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맨 3 - 두 고양이 이야기 Wow 그래픽노블
대브 필키 지음, 심연희 옮김, 호세 가리발디 채색 / 보물창고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도그맨 3 : 두 고양이 이야기 (2018년 초판)
저자 - 대프 필키
역자 - 심연희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56P



더욱 더 강한 재미로 돌아왔다!


아동들의 눈높이에서 그려진 아동들을 위한 최고의 만화. 악당을 물리치고 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수호개맨. 도그맨 3편이 정식 출간되었다. 앞선 [도그맨 1] , [도그맨 2]등장인물들이 그대로 이어 나오면서 더욱 새롭고 스펙터클한 스케일의 에피소드로 완전무장하고 돌아와 눈길을 사로잡으니 시리즈가 더해갈수록 더욱 더 강한 재미로 돌아왔다! 작가가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감명깊게 읽고 창작의 고통끝에 나온 결과물 [도그맨 3 : 두 고양이 이야기]이기에...시리즈중 가장 깊은 고뇌와 주제의식, 복잡한 복선 끝에 이르게 되는 반전과 의미가 새겨진작 품이다.....라는건 농담이다...-_-;; [두 도시 이야기]를 못봤으니...비교불가하고...어쨌던, [두 도시 이야기]를 보고 창작한 작품이라고 하니 뭔가 비슷한 부분이 있겠지머...그냥 부제목만 비슷한건가?..



머...도그맨에 대해 다시 설명하자면...영리하고 뛰어난 경찰견과 뛰어난 활동력을 가진 경찰이 폭발사고에 휘말리고 경찰견은 몸이, 경찰은 머리를 크게 다쳐 위독해진다. 어쩔 수 없이 이 둘을 접합수술하고....그렇게 태어난 개의 머리와 인간의 몸을가진 도그맨이 탄생한다...(만롸로 볼땐 몰랐는데, 글로 쓰니 웬지 굉장히 그로테스크하다...ㄷㄷ) 역시 앞선 작품에도 설명했지만, 작가는 어릴적부터 앓아오던 ADHD와 난독증이란 장애 때문에 학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위 문제아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어릴적부터 수업은 듣지 않고, 히어로 낙서를 그려댔는데, 결국 그 낙서들을 통해 [도그맨]이 탄생하였고, 성인이 된 작가는 정식 만화가로서 칼데콧 상을 수상하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잡게 된다.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성공하는 스토리 자체가 이미 만화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2편에서 죽은 천재 악당 물고기의 뇌를 연구하겠다고 발표하는 과학자를 위해 도그맨이 물고기 시체를 인계하는 임무를 맡는다. 하지만 강아지의 본능에 이성이 마비된 도그맨이 천재 악당 물고기를 짓뭉개고...과학자는 연구를 위해 천재 악당 물고기의 뇌를 재외한 몸을 사이보그로 교체한다. 우연한 사고로 사이보그 천재 악당 물고기는 실종되고....더욱 강려크한 사이보그 천재 악당 물로기로 돌아오는데....한편, 교도소에 수감되있던 악당 고양이 페티는 탈출에 성공하고, 도그맨에게 복수하기 위해 DNA복제기계로 자신을 복제하지만.....기계에서 나온것은 갓태어난 아기 고양이인데..... 
 

더욱 강려크 해진 사이보그 악당 물로기의 블록버스터한 복수도 이번 3편의 볼거리지만, 역시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았던건 3편에 새롭게 등장하는 뉴 캐릭터 아이고양이 복제 페티의 존재이다. 너~무 귀엽고...앙증맞고....어린아이의 선함을 그대로 갖고 태어난 야기 야옹이는 등장만으로 아빠미소를 짓개하는 귀여운 캐릭터였다. 그저 소외되고 외로워 세상을 향해 불만을 쏟아내던 악당에게 친구로 지내자며 먼저 손내미는 티없는 맑은 마음은 세상을 구하고 악에 물든 악당마저도 감화시킨다. 이유없는 따돌림...무한 경쟁시대의 견제...외로움과 분노...이 모든걸 [도그맨 3[을 통해 날려버릴 수 있다.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회성과 용서, 관용의 미덕을 자연스레 체득시켜주는 만화이자, 눈쌀 찌푸려지는 잔인한 폭력장면 하나 없이 건강하게 볼 수 있는 진정 아이들을 위한 만화....다큰 어른이 봐도 아이같은 천진함으로 힐링시켜주는 만화...그게 바로 [도그맨]인거다...책의 말미 키우는 반려견에게 책을 읽어주면 반려견과 책을 읽어주는 아이에게 굉장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설명과 함께 실제로 도그맨을 읽어주는 아이와 반려견의 사진이 함께 실려 있는데, 즐겁게 책을 읽어주는 아이들의 미소를 보는것 만으로도 정말로 정서적으로 심신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울 첫째는 이제 받침없는 글자를 겨우 읽는 수준에, 반려견도 없어 참여하지는 못하겠지만, 아직 글자를 모르는 둘째에게 읽어주면 꽤 좋을것 같다고 생각해봤다.


