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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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데드맨 (2013년)_E-Book

저자 - 가와이 간지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작가정신

정가 - 13000원

페이지 - 이북



머리 + 몸통 + 팔 + 팔 + 다리 + 다리



제32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한 '가와이 간지'의 데뷔작 [데드맨]이다. 지금까지 작가의 작품은

[데드맨]을 비롯해 꽤 출간되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아서 인지 아직 한편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리디북스에서 또!

60일 대여 무료로 이 작품을 풀어주니...읽지 않을 이유가 없지...ㅎㅎ [앨리스 죽이기][빽넘버]등등 잊을만 

하면 이렇게 굵직한 장편을 무료 대여로 풀어주니 참 고마운 곳이아닌가.... 일단 작품은 데뷔작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작품은 뛰어난 흡인력과 가독성을 보여준다.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역시 읽어보지 

못했다..)을 오마주한 살인 사건의 도입부로 미스테리한 6건의 연쇄 살인으로 시선을 빼앗고 데드맨이라는 미스테리

한 인물을 내세워 [환상특급]을 보는듯한 환상적인 SF의 느낌을 살려낸다.



도심지 오피스텔 욕조에서 한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런데 시체의 머리가 깨끗이 잘려나간 상태로 몸통만 남아

있는 상태...욕조의 물에는 시체 보존재 성분이 발견되고, 목이 잘린 단면은 예리한 메스로 잘라내 고르다. 의료

계 종사자의 범행이라는 예측외에는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한 상태....형사 가부라기와 후배 히메노는 범인을 추론

하기 위해 피해자의 인적 관계를 추적하지만 연이어 두번째 시체가 발견된다. 역시 집안의 욕조에서 발견된 시체

지만...이번 시체는 전과 달리 머리와 양팔, 양다리가 남아있고 몸통이 없다!!!..연이은 살인사건에 수사대책반은

가부라기를 필두로 히메나, 마사키, 사와다 3명의 동료와 함께 특별조사반을 꾸리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는데...



머리..몸통....이후로 팔 + 팔 + 다리 + 다리 가 없어진 도합 6명의 손실된 시체가 발견되고, 그 이후 죽음에서

돌아온 남자...데드맨이 짜잔~ 나타난다...-_- 시체를 이어붙여 깨어난 남자 데드맨이 살아가는 세계와 현실의

시간간극은 정확히 43년....과연...과거와 현실을 잇는 가려진 진실은 무멋인가...-_-;; 솔직히 읽으면서 타임

슬립 SF물인줄 알았다...그런데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읽는 내내 시체를 이어붙여 탄생한 괴물 

[프랑켄슈타인]이 떠올랐는데 슬픔을 간직한 괴물과 데드맨은 뭔가 맞아 떨어지는것 같기도 하다...[프랑켄슈타인]이 

출간된지 올해로 200주년이라 일부러 리디북스에서 무료 대여로 푼거 아닌가 하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까지 해봤다..;;;



또하나 주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는 광인의 치료로 쓰인 로보토미 수술...보통 영미권 슬래셔 공포호러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고(보통 미친 의사가 나오면 전부 이 시술을 하더라는...) '야마모토 이치'작가의 만화 

[호문쿨루스]에서 아~주 자세히 다뤘던 소재라 익숙했는데, 일본에서도 이 미친 수술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그렇게

나 많은줄은 처음 알았다. (작품속 이야기가 팩션이라는 전제하에...) 어떻게 정신질환의 치료를 머리 뚜껑을 따고

뇌의 일부분을 절제하여 고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건지...지금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지만...강제적

으로 수술을 당하고 정신이 나가버린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정말로 미치고 팔짝뛸 일임에는 분명한것 같다...



시체 절단을 통한 강렬하고 끔찍한 살인 방식과 이를 수사하는 형사들의 고군분투를 그리는 미스터리인건 맞는데

다른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작품들과는 묘하게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었다. 여타 작품들이 형사들의 

고뇌외 비애 등 시종일관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로 이끌어 가는 반면 이 작품은 타오르는 열혈로 가득한 밝고 경쾌한 

느낌이랄까..-_-;;; 연쇄 살인 미스터리에 이게 뭔 괴리감 느껴지는 분위기인가 싶었는데, 읽다보면 끈끈한 동료애와

열정 가득한 가부라기와 그의 동료들이 풍기는 에너제틱한 맛에 빠져드는것 같기도 하다.



