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5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리석은자는죽어야한다 (2018년 초판)

저자 - 하라 료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비채

정가 - 13000원

페이지 - 406p



돌아온 낭만마초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낭만마초 사와자키 탐정의 신작이다. [그리고 밤은~]과 이 작품이 동시 출간되었길래 연이은 시리즈인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시간텀이 꽤 차이가 난다...-_-;; [그리고 밤은~]에서는 핸드폰이 없어 공중전화를 이용하던 시절인데, 이번 [어리석은 자는~]은 문명의 이기 핸드폰이 등장하는것...그러다 작가후기에서야 이 작품이 네번째 장편이자 작가의 마지막 장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데뷔 후 19년동안 단 네편의 장편만 집필했다고 하니 한 작품, 한 작품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아 써내는지 알 수 있을것 같다...데뷔작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를 필두로 [내가 죽인 소녀], [안녕, 긴 잠이여]까지 세편을 시즌 1으로 그리고 이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는 시즌2로 나뉜다고 하는데 1편에서 십수년의 시간이 지난 만큼...공중전화에서 휴대폰으로 발전한 만큼(하지만 사와자키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기존의 클래식한 정통 하드보일드에 기동성이 가미되니 빠른 전개에 따른 속도감이 추가장착 되었다.



와타나베는 저세상에 갔지만 여전히 와타나베 탐정 사무소를 홀로 지키는 사와자키는 한해의 마지막날 12월 31일 자신의 아버지를 도와달라는 의뢰를 위해 찾아온 여성과 대면한다. 내용인즉슨 은행에서 총격으로 두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에 자신의 아버지가 범인으로 자수 했다는것. 하지만 사건이 벌어진날 아버지는 다른곳에 있었다는 것. 하여 아버지의 무고를 증명해 달라는 여성의 의뢰를 사와자키는 이유야 어떻든 제발로 자수를 한것으로 의뢰를 받을 수 없다며 거절한다. 하지만 의뢰는 거절했지만 와타나베와의 인연으로 다음날 신주쿠 경찰서를 찾아간 사와자키는 주차장에서 자동차 속 복면을 쓴 자들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자수한 이부키 데쓰로가 취재진 앞에 서는 순간 복면사내들은 자동차로 이부키 데쓰로 앞을 지나면서 이부키 데쓰로를 향해 총탄을 날리는데.....



이야...[그리고 밤은~]에 이어 이작품 역시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작가의 그물같이 촘촘히 짜여진 스토리 설정에 예리한 시선으로 사건을 통찰하는 사와자키의 신들린 탐정수사가 빛을 발한다. 무려 각기 다른 세 가지 사건이 얼기설기 매듭지어져 꼬여진 실타레 처럼 뒤섞여 있을때 오로지 사와자키 만이 사건의 날실을 구분하여 얽힌 매듭을 풀어내는 것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번편 역시 냉혹한 야쿠자들의 뒷세계, 비리와 부패에 찌든 경찰들, 정계인사들의 비밀을 틀어쥔 미스터리한 노인 등 각자 한보따리의 사연을 가진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한데 뒤엉켜 화려한 도시 신주쿠 이면에 도사린 세속적 욕망을 향해 서로 속고 속이며 목숨을 빼앗는 지옥도를 그려낸다. 게임에서 낙오된 어리석은 자에겐 죽음만이 기다리는 데스게임인 것이다.



시대는 현재와 가까운 시간대이지만 여전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전화조차 걸줄 모르는 장면이 나올 정도)십수년째 사설 전화응답업체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관리하는 사와자키만의 고집스러운 매력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나이는 좀 더 들었을지언정 수억엔의 유혹을 단칼에 거절할 정도로 탐정으로서의 프라이드는 더욱 견고해졌고 은행 총격사건, 신주쿠 경찰서 저격사건, 아흔두살 노인 납치사건, 7억엔 현금 수송작전 등등 쉴틈없이 이어지는 굵직한 사건들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사건의 진실과 트릭들을 하나씩 소거해나가는 사와자키의 추리력은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져 있다.



