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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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인턴 (2020년 초판)

저자 - 나카야마 유지로

역자 - 오승민

출판사 - 미래지향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54p



현직 의사의 감동 메디컬 소설



현직 의사의 메디컬 스릴러 [차가운 숨결]의 출간과 더불어 비슷한 시기에 이웃나라인 일본 현직 의사의 메디컬 휴머니즘 소설이 국내 출간됐다. 1980년 생인 작가는 많지 않은 나이에 동일본 대지진 시기 후쿠시마 인근 병원에서 원장을 지냈던 흔치 않은 경력의 외과 의사이다. 각종 SNS등 여러 채널에 의학 칼럼을 쓰던 그가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1년차 신입 헷병아리 인턴의 이야기로 등단했으니 그 첫 소설이 바로 이 [울지마 인턴]이다. 



일주일 내내 살인적인 스케줄로 병원에서 살다시피 숙직을 서고 하루동안 수면시간은 고작 2~3시간. 아직 체혈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1년차 신입 인턴 류지는 오늘도 병실을 돌며 환자들의 상태를 체크한다. 자신의 손에 달린 생명의 진정한 무게를 알고 있기에 말이다. 24시간 쉴새없이 환자가 들어오고 사건이 터지는 병원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상황도 상황이지만 생과 사가 오가는 병원에서 단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류지의 고뇌와 노력이 책을 읽는 내게까지 전달돼 웬지 숙연해 진다. 



시골 촌동네 가고시마에서 도쿄로 상경한 류지는 종합병원 외과에서 1년차 인턴으로 연수한다. 아직 아는 것도 없고 배운거라고는 대학교에서 배운 이론적 지식밖에 없지만 그런 만큼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환자를 위해 자신의 할일을 찾는 성실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병원에서 겪는 일들은 어렴풋이 의사가 된다면 생각했던 일들과는 전혀 달랐다. 고령의 노숙자 위암환자인 노인을 위해 위절제술을 해주고 싶지만 병원의 결정은 고통을 감면하는 치료를 결정하고, 말기 췌장암 환자의 생명을 하루라도 더 살리기 위해 삽관 조치를 내리고 싶지만 선배 의사는 남은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고자 삽관 시술을 부정한다. 인턴 류지는 매 순간 눈물을 흘리며 고뇌한다. 생명을 단 하루라도 연장 하는 것과 고통에 시달렸던 환자들의 마지막 길을 그나마 편안하게 보내는 것. 생명과 인간의 존엄 사이에서 갈등하는 류지는 그렇게 하루하루 의사로서 성장해 가는데.....



사실 스릴러이던, 휴머니즘이던 메디컬 소설은 두 종류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신이 내린 의술을 갖고 태어나 엄청난 결단력과 손놀림으로 죽음을 마주한 사람들을 살려내는 신의를 주인공으로 그의 활약 만으로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 작품 [울지마 인턴]처럼 완전 헷병아리를 주인공으로 그가 겪는 실수와 경험을들 토대로 점차 단단한 의사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소설 겪의 작품으로 나뉘는 것 같다. 두 종류 다 매력적이지만 정말로 현실적인 의료계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 안에서 갈등하는 의사이자 한 인간의 고뇌를 담는 후자가 감정이입은 더욱 잘되리라 생각한다. 



뭔가 하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파하는 환자를 지켜봐야 하는 무력감. 그래서 자신이 만나는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하는 류지의 성실함은 내게 깊은 감명을 남긴다. 돈의 되어야 수술한다는 자본주의 사회에 철저하게 맞춰진 의료시스템이지만 그 안에서 집도를 하는 건 역시 인간인 의사인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 마취의와 보조 의사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합을 맞춰가는 과정은 그것대로 흥미요소지만 역시 인간의 생명이 걸려있다면 그 무게감은 여타 작품과는 다르다는 걸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현식 의사의 작품이니 전문성과 현실성이야 말할 것도 없으리라. 잔잔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는 메디컬 감동 소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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