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투스의 심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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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의심장 (2018년 재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RHK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27p




욕망에 찌들어 기계보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어리석은자들의 이야기



'게이고'의 초기작품들에 새로운 옷을 입혀 새롭게 출간하고 있는 RHK의 '게이고' 재판 프로젝트중 또 한권이 출간되었다. 무려 1987년 출간작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1985년 데뷔 이후 불과 2년뒤의 작품으로 지금의 추리소설의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를 있을 수 있게한 엄청난 명성을 얻기 전 풋풋하다면 풋풋한, 거칠고 날것의 초기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었다. 1985년 이면...난 유치원 시절이니...-_-;;; ㄷㄷㄷ 무려 31년전의 작품이라 당시의 트릭들은 지금시대에 대입하면 CCTV 카메라나,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국도까지 깔려있는 ('게이고'의 후기 작품에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도로교통 영상저장 시스템인 N시스템으로 조금만 검색해도 바로 손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는 트릭이니...(참...30년 사이 세상에 무슨일이 벌어진 거란 말인가......-_-) 어찌보면 답답해 보일 수도 있을것 같다. 하지만 트릭은 낡았을지언정 시대보정을 거친다면 방법 자체는 완전범죄를 가능케 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이기에 흥미를 더하고 그런 참신한 발상으로 시작된 살인사건부터 느닷없이 벌어지는 반전의 묘미는 사건과 진범을 예측할 수 없게 하는 미스터리로서의 재미를 충분히 제공한다. 



주/야 교대근무로 1인씩 자동화 로봇을 관리하는 공장에서 야간근무자가 작동이 멈춘 로봇을 살펴보던중 멈춰있던 다른 로봇에 의해 잔혹하게 죽음을 당한다. 그로부터 몇년 후...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 어려서부터 학대를 당하던 다쿠야는 이를 악물고 공부하여 대기업 MM중공에 입사한다.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상하려는듯 더욱 자신을 채찍질 하여 일하면서 사내에서 로보내틱스 분야로 남다른 실적을 내며 주목받는 사원의 위치에 오른 다쿠야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회사의 실권을 잡고 있는 전무의 비서 야스코에게 접근하여 고급정보를 얻으면서 전무의 눈에 들게 된다. 그리고 미국에 있던 전무의 셋째딸이 신랑감을 찾기 위해 일본에 들어오고...다쿠야는 셋째딸과 결혼하여 높은 지위로 점프하리라 마음먹는다. 셋째딸과 전무에 대한 노력이 먹혀서일까...어느덧 다쿠야는 셋째딸의 신랑감으로 인정받는 단계에 들어오지만...느닷없는 비서 야스코가 폭탄선언을 해버린다. 자신은 임신을 했고, 아이의 아빠는 다쿠야 일지 모른다고....아이의 아빠가 누구던 야스코를 죽여야 한다고 마음먹는 다쿠야는 야스코의 또다른 내연남 2명을 만나 살인모의에 들어가는데....



솔직히 표지의 로봇얼굴도 그렇거니와 프롤로그의 로봇에 의해 살해 당하는 남자의 이야기만 보고 SF소설이라 생각했었다. -_-....그러나 SF는 아니었고, 성공을 향한 야망에 인간성을 버린 남자 다쿠야의 재벌가문에 흡수되기 위한 나름의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단순하다면 단순한 이 플롯에 야스코를 죽이기 위해 모인 세 남자가 떠올린 '릴레이 살인'이라는 트릭이 더해지니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이 복잡하게 흘러가는 것이다.



"바통은 시체, 코스는 오사카에서 도쿄, 전대미문의 릴레이가 벌어진다!."



오사카에서 야스코를 죽이고 세 사람이 이동 가능한 선에서 시체를 싣고 달려 단독범행으로는 이동거리를 가늠하기 힘들게 하여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시체 릴레이라는 방법으로 각자의 욕망을 채우려는 세 사람은 각자의 욕망의 대가로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된다. 탐욕과 욕망에 눈이 먼 자들이 벌이는 죽음의 치킨 레이스...그 끝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시대는 변했을지언정 인간에게 자리잡은 어두운 탐욕의 그림자는 30년이란 시간의 간극에도 변함없이 심연속 밑바닥을 가차없이 드러낸다. 차례로 쌓여가는 시체 앞에 진범의 정체와 살인의 동기를 두고 주변인물들을 의심하며 수많은 추리를 하게 만드는 작품인데, 대단원의 마지막 허무한 결말이 한가지 아쉬움으로 남는다. 뭔가 로봇이 좀 더 활약해(?) 줬으면 좋았을것 같은데...-_- 비록 지금의 '게이고' 작품과는 비교하기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게이고'의 작품인만큼 기본적인 미스터리로서의 재미는 충족시키는 작품이자 '게이고'작품의 원형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기계보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욕망의 노예들의 이야기...그 몸서리 처지는 차가움에 나의 심장은 오히려 뜨거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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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들이 노래한다 - 숀 탠과 함께 보는 낯설고 잔혹한 <그림 동화>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숀 탠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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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들이노래한다 : 숀 탠과 함께 보는 낯설고 잔혹한 <그림동화> (2018년 초판)
저자 - 손 탠
역자 - 황윤영
출판사 - 에프(F)
정가 - 24000원
페이지 - 192p



아티스트 숀 탠에 의해 새롭게 창조된 그림동화


신델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우리는 태어나면서 부터 그림형제의 동화를 듣고, 보고, 읽으며 자라온다. 때로는 꿈과 희망을...때로는 스릴과 카타르시스를...악한자는 벌을 받고, 착한자는 복을 받는 권선징악을 이미 어릴때부터 그림동화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이 그림동화를 보고 자라난 이들이 그동안 봐왔던 아름다운 동화들속의 그로테스크하고 잔인한 진실들을 알고 있을까?....


