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블레이크의 모험 - 유령선의 미스터리 Wow 그래픽노블
필립 풀먼 지음, 프레드 포드햄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존블레이크의모험 : 유령선의 미스터리 (2018년 초판)
저자 - 필립 풀먼
그림 - 프레드 포드햄
역자 - 원지인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8000원
페이지 - 160p


시공간을 뛰어넘는 유령선의 비밀


탄탄한 각본, 뛰어난 그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그래픽 노블이 출간되었다. 어른과 아이 가릴것 없이 세대를 뛰어넘는 명작 판타지 [황금 나침반]의 저자 '필립 풀먼'이 써내는 시간을 뛰어넘는 신비한 바다위 유령선의 비밀은 [황금 나침반]과는 또다른 매력의 SF와 액션 어드벤쳐가 어우러진 최고의 재미를 선사한다. [왓치맨]이 지금도 히어로 그래픽 노블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암울하고 레트로적인 그림도 한몫하겠지만 역시 저자 '앨런 무어'의 세기말적이고 진한 여운을 남기는 뛰어난 각본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그래픽 + 노블이라고 하지만 역시 명작의 조건을 결정짓는건 '노블'의 탄탄함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화가 아무리 좋아야 내용이 개초딩 수준이라면 그건 그거대로 똥망 아니겠는가...그런 의미에서 판타지 문학의 거장이 써낸 첫번째 그래픽 노블인 이 작품은 일단 90점 이상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와중에 일러스트레이터 '프레드 포드햄'의 수준높은 세밀하고 역동적인 작화까지 더해지니...금상첨화 100점짜리 그래픽 노블의 탄생이 아닌가...(하지만 청소년용 작품이니 [왓치맨]같은 심오한 작품은 아니라는....)


1929년...아인슈타인 박사와 함께 극비리에 신기술을 이용한 무기실험이 바다위에서 진행된다. 박사의 실험을 돕던 영민한 소년 존은 불의의 사고로 폭발하는 플라즈마와 함께 실종되버리고...그렇게 존은 사망으로 처리되버린다...그리고 수십년이 지나...안개가 짙은 날이면 어김없이 목격되는 낡은 유령선....그리고 그 유령선을 타고 있는 붉은 셔츠의 소년....1700년, 1900년...2000년대까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목격되는 이 유령선의 목격담에 관심을 갖는 IT업계 초부호가 있었으니...휴대용 IT기기의 혁신을 가져온 CEO 달버그는 왜 이 유령선에 집착하고 애타게 찾아 헤메는 것일까...


시공간을 초월하며 목격되는 유령선 메리 앨리스호와 이 유령선에 타고 있는 사람의 눈과 마주치면 한달안에 죽음을 맞는다는 괴담을 보고 있자니 전국민의 일요일 오컬트 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나오던 저주받은 유령선 '메리 셀레스트'호가 떠올랐다. 선장들이 연이어 의문사하고, 1872년 배에탄 승선원들이 전부 실종되 버린 최악의 해양 미스터리 사건으로 남은 '메리 셀레스트'호 사건...실제 '메리 셀레스트'호와 작품속 메리 엘리스호의 외관이 상당히 비슷한걸 보면 저자 '필립 풀먼'이 애초에 작품속 메리 앨리스호의 모델로 '메리 셀레스트'호를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공포의 대상이었던 저주받은 오컬트 미스터리 유령선에 '아인슈타인'과 초과학 무기실험을 끼얹으니....미스터리한 비밀을 간직한채 시공간을 넘나들며 모험을 펼치는 환상적인 SF 타임머신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저주받은 유령선을 이런식으로 변주할줄이야....ㅎ


당연히 시간여행물 답게 로마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메리 앨리스의 선원들이 다양한 매력을 풍기고, 할머니 패러독스를 비롯한 시간여행 패러독스가 시간여행물로서의 재미를 선사한다. 복잡하게 꼬인 시간선과 얽혀 있는 사건들이 존과 선원들의 활약으로 톱니바퀴 돌듯 하나씩 풀려나갈때 모든 비밀이 풀리는 해결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이 이번 단권으로 끝나는지 아니면 후속작품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불완전 했던 타임머신이 결말부에서 완전해 지니...다음에 펼쳐질 존의 모험이 더욱 기대되는건 어쩔 수가 없구나...어른이나 청소년이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황금 나침반]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기존의 정통 판타지와는 다른 현대적 재미를 추구하는 대중적 그래픽 노블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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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3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악의여왕 (2018년 초판)_E-book

저자 - 에밀리 킹

역자 - 윤동준

출판사 - 에이치(H)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16p




악의 여왕으로 돌아온 칼린다....



