지를 갖춘 의미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