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그리는 아이 - 뉴베리 상 수상작 상상놀이터 12
패트리샤 레일리 기프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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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리는 아이 (2020년 초판)

저자 - 패트리샤 레일리 기프

역자 - 원지인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14p



소녀가 마음으로 그린 그림은?



권위있는 아동 청소년 문학상 뉴베리 상을 수상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출간됐다. 아기때부터 버려져 위탁가정을 전전하던 소녀 홀리스 우즈가 하얀 도화지 위에 마음으로 그려낸 그림은 과연 무엇일지. 위태로운 십대 소녀의 이야기가 가슴 한편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홀리스 숲(우즈)에서 발견돼 이름마저 홀리스 우즈가 된 소녀는 고아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이후부터는 위탁가정에 맞겨져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낯선 사람들과의 동거 때문이었을까. 홀리스 우즈는 마음의 빗장을 걸고 그림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드는 아이가 되버렸다. 이번에 홀리스를 맡아준 어른은 조시 아줌마다. 홀리스와 함께 극장에가서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기도 하고 홀리스가 그린 그림을 좋아하고 칭찬해주는 인자한 조시 아줌마를 통해 홀리스는 마음을 조금씩 열어간다. 그러나 그런 홀리스에게 위기가 찾아왔으니... 나이가 든 조시 아줌마에게 알츠하이머가 찾아온 것. 점차 기억을 잃어버리는 조시 아줌마를 보면서 홀리스는 조시 아줌마를 떠나 또 다른 위탁가정에 맞겨지게 될 것을 직감한다. 홀리스의 예상대로 조시 아줌마의 상태를 아동보호소에서 알아채고 위기를 느낀 홀리스는 조시 아줌마를 데리고 집을 떠나 도망치는데......



이야기는 두 개의 시점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된다. 조시 아줌마와 함께 하는 홀리스의 현재의 이야기와 조시 아줌마의 집에 가기전 함께 했던 늘리건 가족과 함께 했던 과거의 이야기이다. 늘리건 가족의 일원으로 함께 하며 더없는 행복을 느꼈던 홀리스가 왜 현재 조시 아줌마의 집에 있는 가에 대한 궁금증이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조금씩 드러나게 되는 구성이다. 당연히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기에 홀리스는 늘리건 가족의 집을 나왔겠지만...-_-;;; 어린 나이에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마음의 문을 닫아가는 홀리스에게 안타까움과 연민의 감정이 느껴지고 그런 홀리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조시 아줌마와 늘리건 가족의 헌신과 사랑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그림은 세상에서 네가 보는 것, 진정으로 보는 것을 그리는 거야."

"그리고 때때로 네가 보는 것은 네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도 

깨닫지 못하는 상태에서 네 머릿속 깊은 곳에 자리를 잡지. 

하지만 일단 종이 위에 펼쳐지고, 네가 그것을 실제로 보게되면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거야."

_62p



마음을 그리는 아이 홀리스는 치매에 걸린 조시 아줌마와 함께 아동 보호소 사람들로 부터 피할수 있을까? 늘리건 가족과의 비극적 사건은 홀리스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홀리스가 그려낸 마음의 그림은 푸르른 밝은 색일지, 아니면 깊고 어두운 검은 색일까. 집 없는 소녀를 위기로부터 구해내는 곳. 그리고 소녀가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남아있는 그곳.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공간. 그 곳이 '집'이라는 것에서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어떤 말을 들려주려 하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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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수상한 서재 3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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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2020년 초판)

저자 - 하승민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3800원

페이지 - 505p



콘크리트 처럼 단단한 피부 아래 숨겨진 추악한 민낯



출판사 설명에 의하면 편집부에 쌓인 수많은 원고중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탄성을 자아내는 창작 작품을 선별하여 출간한다는 황가의 수상한 서재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 출간됐다. 2018년 [암보스]와 [이계리 판타지] 이후로 2년만의 작품이니 이 시리즈가 얼마나 높은 기준으로 작품을 선별, 엄선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암보스]를 인상깊게 봤었던 1인으로 이번 작품 [콘크리트]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댄서를 지망했던 락밴드, 그리고 IT회사를 다녔던 이색적 이력의 작가가 내놓은 첫 소설책.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살았던 작가가 그리는 세계는 과연 어떨지. 차갑고 단단한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냉혹한 세계를 엿봤다.



