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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웨어 ㅣ 에프 모던 클래식
닐 게이먼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네버웨어 (2017년)_E-BOOK
저자 - 닐 게이먼
역자 - 황윤영
출판사 - 에프
정가 - 16800원
페이지 - 544p
런던의 또 다른 세계
[샌드맨], [멋진 징조들] 등 SF와 판타지를 넘나들며 재미와 작품성을 겸비한 인기 작가로 인정받는 '닐 게이먼'의 판타지 작품 [네버웨어]이다. 1996년 영국 BBC 방송국의 의뢰로 TV 시리즈로 집필된 이 작품은 TV드라마로 방영된 후 작가의 추가 수정을 통해 소설로 출간되었다. 국내에는 2007년 출간되었는데, 최근 2014년 작가가 기존 [네버웨어]에 추가로 스핀오프 번외편 [후작은 어떻게 코트를 되찾았을까]를 새롭게 집필했고, 이번 판본에 합본으로 번외편을 추가하면서 명실상부한 [네버웨어]완전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런던의 이면....빛과 어둠중 음지의 런던속 미지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는 현대적 배경에 마법사, 헌터,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모던 파라노말/오컬트 판자지 장르로서
잔혹하거나 끔찍한 장면 없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영어덜트를 타겟으로 한 판타지 작품으로 보인다. (TV방영물은 '전체관람가'였나보다...-_-) 작품 말미에 실린 작가의 후기에 어른들을 위한 [오즈의 마법사]나 [나니아 연대기]같은 작품으로 쓰고 싶었다는 글을 보니 어느정도 고개가 끄덕여 진다. 잔혹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애들이 보기에도 적당하지
않은 수준이랄까...
런던에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약간은 자신감 없이 일에 치여 사는 리처드 메이휴는 미모의 약혼녀 제시카와 함께 중요한 미팅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서두른다. 하지만 갑자기 멈춰버린 리처드를 의아하게 여긴 제시카는 리처드의 시선을 따라 길바닥에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는 소녀를 보게된다. 소녀를 도와주려는 리처드와 긴급출동을 부르고 미팅에 참석하자는 제시카는 말다툼을 벌이고....결국 제시카의 절교선언을 뒤로하고 소녀를 들쳐안고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정신을 차린 소녀는 자신이 이름이 '도어'이고 런던의 다른 세계에서 왔으며 잠긴문을 열고, 없는 문을 만들어 열 수 있는 능력자라고 말한다. 졸지에 킬러들에게 부모를 잃고 홀로 도망치다 런던의 현실세계로 흘러들어왔다는 그녀는 리처드에게 몇가지 부탁을 청하고, 리처드는 기묘한 미션을 완수하여 '도어'를 무사히 이세계로 돌려보낸다. 그리고 다음날....다른날과 마찬가지로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선 리처드는 기괴하고 기묘한 경험을 당하고 멘붕에 빠져버리는데......
시간의 제약은 없는듯하고, 같은 런던의 공간을 현실 사람들과 나눠 쓰고 있는 이세계의 존재들은 아예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여타 판타지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판타지 세계에 들어가면 현실세계를 활보하고 다녀도 사람들은 이계의 존재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직접적인 접촉이 있어야만 그나마 인지하는 정도랄까....현실의 역사와는 다른 과거의 역사 속에서 비스트와 괴물들이 활보하고 마법사와 천사가 공존하는 기묘한 공간...그러면서도 내내 어두침침한 하수구 처럼 습하고 질척이는 이세계의 모습은 다크한 성인용 판타지로서는 꽤나 어울리는 암울한 세계로 그려진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소시민 리처드가 우연히 이세계로 빠져들고 그곳에서 엄청난 모험을 경험하며 눈부신 활약....따위는 별로 없이(주인공의 활약이 별로없었다는게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목숨이 넘나드는 위험속에서 실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열정 가득한 인간으로 거듭나게되는 과정이 작품의 주제이다. 뭐랄까..판타지지만 굉장히 현실적이고 냉소적이랄까...여타 작품이라면 졸지에 부모를 잃은 소녀 '도어'도 착하디 착해서 개미 한마리 못죽이고 천상 여자로 그려지겠지만 여기선 절대 그렇지 않다. -_-;;; 어떻게던 복수를 하기위해 리처드를 이용하고, 현실세계에서 곤경에 처한 리처드를 외면해 버리는 단호박같은 모습을 보면서 전형적인 캐릭터의 파괴가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적과 아군의 모호한 경계도 흥미를 유발하는 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을듯한데, 도어의 아군들마저 하수구 냄새 풀풀나는 음흉함을 숨기고 있으니...-_-; 누가 진짜 선인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든다.
이렇게 흥미로운 설정의 작품이지만 애매한 수위가 단점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답게 딥다크 하게 썰고 베고 유혈이 낭자했으면 차라리 시원시원하고 좋았으려만, 잔인할것 같으면서도 그닥 별거 없고, 밝게 가자니 배경은 암울하기만 하고...-_-;;; 영화 [매트릭스 2]의 키메이커가 떠오르는 '도어'라는 캐릭터도 마음대로 포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능력자지만 생각보단 그 능력을 너무 아끼는듯 하여 아쉬웠다....어디까지나 내 개인적 취향에 따른 소회이지만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포지셔닝이 이어져 이야기를 평이하게 만드는 단점으로 작용했던것 같다. 하지만 카라바스 후작이나, 천사 이즐링턴, 싸움의 달인 헌터 등등 개성넘치고 흥미로운 캐릭터들과 함께 실제 런던의 지명을 딴 장소에서 펼치는 기이한 모험은 판타지 팬들에겐 더 없이 훌륭한 작품으로 비춰질듯 하니 강렬한 자극을 원하는 내겐 단점으로 작용한 단조로움도 다른이에겐 스펙터클 판타지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판타지에 특화된 초인기 작가지만 이 작품으로 처음 접한 작가의 작품이라 그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 [멋진 징조들]을 첫장만 읽고 다시 책장에 처박았었는데....다시 꺼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