죽은자의 부활, 로보토미수술, 세대를 넘나드는 피의 복수까지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들이 가득한 페이지터너 작품

이었다. 그나저나...다른 작품에서도 [점성술 살인사건]이 언급된걸 본 기억이 나는데...이 작품은 언젠간 꼭 봐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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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오늘의 나로 충분합니다
백두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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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오늘의나로충분합니다 (2018년 초판)
저자 - 백두리
출판사 - RHK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67p


오늘의 나에 만족하자...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가다 보니 어른이 되어 있었다.
30대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백두리의 삶과 인생..그리고 덕질에 대한 단상을 독특한 그림과 글로 읽는 이를 공감시키는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그저 하라는대로 하고 살라는대로 살다보니 어느새 어른이 되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먹기 
싫어도 나이를 먹고, 영원히 아이로 있고 싶어도 어른이 되버리니...훌륭한 어른이 되는법을 가르치는 곳은 없는걸까?...

정답이 없는 현실에서 정답을 찾느라 고군분투 중인 서툰 어른을 위한 찬가


그래...누구나 서툴다. 나도 모르는새 어른이 되버렸으니...정답은 없다..그저 부딪히고 깨지고 상처입고 그 상처에
딱지가 앉고 딱지가 떨어질때 쯤이면...뭔가 깨달을 수 있을까?...나이듦...어른은 어려워~ >_<;;;


 


 

아...이 그림에 공감하는거 보니 나도...늙었구나..ㅠ_ㅠ...HOT세대인거 보니 작가도 나와 비슷한 나이일것 같아 더욱 공감이 간다..ㅎ 덕질도 할 수 있을때 해두는것 -_- 지금은 체력도 안되고, 정말로 안면인식장애라도 걸린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점점 사람얼굴 구분을 못하는 나를 발견하면....괜스레 슬퍼진다...ㅠ_ㅠ

 


온갖 증명서에 내 이름이 쓰이고 도장이 찍히면서 내 어깨는 무거워 지고 내 등에 타고 있는 가족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내 손에 실린가족의 무게...때로는 나를 옭아메는 족쇄일때도 있지만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는 가족....오늘도 이 손으로 가족을 위해 일하고 이 손으로 아이를 앉아준다. 증명서에 쓸 이름이 많다는건 아직 내가 쓸만하다는 위안이

되기도 하니...아직은 좀 더 써다오!!


 


알고 싶지 않은 근황이 아니라 이 근황을 보려고 뒤적 거린거겠지..-_- 도대체 왜 헤어진 옛 연인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지는걸까?...머...나도 SNS를 뒤져본 경험이 있으니...허허....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반, 호기심 반인가...머...다함께 잘살자 주의에 기인한 근황 탐색이라고 해두자...개인적으로는 남의 SNS는 너무 행복하고, 좋은 때만 담겨 있어 안보는 주의다. 지금의 나는 힘들고 지치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잘먹고 잘사는 모습을 보면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놀부 심보가 올라오니 말이다..-_-


 


덕질도 체력이 있어야 가능한일...-_- EDM 덕후라 내한이나 공연에 가곤 하는데, 정말로 한해 한해 다름을 느낀다...ㅠ_ㅠ 춤추는건 둘째고 서있기도 힘들어 지는 저질 체력....올해도 하나 예매해 놨는데...아무래도 펜스잡고 머리나 흔들어야겠.....
 



인생의 갈림길은 이렇게 나무의 가지와 같으니...언제나 선택에 따르는 대가와 책임을 생각해야 한다.

"자유의지가 있다는 일은 축복받은 일이지만, 끝없는 선택의 길은 신의 형벌처럼 느껴질때도 있다."

오늘도 내 선택이 옳은 선택이라 믿으며 나아갈뿐...