기대받던 검사 세휘는 법복을 벗고 알콜중독에 빠져 남편과 이혼할 위기에 처한다. 그나마 세휘를 지탱하던건 애지중지 키워온 어린 아들 수민. 결국 세휘는 수민을 데리고 자신의 고향인 쇠락하는 촌동네 안덕을 찾는다. 조그만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안덕시를 떡주무르듯 주무르는 당숙어른의 달콤한 유혹에 현혹되 첫번째 의뢰를 맡는다. 세휘가 맡은 첫번째 의뢰는 당숙 패거리중 하나인 길림마트 사장의 실종사건이다. 전소된 마트에서 발견된 의문의 손가락 마디. 다만 발견된 손가락은 실종자의 것이 아닌 불상의 손가락. 세휘는 이 손가락에서 위험하고 불길한 느낌을 온 몸으로 받는다. 며칠 뒤 세휘의 예상대로 이번엔 당숙 패거리중 횟집을 운영하는 사장이 똑같은 방법으로 실종된다. 그리고 전소된 횟집에서 실종된 길림마트 사장의 손가락 마디가 발견되고.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연쇄살인사건이 시작 된다.....



작품을 보면서 작은 도시의 유지로서 동료 선후배들과 악당을 물리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렸던 영화 [보안관]이 떠올랐다. 그래. 좋게 말하면 [보안관] 나쁘게 말하면 [범죄와의 도시]의 최민식의 롤이랄까. 안덕을 주름잡는 유지. 모든 사건의 비밀을 안고 있는 세휘의 당숙과 패거리는 정계까지 넘나느는 드넓은 인맥과 특유의 사람을 부리는 재주로 쓰러져 가는 안덕시에서 승승장구하는 검은 무리들이다. 그들의 패거리 혹은 후배들이 하나 둘씩 실종된다면 당연히 당숙 패거리들이 죄를 졌을 것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고, 이제 독자들의 시선은 그들이 저지른 더러운 짓거리가 무언지, 그리고 범인은 누구인지, 또 이 나쁜 놈을의 말로가 어떻게 될지에 주목할 것이다.



작품은 조금은 느린 호흡으로 한 사람 그리고 다음 사람. 그리고 다음 사람. 그렇게 네 명의 악인을 차례대로 청소하는 모습을 묘사한다. 뻔히 다음 타겟이 보이는대도 속절없이 그들의 실종을 지켜봐야 하는,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하는 세휘의 무능력한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답답함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뭐, 이미 세휘 자체가 당숙과 결탁하여 일신을 위해 일하는 알콜 중독자이니 그녀 역시 뭘 어쩔 도리는 없었으리라. 



읽다보면 아! 이 사람 수상하다고 느낀 그 사람이 어이없게도 범인으로 등장한다. 그것도 절반도 안되는 시점에서 말이다. 딱히 범인이 중요한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찌됐던 참혹한 사건으로 인한 피의 복수를 다루는 사회파 추리소설이니까. 후던잇이나 하우던잇 보다는 와이던잇을 중요시 하는 작품들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으니까. 뭐. 그정도로 생각하고 읽으면 되겠다. 그정도 떡밥만 물어도 충분히 재미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큭큭큭.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경찰이 나무나 무능하게 그려지고, 결말은 현실적으로 억지스럽다. 하지만 그런 단점들을 뒤집는 매력 또한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이 작품을 읽고 결이 비슷한 영화가 떠오르긴 한데, 스포가 될 것같아 적지는 못하겠고. 그토록 땅을 파내고 꼼꼼이 다지는 터파기 작업을 한건 막판 끓어오르는 콘크리트를 부어버리기 위해서라는걸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장을 덮고 아직은 가슴속 뜨끈한 콘크리트의 열기가 남아있지만 역시 얼마 안가 열기를 빼앗기고 단단하게 식어버린 콘크리트가 오래도록 냉기를 내뿜을 것 같은 작품이랄까. 



