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나 사이
김재희 지음 / 깊은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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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나 사이 (2020년 초판)

저자 - 김재희

출판사 - 깊은나무

정가 - 13000원

페이지 - 159p



작가 김재희를 말하다



 


모든 것은 이 사진 한장에서 시작되었다.



이상 탄생 110주기를 맞아 출간됐던 [경성탐정 이상 5]으로 아쉽지만 탐정 이상 시리즈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경성탐정 이상 1]이후로 장장 8년간의 여정. 한 작가에게 짧다면 짧을, 길다면 긴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 심정은 어땠을지 본인으로서는 상상도 못하겠다. 지금의 김재희 작가를 있게 한 인기 시리즈인만큼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 속에 막을 내리는 중 생각지도 못한 [경성탐정 이상]의 에필로그 같은 책이 출간됐다. 



[이상과 나 사이] 김재희 작가와 이상의 인연이 시작되고부터 지금의 [경상탐정 이상]시리즈의 마지막까지 작가 개인의 소회와 추억들을 담아낸 에세이. 어찌보면 경성탐정 팬들을 위한 선물이 아닌가....



우리는 작가를 사석에서 만나 이야기 하지 않는 이상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속에서 작가의 발자취를 찾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딱 하나. 사석에서 만나지 않고 작가의 내면을 엿볼 수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작가의 거짓없는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는 에세이이다. 비대면으로 인간 김재희를 만날 수 있는 책. 지금 같은 시국에 가장 어울리는... 바로 작가의 첫번째 에세이 [이상과 나 사이]인 것이다.   



중딩시절 시 [거울]로 처음 이상을 접한 이후로 연대 의류학과를 거처 방송작가, 시나리오 작가를 지나 추리작가로 등단한 뒤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나며 지금의 에세이까지 작가로서 걸어온 숨은 발자취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인생의 굴곡 사이사이 이어져온 '이상'과의 인연은 작가의 인생에 깊숙이 자리잡은 인연이란 생각이 든다.   



본인에게 김재희 작가는 본인을 추리작가의 길로 인도해 준 고맙고도 감사한 작가이다. 김재희 작가와의 인연의 시작은 약 1년전인듯 싶다. 페친으로 처음 소통을 한 뒤 얼마 안 있어 추리독서 밴드 '추사사'에서 진행하는 추리작가 모임에 참석을 제의해주셨다. 그렇게 작년 6월경 모임에 참석했고 그곳에서 김재희 작가와 처음 인사를 하게 됐다. 첫대면에 본인은 낯을 가리는 성격에도 불구하고 스스럼 없이 다가와 추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굉장히 친근감을 느꼈던 것 같다. 이후로 천호 교보문고에서 진행했던 6인의 추리작법 강연에 매달 참석하면서 김재희 작가를 포함한 여러 작가분들을 만나 뒤풀이를 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으니 인연이란 참 오묘하다. 



느닷없이 이런 얘길 왜하냐면 이 에세이 사이사이 본인이 언급한 내용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본인을 언급한 부분도 있다. ㅋㅋㅋ


 


본문 121페이지. 김재희 작가가 사석에서 만난 서평 블로거는 본인 '엽기부족'이다. -_-



"비밀은 작가를 키운다. 

그리고 아프게 하지만 작가에게 그걸 딛고 일어날 힘을 준다. 

작가는 아픔을 딛고 용기를 내 작품에 매진하게 된다."

_21p



어찌됐던, 이상과의 인연을 정리한 책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삶, 기호, 결혼생활, 취미 등등을 망라하는가 하면 본업인 추리작가에 대한 이야기, 작법에 대한 이야기도 적지 않은 분량으로 담겨 있으니 추리작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라면 작가가 공개하는 꿀팁을 놓치지 않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마지막에 실린 추리작법 40단계는 김재희 작가가 추리작가 지망생들에게 건네는 선물 같은 자료가 아닐지....