작가와 비슷한 세대라서인지 실려있는 그림과 글 모두 많은 부분 공감하며 읽었던것 같다. 지친 어깨를 감싸주는 힐링 공감 에세이...그러니까 오늘의 너로 충분하다 위로해 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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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등사
다와다 요코 지음, 남상욱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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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등사 (2018년 초판)

저자 - 다와다 요코

역자 - 남상욱

출판사 - 자음과모음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04p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디스토피아 SF




1. 헌등사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어느덧 7년의 시간이 지났다.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7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핵 연료봉은 여전히 멘틀을 뚫고 지구 중심으로 침하중이고,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는 태평양 바다로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인간의

힘으로는 수습하지 못할 전 지구적인 방사능 재해...소리없는 살인자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일본의 피해는 아직까지는 크게 가시화

되고 있지 않지만 세슘의 반감기가 30년인 만큼 오랫동안 노출되어 피폭된 피해는 언제 치솟을지 모를일이고, 도쿄 내 유소년들의

갑상선 암 발생율이 대지진 전후로 크게 치솟았다는 데이터만으로도 후손들의 방사능의 공포는 옆나라인 한국에서도 피부에 와닿

을 정도로 심각하게 느껴진다.



대지진 이후....원전 사고 발생 후 3 세대가 지난 뒤의 일본의 모습을 그리는 이 작품은 그래서 더욱 무섭게 다가온다. 일본이 언젠가 맞이할 모습을 그리는 청사진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웃과의 담소, 친구들과 함께 하는 학교생활...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등장 인물들의 잔잔한 모습들...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끔찍하기 이를데 없다...작품속 방사능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일본 밖으로의 여행이 금지된 쇄국정책과 함께 방사능에 대한 언급은 정부로 부터 엄격하게 통제되는 절망의 디스토피아 일본...원전 사고 이전의 생존자인 108세의 노인이 오염된 토양에서 오염된 음식을 먹고 자란 소년 보다 더 건강한 아이러니함...그저 이땅에서 태어 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빨이 모두 뽑혀나가고, 미열을 동반한 구토증에 시달리고, 숨이 차 뜀박질 조차 하지 못하는...평범한 일상을 아예 경험해 보지 못하는 아이들....페이지를 읽는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울 정도로 비극적이고 참혹하다. 어찌 손써보지도 못할 대재난에 따른 재앙으로 인한 이 피해를 왜 죄 없는 아이들이 떠안아야 하는것인가... 


 

일본의 참혹한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현재의 여론만을 의식한채 보도 통제에 나서는 일본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일본 땅에서나고 자라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날 수 없는...공포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손쓸 수 없는 절망의 공포를 담담한 어조로 묵직하게 그려내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상상으로 그려낸 픽션이다...(이렇게 공포스러운 디스토피아는 처음인것 같다...) 하지만 단순한 픽션으로치부할수없는 이유는 이미 체르노빌이라는 재앙적 선례가 있었고, 후쿠시마의 사고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2020년 하계 올림픽을 위해 후쿠시마에서 불과 8키로 떨어진 마을과 지나는 역들을 정상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마냥 공포에 떨며 위축된채 살수는 없지만 현재의 일본정부의 행동은 '먹어서 응원하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후쿠시마 농산물을 먹어 치우고 내부피폭된 유명인을 보는 듯이 성급하고 위험해 보인다. 그런 답답한 짓거릴 보고 있으니 자연스레 이런 자포자기 심정의 디스토피아가 나온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대지진 전 이미 이민을 통해 일본 밖에서 일본인으로서 솔직한 시각으로 바라본 진짜 일본의 미래를 목도할 수 있는 작품이다...평면으로 펼쳐 놓은 세계지도와 같이 지금이야 일본에 국한된 문제로 보이지만..지구는 둥근법...시간이 지나면 방사능은 흐르고 흘러전 세계에 퍼지게 될 것이다...젠장...서쪽엔 중국 황사....동쪽엔 방사능...재난의 샌드위치 한국이여....ㅠ_ㅠ..시간이 흘러...현실이 이 픽션대로 흘러 갈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부디 이런 식으로 현실화 되지는 않기를 두 손 모아 진심으로 기도할뿐이다...