콘크리트 처럼 단단한 피부 아래 숨겨진 추악한 민낯. 그것은 당숙이나 세휘나 범인이나 이 작품에 나오는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피해갈 수 없는 진실된 이면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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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말하지 않을 것
캐서린 맥켄지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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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말하지 않을 것 (2020년 초판)

저자 - 캐서린 맥켄지

역자 - 공민희

출판사 - 미래지향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67p



20년 전 호숫가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고. 

그리고 20년 후 다시 모인 가족은 

20년 전 사건의 진짜 범인 찾기를 시작한다.



'절대 말하지 않을 것'? 제목을 보고 잠시 의아했다. '절대 말하지 말 것'이 좀 더 어감도 괜찮고 자연스러운 제목이 아닌가 라고.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작품을 읽어나가고 사백 육십페이지가 지나고서야 이 제목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깨달았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라고....-_-;;; 20년 전의 사건의 피해자와 당시 피해자와 함께 했던 가족의 현재의 이야기가 조금씩 드러나고 이 과거와 현재가 맞물리면서 비밀처럼 꽁꽁 감춰저 있던 범인의 실체가 드러나는 소위 범인 찾기 작품인데, 각 캐릭터의 세밀한 심리묘사와 무수한 떡밥과 단서를 혼재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혼란을 야기시키는 가족 심리 스릴러였다.



캠프 마코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죽고 1년 뒤 추도식 직전 아버지의 유언이 자식들에게 공개된다. 

20년전 소녀 아만다에게 상해를 입혀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던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라는 것.

첫째 아들 라이언, 둘째 딸 마고, 셋째 딸 메리, 쌍둥이 자매 케이트와 리디.

아버지는 사건의 범인을 라이언이라 지목하고 나머지 4자매들에게 라이언이 범인이라 믿는다면

라이언을 유산상속에서 배제하고, 그렇지 않다면 유산을 함께 나눠가지라는 유언을 남긴다.

다만 4자매의 의견은 만장일치여야만 할 것. 

라이언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4자매는 혼란에 빠진다. 

5남매는 진지하게 각자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고, 그날의 사건에 5남매가 아닌 캠프를 운영하던 

션의 존재가 개입 되었음을 깨닫는데.....



일단 정리부터 하자면

아만다 - 피해자, 마고의 친구.

라이언 - 첫째, 아만다를 다치게 한 사람으로 의심, 아만다 이전에 다른 여성을 사고로 죽인 경력이 있음

마고 - 둘째, 아만다와 친구.

메리 - 셋째, 헛간에서 키우는 말을 아끼는 승마 소녀.

케이트 - 막내 쌍둥이, 레즈비언.

