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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죽이기 ㅣ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8년 5월
평점 :
도로시죽이기 (2018년 초판)
저자 - 고바야시 야스미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검은숲
정가 - 13500원
페이지 - 366p
웰컴 투 더 고바야시 야스미 월드!
기괴하고 그로테스크 하면서 신비하고 독특한 매력으로 새로운 잔혹동화의 세계를 선보였던 [앨리스 죽이기]로 작가의 이름이 뇌리에 박혔던 '고바야시 야스미'의 잔혹동화 시리즈 3편이 일본과 국내 동시 출간되었다. 영화도 아니고 소설동시 출간이라니... 일본의 반응을 볼것도 없이 작가에 대한, 작품에 대한 출판사의 자신감이 엿보이는것도 같다. 역자 후기에도 언급됐지만 솔직히 [앨리스 죽이기]를 봤을때만 해도 현실과 동화나라의 컬라보레이션이 이렇게 계속 될줄은 꿈에도 상상못했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호두까기 인형을 모티브로 한 [클라라 죽이기]가 출간되고, 이제는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한 [도로시 죽이기]까지 나오다니....이쯤되면 '고바야시 야스미'식 잔혹동화 시리즈가 제대로 정착되었다고 봐도 무방할듯 하다. 솔직히 [앨리스 죽이기]를 봤을때의 충격과 신선함은 상상이상이었다. 미쳐돌아가는 원더랜드의 등장인물들의 무한 말장난과 그로테스크한 잔혹성은 내가 추구하는 취향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자...이번엔 오즈의 나라다...어떤 아비규환의 지옥도를 보여줄까?...
도로시와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 허수아비는 죽음의 사막에서 말라비틀어진 생물의 조각을 발견한다. 도로시는 호수에서 물을 길어 말라비틀어진 조각에 붓자 물기를 머금은 조각은 점차 재형태를 찾아가고...말라비틀어진 조각에서 떠버리 도마뱀 빌이 깨어난다. 이상한 나라에서 길을 잃고 오즈의 변방 죽음의 사막을 헤매다 말라비틀어진 도마뱀 빌은 오즈에서 이상한 나라를 아는 사람을 수소문 하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여 어쩔 수없지 오즈에 체류하게 된다. 오즈를 통치하는 독재자 마법사 오즈마의 생일잔치날...도로시의 방 앞을 지키던 진저장군이 얼굴에 수없이 칼에 찔려 죽은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오즈마의 명령으로 오즈의 수석시녀 젤리아 젬과 도마뱀 빌은 진저장군 살인사건의 수사를 맡게되고 살인 현장을 수색한다. 그러나 바로 뒤이어 얼굴이 무거운 로봇에 짓이겨져 형제를 알 수 없는 한구의 시체가 발견되고....모두는 경악에 빠지는데....
작품을 읽고 나서 이 [도로시 죽이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조언을 한다면....
1. 오즈의 마법사 읽기 : 아쉽게도 어릴적 봤던 흐릿한 기억의 오즈의 마법사 밖에 없기에 주요 등장인물을 제외하고는 다른 인물들은 생소했는데 알고보니 오즈 시리즈가 무려 15편이나 있었고...이 작품은 이 15편의 오즈 시리즈 세계관이 모두 들어있다.
2. [앨리스 죽이기], [클라라 죽이기] 읽기 : 머...당연히 전작을 읽으면 이 잔혹동화 세계관의 법칙은 쉽게 이해될것이다. 난 [앨리스 죽이기]만 읽고 [클라라 죽이기]를 보지 못했는데, 그래서 떠버리 도마뱀 빌의 등장이 의아했다는...-_-;;;
3. [장난감 수리공] 읽기 : 국내 출간된 단펴집 [장난감 수리공]을 꼭 읽고 이 작품을 볼것을 추천한다...아...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미루다 못봤는데...못내 아쉽다...ㅠ_ㅠ...이 작품의 등장인물이 작가의 다른 작품의 인물들과 겹쳐 출연한다. 이쯤되면 '고바야시 야스미'월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1~3까지의 이유 때문에 이번 작품을 100% 즐기지 못한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일단 세번째 시리즈인만큼, 아니면 오즈의 사람들이 원더랜드보다는 그나마 정상적이라서 그런지 이번 [도로시 죽이기]는 그나마 정상적이랄까?...어느정도 말이 통한달까?...[앨리스 죽이기]에서 선보였던 무한 말장난의 비중은 상당히 줄어들고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추리적 요소가 강화되었다. 나야 말장난과 잔혹성을 선호해서 약간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바꿔말하면 전작의 극악 마니아 취향에서 이번 작품은 상당히 대중적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전작에 비해서 대중적이라는 말이다...-_-) 말장난도 받아줘야 재미있는데, 도마뱀 빌만 끊임없이 떠들어대고 받아주는 이가 없으니 아쉽더라는...
어쨌던 이번 작품에서도 현실과 동화의 세계간의 법칙은 그대로 유지되고 결말을 위해 한번 더 법칙을 비틀어 버려 반전을 꾀하기도한다. 물론 유혈이 낭자하는 광기어린 장면들도 곳곳에 배치하니 어찌 좋지 아니한가..ㅎㅎㅎ 이렇게 세번째 잔혹동화 시리즈도 성공적으로 완벽하게 '고바야시 야스미'식으로 비틀어 버린것 같다. 어느덧 세번째 시리즈임에도 여전히 신선하고 충격적이다. 다음엔 어느 동화를 잔혹하게 비틀어 줄지, 그야말로 최고의 동심파괴 동화로서 어떤 동심을 깨트려 줄지 벌써 기대된다. '고바야시 야스미'의 팬이라면, 혹은 [오즈의 마법사] 팬이라면, 혹은 [앨리스 죽이기] 시리즈의 팬이라면 무조건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