유리구두를 신기위해 의붓언니들이 유리구두에 발을 구겨넣다가 피투성이가 된다는걸...신데렐라와 왕자의 결혼식에 의붓언니는 비둘기들에 의해 눈알이 파먹혀 장님이 된다느걸...사냥꾼이 백설공주를 죽였다고 속이고 가져온 간과 허파를 여왕은 맛있게 요리해 먹었다는걸...백설공주의 결혼 연회장에 간 여왕이 뜨겁게 달군 시뻘건 쇠신발을 신고 죽어 넘어질때까지 춤을 춰야 했다는걸....


알고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잔인하고 무서운 이야기들이었다는 사실 말이다....예술가 '숀 탠'은 이 원전 그림동화들에 그만의 독특하고 개성적인 발상을 통해 그만의 방식으로 동화속 한장면을 재현 아니 재해석해 놓는다. 제목을 모르고 보더라도 '숀 탠'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바로 어떤 이야기의 어느 장면인지 떠오르게 만든다는게 참 놀랍고 신기하다. 작품이 동화의 장면을 그대로 묘사한게 아님에도 말이다.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묘사에 자신의 예술성을 부여하여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 내는것...머...그것이 예술가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기괴하고 잔혹한 그림동화와 '숀 탠'의 감각있는 조각들은 묘한 매칭을 보이면서 조각 이후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나 역시 유명 동화 외에는 대부분 모르는 동화들이라 '숀 탠'이 엄선한 동화를 [완역 그림동화]속에서 찾아 읽기도 하며 작가가 조각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기도 했다. 출판사에서는 친절하게도 따로 완역본을 찾을 필요 없이 '숀 탠'의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책의 말미에 동화의 간략한 줄거리를 실어주는 배려를 보이기도 한다. 


물론...전시회등을 통해 실물작품을 좌우 360도 방향으로 감상할 수 있다면야 가장 좋겠지만...'숀 탠'은 호주 사람이기도 하고....꽤 유명하다고 하지만...국내에서 전시회가 열릴 가능성은 아무래도 희박하니...빳빳한 종이에 올컬러로 프린팅된 사진으로나마 안방에 편하게 앉아 초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면...그건 그거대로 좋은거 아니겠는가...ㅎ 일류 아티스트의 감각과 원전 그림동화의 낯설면서도 잔혹한 만남이 묘한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는 책이었다.
 

 

작품을 보고 모르는 동화는 [그림형제 동화전집 완역판]으로 읽어보며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며 봤다.




아래 작품들을 보면 굳이 동화를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거울의 대답에 화가나 얼굴이 붉게 변하고 분노에 떠는 왕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지 않은가....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가시덩굴로 뒤덮인 곳에 피어오른 잠든 미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



엄마 염소의 손에 들려있는 가위...그리고 찢겨진 늑대의 배에서 나온 아기 염소....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그로테스크 하다....



말할것도 없이 [브레맨 음악대]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높은 탑에서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지상을 살펴보는 금발의 소녀.....

[라푼젤]의 작품이다.



감각적이고 수많은 이야기를 함축한 '숀 탠'의 작품, 작품에 한참을 바라보고 생각하게 만든다.

다음은...작품을 보고 떠오른 그림들을 묶어보았다.

작가의 그로테스크함이나 미장센이 묘하게 [베르세르크]속 장면들과 매치가 되더라..-_-;;;

어디까지나 개인적 느낌이니 딴지 걸기 없기...




이 작품을 보니 시르케가 부리는 골렘이 떠올랐다.


달아래 춤추는 해골들이 피의 일식 아래 크리쳐들로 겹쳐 보였다.




머...이건 영락없는 토끼버전 베헤리트 아닌가...-_-



웃긴건 내가 이 책을 보고 있으니 6살 딸래미가 그림책 보는줄 알고 옆에 따라 앉아 봤는데, 첫 몇장은 동화를 읽어달라 졸라서 읽어줬는데, 점점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그로테스크의 강도가 더해가는 작품들을 보더니 '이거 무서워' 라며 도망가더라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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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수를 죽이고 - 환몽 컬렉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0
오쓰이치 외 지음, 김선영 옮김, 아다치 히로타카 / 비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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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수를죽이고 : 환몽컬렉션 (2018년 초판)
저자 - 오츠이치, 나카타 에이이치, 야마시로 아사코, 에치젠 마타로
해설 - 아다치 히로타카
역자 - 김선영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19p



"네 소설, 메리 수가 나오지? 그 녀석 좀 어떻게 해봐. 솔직히 말해서 찝찝해."



