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똥 버스 탐험대 스토리에듀 3
윤자영 지음, 시은경 그림 / 이지북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발! 똥 버스 탐험대 (2022년 초판)

저자 - 윤자영

출판사 - 이지북

정가 - 13900원

페이지 - 208p

더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더럽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더럽지만 누군가에겐 더없이 필요 할 수 있는 똥의 다양한 쓰임에 관해 이야기하는 어린이 학습동화 [출발! 똥 버스 탐험대]이다. 글쓰는 과학 선생님 '윤자영'작가의 신작은 바로 똥이다. 나이좀 먹은 어른이라면 입에 담는 것 조차 꺼려하는 똥이지만 나이가 낮아질수록 이상하게 인기를 얻는 아이템이 바로 똥이다. 인사동에 위치한 똥 박물관 '놀이똥산'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두 눈으로 직접 봤으니 빈말이 아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이 똥 버스를 타고 시공을 초월하여 맞닥뜨리는 모험을 해결한다. 똥 버스에는 말을 하지 못하는 AI 로봇 차장이 아이들의 조력자로 도움을 준다. 정글과 인도의 시골마을, 제주도, 영국을 거쳐 다섯번의 미션을 완수해야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당연하지만 이 다섯번의 미션을 통해 천방지축 철부지였던 아이들은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해나간다.

자. 이들이 똥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동물복지, 공정무역, 불을 피울 수 있는 과학원리와 역지사지의 마음까지.... 아니. 이런 어려운 개념들을 똥으로 배울 수 있다고?!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게 가능하다. ㅎㅎㅎ 글로써 배운다면 어려운 개념이지만 아이들의 눈을 통해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자연스레 체득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학습동화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이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똥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웃음이 터져나오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똥 버스 모험을 통해 지식의 학습 뿐만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인성까지 함양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더불어 제주 욕쟁이 할머니 에피소드는 일종의 통쾌함까지 선사한다. ㅋ

이제껏 간과해왔던 똥의 가치를 찾아서! 신나는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점 탐정 유동인 2 - 리턴즈 서점 탐정 유동인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점 탐정 유동인 2 : 리턴즈 (2022년 초판)

저자 - 김재희

출판사 - 몽실북스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11P

한겨울을 녹여줄 달달 로맨스 미스터리

호동 문고 MD이자 매력적인 탐정 유동인과 강동서 여청과 형사 아람이 1년만에 돌아왔다. 책을 좋아하고 추리를 좋아는 1인으로서 자극적이지 않은 일상 미스터리 속에서 파릇파릇 피어나는 연애 기운이 상큼하니 풍겨왔던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로 둘 사이의 관계를 진전시킬지 궁금했더랬다. 이번 [리턴즈]에서는 서점탐정 동인이 계간 미스터리의 신인상. 즉 추리작가로서의 도전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 개인적으로 무척 반갑게 읽을 수 있었다. 얼마 안됐지만 나 또한 이 작품을 읽으며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에 도전했었던 기억과 마음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 ㅎㅎㅎ

가을. 유명작가 실종사건

한국추리작가협회에서 아람과 동인에게 실종된 작가를 찾아줄 것을 의뢰한다. 베스트셀러 인기작을 내놓고 후속작을 쓰던중 사라져버린 작가의 행방은?

겨울. 미림문고 보물찾기 사건

헤어진 남친이 빌려간 돈을 받으려던 전여친은 황당한 문자를 받는다. 미림문고의 책 속에 빌려간 돈을 숨겼다는 것. 동인과 아람 그리고 전여친은 문고안의 수천권의 책들을 뒤져야만 한다.

봄. 뒤쿵 접촉 사건

자동차 보험 사기 사건을 쫓던중 우연찮게 보험사기단 멤버로 들어가게 된 동인과 아람.