처음 인연을 트고 지금까지 뵐 때마다 참 정 많고 유쾌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효율적으로 그것도 더 많이 죽여야 하는 추리계에서 이런 순수한 분이 과연 어울릴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녀가 내놓은 창작물을 보고 있자니 사람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담긴 착한 추리가 그녀의 무기이자 강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팩션, 현대물 가릴 것 없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녀의 다음 작품은 과연 어떤 이야기일지.... 최고의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고 '21년에도 '날개'를 달고 저 하늘 높이 비상 할 그녀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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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열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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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열 (2020년 초판)

저자 - 아키요시 리카코

역자 - 김현화

출판사 - 마시멜로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03p

남김 없이 태워버린다

'철천지 원수와의 결혼생활.' [성모][절대정의]의 작가 '아키요시 리카코'의 신작의 소개문구다. 놀라운 서술트릭 [성모]와 본인에게 이야미스의 대표로 각인 된 [절대정의]에 이어 이번 작품은 과연 어떤 트릭으로 놀라움을 선사할지 기대감이 앞섰다.

미모의 에리와 명망 높은 출장의사 히데오는 결혼한지 얼마 안된 신혼부부이다. 온화하고 차분한 성품의 히데오는 아내 에리를 더 없이 사랑하고, 에리는 매일 출근하는 히데오를 위해 한번도 빠짐없이 직접 아침을 차려준다. 다툼 한 번 없이 평온한 이상적인 부부. 그러나 한꺼풀 벗겨내면 더 없는 증오와 의심으로 점철된 이상한 부부였다.

사키코는 야간 고등학교에서 만난 다다토키와 결혼 후 수년 동안 행복한 부부생활을 해온다. 그러던 어느날 경찰로부터 비보를 듣는다. 출근한 남편 다다토키가 근교 아파트에서 추락사 했다는 것. 도저히 믿을 수 없던 사키코는 남편의 시신을 보고서야 남편이 죽었음을 납득한다. 그러나 남편의 죽음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이어지는 경찰의 말은 더욱 사키코를 충격으로 몰아 넣는다. 남편이 사기로 사람들의 돈을 취득했으며 남편의 사고 현장에 사기 피해자로 보이는 자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복수를 위해 사랑을 위장하는 여성의 이야기는 여타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본듯한 익숙한 설정이다. 복수에 눈이 먼 사키코가 새로운 신분을 얻게 되는 과정 역시 다른 미스터리에서 봤음직한 장면이기도 하여 참신한 새로움을 주진 못했다. 하지만 그런 익숙함으로 승부한다면 '아키요시 리카코'의 이름값이 아깝지 않겠는가. -_-

본인이 이 작품을 표현하자면 이렇다. '일본 미스터리가 한국식 막장을 만났을때.' 설령 도입부와 전개 과정이 클리셰일지언정 주인공 사키코의 내면의 변화와 심리는 몸서리 처질 정도로 와닿는다. 막장인줄 알면서 그것을 즐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이랄까. 의심과 의혹, 증오와 살의....그리고 서서히 변해가는 마음......아...그 변화를 독자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작가는 그렇게 사키코라는 캐릭터에 공을 들인건지도 모르겠다.

앞서 예상되는 전개는 결국 예상치 못한 결말을 위한 복선이자 맥거핀으로 봐야 할것 같다. 마지막 결말의 반전만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인물들의 갈등이 끝도 없이 고조되고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가 끊어지는 순간. 난데없이 폭로되는 진실은 아무리 막장이지만 이 작품이 미스터리임을 외치고 있는듯 했다. 사실 예상가능했다고 큰소리 뻥뻥 쳐댔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독파해버렸다. 어제 백페이지 가량 읽고 오늘 이어서 잡고 그대로 끝까지 다 읽어 버렸으니 이정도 가독성과 몰입감이면 근래 읽었던 작품중 거의 손에 꼽을 정도의 작품인듯.

원래 작가의 성향이 본인의 취향과 잘맞는 부분도 있겠지만 뭣보다 캐릭터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드라마성이 좋았던 작품같다. 뜨겁게 내리쬐는 작열하는 태양처럼 부글부글 타오르는 한 여성의 비극적 복수. 이제 찬바람이 불어오는 초겨울을 잊게 만들 정도로 독자들을 달궈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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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동영상 스토리콜렉터 90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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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동영상 (2020년 초판)

저자 - 마이크 오머

역자 - 김지선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39p



삽질 살인마



제목이 흥미로워 서평카페 리딩투데이 제공으로 읽은 작품인데 책을 받고 나서야 얼마전 출간됐던 [살인자의 사랑법]의 후속작이었으며 이 작품이 '조이 벤틀리'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란 것을 알았다. 진작 알았더라면 전작을 읽고 봤을텐데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속편을 접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시리즈이면서도 단독작으로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다행스러웠던 것 같다. 물론 전작과 연결되는 부분은 있다만 아무래도 중심 사건이자 범인은 전작과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다 보니 전작을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어느날 불특정 다수에게 날아온 웹 링크.

