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5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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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자는죽어야한다 (2018년 초판)

저자 - 하라 료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비채

정가 - 13000원

페이지 - 406p



돌아온 낭만마초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낭만마초 사와자키 탐정의 신작이다. [그리고 밤은~]과 이 작품이 동시 출간되었길래 연이은 시리즈인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시간텀이 꽤 차이가 난다...-_-;; [그리고 밤은~]에서는 핸드폰이 없어 공중전화를 이용하던 시절인데, 이번 [어리석은 자는~]은 문명의 이기 핸드폰이 등장하는것...그러다 작가후기에서야 이 작품이 네번째 장편이자 작가의 마지막 장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데뷔 후 19년동안 단 네편의 장편만 집필했다고 하니 한 작품, 한 작품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아 써내는지 알 수 있을것 같다...데뷔작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를 필두로 [내가 죽인 소녀], [안녕, 긴 잠이여]까지 세편을 시즌 1으로 그리고 이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는 시즌2로 나뉜다고 하는데 1편에서 십수년의 시간이 지난 만큼...공중전화에서 휴대폰으로 발전한 만큼(하지만 사와자키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기존의 클래식한 정통 하드보일드에 기동성이 가미되니 빠른 전개에 따른 속도감이 추가장착 되었다.



와타나베는 저세상에 갔지만 여전히 와타나베 탐정 사무소를 홀로 지키는 사와자키는 한해의 마지막날 12월 31일 자신의 아버지를 도와달라는 의뢰를 위해 찾아온 여성과 대면한다. 내용인즉슨 은행에서 총격으로 두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에 자신의 아버지가 범인으로 자수 했다는것. 하지만 사건이 벌어진날 아버지는 다른곳에 있었다는 것. 하여 아버지의 무고를 증명해 달라는 여성의 의뢰를 사와자키는 이유야 어떻든 제발로 자수를 한것으로 의뢰를 받을 수 없다며 거절한다. 하지만 의뢰는 거절했지만 와타나베와의 인연으로 다음날 신주쿠 경찰서를 찾아간 사와자키는 주차장에서 자동차 속 복면을 쓴 자들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자수한 이부키 데쓰로가 취재진 앞에 서는 순간 복면사내들은 자동차로 이부키 데쓰로 앞을 지나면서 이부키 데쓰로를 향해 총탄을 날리는데.....



이야...[그리고 밤은~]에 이어 이작품 역시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작가의 그물같이 촘촘히 짜여진 스토리 설정에 예리한 시선으로 사건을 통찰하는 사와자키의 신들린 탐정수사가 빛을 발한다. 무려 각기 다른 세 가지 사건이 얼기설기 매듭지어져 꼬여진 실타레 처럼 뒤섞여 있을때 오로지 사와자키 만이 사건의 날실을 구분하여 얽힌 매듭을 풀어내는 것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번편 역시 냉혹한 야쿠자들의 뒷세계, 비리와 부패에 찌든 경찰들, 정계인사들의 비밀을 틀어쥔 미스터리한 노인 등 각자 한보따리의 사연을 가진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한데 뒤엉켜 화려한 도시 신주쿠 이면에 도사린 세속적 욕망을 향해 서로 속고 속이며 목숨을 빼앗는 지옥도를 그려낸다. 게임에서 낙오된 어리석은 자에겐 죽음만이 기다리는 데스게임인 것이다.



시대는 현재와 가까운 시간대이지만 여전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전화조차 걸줄 모르는 장면이 나올 정도)십수년째 사설 전화응답업체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관리하는 사와자키만의 고집스러운 매력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나이는 좀 더 들었을지언정 수억엔의 유혹을 단칼에 거절할 정도로 탐정으로서의 프라이드는 더욱 견고해졌고 은행 총격사건, 신주쿠 경찰서 저격사건, 아흔두살 노인 납치사건, 7억엔 현금 수송작전 등등 쉴틈없이 이어지는 굵직한 사건들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사건의 진실과 트릭들을 하나씩 소거해나가는 사와자키의 추리력은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져 있다.



짧은 시간 내에 워낙 많은 사건들이 휘몰아치고 수많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니 약간 정신은 없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밀도있는 스토리 하나는 정말 끝내주는것 같다. 과연 시즌2 두번째 작품은 언제쯤 볼 수 있을지....너무 오래 걸리진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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