짧은 시간 내에 워낙 많은 사건들이 휘몰아치고 수많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니 약간 정신은 없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밀도있는 스토리 하나는 정말 끝내주는것 같다. 과연 시즌2 두번째 작품은 언제쯤 볼 수 있을지....너무 오래 걸리진 않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스 킬러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해용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악스 (2018년 초판)
저자 - 이사카 고타로
역자 - 김해용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72p



최고의 킬러. 최고의 가장


얼마전 최초방한 북토크에 참석하여 싸인을 받아낸...[악스]이다. 북토크 당시 아직 작품을 읽지 못하여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할때 약간이나마 답답함을 느꼈는데, 이제서야 작품을 읽고 다시금 북토크를 회상하니 모든것이 이해가 갔고 결과적으로 그때 당시를 100% 즐기지 못했던것 같아 아쉬웠다...쩝...좌우간...[악스]는 '이사카 고타로'의 따끈한 신작이자 7년만에 다시 돌아온 킬러시리즈이다. 물론...킬러시리즈라고는 하지만 앞선 킬러시리즈를 보지 못한 탓에 전작들과의 연결성은 전혀 모르겠고...좌우당간에 이전 작품들을 전혀 보지 않아도 [악스]를 즐기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는것. 잔혹한 킬러가 등장하는...피비린내 나는 스릴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읽고 나서 이 작품에 대해 규정짓자면 액션 가족 휴머니즘 미스터리였다.



악성종양과의 힘겨운 한판....종양 제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풍뎅이...
혹여 아내가 깰까 조용히 현관문을 여닫고 잠자리에 들려 하지만 격렬한 몸싸움으로 허기가 밀려온다.
냉장고안에 먹을것이 있나 열어보고 싶지만 조용한 밤시간 냉장고 문이 열리고 냉매가 돌아가는 소리는
은근히 시끄럽다. 그 소리에 아내가 깰지도 모른다. 컵라면을 먹어볼까?.....역시 안된다. 컵라면의
비닐을 벗기는 소리, 물을 끓이는 소리...아내가 깰지도 몰라...모든것을 고민하고 고심한 끝에 최고의
간식을 발견했다. 어육소시지....조용하고 오래보관할 수 있으며 맛도 좋다...오물오물...어육소시지는
공처가들을 위한 최고의 야식이다.



아들 가쓰미와 무서운 아내에겐 공처가지만 착하고 성실한 아버지 미야케로...킬러세계에서는 일처리 깔끔하기로 소문난 프로페셔널 킬러 코드네임 풍뎅이로 통한다. 그동안 오랜동안 킬러생활을 해왔는데 아들 가쓰미가 태어난 후로는 킬러생활을 접으려 하지만 킬러와 타깃을 중계하는 내과의사는 킬러를 그만두려면 거액을 지불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가족까지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협박한다. 울며겨자먹기로 킬러를 그만두지 못하는 풍뎅이는 자신의 아들에게 가르치는 공정하게 살라는 말과 누군가의 자식을 죽이며 살고 있는 자신의 처지에 혼란과 죄책감을 느끼는데....



가슴 따뜻하고 소심한 이시대의 가장이자 전설로 통하는 킬러 풍뎅이라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이중생활 속에서 의외의 감동과 이질적인 상황속에서 주는 코믹함이 매려적인 작품이었다. 아들에게 떳떳하지 못한 직업으로 끊임없이 고민하면서도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킬러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져 힘빠진 풍뎅이에게서 가족을 위해 오늘도 새벽같이 출근하여 어둑어둑한 밤까지 죽어라 일하는 샐러리맨 가장들의 기운빠진 어깨를 볼 수 있었다면 과장일까?...(물론 풍뎅이가 극단적이긴 하다만...) 집안내 서열은 최하위일지 몰라도 가족을 위해 한여름 새벽에 일어나 바이크 헬멧과 두꺼운 점퍼, 양말 두켤레, 장갑...소위 외계인 복장으로 무장하고 말벌 집을 제거하는 위험천만 에피소드는 코믹함과 잔잔한 감동을 동시에 주는데, 작품전반에 걸쳐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가장의 애환이 드리우는 작품이었다. 자칫 무거운 분위기로 치우칠수도 있지만 아내의 심기를 살피는 극렬 공처가라는 코믹한 설정과 긴장감 넘치는 킬러와의 열전들이 펼쳐지니 무거울 틈없이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북토크에서 작가는 처음 3편의 단편은 순식간에 썼지만 단행본으로 내놓기엔 뭔가 모자란 느낌 때문에 몇 년간을 묵혀 뒀다고 한다. 그러다 편집자가 이제는 출간해야 되지 않겠냐는 말에 나머지 후반부 2편의 단편을 썼고 그렇게 나온 [악스]는 독자들이 충분히 좋아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초반 3편의 단편은 킬러 풍뎅이란 사람에 대해 소개하는 식의 가벼운 에피소드 위주의 단편이라면 후반 2편의 단편은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급박한 전개와 충격적 반전, 경악의 결말...그리고 찾아오는 잔잔한 마무리....그래...작가 말대로 적어도 나는 충분히 좋았던 작품이었다.