실로 오랜만에 '오츠이치'의 작품이 출간되었다. 정말로 좋아하는 일본작가이자 전작주의로 가는 작가....처음 '오츠이치'를 만난날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빼놓지 말고 이야기 해야 할 작품이 바로 작가의 첫 단편집[ZOO]이다. 괴기, 공포, 추리, SF, 엽기, 잔혹, 고어가 어우러진 장르종합 선물세트와 더불어 수록된 전 작품이 강렬하고 수준급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는...그렇게 혜성같이 등장한 작가에 흠뻑 취해 버린다. 이후 출간된 엽기고어 범죄물 [GOTH]에 또다시 맛이 가버리고...바로 '오츠이치'의 전작주의로 갈 것을 마음 먹는다. 하지만 이후 출간되는 작품들은 강렬함을 뒤로하고 감동을 주는 힐링계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작가의 작품이 암흑계와 힐링계로 나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극명하게 나뉘던 작풍은 [암흑동화]를 기점으로 암흑계와 힐링계가 서로 공존하는 이야기를 보이기 시작한다. 미치도록 강렬하고 끔찍한 이야기로 시작하지만....결말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_-;;;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설정과 감성을 자유자재로 떡주무르는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다만 그만의 오리지널 작품에서 벗어나 인기만화 [죠죠 시리즈]의 2차 창작물로서의 시도였던 [더 북]에서는 잡았던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ㅜ_ㅜ) 



좌우간...환몽컬렉션이라는 부제로 출간된 오랜만에 나온 이 앤솔러지 역시 암흑계와 힐링계, 그리고 암흑+힐링계가 적절히 섞여 있는, 뭣하나 버릴것 없이 고루 인상적인 작품들로 구성된 단편집이었다. 이 단편집을 보면서 이제 고립감, 상실감, 고통, 아픔등 인간으로 느끼게 되는 수많은 감정을 이야기에 담아내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이 감정들을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작가로서의 능력이 어떤 경지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ZOO]를 읽었을때의 강렬함과 신선함을 10년이 지나서도 그대로 간직하면서 여전히 인간내면의 감정선을 자극하며 장르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는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다니...역시 '오쓰이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1. 사랑스러운 원숭이의 일기 - 오쓰이치
약물에 취해 살던 쓰레기 같던 인생에서 우연히 실종된 아버지의 유품인 잉크병을 얻게되고, 잉크병을 쓰기위해 일기장을 사고, 일기장만 두기 뭣해서 읽지도 않을 책을사고, 꽂아만 놓은 책이 아까워 책을 읽고...그렇게 사소한 일을 계기로 전과는 다른 변화된 인생을 살게 되는데....
- 굳이 가르자면 힐링계 작품이다. 물흐르듯 단순하게 흘러가는 주인공의 인생을 지켜보면서 인생이 변화하게 되는 계기는 이렇게 작고 사소한 잉크병 하나가 될수도 있다는것을 깨닫게 된다. 그만큼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꾸는 계기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그래서 인생은 신비하다는 것이다. 이 단편의 환몽 소재는 잉크병인가... 



2. 염소자리 친구 - 오쓰이치
바람을 타고 내일의 신문이 날아오는 기묘한 집에서 사는 마쓰다 유야는 우연히 낙엽조각들 사이에서 수일 뒤의 신문 조각을 발견한다. 왕따를 당하던 소년이 가해자를 죽이고, 자수한 경찰서 화장실에서 목을 메달아 자살...그로부터 며칠뒤...편의점을 향하던 유야는 지독한 왕따를 당하던 동급생 와카쓰키 나오토가 가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돌아가는 길목에서 딱 마주친다. 촞점을 잃은 동공...살점이 묻어있는 피투성이 방망이...이대로 보내면 경찰에 붙잡힐 것이 뻔하다...결국 나오토를 돕기로 한 유야는 자신의 방으로 나오토를 숨겨주면서 도피행각에 동참하는데....
- 추리와 반전에 미래의 신문이라는 환몽적 소재가 더해지면서 재미가 배가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오츠이치'식 환상잔혹동화랄까...확실히 어떻게 써야 최대의 재미를 이끌어 내는지 아는 작가이다.



3. 소년 무나카타와 만년필 사건 - 나카타 에이이치
초딩 소녀 야마모토는 친구의 만년필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반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자신은 아니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친구들, 선생님의 시선을 싸늘하기만 하고, 급기야 학교만 가려고 하면 배가 아파지는 등교거부증상까지 나타난다. 등굣길 아픈 배를 잡고 웅크리고 있는 야마모토에게 말을 걸어준 사람은 같은반 소년 무나카타...언제나 구멍나고 더러운 옷을 입고 구릿한 땀냄새를 풍겨 아이들이 피해다니는 그 소년이 내게 만년필이 사라진 날에 대해 물어봐준 것이다. 기억나는대로 그날의 일을 설명하자 구겨지고 찢긴 공책에 사건의 정황을 써내려 간 무나카타는 자신이 만년필 절도사건의 진범을 잡아주겠다고 말하고, 그때부터 무나카타의 수사는 시작된다....
- 모두가 피하던 소년이 외톨이가 된 나를 믿어줄 유일한 사람이 된다면...얼마나 믿음이 갈런지 모르겠다. ㅎㅎ 하지만 그런 의심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무나카타가 증명하는 학급재판의 열기는 성인의 법정재판을 뛰어넘는 긴장감과 치열함을 선사한다.