[백 번째 여왕]으로 시작된 '에밀리 킹'의 세번째 여왕 시리즈 [악의 여왕]이 출간되었다. 타라칸드의 왕 라자 타렉에게 뽑혀 100번째 여왕으로 서열 토너먼트를 거치고([백 번째 여왕]), 왕이 죽고 나니 갑자기 나타난 아들놈 아스윈 왕자가 튀어나와 아스윈 왕자와 결혼할 여성을 선정하기 위한 토너먼트를 거치더니([불의 여왕]), 이번엔 전설의 악마와 전쟁을 치뤄야 하는...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운명을 타고난 비련의 여인이자 타라칸드의 여왕 칼리의 험난한 여정은 이번에야 막을 내릴 것인가.....-_-



[아무래도 3편이니 어쩔 수 없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린다.]


악마 우둑이 라자 타렉의 모습으로 현신하여 피난와있던 백성들을 이끌고 부타 반란군이 점거한 타라칸드로 진격하고...칼리와 아스윈은 악마를 무찌를 준비를 하기 위해 남쪽 섬나라 레스타리로 피신한다. 악마 우둑이 칼린다에게 불어넣은 차가운 불길은 칼리의 몸을 얼려버릴듯 한기를 뿜어내고, 아스윈의 따뜻한 손길만이 그녀의 한기를 따스히 덥혀준다. 어쩔 수 없이 아스윈에게 마음이 향하는 칼린다와 그런 칼린다의 마음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대장군 데븐...한편...반란군 부타에게서 함께 악마를 물리치자는 화친 제의가 들어오고 아스윈과 칼리는 함께 반란군을 만나기 위해 칼리가 자라온 타라칸드 외곽의 수도원으로 향한다. 데븐은 나테사와 동료와 함께 헤어져 있던 어머니와 동생을 찾아 나서는데.....



일단 이번편의 관전 포인트는 데븐을 사랑하면서도 악마의 한기 때문에 아스윈의 손길을 기다리는 칼리의 복잡 미묘한 감정과 애증의 삼각관계이다...-_- 머...이 책이 밀고 있는게 로맨스 판타지니까...로맨스에 비중이 많은건 당연한것이려니...하면서도 읽다보면 판타지 부분보다 로맨스쪽이 더 감질나게 재미나단 사실.....-_-;;; '이...이럼 안돼...내겐 데븐이 있어...' 라면서 아스윈과 꽁냥 꽁냥....바라보는 데븐은 분노폭발....유치한데 참....끌린단 말이지...ㅋㅋ



그런데 로맨스쪽에 치중해서인지 판타지쪽 메인 스토리는 지지부진하다. 별다른 이벤트 없이 대규모 전투씬에 이어 악마와의 최후의 결전이 펼쳐지고 엄청난 대악마였던 우둑이 이렇다할 임팩트 없이 쫓겨 나는데...껍데기가 쓸모없어졌다고 거대하고 추악한 본래 모습으로 변하여 꽁무니 빼는 모습이...뭔가 허무하달까...공주들이 펼치는 1대1 토너먼트 대결은 그럭저럭 괜찮았었는데, 아무래도 다수의 인원이 펼치는 대규모 전쟁씬이나 거대한 몬스터와 싸우는 최종보스씬은 RPG 게임의 공성전이나 [반지의 제왕]의 대규모 전투씬을 기대했던 내겐 2%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제목이 [악의 여왕]이다보니 악화에 빠져 피아식별 못하고 대폭주하는 장면을 기대했는데 그게 없던게 제일 아쉽더라..



어쨌던...우둑과의 일전으로 타라칸드는 잠시 잠깐의 평화가 찾아온다. 물론 커다란 희생위에 이뤄진 평화이니...절망에 빠진 칼리는 과연 언제쯤 행복해 질 수 있을까?...아무래도 이어지는 다음편은 저승에 갇힌 사람을 되찾기 위한 영계탐험이 펼쳐질것 같은데...그렇담 제목은 [저승의 여왕?]쯤 되려나?..ㅎㅎ 아무래도 심각한 정통 판타지라기 보다는 로맨스적 요소가 강한 가벼운 시리즈이다 보니 판타지장르를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용으로 좋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사실 나도 판타지장르는 쌩초보라서...뭔가 욕하면서 본다고 해야 하나...재미나게 보고 있다는 것...4편의 빠른 출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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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여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5
박문영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지상의여자들 (2018년 초판)_그래비티 픽션-5