여름. 발레 학원 몰카 사건

발레 학원에 설치된 몰카. 아람의 활약으로 생각지도 않던 범인의 실체가 밝혀 지는데....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부터 꽃이 피는 봄을 지나 녹음이 만연한 여름까지. 사계절을 보내며 동인과 아람의 관계가 서서히 진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명작가 실종사건]은 백여 페이지의 중편으로 추리작가의 실종과 사이비 종교, 세뇌 등 다양한 사건들이 얽혀들어 펼쳐진다. 뭣보다 추리작가협회의 캐릭터들과 언급되는 작품을 실존 인물과 책에서 따와 슬며시 웃음짓게 만든다.

[미림문고 보물찾기 사건]은 책속에서 보물찾기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전남친의 취향을 유추하고 거기에 들어맞는 책을 찾아가는 과정이 딱 일상미스터리의 묘미로 작용한다. 여기에도 실존하는 동료 작가의 작품을 언급하며 미소짓게 만드는데 ㅎㅎㅎ 뭐 아는 사람은 좀 더 즐길 수 있는 이스터 에그랄까.

[뒤쿵 접촉 사건]과 [발레 학우너 몰카 사건]은 각각의 사건도 사건이지만 둘 사이의 관계의 진전을 위한 에피소드로서 짝사랑하는 아람의 마음과 알듯말듯한 동인의 마음이 서로 스며드는 케미스트리를 자아낸다. 이쯤 되면 연애가 주에 미스터리가 부인지 아니면 미스터리에 연애를 끼얹은건지 모르겠다만, 두 사람의 환상의 티키타카를 보는 것 만으로 충분히 가슴이 따땃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옆구리가 미치도록 시린 이 추운 겨울에 꽁꽁 언 마음을 녹여줄 일상 미스터리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옛날이야기 × 본격 미스터리 트릭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2022년 초판)

저자 - 아오야기 아이토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6300원

페이지 - 356p

클래스는 영원하리

전래동화 X 본격미스터리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아오야기 아이토'의 세번째 작품이자 다시 일본 전래동화로 회귀한 두번째 작품집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이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본인의 [전래 미스터리]를 탄생하게 만든 영감의 원천.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의 세번째 신작이다. 동화를 모티브로 하는 미스터리는 많지만 마법과 크리쳐가 존재하는 동화의 세계관 그대로를 반영한 본격 미스터리는 이 작품이 처음이기에 출간당시 굉장한 충격을 받았더랬다.

이번 작품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불과 몇 페이지 짜리 짧막한 전래동화로 이런 치밀한 이야기를 창조하다니... 허허허...

1. 죽세공 탐정 이야기

밀실 살인

대나무 속에 있던 엄지 소녀가 자라 밀실 살인을 마주한다!

2.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

타임루프, 시간차 트릭

사건을 풀지 못하면 특정 시점에서 영원히 되돌아가는 시간, 그 결말은?

3. 볏짚 다중 살인

다중 살인

죽인 사람은 여럿인데, 피해자는 한 사람인 불가능범죄를 파헤치다

4. 원숭이과 게의 싸움 속 진실

안락의자 탐정

권선징악 설화로 은유된 옛날이야기에서 진짜 살인자와 피해자는 누구?

5. 사루로쿠와 보글보글 교환 범죄

불가능 범죄

밀실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살해당했다. 교환 살인임이 밝혀지지만 진상은……?

줄거리는 출판사 책소개에서 퍼왔다. 각 단편에 사용된 미스터리 하위 장르를 보면 알겠지만 본격의 묘미와 정수를 작품에 녹여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시리즈 1편에 해당되는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와도 전혀 겹치는 것이 없다. 각 단편의 도입부에 일본 전래동화의 스토리가 짧막하게나마 소개되어 있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물론 전래동화를 읽어봤다면 온전히 100% 작품을 즐길 수 있겠지만 일단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과 [원숭이와 게의 싸움 속 진실]의 동화를 딸아이에게 사준 어린이 동화책으로 읽어본 나로선 경외감을 느낄 정도였다. 이솝우화 정도의 두, 세 페이지 동화 분량에 전후 이야기를 붙여 트릭을 만들어내는 솜씨라니....