4. 메리 수 죽이기 - 나카타 에이이치
선배의 한마디로 시작되었다. "네 소설, 메리 수가 나오지? 그 녀석 좀 어떻게 해봐. 솔직히 말해서 찝찝해."....고등학교 동아리에서 게임의 2차 창작 동인지를 집필하는 내게 다른 동아리의 선배가 건넨 이 한마디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메리 수는 기존 게임이나 애니의 세계관에 자신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집어넣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2차 창작물속 자신의 소망을 투영하는 캐릭터를 가리킨다.(작품에서는 중2병의 망상속 존재로 설명하기도 함) 현실의 내가 너무나 볼품 없어 상대적으로 자신이 투영한 캐릭터가 말도 안되게 완벽해지는 것이다....-_-;;; 결국 메리 수를 죽이기 위해서는 현실과 소망의 간극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나 자신을 바꿔야 한다!!!
- 한 오덕녀의 눈물겨운 성장기?...메리 수를 죽이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여성으로 성장하지만...하지만 죽은줄 알았던 메리 수는 그녀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아....이렇게 힐링되는 기분...세상을 향해 자신을 향해 팬들을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는 어딘가에 있을 그녀를 향해 응원을 보낸다....
 

5. 트랜시버 - 야마시로 아사코
동일본 대지진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아들을 잃은 남자는 매일같이 심장을 찌르는 아픔을 안은채 폭음으로 고통을 달랜다. 그날도 술에 취해 정신을 잃어가던중 아들과 함께 갖고 놀던 워키토키에서 이상한 화이트 잡음이 들리는 것을 들으며 필름이 끊긴다. 워키토키의 한쪽은 쓰나미에 휩쓸린 아들이...남은 한쪽은 남자가 갖고 있었고, 워키토키 안에는 건전지 조차 없었다. 하지만...폭음을 한 날이면...그 워키토키에서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 [시그널]?...부자의 이야기 이니 [프리퀀시]?...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다른 곳에서의 신호를 잡아 통신한다는 소재는 익숙하다면 익숙할텐데...여기에 동일본 대지진의 상실의 아픔을 더하니 더없이 슬프고 아련한 작품이 되었다...자식 키우는 아빠로서 작품속 남자의 가족에 대한 처절한 그리움에 공감의 눈물이 맺히고
기적같은 교신 후 새로운 삶으로의 도전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6. 어느 인쇄물의 행방 - 야마시로 아사코
정체불명의 생체실험 연구소에서 소각장 일을 맡게된 여성은 안에서 만난 한 연구원과 만나 사랑을 시작한다. 3D프린터 연구원이라는 남성 역시 자신이 하는 연구를 여성에게 철저히 비밀에 붙인다. 그러던 비오는 어느날...그날도 종이상자에 쌓여있는 소각품을 소각로에 옮기던중 빗물에 미끄러져 상자를 떨어트리고, 떨어진 상자를 살피던 여성은 상자속에서 작게나마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는데.....
- 3D프린터...생체연구소....대체 무슨 실험을 했던것인가...인간의 편의를 위해 벌어지는 끔찍히고 역겨운 상상력의 암흑계 작품이다.



7. 에바 마리 크로스 - 에치젠 마타로
고아원에 큰 기부를 해오던 부호 제임스 번스타인이 죽고 반년뒤 그의 아내가 권총 자살을 한다. 고아원에 근무하는 에바 마리 크로스는 남자친구인 나에게 부인의 죽음이 번스타인의 숨겨둔 치부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자살한 것이라는 얘기를 전하고, 잡지기자인 나는 아내를 자살로 내몰은 번스타인의 충격적 치부에 관심을 갖고 조사하려한다. 부인이 자살하기 직전까지 시중을 들던 시종의 동생에게서 부인이 봤던 것이 '인체 악기'였다는 말을 들은 나는 점점 더 '인체 악기'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우연히 번스타인의 유품 잔해에서 정체불명의 초대장을 발견하게 되는데.....
- 작가가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써냈다고 하는데....정말 [피의 책]같은 기괴하고 몽환적인 끔찍한 이야기를 창조해냈다. 가면을 쓰고 비밀리에 벌이는 인체 악기 연주회는 [아이즈 와이드 셧] 속 가면난교파티를 떠올리듯 비밀스럽고 환상적이며 이어지는 결말까지 웨스턴식 괴기환상소설의 분위기를 유지한다. 그동안 '오츠이치'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한 독특한 분위기의 작품인듯... 