북토크 참석기에도 적었지만 여기에 다시 한번 적어보자면

1. 킬러시리즈인 이 작품은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공정함에 대해 강조한 작품이라고 함
2. 일단 이 작품 이후 구상한 킬러시리즈는 없음 하지만 밀감과 레몬은 자신이 생각해도 매력적이라 누군가가 킬러시리즈로 이어서 써줬으면 좋겠다고 함
3. 악스의 주인공은 공처가 편집자의 에피소드를 듣고 영감을 얻어 쓰여짐
4. 작품을 쓸때 제목을 정하고 이야기를 쓴다고 함, 따라서 제목이 정해지지 않으면 한글자도 못쓴다고...   
5. 전과는 달리 앞으로는 아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을 쓰고 싶다고 함
6. 킬러시리즈는 첫작품인 [그래스호퍼]의 악평 때문에 마음 상했고, 절치부심하여 후속편을 탈고...그렇게 시리즈화 되었다고 함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작품속에 녹여낸듯한 작품이다. 그래서 아빠들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나로선 읽으면서 많은 부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머...나는 공처가는 아니지만(애처가라 말하고 싶다..)...가족의 평화와 화목을 위해서 마눌님 기분 한번 안 맞춰본 남편은 아무도 없으리라...마눌님의 평온이 곧 가족의 평안이다...재미도 있고 잔잔한 감동과 함께 여운도 있다. 지금은 예정이 없더라도 언젠간 새로운 킬러시리즈를 만나보고 싶은 바램이다.



눈물 젖은 어육소시지를 먹어본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 보시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브레이크다운 (2018년 초판)

저자 - B. A. 패리스

역자 - 이수영

출판사 - ARTE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03p




진짜 정신착란 스릴러



[비하인드 도어]로 완벽한 남편에게 억눌려 살며 온갖 학대와 고통을 받던 아내의 숨막히는 심리를 숨가쁘게 그려냈던 작가 'B. A. 패리스'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도 평범한 삼십대 역사 교사이자 잘생긴 남편의 아내 캐시가 우연히 살인사건에 얽히면서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전작 [비하인드 도어]와 마찬가지로 작가 특유의 빠른 호흡과 밀도있는 심리묘사, 옴몸을 전율케 하는 서스펜스, 그리고 막판 통쾌하고 시원한 반전의 묘미를 그려낸다. 전작은 학대의 고통에 허우적 대며 미치기 일보직전의 혼란스러운 심리상태를 그려내더니...이번 신작은....주인공이 정말로 미쳐버렸다!! 나의 기억을 내가 믿을 수 없다면....시시각각 조여오는 죽음의 공포와 함께 점차 심해져 가는 조기 치매로 인한 섬망증상으로 미쳐가는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나까지 미쳐버리는듯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ㅠ_ㅠ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교 동료들과 회식자리를 갖고 숲속 외딴 집으로 돌아가려던 캐시는 무섭게 내리치는 폭우 때문에 남편의 당부를 무시하고 숲속으로 난 지름길인 블랙워터 길로 진입한다. 내리치는 폭우 속에서 전방을 주시하며 차를 몰던 캐시는 숲 한복판 갓길에 세워진 차를 발견하고 차 앞에 잠시 정차한다. 언뜻 금발의 여성을 본것 같지만 캄캄한 숲 한복판에 서있는 차에서 불현듯 공포를 느끼고 이내 정차한 차를 두고 집으로 출발해 버린다. 그리고 다음날.....뉴스에선 블랙워터 에서 한 여성이 시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려오고....캐시는 커다란 충격과 함께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고 가버린 자신에게 크나큰 죄책감을 느낀다. 다음날 우연히 절친 레이철에게 사망한 여성이 새로 사귄 친구 제인이었다는 것을 안 캐시는 완전 무너져버리고, 블랙워터에서 제인을 봤었다는 사실을 남편 매튜에게 조차 숨긴다. 하루하루 죄책감에 괴로워 하던 캐시에게 어느날 부턴가 집으로 전화가 걸려오고, 받으면 아무 말 없이 기다리고 있는 상대편에게서 공포를 느끼기 시작하는 캐시...전화를 걸어오는 남자가 살인마라 직감한 캐시는 옥죄는 공포와 더불어 과도한 신경쇠약으로 인한 섬망증세마저 보이는데.....