앞뒤 페이지를 넘기며 보는 자체 애니메이션 효과나, 도그맨 캐릭터 쉽게 그리기등의 부록도 1,2편에 이어 그대로 이어지니 읽는 재미와 넘기는 재미, 그리는 재미를 함께준다. 착한 만화로서 아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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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쳐다보지 마 스토리콜렉터 67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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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믿고보는 갓보텀!!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반전과 재미를 주는 올로클린 시리즈는 무조건 강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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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의 포트폴리오
커트 보니것 지음, 이영욱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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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의포트폴리오 (2017년 초판)
저자 - 커트 보네거트
역자 - 이영욱
출판사 - 문학동네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44p


천재작가의 초기 단편모음집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초기 미발표 작품을 묶은 단편집이다. '핀천', '존 바스'등과 함께 대표적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로 불리며 여러 작품들을 내놨는데, '보네거트'의 작품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특유의 위트와 해학, 날카로운 풍자가 살아 숨쉬면서도 작품을 전혀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핀천'의 작품이 난해하기 이를데 없는데 비하면 이 직관적인 가독성은 정말 작가의 큰 장점이라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어렵게 비비꼬지 않고 하고싶은 말은 시원하게 해버리는 솔직함에 누구도 예상치 못하는 남다른 사고와 세상을 비틀어 보는 방식이 언제나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머..그렇다고 작품이 깃털처럼 가볍다는 얘긴 아니다. 2차세계대전속 참혹한 학살의 현장에서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경험하며 체득한 삶의 철학이 작품에 그대로 녹아있다. 높은 가독성 뒤엔 깊이 있는 진중함이 담긴 작가라는 것이다. 그동안 작가의 이름을 딴 장편이나 산문집은 기출간된 반면, 여태껏 앤솔러지 단편집에 한두편 정도 낑겨있을뿐 작가의 단독 단편집이 없었던 것에는 불만이 많았다.([제5 도살장]판본만 해도 7~8종이나 되는데...-_-;;) 그런데...드디어 보네것 단편집이 출간되니 반갑기 그지 없다...물론 작년에 말이다...-_-;;ㅎㅎ 사놓고 1년동안 묵혀둔건 맛있는 음식은 맨 나중까지 아껴뒀다 먹는 바로 그 마음이리라...

 

1. '소심한'과 '멀리 떨어진 곳' 사이에
죽은 아내를 그리워 하던 화가는 우연히 의사와 함께 물에 빠진 농부를 구한다. 정신이 깨어난 농부는 죽음의 순간 자신의 일생이 느리게 흘러갔다고 말한다. 화가는 농부가 죽음의 순간 과거로 타임워프한 것이라 믿고 임사체험에 집착하기 시작하는데.....
- '프레드릭 브라운'이나 '호시 신이치'의 SF단편이 생각나는 작품이다. 결말은 얼핏 예상은 했는데, 아내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친 주인공의 노력이 애달프다. 결과적으론 화가의 소망은 이루어 진건가...


2. 로마
거물부호가 애지중지 키운 딸 멜로디는 아빠의 엄격한 교육으로 18살 평생 바른생활만 살아온다. 그러다 중세 창녀의 삶을 연기하는 연극 로마에 주인공으로 발탁되고, 연기연습에 들어가지만 창녀의 생을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극중 남자와의 키스신도 거부한다. 연극 관계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닌데...인생의 롤모델이었던 아빠가 범죄에 연루되어 도망자 신세가 되고, 멜로디는 아빠의 이중성을 목격하는데....
- 단편 자체가 연극으로 느껴질 정도로 연극적 성격으로 뭉친 캐릭터와 극적인 결말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3. 강가의 에덴동산 


4. 멍청이의 포트폴리오
양부모가 거액의 재산을 신학대학에 다니는 양아들에게 상속하고 세상을 떠난다. 자연스럽게 양부모의 재산을 관리하던 자산관리사는 그의 아들의 재산을 관리하게 된다. 어느날 불안정한 목소리로 거액의 증권을 현금화 해달라는 아들의 요구를 듣고 만류하려 하지만 아들의 의지는 확고하다. 별 수 없이 현금을 건네주고, 다음날 아들은 술이 떡이되어 나타나는데....
- 막대한 자산을 탄탄한 포트폴리오로 관리하는건 가능하지만....인생을 포트폴리오로 관리하는건 어려운 일이다. 역시 극적 반전의 결말이 뛰어난 단편이었다. 