[죽세공 탐정 이야기]는 마법 아이템이 사용 가능한 세계에서의 밀실 살인을 풀어야 한다. 이런류의 미스터리가 그렇듯이 초반 설정에 힌트가 숨어 있으니 별다른 설명없이 넘어가는 묘사가 바로 트릭풀이의 핵심이다. ㅎ 동화에 SF접목한 설정도 굉장히 신선했다. [일곱 전째 데굴데굴 주먹밥]도 SF 미스터리이다. 쥐들의 소굴에서 죽음을 맞이할때마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노인이라는 타임루프 설정에 살해된 쥐를 죽인 범인까지 찾아야 하는 복합적인 이야기로 본인은 이 작품집중 가장 흥미롭게 읽은 이야기이다.

[볏짚 다중 살인]도 독특하다. 물론 초반부터 마법의 아이템을 힌트로 주지만 다중의 사람들이 엮인 사건속에서 진실을 간파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반전의 반전이 굉장한 타격감을 준다. [원숭이와 게의 싸움 속 진실]과 [사루로쿠와 보글보글 교환 범죄]는 서로가 이어지는 이야기로서 원숭이와 둔갑이 가능한 너구리의 대결을 그린다.

작품을 읽으면서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읽었더랬다. 겹겹이 쌓인 트릭과 반전을 능수능란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와 기발한 아이디어에 혀를 내두른다. 역자후기에는 이미 시리즈 4편이자 서양동화를 변주한 [빨간 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의 후속작 집필을 끝냈고 [빨간 모자]는 조만간 넷플릭스에서 방영예정이라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읽었건만 자극되기보단 기가 팍 죽어버렸지만 틈틈이 [전래 미스터리] 2편 구상해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
니타도리 케이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인기피증입니다만 탐정입니다 (2022년 초판)

저자 - 니타도리 게이

역자 - 구수영

출판사 - 내친구의서재

정가 - 16800원

페이지 - 411p

소심한 탐정의 성장소설

'극한' 일상 미스터리인 '하무라 아키라'시리즈를 내주고 있는 '내친구의서재'에서 신작 일상 미스터리가 출간됐다. 작가 '니타도리 게이'는 몇 년전 기발한 서술트릭 모음집 [서술트릭의 모든 것]으로 처음 알게 된 작가이다. 이번 작품은 두 번재 만남으로 [서술트릭의 모든 것]에서 느꼈던 신박함을 기대하며 페이지를 펼쳐들었다.

작품을 말하기에 앞서 잠시 간증 타임을 가져야겠다.

요즘 같은 MBTI가 유행되기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게 혈액형 유형이었는데 본인은 트리플A형에B를 합친 AB형의 유형이었다. MBTI로 따지자면 앞자리가 I인 성격이랄까. 타인과의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굉장히 힘든 사람이라 말할 수 있다. 대화가 끝나고 다음 대화가 이어지기 전의 그 어색한 적막..... ㄷㄷㄷㄷ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는데, 이 작품의 주인공 후지무라 미사토는 유년시절 받은 상처로 인하여 심각한 대인기피증에 빠진다. 소년은 장성하여 대학생이 되었고, 낯선이에게 말을 걸 수 없어 주문조차 하지 못하는 이 청년이 여러 사건들과 얽히면서 자신이 쳐 놓은 벽을 깨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1. 논리의 우산은 쓰더라도 젖는다

- 법학부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미사토. 의도치 않게 강의실에 홀라 남게된 미사토의 눈에 벽에 세워둔 고급 우산이 띈다. 미사토는 신입생 소개를 바탕으로 우산의 주인에 대해 추리하기 시작하는데....

2. 니시지바의 프랑스

- 옷가게 탈의실로 들어간 여성이 그대로 사라져버리는 미스터리 탈의실. 미사토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추리를 시작하는데....