저자 - 박문영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4500원

페이지 - 327p



한국 페미니즘 SF



몇 안되는 SF 전문 출판사인 그래비티북스에서 내놓고 있는 국내 작가의 SF시리즈 그래비티 픽션의 다섯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요즘 같은 시기에 딱 맞는 페미니즘 SF....얼마전부터 페미니즘 운동이 사회적 관심을 가지면서 서점가에도 페미니즘 작품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SF시장에도 페미니즘 바람이 불고 있는것 같다. 내가 읽은 페미니즘 SF라야 근래에 나온 작품은 없었고, 아~주 오래전...1994년에 출간했었던 [세계여성소설걸작선] 1,2권과 아작에서 나온 [내 플란넬 속옷]정도 뿐이었다. 3권 모두 영미쪽 페미니즘 작가의 작품들이었으니 국내 작가의 페미니즘 SF는 이 작품으로 처음 접하는 것이다.



대도시의 현대적 문명이 들어오지 않은...아직은 낙후된 소도시 구주시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마을의 남자들이 한명, 한명 사라지는 것이다....중국에서 시집온 아내를 때리려던 그 순간....베트남에서 시집온 아내를 학대하려던 그 순간...노년의 아내를 괴롭히려던 그 순간.....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들이 이상한 빛에 빨려들어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처음에는 한 두건이던 실종신고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정부는 국가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집계된 실종자만 160명이 넘어서는 시점에서 정부는 구주시를 폐쇄조치 해버린다. 얼마전 구주시에 떨어진 운석과 연관시키면서 남자들의 실종이 외계인의 소행이라는 소문과 함께 고립된 마을사람들과 구주시 밖의 네티즌들은 사라진 이들이 모두 사회에서 쓸모없이 가족들에게 학대만을 일삼던 쓰레기들이었던 사실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옹호여론이 형성된다. 이제 남성들은 여성의 눈치를 보면서 분노하지 않도록 마인드컨트롤을 해야하고, 사회에 불만을 가졌던 여성들은 구주시로 몰려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집회를 벌이고 여성의 인권신장을 소리 높여 외치는 구주시의 여성들...사라진 남자들을 돌아올 수 있을까?....



영미권의 페미니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었다. 분노하는 남자들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구주시...이 작품이 그리는 세계는 디스토피아인가 유토피아인가...작품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운동처럼 상당히 급진적이고 주도적이다. 작품을 보는 남성들에겐 (목숨을 부지하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기득권을 누리던 남녀 권력계통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디스토피아일 것이요, 여성들에겐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며 가슴속 감춰두고 있던 목소리를 목청껏 소리치게 만드는 계몽적 작품일 것이다. 



여성을 학대하는 죽어 마땅한 '남자'들만 사라지는 세계가 지금껏 억눌려온 여성의 인권신장을 가져올 수 있을까?...또다른 형태의 차별사회가 시작 되는건 아닌지...여성들의 공화국에서는 지금의 차별이 없어지게 되는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까지 세기를 거듭해오면서 응축되어온 여성들의 분노가 이렇게 폭발하고 있다는건 알 수 있을것 같았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대등관계여야 한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이렇게 남녀 서로를 향한 날선 대립각은 한편으로 씁쓸하게 느껴지면서도 지금 벌어지는 여성들의 투쟁이 진정한 평등사회로 넘어가는 필수불가결한 과도기적 단계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던...젠더 감수성을 일깨우는 페미니즘 소설로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장르적 SF소설로는 많은 부분이 아쉬웠다...SF이면서도 SF적 설명이 실종된 개연성을 찾아 볼 수 없는 전개와 한국SF에서 유독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치우침...하드SF가 취향인 내겐 이런 순문학 같은 SF는 영 안맞는듯...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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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의 신
아가와 다이주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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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의신 (2018년 초판)

저자 - 아가와 다이주

역자 - 이영미

출판사 - 소소의책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18p



진짜로 2018년 마지막 책...