5. 스노우, 당신은 해고예요
비서로 고용한 스노우는 하라는 일은 안하고 헐벗은 몸매를 드러내며 사내광고를 찍는것에만 열을 올린다. 참다못한 상사 에디는 스노우를 해고해 버리고, 스노우를 흠모하던 고위직 직원은 그길로 모은돈을 전부 인출한뒤 사직서 쪽지 한장을 남기고 스노우의 뒤를 따라가는데...
- 예상할 수 없는것이 자신의 인생이요, 누구도 알 수 없는게 호감의 마음이다. 어딘게에 얽메인 삶을 살아가던 이들이 짊어진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자신만의 길을 향해 걷는 모습이 그리 쓸쓸해 보이지만은 않았다...직장에서는 해고...내 마음안에선 고용..-_-


6. 프랑스 파리


7. 마지막 태즈메이니안
- 자신이 걸었던 인생을 회고하면서 느낀 민족주의와 그로인한 전쟁에 대한 단상을 써낸 에세이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직접 겪은 당사자로서 작가의 경험이 녹아있는 글은 무엇보다 더한 공감과 감정을 공유한다.  


8. 로봇발과 카슬로우 씨
- 미완성 SF단편이다...정말로 미완성이란듯이....문장도 맺기 전 도중에 끝나버린다....ㅠ_ㅠ...


여섯 편의 단편소설, 한편의 에세이, 한편의 미완성 단편....모두 흥미롭고 기발하다. 짧은 분량임에도 뚜렷한 기승전결과 주제의식을 모두 담고 있어 이야기꾼으로서의 진면모를 보인다. SF와 순문학을 모두 담고 있는 작품집으로서 '보네거트' 작가의 입문으로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단편집이라 생각된다. '커트 보니것, 보네것, 보네거트'...어떻게 불리던 그의 작품은 언제나 옳다. 저 우주 트라팔마도어로 떠나기전, 지구에서 쓴 그의 작품들은 하나하나 심지어 미완성 작품까지도 소중하니까..   


이제 또다른 묵혀뒀던 단편집 [세상이 잠든 동안]을 읽을 차례인가....더불어 '보니것'의 절판된 장편 재간도 반갑지만, 미발표 장편의 출간을 애타게 기다리고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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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 사진관 - 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네오픽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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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사진관 상 (2018년 개정판)
저자 - 미야베 미유키
역자 - 이영미
출판사 - 네오픽션
정가 - 12500원
페이지 - 464p



두번째로 만나는 미미 월드


지금껏 미미여사님 작품으로는 [가상가족놀이] 단 한편밖에 접하지 못했지만, 그 단 한편만으로도 작품 전반에 깔려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회자되며 아직 접하지 못한 독자들을 찾듯이 2011년 국내 첫 초역된 이 작품은 7년만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렇게 새로운 옷으로 다시 세상에 나오니 이 작품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나와 만날 수 있었던것이 아닌가 싶은데....이제는 세월의 뒷편으로 사라져 가는 낡디 낡은 구식 사진관...그곳으로 이사한 고딩소년 에이이치가 겪게되는 기묘하고도 기이한 사건들...졸지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영계탐정이 되버린 에이이치는 사건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 하면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 겉으로는 알 수 없었던 인간 심연의 진실들과 맞닥뜨리고 정면으로 맞서면서 한층 더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 작품은 2013년 일본에서 4부작 드라마로도 방영된바 있고,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것 같다. 

 

[첫번째 이야기 : 고구레 사진관]
고딩 1학년 에이이치는 다소 괴짜스러운 부모님의 결정으로 싼 가격에 대지와 대지위에 지어져 있던 낡은 주택을 구입한다. 당장 허물고 새로 지어도 모자랄것 없는 고가임에도 버리면 쓰레기라는 신조에 따라 최소의 개보수 후 고가에 이사오게된 에이이치의 가족은 아버지의 결정에 따라 기존에 사용했던 사진관 시설과 간판까지 그대로 둔체 입주한다. 알고보니 그 집은 사진관의 주인이었던 고구레 노인의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던 집이었고...엎친데 덮친격으로 사진관 주변을 배회하던 소녀는 다짜고짜 에이이치에게 한장의 사진을 억지로 건네고 사라져 버린다. 고구레 사진관 봉투에 담긴 평범해 보이는 사진한장...사진속엔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 기묘한 형상의 여성이 함께 찍혀있는 심령사진이었고....에이이치는 단짝 덴코와 함께 정체불명의 사진에 대해 조사하는데.....