이 링크를 클릭한 순간. 

끔찍한 영상이 담긴 동영상이 재생된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적외선 영상으로 재생되는 것은

클로즈업된 공포에 질린 여성의 얼굴

그리고 계속되는 절규

살인자의 동영상이었던 것이다.


프로파일러 조이는 FBI 파트너 테이텀과 함께 텍사스 주 샌앤젤로로 날아간다. 땅속 관속에 파묻힌 것으로 보이는 여성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 사건 때문이다. 자신을 슈뢰딩거라 지칭한 살인마는 '실험1'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웹상에 공개했고 조이는 이 동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니며 다가올 연쇄살인의 시작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어두컴컴한 영상을 단서로 가까스로 여성이 묻혀있는 장소를 특정한 경찰은 마침내 관짝을 발견하고 급히 뚜껑을 여는데.....



다소 차갑고 이지적인 여성 범죄 프로파일러와 정의감 넘치는 다혈질 수사관의 매칭으로 이루어진 이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전에는 없던 새로운 매칭은 아니지만 익숙한만큼 안정적인 느낌으로 극에 몰입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전작을 보지 못해 주인공 조이의 내면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었지만 연쇄살인마의 스토킹을 받아왔고 그 살인마를 체포하지 못한채 이제는 조이의 동생이 그 살인마의 타겟으로 설정되는 상황에서 멀리 떨어진 텍사스에서 또 다른 연쇄살인마를 찾는다는 설정. 별개의 두 사건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이 집중을 분산시킨다기 보다는 극의 긴장감을 높여주고 조이의 혼란에 몰입하게 만드는 장치로 사용되는듯 했다. 



여성들을 관짝속에 생매장한 뒤 그녀들의 고통을 중계하는 살인자의 방식에서 같은 소재로 '라이언 레이놀즈'가 원맨쇼를 펼쳤던 영화 [베리드]에 구독과 좋아요에 영혼을 팔아버린 유튜버를 연상케 하여 공감되기도 하고 쓴웃음을 짓게 된다. 물론 이 삽질살인마의 진짜 범죄 동기는 구독과 좋아요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어쨌던 공기가 희박해가는 피해자를 살리기 위해 매장 장소를 특정하고, 영상의 희미한 단서를 찾아가는 1분 1초가 아까운 급박한 상황이 속도감있게 펼쳐져 좋았고, 그 속에서 범죄자의 심리를 간파하고 결정적 순간에 커다란 해법을 제공하는 조이의 활약이 시원한 쾌감을 선사한다. 뭐 이런류의 프로파일러 작품이 다 그렇겠지만 말이다.



앞선 떡밥, 소모품으로 보이는 캐릭터등 대강의 전개나 결말은 스릴러 마니아라면 어느정도 짐작 가능한 전개로 진행된다. 개인적으론 이점이 조금 아쉬운데 뭐 가장 효과적인 스릴러의 정공법을 택한 것이라 생각할수도 있는 것이니 재미지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다가올 3편에서는 1편에서의 살인마와 결판을 지을 것 같으니 끝까지 읽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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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의 독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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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굉장히 좋은 작가라고 들었습니다.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비출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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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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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쇼맨과이름없는마을의살인 (2020년 초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최고은

출판사 - RHK

정가 - 18000원

페이지 - 551p



새로운 무대에는 새로운 이야기로



전세계 동시출간. 한국이 가장 사랑하는 미스터리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작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구간의 재판본이 아닌 따끈한 신작을 보는 기회! 마치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제목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이야기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현재를 관통하는 시선을 이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전세계에 창궐한 역병 코로나는 일본의 한 작은 마을에도 어김없이 덮쳐온다. 