'오쓰이치'와 '나카타 에이이치', '야마시로 아사코', '에치젠 마타로' 등 여러 작가가 써낸 앤솔러지로 생각하게 만들지만....사실은 작가 '오쓰이치'의 다른 팬네임으로 모두가 '오쓰이치'의 작품이다. 나역시 처음엔 여러작가의 엔솔러지로 알고 있었으나 한참을 작가의 이름들을 보자니 눈에 익은 이름들이라 책장을 뒤져보니 '나카타 에이이치'의 이름으로는 [기치조지의 아사히나군]이, '야마시로 아사코'의 이름으로는 [엠브리오 기담]으로 국내에 출간된 책이 꽂혀 있는것이 아닌가...ㅋㅋㅋ 결국 작품의 해설을 썼다는 '아다치 히로타카'까지 모두가 '오쓰이치'의 농담같은 장난인 것이다. 역시 난 '오츠이치'의 왕팬이니까 알아챈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마지막장의 '옮긴이의 글'을 읽어보니 모두가 '오쓰이치'의 작품이라고 밝히더라는...-_-;;; 이정도로 작가가 농간을 부리면 출판사에서는 끝까지 밝히면 안되는거 아니요?!!!...>_<


단지 팬네임을 달리하면서 단편을 수록한 것이 작가의 농간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단편 하나 하나가 각기 다른 장르와 매력을 보여주고 있어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정말로 다른 작가의 손에 쓰여진 작품이라고 믿을 정도로 개별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학생의 아픔을 보여주는 [염소자리 친구]와 [소년 무나카타와 만년필 사건]은 타인의 아픔뒤에 가려진 무관심과 외면이 어떤 끔찍한 일을 가져오게 될지, 끝없는 고통속에서 허우적대는 친구를 구원하는 것은 작은 관심과 용기 한조각이라는 것을 말한다. 표제작 [메리 수 죽이기]는 코믹스 [죠죠 시리즈]에 열광하며 5년간 집필한 2차 창작물 [더 북]을 써낸 본인의 경험과 감정을 살려 써낸 작품이라 생각된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전일본의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상실감과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 할 수 없는 방사능의 공포를 가족이라는 새로운 희망으로 극복해 내려는 의지가 담긴 [트렌시버]역시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끔찍하고 괴이한 상상력에 웨스턴 공포를 접목한 마지막 작품 [에바 마리 크로스]도 몽환적인 공포작품으로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주는 작품이었다.



짜릿하고 강렬한 카타르시스와 잔잔한 감동이 공존하는 '오쓰이치'의 작품집...[더 북]과 [하나와 앨리스]로 멀어졌던 애정을 다시금 활활 불태우는 단편집이자 정말 책값은 하는...아니 책값 이상의 재미와 만족감을 주는 작품집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그때 당시 그모습 그대로 돌아와줘서 다행스럽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말고 기똥찬 새로운 작품들이 쭉쭉 나오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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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하트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7
파드레이그 케니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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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하트 (2018년 초판)_청소년걸작선-57

저자 - 파드레이그 케니 

역자 - 서애경

출판사 - 미래인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35p



인간의 영혼을 가진 로봇은 인간일까 로봇일까?



미래인 57번째 청소년 SF걸작선이 출간되었다. SF와 판타지를 넘나드는 이번작품은 동화 [오즈의 마법사], 영화 [A.I.], [레이더스]를 섞어찌개한 특이한 혼종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난하고 이기적인 로봇 엔지니어 압살롬의 고철 로봇들은 그들이 꿈꾸는 인간의 영혼을 가질 수 있을것인가...



주인 압살롬 밑에 찢어지개 가난하여 폐품, 고물 기계의 부품을 땡겨와 수리하며 살아가는 로봇 잭과 로버트, 그리퍼와 압살롬의 조수 크리스토퍼는 가난하지만 인간 로봇 구분짓지 않는 가족과 같은 형제애로 고난을 헤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정보국에서 요원들이 압살롬의 공장에 쳐들어오고, 압살롬에게 크리스토퍼의 정체에 대해 케물으며 신문하기 시작하고, 결국 압박끝에 수년전 하수구 속에 버려진 크리스토퍼를 데려와 기억조작 패치를 거쳐 데리고 있었음을 시인한다. 여태껏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크리스토퍼에게도 충격이고, 그를 인간으로 알고 지내온 로봇들도 적잖은 충격을 받는다. 크리스토퍼가 인간의 영혼을 가진 마지막 로봇이었던것을 알게된 요원들은 크리스토퍼를 런던으로 데려가 실험에 착수하고, 남은 로봇 친구들 잭과 로버트, 그리퍼는 압살롬을 떠나 크리스토퍼를 구출하기 위해 로봇영혼을 집어넣는 기술을 발명한 최고의 로봇 엔지니어를 찾아 떠나는데....



