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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소크라테스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평점 :
거꾸로 소크라테스 (2022년)
저자 - 이사카 코타로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소미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08p
20년의 작가생활을 아우르는 이사카 코타로의 저력
[그래스 호퍼], [마리아비틀], [악스] 이른바 킬리시리즈로 팬이 된 작가이지만 킬러시리즈를 제외한 다른 작품은 또 취향에 딱 맞지는 않는 '이사카 코타로'의 작가생활 20년의 내공이 담긴 단편집이 출간됐다. 치밀한 트릭, 처절한 복수, 휘황찬란한 액션.....따윈 이 [거꾸로 스크라테스]에는 없다. 하지만 이 작품집에 작가의 짧지 않은 20년의 내공이 집약되어 있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아이가 주인공인, 아이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미스터리는 생각보다 쓰기 쉽지 않다. 더군다나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휴머니즘 장르는 더욱 어렵다. 아이가 너무 어른스러워도 실패, 그렇다고 너무 몰라도 무지해보이기 때문이다. 너무 교훈만 강조해도 꼰대처럼 보이며 행동에도 제약이 많다. 감동만 추구하는 잔잔바리는 재미면에서 흥미가 떨어진다. -_-;;; 소년 탐정단을 주제로 비루한 글을 쓰면서 앞서 언급한 제약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이 이 작품을 읽으며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집에 실린 다섯 단편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퀄리티를 선보인다. 예측 불가능한 결말의 반전과 재미와 감동 그리고 의미를 놓치지 않는다. 아이들의 입을 빌리고 있지만 어른들에게 건네는 따끔한 충고이며 아이들의 작은 마음들을 보듬어준다.
1. 거꾸로 소크라테스
은근히 학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선생님을 혼내(?)주기 위해 친구들이 뭉쳤다. 아이들의 명량한 계약은 과연 먹혀들까?
2. 슬로하지 않다
반에서 그림자 처럼 드러나지 않은 아이들이 모여 조별 달리기 주자가 된다. 그림자 아이들을 무시하는 소녀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줄 수 있을까?
3. 비옵티머스
어딘지 모르게 열의가 없어 보이는 담임선생님. 우연히 선생님의 비극적 과거를 알게 된 아이들은 선생님의 뒤를 밟는데...
4. 언스포츠맨라이크
학창시절 함께 농구시합을 뛰었던 우정으로 성인이 되고나서도 친구의 농구교실을 돕기 위해 체육관에 모인다. 그때 총을 든 괴한이 체육관에 침입하고....
5. 거꾸로 워싱턴
아버지의 벚꽃나무를 도끼로 자른 사실을 정직하게 고백한 링컨의 일화를 신조로 삶는 소년의 좌충우돌 모험기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올바른 어른이란 무엇인지, 부끄럽지 않은 아빠는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더불어 유쾌한 에피소드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마음이 리프레쉬 되는 기분이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힐링물이랄까. 나로선 도저히 흉내도 낼 수 없는 감성이기에 더욱 끌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딸아이가 두꺼운 책을 읽게 된다면 주저없이 추천하고픈 작품이다.