엄마를 치매로 잃은 캐시에게 처음엔 사소한 건망증이었지만 급속도로 망각증상이 심해지면서 자신 역시 조기 치매에 걸린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심도 두려운데 매일 살인마의 협박 전화를 받으며 점차 높아지는 협박의 수위는 캐시의 정신을 위태로운 상태를 넘어 위험수위에 이르게 만든다. 남편 매튜나 친구 레이철에게 상황을 설명하지만 처음에는 이해하고 걱정해주던 이들도 점차 심각해져만 가는 건망증과 망상증상, 그리고 과도한 히스테리로 친절하게 자신을 보살펴 주던 주변인들 조차 등돌리게 만들고....고립된 캐시는 이제 홀로 살인마와 치매와 싸워야만 한다...



밝고 유능했던 캐시가 점차 정신착란 폐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너무나 설득력 있게 그려져 순간 나조차도 캐시가 정말로 미친게 아닌가 생각하게 만든다. -_-;; 일련의 캐시가 겪게되는 망각과 망상의 에피소드들은 정말로 온몸의 진을 다 빼놓을 정도로 심각해서 그런 모든 캐시의 히스테리를 보고도 따스하게 감싸주는 남편 매튜가 생불(살아있는 보살)로 보일정도 였다. 도무지...아무리 죄책감이 심하다 해도 끝까지 남편에게 블랙워터에서 제인의 차와 마주친 일을 감추고 무언의 전화를 살인자로 생각하는 이유를 말하지 않는 캐시에게 정내미가 떨어질 정도 였으니까 말이다. 이건 뭐...주인공 캐시보다 태평양 보다 넓은 이해심을 가진 남편에게 감정이입이 될정도 였다. 



정신착란과 진실 사이...그 모호한 경계를 통해 서서히 미쳐가는 캐시를 보여주면서 독자 역시 누가 범인이고 어디까지가 진실과 거짓인지 끊임없이 추리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정말 읽다보면 나까지 미쳐버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솔직히 이 작품이 심령 미스터리 장르였다면 난 범인이 초자연적 존재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이야기의 구성은 탄탄하다. 다만 누구나 스릴러라는걸 알고 있기에 범인의 윤곽은 비교적 쉽게 맞출 수 있지만....어찌됐던, 범인을 눈치 채는것과 그동안 벌어진 사건의 전말이 까발려 지는건 엄연히 다르니 출판사 광고대로 마지막 50페이지를 향해 달려가는 고속질주 스릴을 즐기면 될것 같다. 이 50페이지에 희미했던 진실과 작가가 고심해서 짰을 트릭과 통쾌하고 시원한 복수의 한방과 예상치 못한 반전이 꽉꽉 담겨 있으니 말이다. 한 여성이 우연히 목격한 사건으로 위험에 처하게 되는 비슷한 류의 서스펜스 스릴러 작품들은 많지만 견고하고 치밀하게 짜인 복선과 상황에 몰입하게 만드는 탄탄한 구성으로 여타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차별성을 보여준다. 그래...이제는 믿고 보는 작가인걸로....브레이크가 파열되 목숨 내놓고 질주하는 스릴의 쾌감을 느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븐이브스 2 - 화이트스카이
닐 스티븐슨 지음, 성귀수.송경아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븐이브스 2 : 화이트스카이 (2018년 초판)

저자 - 닐 스티븐슨

역자 - 성귀수, 송경아

출판사 - 북레시피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91p



드디어 시작된 하드레인...그리고 지구의 멸망..