이제 2018년이 약 2시간 가량 남았다. 정말로 올한해 올리는 마지막 서평이 될듯 하다. 서평단 도서로 받아놓고 마감일자를 착각해 오늘 부랴부랴 읽고 올리는 서평이지만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들로 연말을 마무리하기에 딱 좋은 작품이었던것 같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자정이 다된 늦은밤...막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전투같은 업무일과를 마치고 피곤에 찌들어 잠시나마 휴식을 위해 눈을 붙이는 샐러리맨, 업무의 연장인 회식자리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들이키고 얼큰한 술기운에 기대서 있는 회사원, 즐거운 데이트를 마치고 귀가를 위해 막차를 탄 알콩달콩 커플들,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집에가는 잠깐의 시간에도 단어장을 암기하는 수험생...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공통의 공간 막차에서 그들의 인생은, 그들의 꿈은 그렇게 이어진다. 누구나 한번쯤 옆자리의 아저씨는, 앞자리의 아가씨는, 뒷자리의 커플들은 이 막차를 타고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궁금해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누구나 가져봄직한 그 호기심을 같은 막차를 탄 일곱명의 사람들을 통해 속시원히 풀어주는 작품이다. 하루의 시작을 여는 첫차와는 전혀 다른 온도인 막차에 탑승한 사람들이 갖고있는 사연들은 무엇일까?...



자정에 가까운 늦은 시각...사람들로 꽉찬 만원철도는 K역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갑자기 급정거 하는 철도에 사람들은 몸이 쏠리고, 여기저기 비명과 탄식이 오갈즈음...구내 방송에서 K역에서 인사사고로 열차가 정거하였고, 잠시 대기해야 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순간 사람들의 뇌리에는 기차역의 인사사고가 달려오는 철도로 몸을 날리는 자살 아니면 사람이 떨어져 참혹하게 다치는 사고라는 것을 직감한다...발디딜틈 없는 만원철도...그리고 급정거....열차에 탄 일곱명의 사람들은 이 막차를 타고 어디로 향하고 있던 것일까?....



제1화 파우치 

만원버스에서 만난 변태치한이 나의 엉덩이를 잡고, 순간 빡침을 누르고 치한이 내 뒤에 서있는 남성임을 확인한 나는 손을 뒤로 돌려 치한남자의 소중이를 슬며시 움켜쥔다. 깜짝 놀란 눈빛의 남성과 눈이 마주치고, 나는 최대한 유혹하는 눈빛과 함께 미소를 발사한다. 뒤이은 의미심장한 남성의 미소를 뒤로하고 역에서 내린 나는 남성이 나를 따라 내리는 것을 확인한뒤 사람이 없는 으슥한 곳으로 유인한다. 그리고 남성을 향해 돌아본 나는.....!!!!

- 머..세상엔 정말 다양한 페티쉬가 있고, 각자의 기호와 취향이라지만....참...일본에서는 이런 페티쉬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걸 보면...참으로 낯설다..-_-;;;



제2화 브레이크 포인트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쉼없이 매일밤 철야를 하던 개발팀에게 사장의 명령으로 재충전을 위한 하루 휴가가 주어진다. 할일이 태산인 팀원들의 볼멘소리와 함께 오래만에 갖는 하루의 휴식에 들떠하는 모습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나...자정이 가까운 시각에서야 하루일과를 마무리하고 팀원들을 위해 팀장인 나는 먼저 퇴근길에 오른다. 막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나는 우연히 불켜진 권투도장에서 땀흘리며 연습하는 선수를 보고 발길을 멈추는데....

- 빡빡한 업무에도 잠깐의 브레이크 포인트가 재도약을 위한 힘이 되듯....인생에서도 자신만을 위한 브레이크 포인트가 필요한것 같다. 물론 나의 브레이크 포인트는 독서겠지?...ㅎㅎ

 


제3화 운동 바보 

연습때문에 오랜만에 보게되는 경륜선수 남친을 만나러 당장 달려가야 하지만....회사근처 이태리 음식점에서 와인을 시키는 나....회사 회식때문에 늦는다고 문자를 보내고, 네 잔째 와인잔을 비운다...대체 우리 사이가 왜 이렇게 된걸까?....

- 헌신과 부담은 종이 한 장 차이...상대를 위한 일일지라도...그 상대가 부담이 된다면 사이는 소원해지리라.



제4화 오므려지지 않는 가위 

암으로 쓰러진뒤 아버지는 이발소 가위를 놓고 병원에 입원해 암과 사투를 벌인다. 우연히 술집에서 만난 옆테이블의 사람이 알고보니 아버지 이발소의 단골 손님임을 알게되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가 무르익는 그 순간...아버지가 위독하는 어머니의 다급한 전화 한통...온힘을 다해 막차를 탔지만...기차는 멈추고, 인사사고라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발을 동동구르며 입이 마르고 가슴은 방망이질 치는데...

