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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1.가을호 - 71호
계간 미스터리 편집부 지음 / 나비클럽 / 2021년 9월
평점 :
계간 미스터리 2021 가을호 : 통권 71호 (2021년 초판)
저자 - 계간미스터리 편집부
출판사 - 나비클럽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36p
한국 미스터리 리부트
국내 유일무이의 미스터리 잡지. 계간 미스터리 가을호가 출간됐다. 지난 여름호에 이어 매우 감사하게도 이번 가을호에도 내가 쓴 단편과 엽편이 실렸다. 조금씩 지면에 글이 소개되면서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는 열망이 깊어진다. 열망만으로 잘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ㅎㅎㅎ 여튼 이번 가을호의 주제는 한국 미스터리 리부트다. 침체된 한국 추리 문학을 새롭게 이끌어갈 미스터리의 리부트를 선언하는 가을호에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특집] '한국 미스터리 리부트' 대담 - 백휴, 박인성, 한이
일본이나 외국에 비해 미스터리 장르만 유독 침체된 한국시장에서 미스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열띤 토론이 흥미롭다. 역시나 선굵은 장편이 나와줘야 고정된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좁혀진다. 쏟아져 나오는 단편 앤솔러지가 자칫 미스터리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우려에 공감했다. 단편밖에 쓸 줄 모르는 나부랭이로서 단편이라도 잘 써보리라 마음 먹었다.
[신인상 당선작]
꽃산담 - 박소해
페친이자 제주에서 살고 계시는 소해작가의 작가 등단작이다. 둘레길에서 죽은 채 발견된 남자 트레이너의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의 이야기인데, 대한민국이지만 육지와는 다른 이국적인 제주도의 풍경을 잘 살려내 독특한 분위기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얼마나 현실요소를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카이 캐슬]같은 상류사회 부인들의 욕망과 암투가 녹아있고 여러 인물들의 탐문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과 반전이 뛰어나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작가님. ㅎㅎㅎ
졸린 여자의 쇼크 - 이은영
유년시절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의 혼란한 정신 상태를 사이코 드라마로 그리는 작품이다. 문장이나 표현력은 굉장히 좋아 눈에 그려지듯 읽히나 미스터리로서의 트릭이 약해 개취로 조금 아쉬웠다.
[단편소설]
공짜는 없다 - 장우석
우연한 실수로 지나가던 여성에게 상해를 입힌 소년. 자신의 실수가 들통날까 싶어 전전긍긍 하지만 별일 없이 지나간다. 시간은 흘러 새롭게 태어난 소년 앞에 여성이 나타나는데.... 세 번의 기회. 그리고 그 세 번의 기회를 대차게 날려 먹는 소년의 인과응보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버추얼 러브 - 제리안
100억대 예산이 소요되는 초대형 VR프로젝트에 선발된 여성. 안구에 VR렌즈를 이식하고 역하렘 게임에 참여한다. 쏟아지는 매력적인 남성들의 대시에 기쁨의 비명을 지르던 여성 앞에 싸늘하게 죽은 데이트 상대가 나타나는데.... 있을법한 설정에 집중하게 된다. VR을 소재로 미스터리를 써보려고 구상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된듯.
임시보호 되었습니다 - 김영민
키우던 강아지를 잃고 헤어진 여친이 키우는 강아지를 돌봐주는 남자의 소심하지만 따뜻한 코지미스터리. 애완동물에게 애정을 쏟아봤다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이다. 페친작가로 계간에 실린 작품 이전 버전의 작품도 봤었는데 개인적으로 둘 다 재미있게 읽었다. 뚝심 있게 일상 코지를 쓰려고 하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작품.
무속인 살인사건 - 홍정기
드디어 내가 쓴 작품이다. 저자인 만큼 집필 배경을 이야기 하련다. 다만 스포일러가 가득하니 참고하길.
일단. 주인공 홍은기의 도입부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내 자전적 이야기이다.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에 <<쓰쿠모가미>>를 발표했을 때의 이야기이고 실제로 작품도 그 무렵에 썼다. 은기가 미쳐 날뛰는 장면도 <<쓰쿠모가미>>에서 따왔는데 두 작품 모두 본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 조금 아쉽다. 책에 씌인 악령의 공포에 본격을 접목해보고 싶어 쓰다가, 무속 오컬트도 추가되고, 밀실도 추가되고 안락의자 탐정도 추가되어 종국에는 이런 끔찍한 혼종이 탄생 됐다. 일단 재미있게 봐주셨다는 리뷰가 있어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는...ㅋ
[미니픽션]
개별로 리뷰하기 보다는 뭉뚱그려서. 역시 짧은 시간 안에 커다란 반전을 준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실린 미니픽션은 그 어려운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번역가 최필원 작가님의 작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상황과 예상치 못한 반전이 미스터리 본연의 묘미를 제대로 전달한다. 겨울호 미니픽션도 모집중이니 도전하기를....
[인터뷰] 대거상 수상 <밤의 여행자들> 윤고은 작가
계간에 실린 작가님의 사진을 본 순간 팬이 되기로 마음 먹었다...
[작가의 방]
세 개의 방 - 한새마
이번 에세이를 통해 한새마라는 사람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솔직해질 수 있는 것이 에세이의 매력이 아닌가 다시 한번 느낀다. 작가는 미스터리에 입문하게 된 계기, 그리고 미스터리에 더욱 매진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이 글을 통해 표명한다. 이 글을 읽는 누구나 작가 한새마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마력을 느꼈으리라. 좁디 좁은 핸드폰에서 벗어나 어엿한 작가의 방에서 새롭게 쏟아져 나올 신작들을 하루빨리 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응원한다.
[미스터리 커뮤니티] '일본 미스터리 즐기기' - 김소망
나도 수년 전 가입하여 미스터리 리뷰를 올리고 있는 카페이기에 반갑다는 마음이 앞섰다. 추미스 양대 카페 [러니의 스릴러 월드]와 [일본 미스터리 즐기기] 모두 쭈욱 흥하길 바란다.
이번 호도 볼 거리, 읽을 거리가 가득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미스터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계간 미스터리! 흥하라! 계간 미스터리! 화이팅 한국 미스터리 작가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