전염병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위축된 소비심리는 동네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점포에는 너무나 큰 타격이 되었다. 마을에서 배출한 만화가의 작품 [환뇌 라비린스]를 사업에 이용하여 마을의 부흥을 이끌려 하지만 역시나 코로나로 인해 사업은 좌초되고 만다. 한편 마을에서 오래도록 고등학교 국어 교사를 지낸 에이치와 36기 제자들은 오랜만에 동창회자리를 계획한다. 에이치의 딸인 마요는 도쿄에서 고향으로 내려가려던 찰나에 전화한통을 받는다. 고향에서 홀로지내던 아버지. 바로 에이치가 사망했다는 경찰의 전화. 더군다나 자연사가 아닌 살인이라는 말에 마요는 숨을 삼킨다. 


급히 고향집에 내려온 마요는 집에서 기다리던 경찰의 조사를 받게되고, 그런 와중에 에이치의 동생, 삼촌 다케시가 고향집에 찾아온다. 분명 마요는 삼촌을 수십년만에 처음 볼텐데, 삼촌 다케시는 태연하게 바로 어제도 이 집에 들른 것 처럼 행동하는데......베일에 휩싸인 수수께끼의 남자 다케시와 마요는 둘만의 힘으로 살인범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이 작품을 말하기에 앞서 배경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전세계 대유행중인 코로나다. 물론 출판사에서도 이 작품의 배경이 코로사태를 기반으로 했다는 것을 홍보하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수십만명이 죽어나갔고, 지금도 죽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지 모르는... 현재 진행형인 초유의 전염병 시대를 작품에 녹여냈다는 것이 크게 반겨지지는 않았다. 국내에서도 발빠르게 코로나를 주제로 하는 앤솔러지들이 나왔을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병상이 없어 재대로 치료도 못받고 질병의 고통속에 죽어가는 영혼들을 위로하는 목적이 아닌 상업적 작품에 대입시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으로 그런 생각이 조금은 희석되었다고 고백한다. 코로나 대유행 자체를 중심으로 하는 작품들은 여전히 거부감이 일지만 이 작품과 같이 중심되는 스토리를 위해 현실의 상황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이유라면 조금 다른 기준으로 보게 됐다는 말이다. 사실상 모두가 집안에서 생활하고,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는 상황에서도 횟수의 차이는 있겠지만 살인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전염병 대유행시대에도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살의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말이다. 아니, 이런 상황에서 고립된 스트레스로 쌓인 살의는 더욱 강렬할지도 모르겠다. 당연하지만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 살인범을 잡기 위한 수사기법은 대유행 이전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이 작품에서도 그런 세상의 변화에 따른 사회상을 현실적으로 녹여낼 뿐만아니라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조사기법으로 창조해낸다. 온라인 장례식, 식당에서는 자리를 띄어 앉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음식을 먹은 뒤에 다시 마스크를 쓰는 행위 등 작품을 읽고 있자니 너무나 현실과 닮아 있어 지금 동시간대에 벌어진 실제 사건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할 정도이다. 작품을 통해 얻게 되는 현실감이 피부로 느껴진다는 말이다. 



더불어 이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캐릭터 블랙 쇼맨. 바로 다케시의 매력이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블랙 쇼맨의 정체. 바로 미국을 휩쓸었던 동양인 마술사이다. 뛰어난 마술실력 뿐만 아니라 상대를 자유재로 휘젓는 심리술의 달인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앉고 목적을 취하는 괴짜에 뻔뻔한 실력자 다케시는 유능한 탐정이자 능력자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일면식도 없는 상대를 한번 처다본것으로 상대의 직업, 성격, 특징들을 단번에 캐치해내는 '셜록 홈즈'의 일본식 현신이랄까. 그의 현란한 손놀림과 말장난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끼게 된다. 나아가 용의자를 모아놓고 대망의 살인범을 맞추는 결말씬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탐정 코난]이나 [김전일]의 '범인은 바로 너'에 뮤지컬스러운 마술효과를 장착하여 극적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현실적이고 익숙한 배경, 다양한 용의자와 개성적인 캐릭터들, 지극히 인간적인 동기와 어리석은 살인범의 살의가 어우러져 또 한 편의 작품이 탄생됐다. '게이고'만의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속도감있는 문체는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 희대의 마술 탐정 다케시를 계속 만나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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