- 단편들중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다. 떠나는 아버지를 위해 인생의 커다란 결심을 하는 아들의 마음이 눈물겹다.

 


제5화 고가 밑의 다쓰코 

우연히 만난 다리 밑의 콩트작가 다쓰코에게서 유년시절 슬픈 이야기를 듣게되는 나....

- 크로스드레서?....여성복 도착증?....여장한 남자 다쓰코의 이야기인데, 정말로 일본은 이런 페티쉬가 일반적인 건가?!!...-_-;;;



제6화 빨간 물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학교에 빠지는 날이 점점 많아지는 나....하루는 녹색들판을 캔버스에 그리던 나는 갑자기 불현듯 붉은색을 색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빨간색 물감을 찾지만 갖고 있던 물감을 다 써버렸다. 순간 나의 피로 그리면 된다는 생각에 충동적으로 칼을 들어 손목을 그어버리는데....

- 개인적이고 인간불신에 사로잡혀 있던 외톨이 소녀 내가 세상을 향해 손을 내밀게 되는 특별하지만 잔잔한 이야기....



제7화 스크린도어

누군가에게 떠밀려 선로에 떨어진 나는 들어서는 열차 앞에서 몸이 굳어버린다. 순간 누군가의 도움으로 선로 아래 안전지대로 피신하여 목숨을 건지게 되고, 공포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린 나는 목숨을 구해준 남성을 찾지만, 남성은 자신의 신분을 감춘채 이미 떠나버린뒤였다. 어떻게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은 나는 플랫폼의 매점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데....

- 수십년을 이어온 기적적인 인연의 끈....뭔가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법한 기적같은 감동적 이야기가 가슴을 따뜻하게 덥힌다.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안타까움을 전하는 막차를 탄 사람들의 일곱빛깔 사연들....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공간과 감성이기에 각기 다른 그들의 이야기에 동화되어 읽을 수 있었던것 같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공감하게 만드는 착한 미스터리로서 추천하면서...올해의 마지막 서평을 끝맺는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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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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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잠들다 (2018년 2판)

저자 - 미야베 미유키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RHK

정가 - 16000원

페이지 - 586p



2018년 연말을 장식하는 축복같은 작품



미미여사의 1992년 작품이자 2006년 국내 출간된 작품 [용은 잠들다]가 새롭게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내가 읽은 미미여사의 작품이라고는 [가상가족놀이][고구레 사진관] 달랑 두 편인지라 이번 개정판도 처음 들어보는 작품이지만 독특한 제목과 함께 무려 초능력...작품속 표현을 빌리자면 사이킥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에 출간당시 1992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그외에도 많지만 생략하겠다.)을 수상한 수작이라는 말을 들으니...이거 기대를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구나!...그렇게 작품을 일독한 지금 처음 가졌던 기대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리라!!



본인이 고딩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독특한 소재와 재미로 회자되던 만화가 있었다. 바로 [미스터리 극장 에지]라는 만화이다. 수년후 [사이코메트러 에지]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된 만화인데, 이 만화는 특정인의 소유물에 손을 대어 소유자에 관한 정보를 읽어내는 심령적 초능력,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주인공 에지가 여자 형사를 도와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스토리의 만화였다. 그런데 미미여사의 바로 이 작품에서 정말 오래간만에 잊고 있던 '사이코메트러'와 다시 재회하게 되다니...한 실험결과에 의하면 남성은 10명중 1명, 여성은 4명중 1명이 이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이전에 존재했던 인간의 기억이 냄새처럼 주위의 사물에 남는다는 초심리학적 가설에 의거한 사이코메트러가 이렇게 많은 비율로 존재할 줄이야...-_-;; 물론 작품에서와 같이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극대화 되어있는 케이스는 드물겠지만 실로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수치인것은 분명한듯 하다. 작품에서 초능력을 용에 빗대어 모든 인간에겐 용이 잠들어 있고, 이 잠재되있는 용을 컨트롤 한다면 무궁무진한 능력을 발휘 할 수도 있다는 개념은 상당히 설득력을 갖는 대목인 동시에 남다르게 다가오는 대목이기도 한 것이다. 