리디 - 막내 쌍둥이

션 - 캠프 마고의 관리인



그러니 용의자는 6명인데, 처음부터 범인으로 의심되는 라이언을 범인으로 결론내지는 않을 테니 엄밀히 말하자면 5명이 용의자인 셈이다. 뭐, 소거법으로 삭제하자면 더 추리는 것도 가능하다만 스포가 될테니 그만두고, 작품을 읽어 가면서 이런 저런 소거법을 했으나 범인이 뿌린 떡밥에 딱 걸려들어 잘못 짚고 말았다. -_-;;; 뭐, 작가의 의도대로 놀아난 꼴이랄까. 범인 찾기도 찾기지만 결말에서야 밝혀지는 범죄의 이유나 이후의 행동들을 보면서 이 작품의 배경과 캐릭터들을 왜 이렇게 배치 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모인 남매들. 그리고 캠프를 매각하고 싶어하는 이와 캠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충돌하는 이해관계. 죽은 아버니가 남긴 다소 이해하기 힘든 유언장. 등등 여러 요소들이 모여 막판의 의미심장한 제목의 의미를 되새기가 만드는 작품이었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교차되는 어수선한 초반 전개만 넘긴다면 어느새 각 인물들의 행동과 심리를 분석하며 범인 찾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0년 전이란 시간적 제약과 사건이 사건인만큼 속도감 있는 빠른 전개보단 각 캐릭터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궁금증과 심리적 프레셔를 가하는 스릴러 작품이라 생각된다. 혹여 범인을 맞추더라도 쉿! '절대 말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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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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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인턴 (2020년 초판)

저자 - 나카야마 유지로

역자 - 오승민

출판사 - 미래지향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54p



현직 의사의 감동 메디컬 소설



현직 의사의 메디컬 스릴러 [차가운 숨결]의 출간과 더불어 비슷한 시기에 이웃나라인 일본 현직 의사의 메디컬 휴머니즘 소설이 국내 출간됐다. 1980년 생인 작가는 많지 않은 나이에 동일본 대지진 시기 후쿠시마 인근 병원에서 원장을 지냈던 흔치 않은 경력의 외과 의사이다. 각종 SNS등 여러 채널에 의학 칼럼을 쓰던 그가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1년차 신입 헷병아리 인턴의 이야기로 등단했으니 그 첫 소설이 바로 이 [울지마 인턴]이다. 



일주일 내내 살인적인 스케줄로 병원에서 살다시피 숙직을 서고 하루동안 수면시간은 고작 2~3시간. 아직 체혈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1년차 신입 인턴 류지는 오늘도 병실을 돌며 환자들의 상태를 체크한다. 자신의 손에 달린 생명의 진정한 무게를 알고 있기에 말이다. 24시간 쉴새없이 환자가 들어오고 사건이 터지는 병원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상황도 상황이지만 생과 사가 오가는 병원에서 단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류지의 고뇌와 노력이 책을 읽는 내게까지 전달돼 웬지 숙연해 진다. 



시골 촌동네 가고시마에서 도쿄로 상경한 류지는 종합병원 외과에서 1년차 인턴으로 연수한다. 아직 아는 것도 없고 배운거라고는 대학교에서 배운 이론적 지식밖에 없지만 그런 만큼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환자를 위해 자신의 할일을 찾는 성실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병원에서 겪는 일들은 어렴풋이 의사가 된다면 생각했던 일들과는 전혀 달랐다. 고령의 노숙자 위암환자인 노인을 위해 위절제술을 해주고 싶지만 병원의 결정은 고통을 감면하는 치료를 결정하고, 말기 췌장암 환자의 생명을 하루라도 더 살리기 위해 삽관 조치를 내리고 싶지만 선배 의사는 남은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고자 삽관 시술을 부정한다. 인턴 류지는 매 순간 눈물을 흘리며 고뇌한다. 생명을 단 하루라도 연장 하는 것과 고통에 시달렸던 환자들의 마지막 길을 그나마 편안하게 보내는 것. 생명과 인간의 존엄 사이에서 갈등하는 류지는 그렇게 하루하루 의사로서 성장해 가는데.....



사실 스릴러이던, 휴머니즘이던 메디컬 소설은 두 종류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신이 내린 의술을 갖고 태어나 엄청난 결단력과 손놀림으로 죽음을 마주한 사람들을 살려내는 신의를 주인공으로 그의 활약 만으로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 작품 [울지마 인턴]처럼 완전 헷병아리를 주인공으로 그가 겪는 실수와 경험을들 토대로 점차 단단한 의사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소설 겪의 작품으로 나뉘는 것 같다. 두 종류 다 매력적이지만 정말로 현실적인 의료계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 안에서 갈등하는 의사이자 한 인간의 고뇌를 담는 후자가 감정이입은 더욱 잘되리라 생각한다. 