'아바타'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사이버펑크의 어머니 (아빠는 '윌리엄 깁슨'일까?...) '닐 스티븐슨'의 하드SF 작품 [세븐이브스] 2편이 출간되었다. 와!!!! 생각보단 빨리 2편이 출간되었는데 2013년 출간을 시작으로 3년이 지나 2편이 출간되었고 3편은 올해 출간이 목표라는데, 언제 출간될지는 모르는...아직도 출간 ING중인 [삼체]처럼 [세븐이브스] 2편이 1편의 내용을 전부 잊어버리고 출간되면 어쩌나 싶었는데, 생각했던것보다 더 빨리 출간되어 너무나 다행스럽다. ㅠ_ㅠ 이것이 진짜 하드SF라는듯이 지구의 멸망 앞에서 생존을 위한 인류의 모든 과학기술을 총동원하여 펼쳐지는 과학적 상상력의 총아였던 1편에 이어서 2편 역시 작가의 해박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동물 인간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헤쳐 보는 사고실험의 장이 마련된다. 영화던 소설이던 뭐니뭐니해도 3부작의 꽃은 본격적인 스토리가 펼쳐지는 2부가 아니던가...프리퀼을 거쳐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본편! 일곱 이브들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1편]

달이 폭발하고 무수한 달파편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연쇄작용을 일으켜 돌덩이들이 지구 주의를 가득 메우는 화이트 스카이를 거쳐 무려 5천년간 돌덩이들이 지구로 떨어져내리는 하드레인이 오기까지 지구에게 남은 시간은 단 2년....인류는 함께 협력하여 지구의 멸망에서 인류를 종속시키고자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하여 지구 궤도위 우주정거장 '이지' 근처에 각 나라별 엄선한 생존자를 개인 우주선인 아클렛에 실어 쏘아올린다.



[2편]

유성우의 우주선 충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고자 소행성 아말테아에 우주정거장 '이지' 연결을 완료하고, 삼백여개의 개인 생존 포드 아클렛들도 분주히 자신의 자리를 잡아 하드레인에서 생존할 준비를 마친다. 그리고 마침내 시작된 화이트스카이와 뒤이은 하드레인...'이지'의 승무원들은 각자 지구의 가족들과 마지막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무수히 많은 운석들로 불바다가 된 지구는 오렌지 빛으로 물든다. 그렇게 인류는 '이지'와 아클렛의 생존자 1,551명만을 남기고 전멸해버린다. 한편, 우주선의 무한 동력원이될 물을 구하기 위해 태양계 궤도의 라그랑쥬 포인트로 떠났던 우주선 '이미르'에게서 드디어 연락이 오고, 거대한 얼음 혜성을 성공적으로 접수하고 지구로 향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 하지만...누구도 예상못한 지구의 마지막 생존자로 인해 우주의 마지막 생존자 1,551명은 거대한 위험에 휩쓸리게 되는데....     

  


아무리 픽션이라지만 한때 지구의 주인으로 군림하던 공룡들이 소행성의 충돌로 멸망하듯 하드레인으로 무수히 많은 운석의 충돌로 지구에 남겨진 가족들이 역대급 스케일의 재난으로 죽어가는...지구가 쑥대밭이 되버리는 장면은 대자연 앞에서 한낱 먼지만도 못한 인간의 무력함을 느끼게 하면서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무기력한 감정과 막연한 공포를 선사한다. 그와 더불어 이번 2편에서는 하드레인 이후 본격적으로 지구와 유리되어 자력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이지'와 '아클렛'의 무리인 '스웜'의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분명 지구의 엄선된 선발대로 인텔리의 총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우주공간에서 멸망을 향해 돌진하는 갈등상황은 다시 한번 인간이란 동물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것 같다. 



1971년 스탠포드 대학에서 벌어진 역사상 최악의 실험 스탠포드 프리즌 엑스페리먼트 실험이 떠오른다. 적은 인원으로 서로 합의한 상황이라 해도 인위적인 권력 관계가 상정되면 갈등의 폭발과 폭력 상황은 막을 수 없음을 보여줬던 이 실험의 상황이 떠올랐다. 상황은 엑스페리먼트 실험과 다르지만 아무리 지적으로 높은 수준의 사람들이라 해도 천 오백명의 사람들이 모인 우주에서는 지구와는 또다른 사회가 형성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권력과 그로인한 차별과 갈등이 발생된다...거기에 지구에서 탈출한 마지막 생존자 X맨이 권력에 대한 그릇된 열망을 세치 혀로 풀어내 이지와 스웜인들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니...똘똘 뭉쳐 최대한 연대해도 오천년의 하드레인 기간을 살아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마당에 분열로 인해 자멸의 길로 돌진하는 최후의 생존자들을 보고 있자니 참담함 마저 느끼게 한다.



