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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기호와 상징 사전
D. R. 매켈로이 지음, 최다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7월
평점 :
세계의 기호와 상징 사전 (2021년 초판)
저자 - D.R.매켈로이
역자 - 최다인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35000원
페이지 - 255p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모든 상징 기호 총망라
소설과 영화로 전세계 수천만의 사람들이 보았던 [다빈치 코드] 속 주인공 '로버트 랭던'박사는 저명한 기호학자였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움베르토 에코'와 [사랑의 단상]을 쓴 '롤랑 바르트' 역시 기호학자로 유명한 소설가이다. 그렇다면 기호란 무엇인가. 네이버 녹색창에 검색해보니 가장먼저 떠오르는 설명은 이렇다. '어떠한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쓰이는 부호, 문자, 표지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누군가가 혹은 고대인들이 만들어낸 암호에 가까운 기호를 분석하여 숨겨진 뜻을 풀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호학자들의 활약은 현장의 조그만 단서를 수집하여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는 추리소설 속 명탐정들과 부합하는 요소가 있고 그렇기에 추리소설의 히로인으로 기호학자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본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단순히 '기호'하면 지금껏 해석되지 않은 불가사의한 글자. 예를 들어 모아이 석상이 있는 이스터 섬에서 발견된 롱고롱고 문자라던가. 존재 자체가 누군가의 장난으로 만들어 진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 보이니치 문서 처럼. 고대의 해독되지 않은 불가사의한 언어를 떠올리곤 했다. 그런데 그 생각이 너무나 단편적인 생각이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언어가 만들어지기 전인 태초부터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된 현재까지. 우리는 기호와 상징의 세상 속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가방을 메고 등교하던 철수는 '횡단보도' 앞에서 '서있는 사람이 그려진 붉은색 신호등'을 보고 멈춰 섰다. 도로를 운전하던 영섭은 학교 앞 30키로 '속도제한 표지판'을 보고 '정지선' 앞에서 감속페달을 밟았다. 잠깐 멈춘 사이 휴대폰을 꺼낸 영섭은 여자친구에게 '스마일 이모티콘'을 답장으로 보냈다.
이 짧은 단문에 언급된 기호와 의미에 대해 굳이 집고 넘어가지 않아도 모두 이해하고 있으리라. 직관적이고 가시적인 기호와 상징이야 말로 우리의 DNA에 새겨진 소통의 약속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류의 손에 탄생한 기호와 상징들이 총망라 돼있다. 고대의 상형문자는 당연하거니와 이런 것도 기호였나? 싶을 정도로 현재 일상 생활에 쓰이고 있는 기호들까지. 기호와 상징의 백과사전인 엄청난 자료집이다. 연금술, 고대와 현대 문명, 점성술, 켈트 상징, 화학, 문장 부호 등 20개의 챕터로 분류가 되어있고 각 챕터에는 기호 이미지들과 개별 의미들이 수록되어 있다. '도해'로 시작하는 자료집들과 마찬가지로 크리에이터에게 꽤나 유용한 자료집이 될 것 같다. 사전이란 이름에 걸 맞게 인덱스가 꼼꼼하게 되어있어 손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책이다.
첫번째 챕터는 '연금술'이다. 가치 없는 돌덩이를 황금으로 만들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던 연금술사들의 노력들. 그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기호들과 마법진들...

책을 읽는 순간 신비로운 판타지의 세계로 소환된다. 평소 판타지와 오컬트에 관심있던 본인에겐 '연금술', '점성술', '신화와 전설', '시질과 이교신앙'등의 챕터는 굉장히 흥미로운 자료집이었다. 물론 판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 챕터와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ㅎㅎㅎ

그래. 노래처럼 외우던 원소 주기율표도 화학 기호였구나. 책에서는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과 이모지, 클립아트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 광범위하게 생활 깊숙이 스며든 기호의 침투성에 다시 한 번 놀랐달까.

자. [염소가 웃는 순간]에 그려진 마법진의 의미가 궁금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세계의 기호와 상징 사전]을 들춰보면 된다. 참 쉽죠잉?~
전 세계의 아이콘 글리프, 기호, 상징이 무려 1001종이 수록된 명실상부 기호와 상징의 사전이다. 마법진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싶다면, 고대 전설의 언어에 실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뭐 창작자들에게 사용 용도는 무궁무진 할 듯) 이 사전을 적극 활용해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