 


2. 끝도 없이 달리는


꽃꽃이 회에서 만난 이치코와 텐짱..커피숍에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던중 지진이 발생한다. 웨이터는 식당 밖으로 도망치고 상황을살펴보던 이치코와 텐짱은 밖으로 사뿐 사뿐 뛰어나간다. 건물이 흔들려 금이 가고, 전신주들의 인사하는 혼돈의 상황, 서로에게 달리기 호흡법을 코치하며 가벼운 뜀박질 이후 어느 학교 운동장에 피난을 가고, 준비된 이불과 지원된 옷가지들을 바라보며 소꿉장난, 코스프레하는 기분으로 즐기는 두 커플....


 

앞선 중편 [헌등사]와 비슷한 분위기의 단편이다. 현실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인데 반해 작품속 등장 인물은 너무나 평온하고 안정적인 극명한 현실과의 괴리감....


  


3. 불사의 섬


[헌등사]의 세계관이 이어지는 단편이다. 원전사고 이후 일본은 고립되고, 먼저 이민 나왔던 작가가 작품에 등장하여 원전사고 전후의 일본정세와 세계 국가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변소설이다. 


 

"젊다고 하는 형용사가 젊음이었던 시대는 끝나고, 젊다고 하면 설 수 없다. 걸을 수 없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 먹을 수 없다. 말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되고 말았다. '영원의 청춘'이 이렇게나 고통스러운 것이라고는 앞 세기까지는 누구도 예상치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열심히 간호해도 젊은 사람들 순으로 모습이 사라진다. 미래를 생각할 여유 따위 없는 사이에 다음 대지진이 엄습해왔다. 새롭게 부서진 4개의 원자로로부터는 아무것도 세지 않았다고 정부는 발표했지만, 아무튼 민영화된 정부가 말하는 것이므로 신용해도 좋을지 어떨지는 모른다."


 


4. 피안


원전사고 이후 미련한 사람들은 다시금 원자력 발전소를 건립하고, 전투기 조종사는 하필 이 발전소로 떨어진다. 다시한번 하늘을 수놓는 버섯구름...몇 만명이 방사능에 피폭당하고, 외교부 정치가 '세대'는 배를 타고 국외로 피난을 떠난다. 정치가는 통일된 조선연방으로 무사히 이민갈 수 있을까?...


 

원전 사고는 지진이나 해일 같은 자연 재해로만 발생할 수 있는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인재로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기에 인류 최악의 재난을 야기 시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건축물인 것이다. 원전에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 작가의 줄기찬 외침이 들리는듯 하다.


 


5. 동물들의 바벨


대홍수 이후 노아의 방주에 타지 못한 인간을 멸종되고, 살아남은 동물들이 인간의 삶을 재해석하는 연극


 


작품 전반에 원전에 대한 우려와 중단을 요구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멜트다운 이후 아이를 지키기 위해 교토로 피난을 간 가족의 기사 밑에 달린 "자기만 도망치는 것은 비겁"이라는 댓글에 충격을 받고 이 소설집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 뭐지?..그럼 다같이 죽자는 말인가?...'먹어서 응원하자'와 다를 바 없는 우매한 대중의 비뚤어진 비겁한 생각에 할말을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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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 엄마라는 이름의 나의 구원자
사카모토 유지 지음, 이선희 옮김 / 부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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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고 눈물을 펑펑 흘린 작품입니다..감정이 메말랐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엄마의 모성은 마른 땅에 비를 흩뿌리더군요.드라마에서는 미처 못보여준 감정들을 소설에서는 보여줄거라 생각합니다. 배아파 낳은 부모가 아니더라도 가슴으로 키운 엄마의 사랑도 위대하다는걸 보여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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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들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4
김중의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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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들 (2018년 초판)_밀리언셀러클럽 한국편-034

저자 - 김중의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86p



미치광인들



2003년 평택에서 군생활을 할때의 일이다. 전국적으로 돼지 콜레라가 발병해 난리가 난 시점이었고....내가 머물던 

평택지역에도 돼지 콜레라가 창궐하여 대대적인 살처분이 예정되었고 우리 부대에서 살처분 대민지원을 나가게 되었다.