뭔가 하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파하는 환자를 지켜봐야 하는 무력감. 그래서 자신이 만나는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하는 류지의 성실함은 내게 깊은 감명을 남긴다. 돈의 되어야 수술한다는 자본주의 사회에 철저하게 맞춰진 의료시스템이지만 그 안에서 집도를 하는 건 역시 인간인 의사인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 마취의와 보조 의사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합을 맞춰가는 과정은 그것대로 흥미요소지만 역시 인간의 생명이 걸려있다면 그 무게감은 여타 작품과는 다르다는 걸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현식 의사의 작품이니 전문성과 현실성이야 말할 것도 없으리라. 잔잔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는 메디컬 감동 소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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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62 Vol.6 : 비밀 케플러62 6
티모 파르벨라.비외른 소르틀란 지음, 파시 핏캐넨 그림, 손화수 옮김 / 얼리틴스(자음과모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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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62 VOL 5 : 바이러스 (2020년 초판)

케플러62 VOL 6 : 비밀

저자 - 티모 파르벨라, 비외른 소르틀란

그림 - 파시 핏케넨

역자 - 손화수

출판사 - 얼리틴스

정가 - 12000원 * 2

페이지 - 193, 193p



대단원의 막



3,4권의 출간 후 언제나 나오려나 하던 [케플러62]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5,6권이 동시 출격했다. 그래, 재미있는건 한번에 봐야 재맛아닌가. 툭툭 끊어서 보면 괜히 까먹기만 하지. 시리즈의 막바지인 만큼 기승전결의 전에서 결로 넘어가는 가장 긴장감 넘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선사한다. 그동안 비밀에 쌓여있던 행성의 비밀, 케플러62 프로젝트의 비밀, 그리고 아이들의 존재이유 등등. [X파일]의 음모론 뺨치는 충격적 전개가 청소년물임에도 강렬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케플러62 프로젝트에 선발된 아이들은 고난 끝에 무사히 1200광년이 떨어진 케플러62 행성에 착륙한다. 그곳에서 호전적인 벌버벗은 곰이라 부르는 외계인과 여치모양의 곤충 외계인을 만나고 서로가 반목하는 이유에 의문을 갖는다. 케플러62 선발대의 유일한 어른이자 캡틴 올리비아는 아이들에게 곰 종족을 도와 여치 외계인을 섬멸해야만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고 설득하고, 여치외계인과 접촉한 마리에와 아리는 올리비아의 말에 의혹을 품고 독자적으로 조사에 나선다. 그러던 어느날 동굴속에서 지구의 것으로 보이는 우주선을 찾아내고, 마리에와 아리는 그곳에서 자신들이 알고 있던 세계가 전복될 정도의 엄청난 정보를 얻게 되는데.....



결국 청소년 SF답게 탐욕과 권위주의, 이기심으로 뭉친 구세대 혹은 어른들의 세계를 전복하는 신세대, 어린이들이 만들어내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광기에 휩싸여 여치 종족을 말살하기 위해 수풀을 불태우는 마지막 전투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어른들의 냉정함을 섬뜩할 정도로 담고 있어 놀라웠다. 



역시 최소한의 정보로 피아식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과연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하는 아이들의 고민과 특유의 순진함으로 옳은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재미와 교훈을 모두 주는 유익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비의 행성에서 벌어지는 모험과 우정 그리고 도전. 청소년 SF로서나 성인이 즐기기에도 무리 없는 작품이었고 마지막까지 스토리를 그대로 이미지화 시키는 개성넘치는 삽화도 마음에 든다.



핀란드에서는 애니메이션 제작도 한다던데, 국내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케플러62는 모두가 함께 하는 행성이 되어나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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