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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ㅣ 옛날이야기 × 본격 미스터리 트릭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2월
평점 :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2022년 초판)
저자 - 아오야기 아이토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6300원
페이지 - 356p
클래스는 영원하리
전래동화 X 본격미스터리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아오야기 아이토'의 세번째 작품이자 다시 일본 전래동화로 회귀한 두번째 작품집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이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본인의 [전래 미스터리]를 탄생하게 만든 영감의 원천.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의 세번째 신작이다. 동화를 모티브로 하는 미스터리는 많지만 마법과 크리쳐가 존재하는 동화의 세계관 그대로를 반영한 본격 미스터리는 이 작품이 처음이기에 출간당시 굉장한 충격을 받았더랬다.
이번 작품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불과 몇 페이지 짜리 짧막한 전래동화로 이런 치밀한 이야기를 창조하다니... 허허허...
1. 죽세공 탐정 이야기
밀실 살인
대나무 속에 있던 엄지 소녀가 자라 밀실 살인을 마주한다!
2.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
타임루프, 시간차 트릭
사건을 풀지 못하면 특정 시점에서 영원히 되돌아가는 시간, 그 결말은?
3. 볏짚 다중 살인
다중 살인
죽인 사람은 여럿인데, 피해자는 한 사람인 불가능범죄를 파헤치다
4. 원숭이과 게의 싸움 속 진실
안락의자 탐정
권선징악 설화로 은유된 옛날이야기에서 진짜 살인자와 피해자는 누구?
5. 사루로쿠와 보글보글 교환 범죄
불가능 범죄
밀실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살해당했다. 교환 살인임이 밝혀지지만 진상은……?
줄거리는 출판사 책소개에서 퍼왔다. 각 단편에 사용된 미스터리 하위 장르를 보면 알겠지만 본격의 묘미와 정수를 작품에 녹여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시리즈 1편에 해당되는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와도 전혀 겹치는 것이 없다. 각 단편의 도입부에 일본 전래동화의 스토리가 짧막하게나마 소개되어 있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물론 전래동화를 읽어봤다면 온전히 100% 작품을 즐길 수 있겠지만 일단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과 [원숭이와 게의 싸움 속 진실]의 동화를 딸아이에게 사준 어린이 동화책으로 읽어본 나로선 경외감을 느낄 정도였다. 이솝우화 정도의 두, 세 페이지 동화 분량에 전후 이야기를 붙여 트릭을 만들어내는 솜씨라니....
[죽세공 탐정 이야기]는 마법 아이템이 사용 가능한 세계에서의 밀실 살인을 풀어야 한다. 이런류의 미스터리가 그렇듯이 초반 설정에 힌트가 숨어 있으니 별다른 설명없이 넘어가는 묘사가 바로 트릭풀이의 핵심이다. ㅎ 동화에 SF접목한 설정도 굉장히 신선했다. [일곱 전째 데굴데굴 주먹밥]도 SF 미스터리이다. 쥐들의 소굴에서 죽음을 맞이할때마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노인이라는 타임루프 설정에 살해된 쥐를 죽인 범인까지 찾아야 하는 복합적인 이야기로 본인은 이 작품집중 가장 흥미롭게 읽은 이야기이다.
[볏짚 다중 살인]도 독특하다. 물론 초반부터 마법의 아이템을 힌트로 주지만 다중의 사람들이 엮인 사건속에서 진실을 간파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반전의 반전이 굉장한 타격감을 준다. [원숭이와 게의 싸움 속 진실]과 [사루로쿠와 보글보글 교환 범죄]는 서로가 이어지는 이야기로서 원숭이와 둔갑이 가능한 너구리의 대결을 그린다.
작품을 읽으면서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읽었더랬다. 겹겹이 쌓인 트릭과 반전을 능수능란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와 기발한 아이디어에 혀를 내두른다. 역자후기에는 이미 시리즈 4편이자 서양동화를 변주한 [빨간 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의 후속작 집필을 끝냈고 [빨간 모자]는 조만간 넷플릭스에서 방영예정이라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읽었건만 자극되기보단 기가 팍 죽어버렸지만 틈틈이 [전래 미스터리] 2편 구상해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