1930년대 가난하고 음습하고 어두운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스팀펑크 세계관에, 로봇들이 등장하지만 고철덩이를 깨우는건 마법의 힘으로 생명을 불어 넣는다는 판타지적 설정이 독특하다면 독특하게 다가온다. 로봇들과 크리스토퍼의 우정, 크리스토퍼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고물 로봇들이 펼치는 모험 어드벤처인 이 작품은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과 인간의 영혼이 들어간 로봇을 그리며 인간다움을 규정짓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인공지능 AI가 점차 발전하는 요즘 시기에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줄 하는 한마디로 인간의 영혼을 가진 로봇이 등장한다면 우리는 이 로봇을 하나의 인격체 혹은 인간과 동등한 대상으로 대할 수 있을까?...인간 대 로봇의 최후의 전쟁이나 안벌어지면 다행일듯....-_-;;;



인간의 영혼이 빙의된 인간과 구분 할 수 없을 정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크리스토퍼, 기본 마법으로 만들어진 정신에 온갖 고물들에서 떼어온 부품들을 이어 만든 하급로봇 잭...거의 로봇간 넘을 수 없는 기술적 빈부격차를 보이는 이 둘은 역경과 고난을 함께 하며 진정한 브라더로 거듭나면서 외모와 출신성분을 뛰어넘는 인간의 따뜻한 심장을 가진 로봇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런 저런 동화나 영화등에서 봐왔던 설정과 장면들을 따온듯 하여 익숙한 맛은 있으나 그다지 새로움은 없어 보였고,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은 영화 [레이더스]에서 성궤를 열었을때의 아수라장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흡사하여 약간 거슬리더라..-_-; 어쨌던, SF와 판타지, 심지어 오컬트를 넘나드는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함은 주지만 딱 섞어찌개 그 이상은 넘지 못한 한계를 보이는 작품이라 아쉽기도 하다....만...어디까지 내가 봤을때의 느낌이고, 작품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인 작품이니 익숙하고 쉬운 플롯은 애들이 보기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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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몽키하우스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 (2018년 초판)
저자 - 커트 보네거트
역자 - 황윤영
출판사 - 에프(F)
정가 - 16500원
페이지 - 471p



드디어...드디어 영접하는구나!


원하고 원하면 이루어지리라... '보네거트'의 SF단편집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실제로 보는 날이 올줄이야...ㅠ_ㅠ 출판사에 절이라도 해야될 판이다. 처음 [플레이보이 SF걸작선 1]에 실려있는 '보네거트'의 단편 [원숭이 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로 이 단편집의 존재를 처음 알게된 후 강산이 변하는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제5도살장]은 숱하게 재간해주면서 이 [몽키 하우스]는 왜 출간안해주는지 의문에의문을 거듭하고 출간될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언제나 간절한 바램은 좌절로 변하고. 이제는 마음을 놨었는데....그런데 '보네거트'의 작품을 꾸준히 출간하던 문학동네도 아니고 느닷없는 출판사 에프에서 [몽키 하우스]가 나오다니!! 드디어 '보네거트'의 SF단편집을 만나게 되었도다....


무려 23편의 '보네것'의 재기넘치는 작품을 한번에 만나게 되니 이건 태어나 처음으로 뷔페에가 산더미 같은 산해진미를 만나는 겪이로다. 블랙유머의 대가답게 실로 웃프고 쓰디쓴 이야기들과 2차세계대전을 직접 경험한 작가 자신의 아픈 경험이 녹아든 이야기, '보네것'식 디스토피아 SF, 반전의 묘미가 살아있는 이야기,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등등 한 장르로 규정짓기 힘든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1. 서문 


2. 내가 사는 곳 


3. 해리슨 버저론 
2018년 마침내 미국은 완전 평등에 성공한다. 뛰어난 사람들에게 핸디캡을 부여하는 핸디캡 부여 사령부에서는 영리한 사람들에겐 수 초마다 기괴한 소리를 들려주며 생각의 흐름을 끊어버리고, 잘생긴 사람에겐 기괴한 가면을, 체격이 좋은 사람에겐 산탄 총알이 든 무거운 자루를 들고 있게 하는 방법으로 평등한 사회를 이룩한다. 조지와 해이즐의 아들 해리슨 버저론은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이유로 국가에 체포되어 만날 수도 없다. 그런 어느날 TV를 지켜보던 조지와 해이즐은 탈옥 후 방송국을 습격한 해리슨 버저론을 보게 되는데...
- 하향평준화된 사회라니...앞서나가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현실을 이토록 매력적으로 비틀어 놓는다. [토탈호러]에 실려있다.


4. 이번에는 나는 누구죠? 
마을의 아마추어 연극단체의 연출가를 맡은 나는 우연히 들른 전화국에서 젊고 아름다운 핼렌을 보게되고, 연극 캐스팅을 제의한다. 긍적적인 대답과 함께 며칠뒤 극단을 찾아온 헬렌은 언제나 맡은 연극의 캐릭터를 100% 몰입하여 소화하는 터프한 철물점 점원 해리에게 반해버리고 둘은 완벽한 호흡으로 연극을 성공리에 마치게 되는데....
- 다른 단편집 [멍청이의 포트폴리오]에서도 연극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 있는걸 보면 연극에 대한 애착이 있는듯하다.


5.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인구과잉에 따른 각종 문제로 국가는 섹스를 전면 금지하고 윤리 자살센터를 통해 자살을 장려한다. 그런 정책에 반대하는 저항자 집단이 생겨나고 시인 빌리가 저항자의 우두머리로 떠오른다. 노인으로 변장하고 윤리 자살센터에 들어온 빌리는 자살 보조 여성 낸시를 납치하는데 성공하고...그녀에게 첫 섹스의 참맛을 알리려 하는데.....
- 섹스와 번식은 별개 아닌가. 지금까지 봐왔던 디스토피아중 가장 최악이자 가장 끔찍한 미래상...그것은 섹스가 사라진 세상이다. [플레이보이 SF 걸작선 1]과 [제4기 해외문학선]에 실려있다.