부대서 특기당 몇명의 인원을 차출하는데 운없게도 나도 끼게 되어 중식 후 두돈반을 타고 돼지 농장으로 출발했다.....가던중 잠시 차를 멈추고 방역복과 방역덧신을 지급받고 방역복을 입었다. 백색의 방역복을 입은 사내무리들을 보니 웬지 생화학 무기 공격을 받고 수습하는 SF영화를 보는듯한 초현실적 느낌을 받으면서 농장에 도착했다....가보니 포크레인으로 엄청난 크레이터 같은 구덩이를 파놓고 바닥에 비닐을 까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생소한 광경에 긴장

하면서 어버버~ 서있었더니 돼지를 효과적으로 썩히기 위한 석회 포대를 나르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그렇게 힘좀 

쓰니 준비가 완료되었다....그리고...수백마리의 돼지들이 줄지어 입장하는데....처음 몇마리는 구덩이 근처에서 

정수리에 오함마로 한방에 내려치니 꽥!!! 단말마의 비영과 함께 사지가 굳은채로 부들부들 떨면서 넘어가더라....

그런데 이 돼지놈들이 그광경을 보고 나니 수많은 돼지들이 사람의 손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거다... 한마리 

한마리 잡아 죽이다간 밤새도 안될것 같았는지 결국 틈도 없이 모아놓은 돼지들을 향해 포크레인 삽을 가차없이 

내리 찍어 구덩이로 밀어 떨어트렸다... ㄷㄷㄷ 두동강 나는 돼지, 머리가 잘리는 돼지, 허리의 반이 잘린채 

너덜거리는 돼지들.....동강난 사이로 내장이 줄줄 흘러내리면서도 숨통이 끊어지지 않아 비명을 지르는 돼지들....

꽥! 꽥! 꽥!!!!!! 여기저기 돼지 비명소리가 난무하고 그걸 바라보는 난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 지옥도였고..구덩이 가득찬 살아있는 돼지들이 자기 동료들을 짓밟고 올라가려고 하고, 운좋게 

구덩이를 올라온 돼지들은 가다리던 사람들에게 망치로 머리가 깨바셔지고...그렇게 한참을 작업하고 아직 살아있는 

돼지들을 향해 석회가루를 뿌리고 하얗게 석회가루를 입은 돼지들을 향해 그대로 모래를 덮는다. 꿀꿀 꽥꽥 돼지들의 

비명이 하늘을 떠나가라 울려 퍼지고 살아있던 돼지들이 흙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을 때쯤.....부패가스 나올 관을 

한가운데 박아 넣으면서 살처분 작업은 끝이난다. 점심부터 시작된 작업은 새벽 2시쯤 끝이 났다. 물론 그 지옥도를

지켜보고 있던 내 정신도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다....인간의 효율적 잔인함에 몸서리 처지게 놀랐던 끔찍한경험이다...

한동안 돼지에 대한 쇼크상태가 꽤 오래 지속됐는데....귓가에 돼지 비명소리가 계속 들리는것 같은 환청도 들리고 

꿈속에 두동강 난 돼지들이 나오는 악몽도 꿨었다....몇일 뒤...살처분 하여 빈 축사를 정리하는 대민지원을 다시

나갔는데, 온통 역한 냄새가 마을을 뒤덮고...흙을 덮었던 땅은 온통 물렁한 진흙으로 뒤바껴 갈라진 틈으로 부글

거리는 거품과 함께 핑크빛 침출수가 끊임없이 흘러 내린다....죽음의 침출수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구제역 살처분 장면을 바라본 내겐 인간의 야만성과 잔혹성에 언젠간 하늘의 천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었는데...구제역 살처분 후 누출된 침출수에서 광인 바이러스가 창궐하고...삽시간에 인간들을 

거침 없이 집어 삼킨다...효율적으로...아주 빠르게....이것이야 말로 인간의 손에 끔찍하게 사라져간 가축들이 

내리는 단죄이자 천벌이 아닌가....



작가인 수하는 포항에서 딸 희정을 만나고 집인 청주로 돌아가던중 날이 저물어 근처 여관에서 하루를 숙박한다.