잡지사 애로의 기자 고사카는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날 차를 운전해 가던 도중 비에 쩔은 소년을 만난다. 그냥 지나칠 수 없던 고사카는 소년을 차에 태우고, 어느 공단을 지나던 도중 자동차 바퀴에 무언가 걸리는 것을 느끼고 차를 세운다. 이내 차바퀴에 걸리던 것이 도로의 맨홀 뚜껑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차에서 내려 주변을 살피던 고사카는 빗물에 넘실대던 노란 우산을 발견하게 된다. 전방을 살피기 힘든 강력한 태풍...도로게 열린 맨홀....떨어진 우산....그리고 뒤이은 초딩 소년의 실종.....비극을 향한 우연의 일치 속에서 차에 태운 소년은 마치 그 상황을 목격한냥 그냥 흘려버리기 힘든 진술을 한다. 소년일 맨홀에 빠지게 만든 맨홀을 열어 놓은 장본인을 알고 있다고 말이다....뜬금없는 소년의 진술에 호기심과 불신을 동시에 느낀 고사카는 소년과 함께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기에 나서는데.....



앞서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미스터리 극장 에지]에서 에지가 (작품에서는 고딩 이후의 시점으로 그려진다) 유년시절 자신의 능력을 인지하고 본격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전 들끓는 정의감과 과분한 능력 그 사이 중심을 찾지 못해 헤메이던 그 혼란스러운 시점의 이야기가 그려진다.(예를 든다면 말이다.) 작품속 16살인 신지는 막 꽃피는 사이코메트리의 능력을 버거워 하면서도 자신이 맞닥뜨린 상황에 눈돌리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싸운다. 물론 의욕만 넘치는 신지의 행동은 실종된 초딩의 사건에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나름 인생의 쓴맛과 함께 좌절을 맛보기도 한다. 이와중에 사건의 증인이자 조정자로 나서게된 고사카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사이코메트리 신지를 믿을 것인가, 신지의 거짓을 파헤칠 것인가 말이다....



당신은 초능력의 존재를 믿는 사람인가 아니면 부정하는 사람인가?....다소 허무맹랑해 보일지 모르는 의문을 되묻는 이유는 이 작품이 사이킥신봉자이건, 비신봉자이건 각자의 신념을 존중하면서 가치판단 기준에 치우침 없이 이야기를 진행 시키기 때문이다. 사이킥 포스의 존재에 대한 계속되는 질문과 검증 속에서 균형잡힌 고사카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비판적 사고를 갖게하는 동시에 진실을 향한 뇌내 검증의 기회를 제공한다. 타인의 기억을 스캔하는 존재...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설정임을 알면서도 작가가 그려내는 치밀하고도 체계적인 설정과 섬세한 캐릭터의 심리묘사는 어느새 사실여부에 대한 검증은 배제하고 스토리 자체에 빠져들게 만드는 강한 흡인력에 빠져들게 만든다. 



얼마전 [고구레 사진관]의 서평을 쓰면서 이런 말을 했다. '[가상가족놀이] 단 한편만으로도 사람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회자되며 아직 접하지 못한 독자들을 찾는다.' '사이코메트리'라는 남다른 능력 하나만으로 [미스터리 극장 에지]같은 작품은 얼마든지 써낼 수 있다.([미스터리 극장 에지]를 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코믹스와 소설이라는 플랫폼의 깊이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다만 똑같은 소재일지라도 소재와 캐릭터가 갖는 무게와 깊이의 차이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사이킥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능력을 토대로 사이코메트러의 평범하지 못한 인간적 갈등과 고뇌를 이토록 리얼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인간에 대한 심도있는 스토리텔링은 분명 뛰어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것 이다. 이 역시 (본인이 읽었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과 내면의 본성에 대한 애정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이야기리라...그래서 여타 작품과는 다른 작품에서 묻어나는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한듯 하다....(당연히 이런 좋은 작품을 모르고 지나칠 뻔했지만 개정판으로 만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미스터리 극장 에지] 혹은 [사이코메트러 에지]를 본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에지가 갓 능력을 인지하고 나서 얼마안되 겪게되는 혼란과 혼돈의 폭풍같은 시기를 그리면서 인생의 조력자를 만나 성인으로 성장하고 갈등을 극복하게 되는 16살 소년의 성장기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본다면 딱 좋을것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가벼우면서도 한번쯤 숙고하게 만드는 깊이있는 이야기이면서 재미와 작품성을 놓치지 않는 작품....내게는 2018년 단 하루를 남겨놓고 연말을 장식하는 선물같은 이야기로 기억될 축복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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