4. 영원으로의 긴 산책 
결혼을 앞둔 그녀에게 절친한 친구 뉴트가 찾아온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군대에서 탈영 후 2틀을 꼬박 걸려 마침내 만난 그녀에게 산책을 제안하고...둘이 걷는 그 길에서 뉴트는 사랑을 고백하는데...
- 이 단편을 보고 현실과 판타지를 구분 못하고 탈영하는 이등병이 없길 바란다. '보네거트'식 간결하고 깔끔한 러브스토리...


5. 포스터의 포트폴리오 
포스터의 막대한 주식을 관리하게 된 나는 엄청난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청교도적인 근검한 생활을 하는 포스터에게 관심이 생긴다. 가족을 버리고 도망간 재즈피아노 연주자 아버지를 원망하고 성인같은 어머니에게 엄한 가르침을 받고 자란 포스터는 엄청난 주식은 가족에게까지 비밀로 묻어둔채 자린고비의 삶을 이어간다. 나의 관리로 포스터의 주식은 엄청난 수익을 이루게 되고, 실적을 어디에도 자랑할 수 없는 아쉬운 마음에 우연을 가장하여 포스터가 일하는 식당을 찾아가는데.....
- 앞선 궁금증을 아주 시원하게 풀어주는 반전의 한방이 있는 단편. 이게 바로 진짜 잘쓴 단편소설이지!!
 

6. 유혹하는 아가씨 
18개월간 한국전쟁에서 암울한 시간을 보낸 풀러 하사는 고향에 돌아왔으나 친구들은 모두 마을을 떠나고 홀로 고독감에 휩싸인다. 그러던중 마을에 유일하게 젊은 매력을 발산하는 아가씨 수재너를 보고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수재너의 행실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고, 모멸감에 가득찬 수재너는 마을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싸는데....
- 외로운 노먼 풀러 하사는 수재너에게 재대로 조련 당한다. -_-
 

7. 모두 왕의 말들
수송기를 타고 이동하던 켈리 대령과 그의 가족,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수송기 고장으로 아시아땅에 불시차하게 된다. 탑승자 전원이 별탈없이 착륙하지만, 운없게도 그들이 불시착 한곳은 저항군의 주둔지였고, 포로가 된 켈리대령에게 저항군 두목은 그들의 석방권을 걸고 켈리 대령과 16명의 사람들을 말로 하는 인간 체스를
강제적으로 권유한다. 체스 말이 죽는 순간 그자리에 서있는 사람도 즉결 처형되는 죽음의 체스게임...켈리 대령과 일행은 살아남을 수 있을것인가...
- 인간체스말로 자신의 쌍둥이 아들이 올라가면서 켈리의 번뇌는 깊어 가는데...
  
 
8. 톰 에디슨의 털북숭이 개 
에디슨은 지능측정기를 발명하고, 장난삼아 자신이 키우는 애완견의 지능을 측정하는데...에디슨과 애완견의 지능이 같게 측정되는것 아닌가?!!!!
- 우리곁에 멍청한척 연기하고 있는 강아지들의 진짜 정체....


9. 새 사전

 
10. 옆집
부모님은 극장구경을 가고 홀로 집을 지키는 소년에게 옆집에서 라디오를 시끄럽게 켜놓은체 부부가 라디오 소리를 뛰어넘는 고성으로 싸움을 벌인다. 이대로는 누구하나 죽는꼴을 봐야 끝날 것 같은 싸움에 소년은 기지를 발휘해 부부를 화해시키기 위해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거는데...
- 실로 골때리는 반전인데, 결말이 석연찮다...-_-

 
11. 한결 위풍당당한 저택 
언제나 집을 멋들어지게 꾸미는걸 삶의 목표로 하는 아내는 그럴 형편이 못되지만 언젠가 꼭 월간지속 모델하우스처럼 멋들어지게 꾸미리라 다짐한다. 그런 아내가 며칠간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남편은 친척이 남겨준 유산을 들이부어 아내가 고치리라 마음먹었던 모습 그대로 집을 꾸민 후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는데...
- 하나 하나 꾸미는 맛과 남에 의해 꾸며진 집을 갖는건 다른거 아닌가.... 


12. 하이애니스포트 이야기 


13. 난민
독일 어느마을 고아원에 버려진 한 소년은 독일말을 쓰지만 마을 사람들과는 다른 생김새로 고아원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다. 아이는 자신의 아빠가 어디있냐는 물음에 수녀원 선생님은 저 넓고 넓은 바다 건너에 있다고 대답한다. 그러던 어느날 미군들의 주둔지에 우연히 발을 들인 아이는 자신과 닮은 사람들이 모여있음을 발견하고 자신의 아빠를 찾아 나서는데...
- 라이따이한이 생각나는...가슴아픈 단편이다. 전쟁을 탓 할 것이냐! 고추를 탓 할 것이냐!
 