남편의 폭력을 못이기고 어린 딸을 남겨두고 집을 나간 수하는 이후 이혼하여 혼자가 되고 친딸인 희정에게 조차

자신이 엄마임을 말하지 못하고 전남편과 새엄마 몰래 연락하고 만나는 관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딸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은 커지고 모처럼 시간을 내어 딸과 함께 포항에서 영화를 봤던것이다. 딸과의 즐거웠던 하루

를 추억하며 잠자리에 든 수하는 문밖의 커다란 소음에 눈을 뜬다. 온통 부서지는 소리와 끔찍한 비명소리들...

기회를 봐서 재빨리 여관을 나온 수하는 자신의 마티즈에 올라타고 전속력을 엑셀을 밟는다...그리고 이내 이어

지는 추돌사고....가까스로 낯선 남성과 소녀의 도움을 받아 소녀의 집으로 피신한 수하는 자동차 사고로 인해

한쪽 다리가 부러진것을 알게 된다. 딸 희정과 연락이 안되는 수하는 딸을 찾기 위해 남성과 함게 휠체어를 타고 

딸이 살고있는 경산으로 찾아가는데.....



좀비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제는 다리나 질질끌고 절뚝이며 느리게 다가오는 단순한 좀비물은 식상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요즘 좀비들은 기존 좀비와는 다른 특성들을 하나씩 갖고 나오는데, 머...[28주후]처럼

좀비들이 뜀박질을 한다거나 [셀]처럼 일정 주파수로 소통하며 단체행동을 한다거나 아니면 얼마전 출간됐던 

[창백한 말]처럼 좀비 아포칼립스 이후의 생존자들의 삶을 다루는등의 식상함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들이 보여

진다. 그렇다면...[광인들]의 차별화는 무엇인고 하니...감염된 광인들이 비감염자들을 홀리는 것이다..ㄷㄷㄷ



똑똑똑 "혜진아. 이모다. 혜진이 안에 있니? 구원받아야지?" 

똑똑똑 "혜진아. 이모다. 혜진이 안에 있니? 구원 받아야지?" 

똑똑똑 "혜진아. 이모다. 혜진이 안에 있니? 구원받아야지?" 

똑똑똑 "혜진아. 이모다. 혜진이 안에 있니? 구원받아야지?" 

똑똑똑 "혜진아. 이모다. 혜진이 안에 있니? 구원받아야지?" 

똑똑똑 "혜진아. 이모다. 혜진이 안에 있니? 구원받아야지?" 

똑똑똑 "혜진아. 이모다. 혜진이 안에 있니? 구원받아야지?" 

똑똑똑 "혜진아. 이모다. 혜진이 안에 있니? 구원받아야지?" 

똑똑똑 "혜진아. 이모다. 혜진이 안에 있니? 구원받아야지?" 

똑똑똑...



아침부터 일몰까지 문밖에서 계속 이어지는 이모의 부름....집안에서만 갇혀 있던 은둔자들이 반갑고 낯익은

목소리에 문을 열게 되면....문밖의 이모는 혹은 동생은 혹은 누나는 혹은 엄마는 혹은 아빠는...반가운 인사대신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고 나를 산채로 뜯어먹는 것이다....운좋게 눈치채고 문을 안열어 줘도 문제다. 끊임없이 

간격을 두고 하루종일 계속되는 유혹의 소리는 갇혀있는 사람들을 미쳐버리게 만들기에 충분한 정신적 스트레스

이기도 하니 말이다. 뭔가...문밖 귀신의 부름에 대답하면 혼을 빼앗긴다는 괴담처럼 작품속 광인들의 정신 공격은

한정된 공간이란 밀폐된 고립감 속에서 상당한 정신적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요소였다.  



딸 희정을 위해 모든 위험을 무릎쓰는 엄마 수하의 불굴의 모정은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대재난의 비정함 속에서 

더욱 빛나는 요소로 거듭난다. 클리셰 같지만 극적인 모녀상봉과 더불어 비극적 결말도 알면서도 집중하게 만드는

맛이 있었고...여러 흥미로운 요소와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다만 첫 작품인 만큼 대재난에 어울

리지 않게 너무 우유부단한 행동이나 극한 상황인데도 급박한 감정 전달이 잘 되지 않는등 군데 군데 허술한 

설정들이 약간 거슬리긴 했지만 일단은 막힘없이 재미있게 읽었으니...합격점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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