3. 노래방에서 마왕을 부르다

- 노래방에 모인 미사토와 친구들. 오렌지 쥬스를 시켜 마시며 노래를 열창하던 미하루가 갑자기 쓰려진다. 그녀의 상태를 살펴보니 만취상태. 미하루를 제외한 5명의 사람들중 미하루에게 술을 마시게 만든 범인은 누구인가?

4. 부채 속으로 사라진 사람

- 발디딜틈 없는 축제현장에서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는 절도사건이 벌어진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범인은 누구인가?

5. 눈을 보고 추리를 말하지 못하는 탐정

- 대학내 담뱃방에 놓아둔 PC가 통째로 분실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담뱃방은 카드키가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지만 유일한 카드키는 망가진 상태. 잠겨있던 밀실에서 어떻게 PC가 분실될 수 있었을까?

타인과의 소통이 힘들어 비약적으로 추리력이 상승하는 미사토의 설정은 깊이 공감 되면서도 흥미롭다. 머릿속으로 몰아치는 생각들을 빽빽한 텍스트로 표현하는 방식도 기발하고 그가 풀어내는 추리도 깊이가 있다. 언젠가 누군가 사람이 죽지 않는 잔혹하지 않은 추리소설을 물었던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이야말로 일상 중에서도 가장 일상물을 다루는 미스터리라 생각된다. 정말로 사람은 단 1도 죽지 않으며 풋풋한 대학생의 청춘과 우정을 통한 트라우마의 극복을 그려내고 있으니 이보다 건강한 미스터리가 또 있으랴.

사람이 죽지 않는다고 미스터리의 깊이가 얕다는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하다. 강의실 벽에 세워진 우산 하나로 우산의 주인을 찾아내는 미사토의 추리 원맨쇼는 미스터리의 묘미를 잘 살려내고 있으며 [노래방에서 마왕을 부르다]는 기존 범인은 하나라는 미스터리의 클리셰를 정면으로 전복시켜 참신하기까지 하다. 일상은 심심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바꿔준 작품집 [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중괴담 스토리콜렉터 10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중괴담 (2022년 초판)

저자 - 미쓰다 신조

역자 - 현정수

출판사 - 북도르

정가 - 16800원

페이지 - 416p

비오는 날은 덮어 두기를

이제껏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전부 읽은 건 아니다만, 그래도 내 맘속의 베스트는 언제나 [작자미상]이었다. 작가(미쓰다 신조) 본인이 작품에 등장하여 괴이한 일들을 풀어내는 작가시리즈가 내 취향에 맞았고 호러와 추리의 배합이 적절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 그의 단편 괴담집 [붉은 눈]은 다소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에 (다행히도 [괴담의 테이프]는 선방했다.) 이번 괴담집에 기대와 우려의 마음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역시 아무런 정보 없이 '미쓰다 신조'라는 이유 하나로 페이지를 펼쳤다.

시작 부터 작가시리즈를 떠올리게 만든다. (물론 [괴담의 테이프]도 작가 본인이 등장하는 방식이다.) 라디오 사연처럼 일단 작가가 등장하여 썰을 풀고 시작하려는 괴담의 배경에 대해 설명한다. 허구인지 아닌지 독자로서는 알 수 없으나 이 도입부가 리얼리티를 증폭시키는 부분으로서 독자를 괴담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후 본 괴담이 소개되고 이후 다시 작가가 등장하여 후토크를 풀어낸다. 괴담 부분에서는 호러 자체의 공포를 충분히 충족시킨뒤, 후토크 부분에서 독자가 미처 눈치 채지 못했던 추리석 요소를 설명하여 반전의 묘미까지 선사한다.

이른바 3박자가 척척 맞는 작품집이었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괴담의 퀄리티가 훌륭했던지라 오랜만에 '미쓰다'식 오싹함을 맛볼 수 있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1. 은거의 집

이유도 없이 외딴 시골집에 맡겨진 소년은 집의 주인인 할머니와 일주일을 살아야 한다. 할머니는 소년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할 금기들을 일러주고. 별일 없는 나날들을 보내던 소년에게 뭔가 찾아오고 마는데....