 

[두번째 이야기 : 세계의 툇마루]
첫번째 심령사진의 성공적인 조사와 함께 사소한 실수로 학교내에 영험한 영적탐정으로 소문이 나버린 에이이치에게 배구부 선배가 찾아온다. 그녀 역시 에이이치에게 사진한장을 건네는데...사진속엔 평범한 마루에 네명의 남녀가 웃으며 찍혀있는 사진인데, 오른쪽 툇마루쪽으로 배구부 선배를 제외한 세 명의 사람이 울부짖는 표정의 흐릿한 형체로 찍혀있는게 아닌가...역시 기분 나빠지는 심령사진을 받은 에이이치에게 배구부 선배는 사진속 세명의 사람이 절대 사진에 대해 조사하는것을 알아체지 못하게 해달라는 명령같은 부탁을 한다. 에이이치는 단짝 덴코와 여자사람친구 탄빵과 함께 사진의 배경에 대해 조사하는데......

 



음...오컬트 심령 미스터리 추리작품이라 해야하나...염사같은 영적 현상으로 기괴하게 변형된 사진이 찍히게 된 진짜 진실을 찾기 위해 사진속 인물들을 찾아나서고, 주변인들과 탐문을 통해 정보를 얻고 사건을 추리하는 일련의 과정은 사진이 찍히는 당시 누군가의 원념 혹은 사념이 사진에 기록되는 심령사진이라는 오컬트적 오브제를 통해 오싹한 공포를 선사하면서 달랑 사진 한장만으로 사진이 찍히게 된 전후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추리적 요소를 함께 만족시키는 독특한 설정의 작품이었다. 다만 본격 공포미스터리가 아닌 오컬트 휴머니즘 미스터리라 부를 수 있는건 작품의 매개체인 심령사진이 그저 망자의 원념을 담아낸 저주의 도구가 아닌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진속 인물들의 숨겨진 관계를 드러내는 마지막 진실의 한 조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연인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걱정하는 마음...큰 죄를 저지르고 사죄하지 못하고 도망쳐버린 죄책감의 한순간...누군가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마음 한조각...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감정의 한순간이 녹아있는 심령사진...수수께끼가 풀리는 순간...공포스러웠던 심령사진은 세상사를 투영하는 마음의 창으로 변화한다.



어찌됐던, 나름 기괴한 심령사진 덕분에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진 솔직히 쬐끔 무섭기도 했다만...작품 전체를 밝게 비추는건 이제 16살이된 주인공인 고딩 1학년 에이이치와 속깊은 스마트한 친구 덴코, 어떤 상황이든 시원하게 할말은 하고야 마는 소녀 탄빵 같은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애보다 못한 때묻은 어른들을 그들만의 순수함과 정직함과 열정으로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16살이라기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속깊은 에이이치의 헤아림은 세상사에 지치고 이런 저런 일들로 고개숙인 어른들을 감싸안아주면서 이해와 공감을 통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아직 상권만 읽었지만 역시 미미여사!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인간을 통찰하는 깊이있는 시선과 함께 탄탄한 구성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이유야 어쨌던) 심령사진이 주는 근원적 공포를 잔잔한 미소가 떠오르는 아기자기한 사건들로 상쇄시켜주는 따뜻한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하권에서는 에이이치의 죽은 동생 '후코'와의 이벤트나 고구레 영감님이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펼쳐지지 않을까 예상해보는데...하권을 통해 [고구레 사진관] 대망의 감동의 결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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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로맨스
찰스 디킨스 지음, 홍수연 옮김 / B612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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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로맨스 (2018년 초판)