고립된 우주 공간에서 최후의 인류라는 절체절명의 하드SF적 배경에 인간 심리와 본성에 대한 어두운 이면을 고발하는, 작가가 인간을 바라보는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이 더해지니 극한의 긴장을 선사하는 사회적 실험실이 마련되는 것이다. 1편을 읽을 때만해도 오 천년간의 하드레인 기간동안 생존해 나가는 세대 우주선의 이야기가 그려지리라 예상했는데, 하드레인 이후 폭주 끝에 달랑 8명의 생존자만을 남기고 전멸해 버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를 보게 된다면....그 허탈감에 실소가 터져 나올것이다...당연하지만 이번 2편이 승무원간의 갈등 상황만을 그리는건 아니다. 1편 보다 더 많은 긴박한 EVA 상황과 유성우를 피하기 위해 긴밀하게 동작하는 '이지'와 '스웜'들, 우주선간의 랑데부 등등 스케일이 다른 우주활동의 장면들은 SF작품으로서 뛰어난 만족감을 준다. 



배경은 사이언스 픽션이지만 무섭도록 현실적이고 아프도록 날카롭다. SF로나 스릴러로서나 모두를 만족시키는 치밀하고도 사실적인 이야기에 엄지를 치켜들고 '따봉'을 날리고 싶다. 자...이제 인류라고는 달랑 8명의 여성...그나마 가임기 여성은 단 7명만이 남게 되었다. 인류 최후의 일곱명의 여성들 [세븐이브스]들은 3편에서 과연 어떤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게 될지...전혀 상상치 못한 사고실험의 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아...사이버펑크를 버린 '닐 스티븐슨'의 하드SF는 진짜...사이버펑크를 버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ㅠ_ㅠ 지금 당장 3편을 출간해 달라!!!!!



덧 - 번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사실 1편을 읽을때만 해도 좀 딱딱하긴 해도 거슬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성귀수 번역자에겐 미안하지만) 2편에서 바뀐 번역자의 글로 읽어보니...과장 조금 보태서 하늘과 땅차이의 가독성을 보여준다. ㅠ_ㅠ 허허...부디 3편은 지금 역자가 계속 해줬으면 좋으련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멸세계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살림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멸세계 (2017년)_E-BOOK
저자 - 무라타 사야카
역자 - 최고은
출판사 - 살림
정가 - 13000원
페이지 - 이북



섹스 행위가 사라진 세계...난 반댈세.


혜자 이북 온라인 서점 리디북스에서 [마지막 패리시 부인]과 함께 무료 대여로 풀었던 [소멸세계]를 완독했다. 교미행위가 사라진 세계라는 독특하고 새로운 발상의 작품으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렇게 무료로 풀리니 않읽을 수 없지 않은가?! 작가의 작품은 이 작품으로 처음 접하지만 얼마전 출간됐던 [살인출산]의 플롯을 보고 이 작품을 읽어보니 여성이 갖는 섹스와 임신, 출산에 대해 상당히 독특한 시각을 갖고 있는 작가인것은 분명한것 같다. 신체접촉을 통한 성행위가 불결한것으로 간주되어 위생적인 마스터베이션이 선호되는 새로운 세계....난 이런 세상 반댈세!!



2차세계대전 후 전쟁에 징병된 수많은 남자들의 전시 사망으로 자연스럽게 인공수정기술이 발달되고 짐승처럼 헐떡이며 씨를 뿌리는 기존의 야만적 성행위에서 신체 접촉 없이 인공수정을 통한 출산이 정상적인 방식으로 자리잡는다. 그렇게 자연스레 기존 성행위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기존의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하고 함께 사는 가족의 개념 조차 붕괴된다. 이성이 만나 사랑을 나누던 기존과는 달리 TV에서는 온통 2D 애니메이션 혹은 히어로의 활약이 돋보이는 특촬물이 방영되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TV속 캐릭터를 연인으로 삼고 사랑에 빠지고 캐릭터를 상상하며 마스터베이션 한다.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들과는 달리 부모의 성행위로 태어난 소녀 아마네는 엄마가 사랑을 통해 태어난 축복이 아마네라는 말을 줄곳 듣고 자라지만 정작 본인은 불결하고 더럽게만 느껴진다. 섹스에 대해 궁금하면서도 거부감을 느끼는 아마네는 학교 동급생과 호기심 끝에 처음으로 섹스를 하는데......