2. 예고화

소년이 그림을 그리고 나면 얼마 뒤 그림속 상황과 같은 사건이 벌어진다. 소년을 가르치는 담임은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소년을 경계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얼마 뒤. 소년은 새로운 그림을 그려 담임에게 가져오는데....

3. 모 시설의 야간 경비

글을 쓰며 돈을 벌 수 있는 방안으로 경비일을 시작한 남자. 그는 모 기도원에 경비일을 맡게 된다. 얼마안가 사이비 종교시설의 기도원이었음을 깨닫고 꺼럼칙해 하고. 불길한 기분대로 한밤중 기도원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4. 부르러 오는 것

초인종이 울린다. 집안에 사람을 현관으로 급히 가지만 불투명 유리창이 달린 현관 앞에는 아무도 없다. 문을 열고 보아도 초인종을 누른 사람은 없다. 하지만 초인종 소리는 반복해 들려온다....

5. 우중괴담

비오는 날. 정자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그들이 들려주는 괴이한 이야기들. 그들과 만난 날이면 어김없이 주변에서 벌어지는 불행한 사고들....

[쾌 : 젓가락 괴담 경연]에서도 느꼈지만 작가는 유소년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괴담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어른보다 아이가 경험하는 괴담에 더욱 큰 공포를 자아내니 말이다. 이 작품에서도 아이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있는데 [은거의 집]과 [부르러 오는 것] 그리고 [우중괴담]속 소녀가 이야기하는 짧은 괴담 하나 이다.

이 작품집 중에서 가장 오싹했던 단편이 바로 소년이 화자가 되는 [은거의 집]이었다. 괴담은 산괴에 대한 이야기로 산에서 내려온 괴이에 시시각각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소년의 심리가 생생하게 묘사된다. 여러가지 금기를 설명하지만 너무나 예상대로 소년은 이 금기를 어기고 만다. 만약 어른이었다면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거부감을 느끼겠지만 대상이 어린 소년이라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달라지게 마련.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야말로 이런 금기물(?)에서는 가장 안성맞춤인 대상이 아닌가. 이해할 수 없지만 아이의 눈으로 묘사되는 이야기는 그대로 독자들에게까지 등골서늘한 공포를 선사한다. 같은 산괴를 소재로 하는 [보기왕이 온다]도 살짝 떠올린다.

두번째 [예고화]는 추리적 요소가 가미된 호러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미래를 예지하는 그림을 그리는 소년과 담임의 대결이라는 스토리 자체가 흥미진진했고 실제 예고화가 소개되는 책들을 참고자료로 언급하여 현실성을 높인다. 소재 자체가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인데다가 반전의 묘미까지 최고였다.

반면 [모 시설의 야간 경비]는 이 작품집 중에서는 가장 약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고 (그래서 중간에 배치된 건가 싶기도...) [부르러 오는 것]은 우리에게도 굉장히 익숙한 초인종 귀신이라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보통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 문을 열어주면 귀신이 집안에 들어와 저주가 씌이는데 할머니의 부탁으로 향을 올리는 소녀의 이야기는 익숙한 이야기에서 새로운 변형을 주는것 같아 참신했다.

마지막 [우중괴담]은 앞선 네 가지 괴담들을 연결하여 마무리 짓는 최종장의 단편이며 [링]의 무한히 돌고도는 저주를 연상케 하여 책을 덮고나서도 뭔가 찜찜하게 만드는 괴담집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이렇든 저렇든 각 단편의 괴담이 별로라면 다른 어떤 장치를 배치해도 소용이 없겠다만, 괴담 자체의 이야기가 매력적이었고 직접적인 묘사보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묘사들이 주효하게 먹혀드는 작품집이었다. 그렇잖아도 근래 엔솔러지에 실을 호러소설을 쓰고 있는 상태이며, 그저 잔인한 묘사에 치중해 있는 나로서는 [우중괴담]은 너무나 닮고 싶은 작품이었다. ㅠ_ㅠ

* 도서카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