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로맨스
찰스 디킨스 지음, 홍수연 옮김 / B612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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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로맨스 (2018년 초판)

저자 - 찰스 디킨스

역자 - 홍수연

출판사 - B612북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121p




어른아이들의 세상




"그곳에서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 그 나라는 정말 살기에 신나는 곳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에 복종해야 하며 자신들의 생일을 제외하고는 똑바로 앉아 저녁 식사하는 것이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잼과 젤리와 마멀레이드, 타르트와 파이와 푸딩과 갖가지 페이스트리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한다. 어른들이 만들지 않겠다고 하면 만들 때까지 한쪽 구석에 서 있게 한다. 그들도 가끔은 조금 먹을 수 있도록 해주지만, 그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대개 먹다 남은 가루뿐이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으로 유명한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죽기전 마지막 작품이 마침내 국내 초역되었다. 유명하다면 유명한 작가인데 그의 마지막 작품이 이제서야 초역되는게 신기하다. 그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보여주려던 세상은 무엇이었을까?...기존의 세계를 역전하는 네 명의 아이들이 그리는 기묘하고도 신기한 세상...아이들이 세계의 중심인 세상에서 특유의 위트와 어른들에게 날리는 신랄한 일침이 살아 숨쉬는 판타지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



1. 윌리엄 틴클링 귀하가 쓴 사랑 이야기 서문 



2. 앨리스 레인버드가 쓴 사랑 이야기 

나라에서 돈을 받아 월급을 주는 왕과 영리한 딸의 이야기이다. 마법사에게 소원을 한가지 빌 수 있는 연어가시 뼈를 받은 앨리시아 공주는 번번이 위기상황에 처하지만 마법의 가시를 쓰는 데신 자신의 힘으로 이겨내고자 노력한다. 마법의 가시를 두고도 애쓰는 공주를 못마땅하게 본 왕은 공주에게 이렇게 묻는다.

"앨리시아"

"네, 아바마마"

"마법의 생선뼈는 어찌 된 것이냐?"

"제 주머니에 있사옵니다."

"잃어버린 것이 아니었더냐?"

"아니옵니다. 아바마마"

"잊어버린 것도 아니었더냐?"

"그렇지 않사옵니다."



3. 로빈 레드포스 중령이 쓴 사랑 이야기

해적선 미인호의 선장 볼드하트는 겨우 네 살이다. -_-;;; 어른 부하들을 이끌고 위험천만한 바다를 항해하는 볼드하트는 어느날 천하의 악당인 라틴어 문법선생을 사로잡고, 미지의 야만인이 사는 섬에 정박한다. 부족은 볼드하트를 환대하며 맞이하는데.....

 

 

4. 네티 애시퍼드가 쓴 사랑 이야기  

아이가 어른으로...어른이 아이로 불리는 세상...말썽꾸러기 아이들(어른들)은 학교에 보내 버르장머리를 가르치고, 경마나 도박에 빠져 돈을 탕진하는 아이(어른)은 볼기짝을 두르려 정신을 차리게 한다. 아이들(어른들)이 모여 실없는 소리를 해데는 의회에서는 영양가 없는 논쟁이 끊이지 않고, 철부지 아이(어른)들 때문에 어른들(아이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제목부터 홀리데이 로맨스에 네 가지 사랑이야기가 실려있지만, 아이들이 벌이는 귀엽고 앙증맞은 사랑이야기라기 보단 나이살 먹고 정신 못차리고 사는 아이만도 못한 어른들을 꼬집는 풍자적 요소가 더 강한 이야기라 생각된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눈앞의 마법을 두고 자신의 힘으로 역경을 헤쳐 나가는걸 이해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공주에게 마법뼈의 존재를 케묻는 왕의 모습이나, 트집을 잡고 산더미 같은 숙제를 내는 라틴어 문법 선생...도박에 가사를 탕진하는 어른...쓰잘데기 없이 논쟁만 벌이는 정치가들의 모습을 보면서 작품을 읽는 어른독자마저도 창피한 마음이 들게 하는 동시에 철없는 어른들의 바지를 내리고 볼기짝을 쳐서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_-;;;



왕이 나라에서 돈을 받아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다는 설정이나 최악의 악당이 문법선생이라는 설정이나 망나니 어른들을 학교에 보내 교육시키는등등 뭔가 상상을 초월하는 엉뚱함이 실소를 자아내며 흥미롭게 다가온다. 어쨌던 파격적이라면 파격적인 이 작품이 당시 영국인들에게 어떤 반향을 불러 일으켰을지 궁금해진다...티없이 해맑은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순수하게 그려낸 네 가지 이야기는 작가가 그리는 순수의 우화 같은 세계로 당시의 영국의 사회상과 디킨스의 위트 넘치는 시선을 엿볼 수 있게 하는듯 하다. 



웬지 뜨끔하게 만드는 골때리는 이야기...사랑이야기로 위장하고 부담없이 다가와 느닷없이 팩트폭력을 날리는 작품. 역시 디킨스는 디킨스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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