이 작품을 읽으니 불현듯 중딩시절이 떠오른다. 내가 중학생일때만해도 인터넷은 하이텔, 나우누리등 전화선을 이용한 방식으로 극악의 속도를 자랑했고 하여 동영상은 꿈도 못꾸는 시절이었다. 그나마 왕성한 성적 호기심은 수백명이 돌리고 돌려봐 휴지처럼 닳고 닳은 도색잡지 따위 아니면 똘이가 주인공으로 온갖 여성과 섹스 판타지를 펼치는 야설로 푸는 정도랄까...그렇게 글로 섹스를 배우던중 드디어 친구의 집에서 처음으로 시청한 포르노로 첫 섹스에 대해 접해봤다.(영상지만..) 그런데 동화책으로 곰돌이를 본 아이가 처음으로 동물원에서 곰을 봤을때의 상상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오는 충격이랄까...상상해오던 섹스와는 달리 영상속 흑형의 크고 거대한 물건과 그 물건을 전부 품어버리는 백인여성의 성기...땀을 흘리며 짐승의 괴성을 질러대며 스포츠를 하듯 리드미컬 하게 움직여 대는 그들의 모습은 충격과 공포로 다가왔다. 그렇게 일주일간은 트라우마에 시달렸는데 신기하게도 그 이후에는 섹스에 대한 열망이 더 강해졌다는것...그렇다...소멸세계 속 사회적으로 불결하고 터부시하는 교육을 받았을지라도 몸속 DNA에 각인된 자손번식과 더불어 성행위에 따른 쾌락에 대한 무의식적 열망, 대자연의 조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본능은 후천적 금기로는 막을수가 없는 것이다. 서로 몸을 비비며 느끼는 교감과 일체감은 골방에 틀어박혀 2D 캐릭터의 사진을 문대며 느끼는 마스터베이션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어쨌던 그렇게 염원하고 바라던 나의 첫 성경험은 그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에나 경험할 수 있었다는...



기존의 섹스와 가족관계에 대해 완전히 해체시켜 버리고 작가의 사고실험으로 만들어진 세계는 편의적일지는 몰라도 비인간적이고 메말라 있으며 집단적 광기에 사로잡혀 있는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품속 실험도시로 나오는 지바시티는 이 광기의 집합체로 그려지는데 도시의 구성원 모두가 엄마로 불리며 모든 아이들을 공동육아로 키우다보니 아이들의 생김새는 다를지 몰라도 모두가 공장에서 찍어 나온듯 같은 표정 같은 생각을 갖는 획일화된 개체로 자라난다. 구성원들의 정자와 난자를 무작위로 여성, 남성에게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을 시키는 세상....남과 여의 완벽한 성적 평등이 실현됐다기 보단 성역할 자체가 사라져 버린 기괴한 세상이 펼쳐진다.



자...그렇다면 작가가 그리는 평행우주속의 소멸세계는 과연 현실성이 없는걸까?...일단 결혼이 늦어지면서 출산연령이 높아지고 지속적 환경오염으로 정자의 질이 떨어져 자연 임신률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다. 자연스럽게 인공수정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점차 여성에게 관심이 없는 건어물남이 늘어나는 사회적 추세와 덕후양산 애니 [페이트 나이트]를 필두로 2D 애니 캐릭터와 사랑에 빠져 실제 이성과는 담을 쌓아버리는 덕후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니...단편적이긴 하지만 우리도 소멸세계를 향해 서서히 나아가고 있는건 아닐까?!!!.....아냐....아니야!!!! 절대로 보고 싶지 않다...마치 아마네의 엄마와 같은 심정으로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제정신으로 바라볼 용기가 날것 같지 않다. -_- 실로 충격적인 세계관에 공포 싸이코 드라마를 보는듯한 아마네가 벌이는 충격적 결말은 영~ 찝찝하고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