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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수집가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윤시안 옮김 / 리드비 / 2025년 8월
평점 :
밀실수집가 (2025년 초판)
저자 - 오야마 세이이치로
역자 - 윤시안
출판사 - 리드비
정가 - 17300원
페이지 - 323p
평범한 밀실은 거부한다
아무도 들어 갈 수 없는 방안에 서 발견된 살해된 시신. 밀실트릭을 두고 벌이는 범인과 형사의 한판승. 고로 작가와 독자의 두뇌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작품. [밀실수집가]이다. 더이상 새로운 트릭이 없다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밀실은 본격의 꽃이자 기본 그 자체이다. 본격미스터리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밀실일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들에게는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밀실을 주제로 기상천외한 트릭이 가득한 다섯편의 작품집이 출간됐다.
1. 버드나무 정원 (1937년)
우연히 창밖으로 들여다본 음악실에서 누군가의 총에 맞아 선생님이 죽는 것을 목격한 지즈루. 놀란 지즈루는 당장 옆동에 영어선생님이 계신 방으로 달려가고 영어 선생님과 지즈루는 음악실에 가보는데 출입문은 잠겨있었고 음악실 안에는 범인은 없고 싸늘한 시신만이 있었는데...
2. 소년과 소녀의 밀실 (1953년)
사면에서 경찰이 지켜보던 와중에 소녀와 소년이 차례로 집안으로 들어가고. 조금 뒤 소년과 소녀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는데....
3. 죽은 자는 왜 추락하는가 (1965년)
전남친과 말싸움을 하는 도중에 5층 창밖으로 추락하는 여성과 눈이 마주친 유코. 경찰은 사망자가 6층에 살던 호스티스였으며 추락전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6층의 문은 모두 잠겨있었고 완벽한 밀실상태였는데...
4. 이유 있는 밀실 (1985년)
권총으로 남자를 살해한 범인은 자신이 짜낸 아이디어로 밀실을 만든다. 하지만 경찰은 범인의 밀실을 손쉽게 풀어내고마는데...
5. 가야코네 지붕에 눈 내려 쌓이네 (2001년)
자살 미수로 숲에서 발견된 가야코를 직접 병원으로 데려와 간호하는 의사. 가야코를 간호하는 여의사에게 안정감을 느끼며 모처럼 푹 잠을 잤는데, 다음날 깨어보니 의사는 시신이 되어 있었다. 병원 밖에는 눈이 쌓인 길에 전날 의사가 우유를 사기 위해 마트에 오갔던 발자국만 남아있고. 졸지에 의사의 살인범으로 몰린 가야코는....
제목 옆의 연도를 보면 알겠지만 각 단편의 사건 시간대가 전부 다르다. 무려 100여년 전부터 이천년초까지. 다양한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각기 다른 배경과 동기속에서 자칫 연이어 만들어지는(?) 밀실사건의 식상함을 타파하고 작품의 다양성을 부여한다. 첫번째 단편에서 창문에 달린 나사식 걸쇠가 시간이 지나 크레센트 자물쇠로 바뀌고 현관문에 체인 안전고리가 달리면서 밀실의 조건이 점차 복잡해져 가는 과정으로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밀실하면 머릿속으로 그리기 어려운 복잡하고 난해한 물리 트릭을 생각하게 마련인데(본인만 그런건지 모르겠으나) 이 [밀실수집가]는 물리적 트릭을 대부분 배제하는 차별점을 둔다. 흔히 서술트릭에 쓰이는 성별, 시간대 등 편견을 역으로 이용하는 심리 트릭을 밀실에 덧붙여 예상치 못한 반전을 이끌어 낸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군더더기는 배재한 채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고 그밖의 가능성은 형사의 입을 빌려 소거하여 독자와 정정당당한(페어한) 승부를 겨루기를 제안하나... 역시나 단 하나도 맞추지 못하고 전패했다. ㅋ 암튼 3번째 작품의 층간 밀실 트릭은 본인도 [살의의 형태]에서 [무구한 살의]로 짜봤기에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고 4번째 작품은 밀실임에도 도서추리의 형식으로 구성의 반전을 꾀하며 5번째는 탁트인 밀실인 눈밀실로 흥미롭게 읽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고인물인 밀실에서 물리와 심리트릭의 절묘한 조합이 신선함을 준다. 본격 초심자나 마니아나 모두 만족할만한 쉽고 간결한 구성과 지적 퀄리티가 만족감을 줄 것이다.
[왓슨력], [붉은 박물관]시리즈로 우리에게 익숙한 '오야마 세이이치로'의 밀실 도전장. 자 저자의 도전에 응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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