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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유괴마 ㅣ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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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8월
평점 :
하멜른의 유괴마 (2021년)
저자 - 나카야마 시치리
역자 - 문지원
출판사 - 블루홀식스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32p
이래도 맞을래?
[일곱 색의 독]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이누카이 형사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다. 앞선 단편집에서 남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간파하여 범인을 잡아내는 특징이 매력적이었는데 이번 장편에서는 자식을 가진 엄마의 심정, 여성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읽지 못하여 무척이나 난감해 하는 뭇남성들과 마찬가지의 이누카이가 그려진다. 좀 더 친근감이 느껴졌달까. ㅎㅎㅎ
작품의 배경은 일본내에서 꽤 많은 논란과 반향을 일으켰던 자궁경부암 백신 강제접종에 대한 사회적 사건을 다룬다. 한마디로 사회파 장르라는 말인데, 백신의 부작용을 두고 찬성파와 반대파 사이의 첨예한 논란을 다루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작금의 코로나 백신 접종과 묘하게 맞아 떨어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치명적 부작용을 을으킬지도 모르는 백신을 강제하고 그 강제접종의 이면에 정부관료, 후생성, 제약회사, 산부인과 협회의 검은 커넥션을 미스터리로 고발한다.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소녀가 엄마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유괴된다. 이상한 건 범인에게서 몸값을 요구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며칠 뒤. 자궁경부함 백신을 찬성하는 산부인과 협회 수장의 딸이 또 유괴된다. 역시 몸값을 요구하는 범인의 연락은 없다. 두 유괴 사이의 공통점은 범인이 현장에 남긴 엽서인데, 이 엽서에는 하멜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그려져 있었다. 하여 유괴범에게 하멜른의 유괴마라는 별명이 붙게 된다. 사건은 미궁으로 치닫는 와중에 3번째 유괴가 발생하는데.....
일단 이 작품을 읽고 웹서치를 해봤다. 실제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때문에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킨 학생들이 급증하였고 일본은 강제접종에서 자율 접종으로 정책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얼마전 부터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이 시작되었고 우리 첫째 딸도 몇 년뒤면 접종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몰랐으면 모를까. 수십만원 짜리 주사를 무료로 놔준다고 마냥 좋아해도 되는건지 의문이 일었다. 관련하여 국내 부작용 접종 사례를 찾아보려 했으나 사례는 전무.....-_-;;;; 일단 일본에서는 그 난리가 났는데 어떻게 국내에서는 전혀 논란이 없었는지 의문이 인다. 같은 백신이 아닌건지. 아니면 일본에서 논란이 일었던 백신과는 다른 종류인건지에 대한 언급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젠장...
이리되니 현 코로나 백신에 대한 생각으로 넘어가게 된다. 뚜렷한 부작용 사례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정부에서의 대처는 내가 보기엔 미진해보인다. 부작용 인정 사례도 드물 뿐더러 인정된다고 해도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비용을 받는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완벽한 백신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소수의 부작용 사례에는 피해자들이 직접 부작용을 입증해야 하며 백신 패스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까지 유도 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작품을 읽으며 이런 생각까지 이어지게 만든다는 자체가 사회파 미스터리로서 작가의 의도가 대중들에게 제대로 전파돼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듯 하다. 작가의 딸이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고 한동안 부작용을 겪었던 사례로 말미암아 이 작품을 집필했다는 의도가 남다르게 와닿는다. 다만 그런 의도탓인지 범인에 대한 중립성이 지켜지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오히려 이런 민감한 문제를 재미로만 다뤘다면 그게 더 거부감이 일었을지도 모르겠다. 독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를 미스터리적 문법으로 최대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작품이랄까.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충분히 시사성을 가진 작품이었고 현재 시국과 딱 맞어떨어지는 출간 타이밍마저 완벽한 사회파 미스터리였다. 최소한 인간의 생명을 걸고 거대 집단의 이권이 개입되서는 안된다는 경종을 울리는 의미있는 작품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