14. 반하우스 효과에 관한 보고서 
우연히 주사위를 굴리며 자신의 염력을 깨달은 반하우스는 세상에 보탬이 되기 위해 자신의 가공할 능력을 미국에 밝힌다. 하지만 국가에서 바라는건 적대국의 무기를 무력화 시키는것에만 신경을 쓰고, 그런 상황에 염증을 느낀 반하우스는 잠적하는데....
- 대인간 무기억제병기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유쾌한 SF


15. 유피오의 문제
우주공간에서 캐치한 알수없는 신호음을 채집한 박사는 이 신기한 소리를 라디오 방송에 공개한다. 그런데 소리의 공개와 동시에 마을 전체엔 마약을 흡입한듯 나른함에 몸을 맡긴 사람들로 공황상태가 벌어지고...누군가는 이 소리로 때돈을 벌려는 아이디어를 착안하는데....
- 마약같은 소리와 함께 벌어지는 집단환각난장은 아수라장 코믹함 그 자체였다.

 
16. 당신의 소중한 아내와 아들에게로 돌아가 


17. 공장의 사슴
신문사를 운영하던 4아이의 아빠 포터는 큰꿈을 안고 공장을 운영하는 대기업에 입사한다. 기계도 다룰줄 모르고, 기술도 없이 오로지 글만 쓸줄 아는 포터는 기업의 홍보과로 입사하게 되고, 나름의 비전과 각오로 출근한다. 첫출근과 동시에 공장에 들어온 사슴을 취재하라는 미션이 떨어지고 패기있게 뛰어나가지만 이내 복잡하고 미로같은 공장 사이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데.....
- 자연에서 뛰어놀던 사슴이 공장을 헤메이는 모습이 바로 포터와 모습이리라, 제너럴일렉트로닉스의 홍보부서에서 근무했던 작가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18. 거짓말
명문 중학교에 막대한 금액을 지원하는 명문가의 부부는 아들 엘리를 데리고 첫 입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 아들에게 명문가지만 일반 재학생들과 평등하게 다닐 것을 강조하는 아버지의 말을 듣던 엘리는 멀리서 걸어오는 교장을 보고 자리를 박차고 도망가버린다. 이유를 알 수 없던 부부는 교장에게서 엘리가 입학시험을 망쳐 탈락되었음을 말하는데....
- 평등을 부르짓던 아버지의 편협한 행동은 씁쓸하게 다가온다.
 
 
19. 입을 준비가 되지 않은 


20. 아무도 다룰 수 없던 아이 
- 한 문제아와 음악선생님의 감동어린 훈육기


21. 유인 미사일 
- 미소냉전중 첫 유인 우주로켓 경쟁을 벌이다 사망한 러시아와 미국의 우주비행사 부모가 쓴 편지글이다.


22. 에피칵 
미국의 슈퍼컴퓨터에 연애상담을 한 사나이의 운명은..
- 시를 쓰는 누구보다 인간적인 슈퍼컴퓨터의 이야기


23. 아담
독일계 이민자로 이국의 땅에서 아이를 출생한 아빠는 주변사람들과 함께 축하하려고 하지만, 자신의 바램과는 다른 온도차이로 거리감을 느끼고...
- 역시 작가 자신이 느낀 감정을 써낸 작품인가?...

 
24. 내일,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신약의 개발로 인간의 수명은 무한히 늘어나 수백살씩 먹어도 죽지 않는 초고령 사회...작디 작은 아파트에 몇대가 함께 사는 집에서는 왕할아버지가 집안의 왕으로 군림하고...왕할아버지는 유언장을 무기로 가족들을 개처럼 부려먹는데...
- 홍콩의 닭장처럼 빽빽한 아파트에서 구겨 사는 가족의 일상이 끔찍해 보인다. 


25. 옮긴이의 말 


26.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이 처음 실린 곳


정신없이 읽다보니 마지막 페이지네...ㅠ_ㅠ...이 단편집을 통해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각을 약간은 가늠할 수 있을것 같다. GE에 입사한 경험을 살려 써낸 몇몇 단편에선 자동화 기계에 밀려 설곳을 잃어버리고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사람들의 암울한 세상을 그리는 작가의 첫 장편 [자동피아노]식 디스토피아와 함께 자신을 공장에 갖혀버린 사슴과 비유하며 획일화된 곳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뭐니뭐니해도 [해리슨 버저론], [몽키 하우스], [내일 내일 내일]식의 블랙유머가 가득한 디스토피아는 '보네것'SF의 백미로 끔찍한 설정과는 반대로 시종일관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날카로운 비판적 요소가 가득담겨 있어 마냥 웃고 있을수만은 없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마약에 취한듯 정신없이 벌어지는 아비규환 난장판...심각하지만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 해학과 풍자...굳이 작품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할 필요없다. 부담없이 그냥 읽어도 작품이 갖고 있는 재미에 흠뻑 빠져들테니 말이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SF작가이기도 하고 나를 SF의 세계로 빠지게 한 작가이기도 하다. 출판사 근간에 작가의 절판된 [갈라파고스]가 예정되어있더라. 부디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보니것'의 숨겨진 작품들을 초역해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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