저자 - 찰스 디킨스

역자 - 홍수연

출판사 - B612북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121p




어른아이들의 세상




"그곳에서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 그 나라는 정말 살기에 신나는 곳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에 복종해야 하며 자신들의 생일을 제외하고는 똑바로 앉아 저녁 식사하는 것이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잼과 젤리와 마멀레이드, 타르트와 파이와 푸딩과 갖가지 페이스트리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한다. 어른들이 만들지 않겠다고 하면 만들 때까지 한쪽 구석에 서 있게 한다. 그들도 가끔은 조금 먹을 수 있도록 해주지만, 그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대개 먹다 남은 가루뿐이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으로 유명한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죽기전 마지막 작품이 마침내 국내 초역되었다. 유명하다면 유명한 작가인데 그의 마지막 작품이 이제서야 초역되는게 신기하다. 그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보여주려던 세상은 무엇이었을까?...기존의 세계를 역전하는 네 명의 아이들이 그리는 기묘하고도 신기한 세상...아이들이 세계의 중심인 세상에서 특유의 위트와 어른들에게 날리는 신랄한 일침이 살아 숨쉬는 판타지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



1. 윌리엄 틴클링 귀하가 쓴 사랑 이야기 서문 



2. 앨리스 레인버드가 쓴 사랑 이야기 

나라에서 돈을 받아 월급을 주는 왕과 영리한 딸의 이야기이다. 마법사에게 소원을 한가지 빌 수 있는 연어가시 뼈를 받은 앨리시아 공주는 번번이 위기상황에 처하지만 마법의 가시를 쓰는 데신 자신의 힘으로 이겨내고자 노력한다. 마법의 가시를 두고도 애쓰는 공주를 못마땅하게 본 왕은 공주에게 이렇게 묻는다.

"앨리시아"

"네, 아바마마"

"마법의 생선뼈는 어찌 된 것이냐?"

"제 주머니에 있사옵니다."

"잃어버린 것이 아니었더냐?"

"아니옵니다. 아바마마"

"잊어버린 것도 아니었더냐?"

"그렇지 않사옵니다."



3. 로빈 레드포스 중령이 쓴 사랑 이야기

해적선 미인호의 선장 볼드하트는 겨우 네 살이다. -_-;;; 어른 부하들을 이끌고 위험천만한 바다를 항해하는 볼드하트는 어느날 천하의 악당인 라틴어 문법선생을 사로잡고, 미지의 야만인이 사는 섬에 정박한다. 부족은 볼드하트를 환대하며 맞이하는데.....

 

 

4. 네티 애시퍼드가 쓴 사랑 이야기  

아이가 어른으로...어른이 아이로 불리는 세상...말썽꾸러기 아이들(어른들)은 학교에 보내 버르장머리를 가르치고, 경마나 도박에 빠져 돈을 탕진하는 아이(어른)은 볼기짝을 두르려 정신을 차리게 한다. 아이들(어른들)이 모여 실없는 소리를 해데는 의회에서는 영양가 없는 논쟁이 끊이지 않고, 철부지 아이(어른)들 때문에 어른들(아이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제목부터 홀리데이 로맨스에 네 가지 사랑이야기가 실려있지만, 아이들이 벌이는 귀엽고 앙증맞은 사랑이야기라기 보단 나이살 먹고 정신 못차리고 사는 아이만도 못한 어른들을 꼬집는 풍자적 요소가 더 강한 이야기라 생각된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눈앞의 마법을 두고 자신의 힘으로 역경을 헤쳐 나가는걸 이해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공주에게 마법뼈의 존재를 케묻는 왕의 모습이나, 트집을 잡고 산더미 같은 숙제를 내는 라틴어 문법 선생...도박에 가사를 탕진하는 어른...쓰잘데기 없이 논쟁만 벌이는 정치가들의 모습을 보면서 작품을 읽는 어른독자마저도 창피한 마음이 들게 하는 동시에 철없는 어른들의 바지를 내리고 볼기짝을 쳐서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_-;;;



왕이 나라에서 돈을 받아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다는 설정이나 최악의 악당이 문법선생이라는 설정이나 망나니 어른들을 학교에 보내 교육시키는등등 뭔가 상상을 초월하는 엉뚱함이 실소를 자아내며 흥미롭게 다가온다. 어쨌던 파격적이라면 파격적인 이 작품이 당시 영국인들에게 어떤 반향을 불러 일으켰을지 궁금해진다...티없이 해맑은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순수하게 그려낸 네 가지 이야기는 작가가 그리는 순수의 우화 같은 세계로 당시의 영국의 사회상과 디킨스의 위트 넘치는 시선을 엿볼 수 있게 하는듯 하다. 



웬지 뜨끔하게 만드는 골때리는 이야기...사랑이야기로 위장하고 부담없이 다가와 느닷없이 팩트폭력을 날리는 작품. 역시 디킨스는 디킨스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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